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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여우 대신 호랑이
작성일 : 17-06-28 21:05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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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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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별난 사람 다 봤네-

 

 나도 이런거 가져다 주고 싶지 않았어- 이거 왜 이러셔!!!!

 

 떡을 식탁에 내려 놓고는 냉장고 안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왜 이정도로 불쾌할 일이 아닌데

 

 왜 이렇게 내 기분까지도 완전 불쾌하지? 말이나 행동이야 그렇다 쳐도.... 그 눈빛!..... 뭔가를 주러 갔는데, 인사를 하러 갔는데

 그 눈은 마치 뭐 내가 대체 왜 이자리에 있으며 하찮다 못해 귀찮은 날벌레보듯 하는 그런 눈빛..

 너 같은건 상대하기가 싫으니 썩 꺼져 내 현관에서- 란 의미를 정확하게 내포한 눈빛!

 

 내가 과대망상하는게 아니야.. 분명!! 눈으로 쌍욕하며 - 꺼져! 란 눈빛... 그 눈빛이 너무너무 불쾌했다.

 

 벌써부터 걱정되기시작했다. 이 집을 그냥 사버리는게 아니었나?.... 모인 돈도 꽤 되고, 철새처럼 이사다니기도 싫고

 조용하고 자연과 가까우면서도 도심은 멀지 않고.. 여러가지 장점에 비하면 이 집은 비교적 가격이 괜찮았다

 

 오히려 좀 오래된 오피스텔형 아파트라 입주민은 적고, 조용하면서도 집 구조도 독특하고 .. 좋은점이 많았다.

 

 대출을 끼긴 했어도 조금이고.... 고칠것도 없이 거의 다 새거기도 했고.......... 근데 옆집에

 저따위 옵션이 달려 있단 건 몰랐는데. 하기사 옆집사람까지 다 세세히 누가 알겠어 하기야 얼마나 별난 놈이면

 아저씨가 미리 경고를 했겠어........생각이 뒤죽박죽이었지만, 짐 정리를 시작해야 했다.. 분노로 씩씩 대는것은 멈출수 없었지만, 책장에

 책을 내려 놓다보니 나도 모르게 손이 좀 거칠어 졌다... 아니 뭐 지가 건물주야?뭐야?? - 그래 오해일수도 있었다.

 

 보통 사람도 샤워하다가 뛰어나오면 뭐 반갑기 그지없는 택배라고 해도 짜증이 좀 나지 않겠는가?

 

 짐 정리가 손에 안잡혀 , 의자에 풀석 주저 앉아 곰곰히 생각해보려 애를 썼다. 통상적으로 내가 짜증날만한 일은

 남에게도 하지 않으면 간단한 일일 터였다. 그게 그렇게 짜증나는 일인가? 앞으론 안 마주치면 될 일이다.

 

 그때 벨소리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 외주건인가? 번호를 곰곰히 들여다 봐도 아는번호같진 않았다.

 

 "여보세요?"

 

 

 "장하임씨?"

 

 

 생전 들어본적 없는 목소리였다 누구지?

 

 

 "네.. 전데요? 무슨일이신지?"

 

 앞 뒤 잘라먹고 자기 말만 하고 잘라먹는 이 인간은 또 누구여?

 

 

 "혹시 88부동산에서 집 사셨죠? "

 

 

 "네..... 그런데요.. 왜 그러시는지?"

 

 매매했냐고 묻는건가 사셨죠는 뭐야?

 슬슬 짜증나기 시작했다. 뭔가 좋은 내용은 아닌듯 한데..

 

 

 "호...혹시 ... 그럼 이웃 분은 만나셨나요?"

 

 

 ".... 그건 왜 물으시는데요 누구시냐니까요?"

 

 생각만으로 다소 목소리가 앙칼지게 나갔다

 짜증나는 일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이집 터가 나쁜거 아냐?

 

 

 "저..저는 옆집 분.... 비서되는 사람입니다- 강 진환이라고 합니다- 혹시 시간되시면

 한번 뵐수 있을까요-"

 

 옆집 또라이 같은놈 비서라고?

 

 비서가 왜... 그보다 비서딸린 인간이야? 주제에 꼴깞은

 비서까지 딸릴 정도로 부자면 저~기 강남 한복판에 살 것이지..

 

 

 "왜- 제가 그쪽을 뵈야 하는데요? 그럴이유 없을것 같으니 이만-"

 

 

 "자- 잠깐 잠깐만요!!!!!!!"

 

 다급한 목소리에 일단 끊진 않았다.. 이 사람도 불쌍한 인생 사는구나 싶어서,

 그래 사정은 들어나 줘 볼까, 별난 사람 밑에서 일한단것은 정말 안타까우니까

 이런게 을의 굴레지...

 

 

 "왜요-"

 

 

 "제..제발 제가 개인적으로 드릴 부탁이 있어서 그래요..

 

 저 하나 , 사람 하나 살려주신다 - 이렇게 생각하시고 한 한시간쯤 뒤에-

 

 앞에 **까페있어요 거기로 나와만 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정말 언짢으신거 이해합니다. 보셨다면 아시겠죠- 저 좀

 구제해주신다. 생각하시고- 나와주시면 안될까요?"

 

 

 남자의 목소리가 몹시 간절하다.. 아이구 이러다 울겠네 아주....

 

 

 "대체 무슨 부탁 이신지는 몰라도 이렇게 나와달라고 하는건 경우가 아닌것 같네요,

 

 무엇보다 나는 댁이 누군지도 모르고요, 꼭 할말 있으시면 지금 하세요-

 

 어떻게 번호를 아셨는진모르겠지만 지금 하셨잖아요-생각해보니 이것도 기분 나쁘네요, 제 번호는 어떻게 아신

 거에요?"

 

 

 하임의 목소리가 썩 유쾌하진 않게 나간다..진환은 몹시 긴장한다

 

 

 "저.. 저도 정말 불쾌하신거 아는데요- .. 제가 목이 달린 일이라서요-.. 혹시라도 월급 받고 사시는 분이면 저 좀 도와주신다고 생각하시고..

 부동산 아저씨꼐 제가 싹싹 빌어서 알아낸거에요- 그럼 정말 실례가 안 된다면.. 좀 찾아뵈도 될까요? 정말 정말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고

 그렇지만 진짜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이렇게 말 빠른 사람도 처음이지만 간절한 목소리에 하임은 슬슬 안타까워졌다. 왜 이렇게 애절한거야 괜히 신경쓰이게....

 

 

 "저희 집으로 말씀이세요?"

 

 하임의 목소리에 당황이 실린다. 이 난장판으로 오겠단 거야?

 

 

 " 네 오늘이 이삿날이시죠? 그저 말씀만 잠시 드릴께요 , 허락만 해 주신다면요-"

 

 이토록 간절한데... 그래.. 무슨 말을 하는지 말이나 들어보자... 그래.. 이런 사람한테 박하게 구는건 너무 못된 짓이잖아..

 아 난 왜 대체 이토록 박애주의자인거야 , 하임은 고민한다. 그래도 이 사람이 이렇게 씩이나 사정하는데.. 매몰차게 굴기가 안타까웠다.

 

 

 "...... 언제 오실껀데요..."

 

 

 절대 안된다고 거절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자 강비서는 한줄기 빛을 만난 기분이다.

 

 

 "앗!! 정말요?? 제가 두시간내에 찾아뵙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뭐..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툭 끊은뒤 하임은 옆집이 있는 쪽의 벽을 퉁명스레 바라보며- 궁시렁댄다.

 

 

 "참.... 대단한 이웃을 두게 생겼네....."

 

 

 

 

 -

 

 

 전화를 끊은 강비서는 한숨을 푸우욱 땅이 꺼질듯 쉬고는 책상에 푹 엎어진다.. 여자쪽이 까칠한것도 이해가 간다.

 분명 싫은 티 팍팍!!!!내면서 난리 쳤을꺼 뻔한데.. 그보다 이 집을 산다고 하면.. 만약 판다면 말이지만-

 

 옆자리의 진비서가 눈짓으로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건다

 

 "왜- 또 난리났어?"

 

 

 진비서는 강비서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또작' (또라이 작가) 아들내미가 일만 벌이면 재밌어 죽을 지경이었다...

 

 매번 아주 흥미로운 일들을 벌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회장님 개인 비서인 자기보다 월급을 거의 두배를 받는

 강비서가 골을 내는게 좀 고소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떻게 된게 이자리 맡고는 강비서만 고속 승진 수준의 월급이었다..

 

 

 "난리 안났으면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 손이 발이되도록 빌겠어요??? ... 망했어요 정말...."

 

 

 진비서 입장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입장이라 왠지 웃음이 자꾸난다... 강비서의 쨰려보는 눈빛도 아랑곳 않고 피식피식

 

 강비서는 잊고 있었던 사실이 불현듯 떠오르며.. 또 망했단 생각이 든다

 

 

 "이거.. 회장님꼐 보고 드려야 되겠죠?- "

 

 

 "물론이지.. 우리 회장님 품에 쏙 안고 계시고 싶어하시는 막내아들 일이면-.. 꼭!!"

 

 

 진비서가 약을 올려도 강비서는 사실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게 더블스파이지... 뭐에요- 사실 이렇게 미주알 고주알 하나하나 다 알려드리는것 알면 저 작가님한테 또 모가지에요-..

 

 그인간 눈치가 LTE급이라 대충 예상은 해도 주마다 한번 이러는줄은 모를걸요, 뭐 아마.. 예상을 벗어나는 사람이라.."

 

 

 진비서가 싱긋 웃으며 말을 잇는다

 

 

 "이렇게 난리 날떄마다 인센티브 명목으로 두둑히 얹어 주시잖아- 그걸로 위로해-

 

 

 진환은 한숨을 푹 쉬며 덧붙인다...

 

 

 "네에....네에.. 돈이 갑이죠- 회장님 회장실에 계세요?.."

 

 

 "지금은 특별한 일정 없으셔- 유일하게 약속 안잡고 보고 올리는 사람 아니야???"

 

 

 "네에 그렇죠-.... 제가... 아주 그만큼이나 특별하네요-"

 

 

 진비서의 낮게 깔리는 웃음소리를 뒤로 손으로 구겨진 셔츠를 툭툭 털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강비서는 마지못해 회장실로 향한다.

 

 크고 거대한 문 앞에 서서 기다리자- 앞에 앉은 직원이 전화를 들어 말한다

 

 "강 비서님 오셨는데요-"

 

 여비서는 바로 전화를 내려놓고

 

 

 "들어오시랍니다-"

 

 

 무겁디 무거운 문을 열자- 크고 너른 회장실 한 가운데에 역광을 받으며 앉은 회장님이 눈에 들어온다.

 

 강비서는 꾸벅 인사부터 한다-

 

 

 "회장님. 보고 드리러 왔습니다-"

 

 

 "그래 , 강비서... "

 

 

 

 

 회장의 얼굴엔 왠지 모를 슬픔이 어린다-

 

 스스로 좋은 기업인이고- 모든걸 가졌다 생각 할 떄마다 결핍으로 떠오르는 건 그토록 아끼던

 둘째 아들 지혁이.. 돈을 주고 비서를 붙이고라도 , 간간히 이렇게 사업 계획 듣듯... 살갑고 붙임성 좋아 내 팔에서 좀 클때까지도 떨어질줄을

 모르던 그아들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니..

 

 그 지혁이는 아마 그 사고때 같이 죽었을지도 모르지.... 아니면, 그 아이와 함께.. 얼어버렸을지도,

 

 씁쓸한 미소로 말을 잇는다.

 

 

 "그래- 지혁이는 어떤가- 잘 지내는것 같은가?.. 이 애비 전화는 받는 일이 없으니... 뭐 안사람에게 가보라고 하긴 했네..

 또 살이 쏙 빠졌다더군.. 그 애 보러 갈떄마다 눈물바람인 아내 보기도 참..... 그래도 당신이랑은 대화란걸 하잖는가..

 우리한텐 말 안한지... 한참됬는데 말야... 말은 무슨. 1년에 한번 보기도 힘든데"

 

 

 회장은 앞에 놓여있는 잔에 있는 식은 차를 한모금 머금는다.

 

 강비서는 어렵게 말을 잇는다. 매번 씁쓸해하는 회장님을 보는 강비서의 마음도 편치는 않다.

 자식 일에야... 회장님이든 대통령님이든.. 다 똑같을 테지만, 알지만... 매번 좋은소식보단 나쁜소식 전담 마크반이니..

 

 

 "이번 보고는... 작가님이 특별한 부탁을 하셔서요-

 

 

 "특별한 부탁? 그애가 부탁을 하더란 말인가? 아마 명령이란 얘기겠지.. 사소한 예의는 내려놓게.. 다 아는 사실이니"

 

 회장의 중후한 목소리가 결론 내리듯 말한다.

 

 강비서는 어쩔줄 몰라 그저 씩 어색하게 웃고 만다

 

 

 "그래 어떤 일을 부탁하던가-"

 

 

 "작가님 계시는 건물이 좀 특별한 케이스의 건물인건 말씀 드린줄로 압니다- 세입자가 얼마 없기도 하고- 조금 노후된 건물이기도 하고

 물론 건물적 입지가 좋아 재개발 이야기가 들리긴 하지만요- 옆 집이 오래 비어 있는줄은 미리 체크 못했습니다- 그도 그런게

 그 건물 찾는데.. 정말,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회장님....."

 

 회장은 늙은 호랑이같은 눈매로 강비서를 지긋히 쳐다보며 말을 잇는다.

 

 

 "그런데 어떻단 말인가- 서두는 그쯤 하고 본론을 말하게-"

 

 

 "옆집에, 누가 이사를 온 모양입니다. 이번 소설 탈고 막 하셨고 교정 하실 모양이신데-.. 옆에 이사온 분이 독신 여성이라

 작가님이... 음... 뭐랄까.. 시끄러울까봐서 미리 걱정을 하셔서요... 제가 만나뵙고- 음... 그 집을 사서라도 옆집을 비우시라고-"

 

 회장의 표정이 이상하게 골똘하다가 , 또 씁쓸한 미소를 머금는다

 

 

 "그래서 그 집을 사서라도 비워 달라고 하라고 하던가? 그 여자가 이사온게 언젠데 벌써 그런말이 나오는건가?"

 

 

 ".......그게 저기"

 

 차마 당신 아들이 별나 빠져서요 란 말을 할순 없어 강비서는 머뭇머뭇

 

 

 "..오늘이랍니다-"

 

 회장은 약간의 황당함과 함꼐, 머쓱함에 웃음이 난다....

 

 

 "오늘이라고? 녀석 정말 별난놈이란 말야- 내 아들이지만 말야-.... 단지 시끄러울까봐 걱정된단 이유로 말인가? "

 

 

 회장은.. 말을 잠시 쉰다.. 어째서 난 내 아들을 이만큼이나 잃었을까.. 그리고 매번 내가 방패가 되어주지 않으면 무너질 만큼.. 이 아이는

 멀리 가 버렸을까. 매번 얘기를 들을때 마다.. 놀랍기만 한.. 내 아이었던 아이의 이야기는 아직도 현실감이 없다.

 

 

 처음엔 단지 살아 있어 주는것 만으로 고마웠다.

 

 나와 아내는 이 아이가 자살 결심이라도 할 까봐 얼마나 매일 밤을 잠 못 이뤘는지 모른다.

 

 이 아이는 오히려 자살과는 반대로 악착같이 살기 시작했다. 그 아이를 그만큼 사랑하는지는

 몰랐던 우리에겐 그 아이가 하는 모든 일이 충격이었다. 예전의 내 아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는 경영권 포기를 선언하고, 집을 나갔고, 더는 살가운 말 한마디 건내는 법이 없는 아들이 되었다.

 

 솔직히 처음 작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 곧 방황은 끝나겠지 ..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녀석은 순식간에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었다.

 

 하민이의 기억은 곧.. 지나가겠지 했더니 오히려 그 기억을 악착같이 되풀이 하며

 하민이에 대한건 뭐 하나 포기하는 일이 없었다. 이미 자기 손으로 돈을 벌 만큼 벌고 있었다. 우리가 해주는 일이라곤

 하민이를 보살펴 주는 정도.. 그리고 필명 밖으로 나가는 다른 정보가 없도록 하는것 뿐이었다.

 

 매스컴이 너무나 좋아할 만한 가십이었다. cs그룹의 둘째 아들이 비극적인 사랑에 빠져서.. 다 버리고

 작가가 되었더라.. 그리고 그 소설이 밀리언 셀러가 되었더라.. 솔직히 기업이 입을 타격보다

 내 아들이 사랑하는 그 아이의 어머니.. 또 그 아이의 가족이 입을 타격이 얼마나 클까.

 

 그것때문에 매번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었다. 나라고 하민이가 이쁘지 않았던게 아니다. 지혁이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짝이었다.

 마음 속으로 둘째 며느리라고 생각한지는 둘이 만난지 얼마 안됬을때 부터였다. 살갑고 따뜻하고..

 

 그 아이로 인해서 내 아이를 대체 얼마나 바뀌었는지도 모를만큼 잃을꺼라고는.. 생각치도 않았다.

 

 

 "강비서가 이해하게.. 녀석이 큰일을 겪고나선.. 정말 다른 애가 되었거든, 일단 말이 짧아졌고, 사라졌지 텅 빈 방같은 놈이 되어버렸어...

 믿을수 없겠지만, 웃음이 가득한 녀석이었네....매번 실없는 장난을 치는 , 나한테도 그저 귀엽기만 한 막내 아들이었지..

 하민이 일 뒤에.. 녀석이 무너졌지.. 난 일어 설줄 알았어 금방.. 근데 아니었더군.. 그 녀석, 뼈를 깎아내는 그 고통스런 수술들을 하면서도

 아프단 소리 한번 하지 않았어.. 웃는 일도 감정을 드러내는 일도.. 다 사라져버렸지.. 감정이란게 없어진 아이가 됬어.. 매번.. 글 쓸때마다

 누워 있는 하민이 몫까지.

 자기가 더 치열하게 살기위해 싸우는 중인듯 하니.... 강비서가.... 좀 더.. 이해해주게... 어떻게 보면 내가 고용주 입장인데

 강비서 얼굴만 보면.. 왠지 칠칠치 못한 아들 떄문에 선생님한테 불려가 혼나는 학부모가 된것 같다네... 늘 들려오는 소리에

 그게 우리 지혁이가 한 말이 맞는가 싶거든.. 혹은 지혁이가.. 한 짓이 맞나 싶기도 하고... 완전 다른 아이가 됬어.. "

 

 

 강비서는 그제야 아까 통화한 그 여자의 이름이 낯익은 이유를 깨닫는다.. 아.... 한글자만 빼놓고 이름이 똑같구나..

 

 

 "... 지혁이가 원한다면, 뭐 집이 아니라 건물을 매입할수도 있겠지만 말야-

 

  뭐 하나 매입할때 마다, 별거 아닌데도 증권가에선 슬슬 지혁이 얘기가 나오는 모양이야,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도 오르내리는 모양이고.. 그 녀석이 제 발로 나오기 전에 그 아이를 사람들 입에 올리고 싶진 않네,

  자기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지견이 보기도 싫기도 하고 말야, 지혁이가 경영권에 관심 없는건 새롭지도 않은 사실이었는데 말이야..

  늘 열등감에 시달리는건 지견이 그놈이었지... 여튼 해 달라는대로 한번 해 보게- "

 

 

 

 아버지 입장에서 내 맘에 들게 지혁이를 다시 돌려놓으려면... 대체 아비로써 무슨 일을 해줘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회장은 쓴 입을 다문다.

 

 

 "그게.. 그 여자분이 이번에 산 집이랍니다.. 그래도 돈을 많이 쳐준다고 하면- 팔지 않겠나 합니다만-"

 

 

 "글쎄... 뭐 안팔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지혁이가 방어벽 치고 산지 벌써 몇년쨰인가.. 솔직한 말로 하면 난 그 여자가

 지혁이를 성가시게 하면서 집을 안 팔았으면 싶네- 성가신 이웃이라도 있어야 녀석이 하다 못해 불평이라도 좀 할것 아닌가..

 그 녀석이 말 할 때라곤 그저 하민이 병상에서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기다리며 말하는게 고작이니.... 아니면 뭐 부탁할때 마지못해

 한마디가 끝인걸... 안팔면 온 서울을 뒤져서라도 그 애가 원하는 건물 구해야지.. 별수 있겠나."

 

 

 강비서는 난처해서 미칠 지경이다.. 그게 아니면 이사한댔는데!!

 

 

 "아마 그 여자분이 집을 안팔면... 작가님 이사 하실걸요- 그러신다고 첨에 말씀 하셨는데요- 제가 그 조건 찾기 힘들다고 일단

 그 여자분꼐 양해를 구하고 찾아 뵙기로 한 상태여서요........"

 

 

 "...그래? 그럼 강비서가 잘 좀 해보게- 이사는 안된다고 말야- 하민이 옆에 있겠다고 요양원 근처에 살겠다고 난리부리던 놈

 겨우 서울에 주저 앉혀 놓은거 아닌가...

 

 이사 하면 또 하민이 근처로 가겠다고 할 거야, 보니까 옆집 여자는 편리한 핑계고.. 하민이 곁으로

 가고 싶어서 이사 생각하며 들썩 거리는 모양인데.... 다른 핑계를 대서라도.. 이사는 못 가게 하게-

 눈 옆에 있으면 한시도 잊지 못할거야..... 그렇게 하지 않아도 그 아이는 하루에 수십번씩 그 아이를 되뇌고 독한 기억을 수십번

 수백번 되뇌이고 산다네.. 근데 그렇게 가까이 둘순없네... 내 마지막 하한선이야. 전에도 우리가 했던 이야기 아닌가?"

 

 

 회장의 단호한 태도에 .. 강비서는 여우 피할려다 호랑이 만난 격이다- 핑계요? 아드님이 어디 핑계가 통하는 놈인가요?

 

 

 눈물을 속으로 삼키며 강비서는 조용히 읊조렸다

 

 

 

 

 "어떻게든.. 그 여자분을 설득 시켜 보겠습니다-"

 

 

 회장은 무거운 눈매로 강비서를 지긋이 바라본다.

 

 

 

 "강비서.. 내 말 뜻 잘 이해했으리라 믿네- 자넨 명석한 사람 아닌가.. 그만 나가보게-"

 

 

 그렇게 돌아나온 강비서는 혼잣말로 힘없이 중얼거린다-

 

 

 "이번 인센티브는 무지무지 쳐 주셔야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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