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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사인하다, 그리고
작성일 : 17-06-29 23:50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7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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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혁이 나가고, 얼마 안되서 강비서가 부산을 떨며 들어왔다.

 

 

 

 

 "장작가님- 이야기는 끝나셨다고 하시던데- 어떠신가요? "

 

 

 

 " 정말. 별난 상사를 두셨네요- 예전에 상상한 것 그 이상으로 말이에요-"

 

 

 

 "흠... 긍정적으로 검토하신 모양이죠? 우리 작가님이 먼저 나가신단건.."

 

 

 강비서는 앗, 실례 했단 듯한 표정으로 씩 웃었다.

 

 

 "그래요- 제가 여지를 줬단 소리죠. 눈치가 빠르시네요 진환 씨."

 

 

 

 "드디어 제대로 부르시네요- 그냥 강비서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그 말에 하임은 입을 비죽 내밀고 덧 붙인다

 

 "뭐.. 제 비서도 아닌데요 , 그냥 저는 진환씨라고 하죠 뭐"

 

 

 

 "그렇다면- 편하실 대로 불러 주세요- 전 상관 없습니다! 그럼 여기 계약서가 있으니 거듭 부탁드리지만

 찬찬히 읽어보세요- 찬찬히요-"

 

 그러면서 두껍디 두꺼운 봉투를 건낸다

 

 

 

 "설마.. 이게 다 계약서에요?.. 정말?"

 

 맙소사.. 이쯤되면 워커 홀릭이 아니라 그냥 강박증 환자인거 같은데. 이거 자기는 다 기억하나?

 

 

 

 "말씀.. 안 하시던가요? 꼼꼼히 읽어 보세요-

 

 혹 말도 안되는 조항이 끼여 있을수도 있거든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긴 좀 힘들죠-

 

 다른 삽화가님들은 뭐 돈때문에 참으시는 분도.. 혹은 도중에 못 견뎌 달아나시는 분도 있었지만..... 하임씨는

 심지가 굳은! 여성이신거 같으니... 왠지 읽고 나서도 하실것 같긴 하네요-"

 

 

 강비서가 싱긋 웃는다. 이게 계약서야 사전이야....

 

 

 지급 조건이 상당하다. 여러가지 인센티브가 빽빽하다- 돈을 벌수밖에 없는 일이군.

 

 찝찝한 점은 하루에 삽화 들어갈 페이지를 같은 주제로 10장씩 다른 느낌나게 그리고 , 컨펌을 받는다는것. 그리고 주말 외엔 매일 그래야 한다는것,

 다른 작업은 책 삽화가 끝날 때 까지 하지 말것. 채색은 컨펌 된 것만 한다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할 일이다.. 맙소사-

 

 아침10시 부터 오후 8시 사이에 무조건 컨펌 해야하며- 사이에 병가나 다른 휴가 없음. 다른 약속도 평일엔 금지.. 공산당이야?

 

 전화를 걸면 무조건 받을것. 연락 두절 되는 일이 없을것. 책이 팔리는 것에 따라서도 또 인센티브가 붙는다.

 완전, 꽉 막히고 빡빡한 일정이네- 하나 하나 읽으면서 실소가 터져나오는걸 막을수가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런 안하무인 계약서에 싸인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러니 하다가 뛰쳐나가는 사람이 생기지...

 

 

 강비서는 눈치를 살피다가 조심스레 한마디를 건낸다..

 

 

 "와...완전 노예계약이 따로 없죠?.. 그래도 만약 하시면 저 진짜 도와주시는 거에요.."

 

 

 

 "왜요? 계약한다 해서 진환씨한테 이로울 사항은 없는것 같은데....노예계약이네요 자기 말곤 아주 다 노예야 뭐야.."

 

 

 하임의 말 끝에 붙은 혼잣말에 강비서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말을 덧붙인다.

 

 

 "그래도.. 전엔 삽화가분들 안 만나셨거든요..

 

 제가 체크하고 메일로 보내드리면 체크하시고 전화나 문자로 지시하신걸 제가 전하고 그랬죠..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방향이 달라지거나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았죠..."

 

 

 

 "무슨 앙심샀어요? 바보도 아니고, 매번 그 일을 했어요? 메일정도는 자기도 볼수 있잖아요?"

 

 강비서는 쓴웃음을 짓는다

 

 

 

 "유별난 분이시니까요.."

 

 

 읽다보니 이상한 사항이 눈에 띈다. 쓸데없이 벨 누르지 말것. 문에 파란색 포스트잇 붙어있을때는 문 두드리지도 벨 누르지도 말것

 40분 후 전화 할것. 쓸데없이 연락 하지도 말것.

 

 

 

 "왠 파란색 포스트잇...이에요? "

 

 

 "아- 그게 작가님 개인 시간이시거든요"

 

 

 "무슨 개인 시간이요? 요가라도 배운데요?"

 

 

 

 

 강비서가 큭 ..하고 웃는다.. 난 진지한데 그게 웃긴가?

 

 

 "머리 비우시는 시간이요.. 샤워하시거든요-

 

 아니면 뭔가 다른 일을 하고 계시거나요.. 저도 다야 모르죠 하지만

 

 그 시간에 몹시 집착하시니까 괜히 험한 꼴 당하시느니 그냥 적힌대로 하시는게

 좋으실꺼에요- 첫 만남이 왜 안좋았는지 이해가 가시나요? 그 시간엔 저도 안가거든요. 그냥 기다리죠.."

 

 

 "제가 알았나요... 제 귀가 그닥 밝지가 않아서요.. 전 소머즈도 아니고..샤워 소리가 밖에 들릴수가 있나요?"

 

 하임이 씨근거리자 강비서는 초조해진다..

 

 

 "보통 하시는 시간대가 비슷하거든요- 계약서에 그것도 나와 있어요- 하루 세번이요-...그래도

 붙이신다는것은 배려 하신 사항 같은데요..."

 

 

 강비서는 어색하게 웃고 , 그 웃음에도 어이가 없어 말이 절로 난다.

 

 

 

 "배려는 무슨... 그리고 하루에 세번이요? 겁나 청결한 남자네...

 

 

 난 작업할때 최대 5일도 안 씻은 적 있는데.. 건조증같은건 없데요? 유별나다 정말.."

 

 

 강비서는.. 괜한걸 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어색한듯 웃는다.. 여자라고 다 깔끔한줄 아나.. 그쪽 상사가 유별난거지...

 그러더니 표정이 조금은 밝아지며 말한다.

 

 "그..그래도 이번 부터는 저 통해서라도 조금은 간소해지겠죠! 그것만으로도 작가님 짜증 걱정이 좀 줄어들테고요!!"

 

 

 "뭐요...? 직접 안보고요 ? 바로 옆집인데요?"

 

 

 "글...글쎄요.. 직접 매번 만나시려고...하실까요?"

 

 하임의 입에서 허 하는 소리가 나오고- 강비서는 또 땀을 삐질 삐질 흘린다..

 

 

 

 "여기 지금 조항에 세부조항.. 건강 관리까지 나와있어요

 

 매일 아침 적어도 1km를 뛰래요.. 근데.. 매번 보지도 않고 누구 시킨다고요?

 

 제가 얼굴 마주 대하긴 그렇게 끔찍하다 이거에요? 잘은 모르지만요... 저... 이 63가지 조건 지킬려면 한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되요

 

 매일 컨펌은 얼굴 보고- 직접 코멘트 듣고- 수정할거 수정하겠다고요-

 

 그것도 안되요? 그래서 옆집인게 더 나았던 점 아니냐고요-

 

 그렇게 안할꺼면.. 굳이 뭐... 제가 이런 불평등 조약을 굳이.. 지적 사항을 정확하게 알아야 고치죠!! 삽질하기 싫어요

 그림이 뭐 짠 하면 바로 나오는줄 아시나..."

 

 

 

  하임의 표정이 아니꼬와 죽겠단 표정이다. 뭐야 이게 대체?

 

 

 "...?? 그런 조항도 있었나요? 뛰라고요? .. "

 

 

 강비서는 확인을 다시하며 민망해진다.. 또작, 단단히 세부사항 고쳐놨네- 여리여리한게 작업은 제대로 하겠어? 이러면서 궁시렁 거리더니..

 건강 관리까지 하고 난리야.. 삽화는 어차피.. 이번 한권이잖아-

 

 

 "그..그럼 저 전화 통화좀 잠시해도 될까요?"

 

 

 "그러시던가요- 시간낭비 정말 .. 죽이네요"

 

 

 하임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숨소리조차 크게 못내고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서 지혁에게 전화를 건다.

 운전중일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화를 바로 받는다.

 

 

 

 "왜?"

 

 

 여보세요.. 라고 노멀하게 받을순 없는건가...

 

 

 "저.. 작가님.. 차타고 가신거 아니셨어요?"

 

 

 "택시타고 왔어 , 브레이크 밟아야 되는데 다리 아파서. 차는 니가 가지고 와 ."

 

 

 "아 그러셨어요? .. 그런데 계약 과정에서 좀.... 마찰이 있어서요-"

 

 

 "무슨 마찰.. 그거하나 싸인하게 못해?

 

 못본새 많이 무능해졌네.. 내가 스패너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쪼아 줘야해?

 나사 많이 헐거워졌어..보니까.. 정신 바짝 차려- 지금은 쪼는걸로 끝나도, 나사 빠지면 넌 바로 아웃이야"

 

 

 ......

 

 얘 만날때마다. 내 자존심은 현관에 있는거야.. 강비서는 또 매번 하는 말을 속으로 되뇌인다..

 

 아오.. 말하는것 봐라, 진짜 니가 소설가가 맞긴 한가보다

 

 말 정말 야무지게도 한다...

 

 

 

 

 ".. 장 하임씨가 받은 조항이 60가지가 넘는데.... 그 많은 조항 다 받아들이시는 대신 한가지 조건이 있으시대요"

 

 

 지혁은 잠시 짜증을 억누르는듯 끙... 거리더니 다시 묻는다

 

 

 

 "무슨조건.. 아 진짜 까다로운 여자야.. 인센티브제랑 돈 액수 보고도 그래?"

 

 얘는 또 왠 뚱딴지 같은 소리야.

 

 

 "첨부터..물질로는 안될꺼라고 작가님도 그러셔 놓고는...

 

 아셨던거잖아요- 제가 그래서 만류 했는데 꼭- 하셔야 된다고..작가님이 난리난리..."

 

 

 

 

 지혁은 듣기도 싫다는듯 중간에 자르고 말을한다.

 

 "뭐- 뭐말하던데.. 자동차? 다른거 뭐 달래?"

 

 

 "그건 물질 아니랍니까?"

 

 

 "그럼 뭔데, 빨리 말안해?"

 

 

 "그게.. 컨펌은 만나서 하자고 하시네요- 저 전해서 매번 그러시기 싫으시데요- 수정사항 확인해서 그리고 싶으시다고

 삽질.. 아니 , 시간낭비 하기 싫으시다고.. 그거 아니면 계약 말자고.. "

 

 

 

 

 지혁은 생각중인지 잠잠하다.. 이 불편한 침묵... 또 나만 죽어나는거야? 폭풍의 눈?

 

 

 

 지혁이 낮게 읊조린다.. "진짜 짜증나.. 돈이 아주 넘쳐나나 ," 궁시렁 궁시렁

 

 

 "매번은 곤란하다고 해 봤어? 그 말은 해보고 전화한거야?"

 

 

 

 

 "네... 곤란하실꺼라 그랬는데.. 제가 충분히 설명은 드렸는데요.. 들은척도 안하시던데...."

 

 

 

 "...... 매일 컨펌 한번씩이야 매번, 어떻게 얼굴 맞대고 그러고 있어"

 

 

 지혁이 우물쭈물 조용히 읊조린다.. 이럴때 보면 낯가리는 애처럼 군다. 어이가 없어서..

 아까전엔 어이가 없을 만큼 당당하더만...

 

 

 

 "난 그런거 무지 불편해. 남자도 아니고 젋은 여자랑 그렇게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아-"

 

 정말이지 독창적인 단어 선택이다..

 

 

 

 "젊은여자? 뭔 소리신지 ... 작가님...무슨 의중이신진 모르겠는데요... 무슨 히키코모리도 아니시고 매번

 그렇게 집에만 계시는거 다들 걱정하시는데..

 

 뭐 이렇게라도 얼굴 맞대고 이야기도 좀 하고- 대화도 하고-

 바깥바람 쐬고 좋은거라고... 생각하심 안 될까요? 젊든 늙었든 아무도 안 만나시면서.. 젊으면 안되요? 그리고

 

 이번 삽화가 다시 찾는건 힘들거에요.. 2군도 꾸리지 말라고 직접 그러셨다면서요.."

 

 

 

 전화에 들릴정도로 한숨을 쉰 지혁은 무섭도록 조용한 목소리로 강비서를 압박한다.

 

 

 

 "히키코모리? 내가 그렇게 음험해 보여? 요즘 콧구멍에 들숨 날숨 좀 들어오나보지?

 

 목숨 막 굴리는것 보니까,

 

 살만한가봐"

 

 

 목소리가 나지막하고 , 끝이 참을수 없이 무서워진다.

 

 

 

 

 "그럼 대인 기ㅍ..... 아닙니다 그냥 아무도 안 만나고 안 나가시니까..."

 

 

 강비서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지혁은 또다시 말없이 한숨을 내쉬며 생각 중인듯 하다..

 

 

 

 "그럼....??어떻게 할까요..."

 

 

 "그럼.. 일단 그렇게 한다고 말해- 주에 몇번 그럴진 차후에 협의해야지..

 

 지금은 달래서 싸인부터 하게 해야지..

 

  내 얼굴이 얼마나 비싼지 모르는가 본데..내 가치 확인을 위해서라도..

 

 지 이름 석자의 무게를 느끼게 해줘야겠어 꼼꼼히 읽었다고 했으니까.. 나중에 딴소리 하기만 해봐-

 

 있는 변호사 팀으로 안되면 로펌 전체 굴려서라도 피해보상 받아낼꺼야.... "

 

 

 

 복수를 계획하는거냐, 유치한놈

 

 얘는 배포가 자라질 않네 자라질 않아, 그정도 집에서 자랐음 쪼잔은 버렸을 법도 한데..

 

 

 

 "예.. 그럼 일단 허락하신 걸로 알고-..."

 

 강비서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지혁은 또 말을 덧 붙인다.

 

 

 

 "적당히 알아듣게 설명해- 매일매일 보고 싶진 않으니까..

 

 매일 보면 니가 편할것 같나본데- 더 피곤할거야 "

 

 

 

 

 

 "...왜..왜요?"

 

 

 

 왠지 속마음을 좀 들킨것 같아 강비서는 뜨끔한다. 말이야 사실이지.. 맨날 이 시기엔 초과근무 아닌가..

 

 

 

 "쓸데없이 널 빡세게 굴릴거거든.. 돈 그만큼 받잖아? 재.주.껏. 알아서 싸인하게 만들란 말이야-"

 

 

 정말.. 진심이 흠뻑 담긴 목소리다.. 강비서는 등골이 아주 서늘하다..

 

 

 "제... 소신껏 해볼게요-"

 

 

 

 강비서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고- 하임은 한껏 새치름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상사께서 허락 하시던가요?.. 마지못해?"

 

 

 눈치가 빠른 여자다. 강비서는 정곡을 찔린 기분이지만 다시 살살 웃으며 하임을 오히려 달랜다.

 

 

 

 

 "그런 성격인거 모르셨던거 아니죠?..

 

 이해해주세요- 작가님이 이유없이 그렇게 되신분은 아니니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거든요...

 상처도 많으시구요... 아구 불쌍한 사람... 하고 모쪼록 이해해 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강비서는 새삼스레 하임에게 고개를 푹- 하고 숙인다. 하임은 쫌 겸연쩍어진다... 그보다. 무슨 불쌍? 바늘하나 안 들어가게 생긴 사람이더만

 상처는 무슨.. 개코나발이다. 속으로 생각하면서.

 

 

 

 "돼..됐어요.. 뭐 이번 일이야 제 욕심 때문에 계약하는 거기도 하니까요..... 왠지 몹시 후회할것 같긴 하지만요"

 

 

 하임이 두꺼운 계약서를 툭- 던지며 말을 잇는다.. 강비서는 이때다 싶어 물어본다

 

 

 "그럼.. 싸인은.. 지금??- 하시죠? 여기 볼펜 있습니다-"

 

 

 

 

 "아.. 그럼 원래 하던 작업 하나는 마무리 다 된거 같으니까요,

 

 나머지 하나만 위약금 좀 물어 주시면 될것 같아요.. 제가 따로 전화는

 하겠지만요.. 이게 다 약속이라.. 이럼 안되는데..."

 

 

 

 "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 처리하도록 할게요 그럼 어서 여기 싸인을-"

 

 

 강비서는 자꾸 사인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왜지? 찬찬히 읽어봤지만 크게 눈에 띄이지는 않는데.. 뭐 노예계약 느낌이 좀 많이-나긴 하지만

 건강 관리는 100세 시대의 기초 아니겠어? 좋은게 좋은거지... 그것 외에 무지 건조하다는거 빼면.. 이것도 하지마라 저것도 하지마라

 이러면 위약금 저러면 위약금 같은것도 좀 있고...

 

 

 하임이 약간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며 싸인을 하자 강비서는 홱 뺏아가며- 싸인을 감격스러워 하며 확인후

 

 

 "그럼 한부 복사해서 곧 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우선은 제 번호만 가지고 계시구요- 작가님 번호는 제가 차후에 알려 드릴께요

 작업은 내일 회의 하시고 시작하시면 될것 같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네.. 저도 잘 부탁 드려요-..."

 

 

 

 하임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문을 나서자 이제껏 내내 기다리고 있던 이사가 하임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잘 됐어요? 어떻게 됬어요??"

 

 

 

 이사도 이게 왠 불쌍함인가... 한 회사를 굴리는 이사씩이나 되는 사람이 사무실 앞에서 쪼그리고 계약 상황을 기다려야 하다니..

 하임이 입을 떼려는데 강비서가 이사에게 먼저 말을 건다

 

 

 "이사님은 저랑 세부사항 논의 하셔야죠? 저랑 얘기하시죠!!!!!!"

 

 

 

 그러곤 이사를 데리고 가버린다.. 하임은 급작스럽게 혼자 남겨져서 ,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내려온다.

 

 바깥은 햇살이 여전히 쨍쨍하다- 그냥 바로 택시를 탄다. 이제 돈은 엄청 벌겠네- 나갈 시간도 없이 그림만 그리게 생겼어-

 집에 도착해서 - 아마도 벌써 이 집에- .. 아마도 공사가 끝났을테니.... 여기 와 있을 그 남자를 떠올린다.

 

 

 집앞에서 좀 망설인다. 이만큼이나 가까이 있는데-.. 거리가 억겹의 벽으로 이뤄져 있는듯 멀게만 느껴진다.

 그럴리 없건만. 그래 계약서 조항이나 이행하자... ' 쓸데 없이 벨 누르지 말것.'

 낮은 한숨을 내쉬고 그저 문을 닫고 집에 들어선다...

 집은 불필요한 가구는 아예 들여놓지를 않아서일까 공백이 너무나 크다- 의자 사이드 테이블에 놓여있는 피오니의 책들.

 

 새삼 믿기가 힘들어 진다.. 아까 만난 그 오만한 남자가.

 

 

 건조하다 못해 사막화 직전인 그 남자가..

 

 

 이런 책을 썼다고?...

 

 

 

 

 '그럴줄 알았어'

 

 

 

 

 

 내 생각을 맞췄을때.. 아무렇지도 않게 그는 그럴줄 알았다고. 했다.

 

 나와 오랜시간을 함께 했던 도하도 알지 못했던 그림. 내게 와서 꽃다발은 안겼지만 아무런 얘기도 코멘트도

 없었다.

 

 

 속으로 그랬다. 그래 그런걸 어떻게 알겠어.. 그래봤자.. 속마음일 뿐인데.. 그림으로 대화를 한다는 경지에

 이르기엔 내가 많이 모자란 모양이지.. 바보같다고.. 혼자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그런데 딱 한번 악연으로 겹친 이 남자는 .. 내가 그릴때 실은 감정 그대로를 말하고 있었다. 그 점에 너무 놀랐다.

 한번도 누구에게도.. 작품 해설에도 담지 않은 내 마음 속의 이야기를 단번에 맞추었다는게..

 

 그 책이 욕심나는 것도 그랬지만. 그래 이사람이라면. 내 그림의 가치도... 조금은 알지 않을까 해서..

 갑자기 목이 굉장히 말랐다. 계약 내내, 앞의 주스 잔엔 손도 안댔다.. 집의 창 밖으론 석양이 슬슬 지려하고 있었다.

 

 

 그때 초인종 소리가 났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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