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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흑백의 세계
작가 : 새벽빛
작품등록일 : 2022.1.2

이 세상에는 오로지 흑과 백만 존재한다.
흑과 백으로만 보이는 세계,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세계.
이 세계에서 악을 물리치기 위한 전쟁과 그 전쟁 가운데에서 선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사정.
이 전쟁의 끝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빛 혹은 어둠? 선 혹은 악?

 
4. 꽃도 잎새도(1)
작성일 : 22-01-02 13:03     조회 : 65     추천 : 0     분량 : 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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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입학을 해서 수업을 한 지도 몇 주가 지났다.

 

 12대륙은 전반적으로 온화한 기후를 보여 봄과 가을이 긴 편이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1대륙이나 서쪽 세 대륙, 동쪽 세 대륙은 여름과 겨울이 아주 짧게 지나간다.

 그러나 2대륙은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어서 12월 초에서 1월 초까지 한 달간은 상대적으로 날씨가 추운 겨울이 지속되고, 그 외에는 대부분의 날씨가 선선한 편이다.

 

 2월이 되어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자 새싹과 꽃봉오리가 이곳저곳 피기 시작했다.

 

 “으아아! 이제 봄인가보다!”

 

 가비가 기지개를 펴며 말하자 “그러게. 날씨가 엄청 풀렸다~” 하며 카야도 좋아했다.

 

 “카야는 11대륙 출신이면 엄청 따뜻하지 않아? 거기도 추울 때가 있나?”

 “어…… 잘 없지?”

 “그렇겠다. 남쪽 대륙이 따뜻해서 바다에서 휴양하기 좋지!”

 

 친구들이 놀러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자 불현 듯 좋은 생각이 났다.

 

 “우리 그럼 이번에 꽃 보러 갈래?”

 

 “우와~ 꽃놀이~?”

 “주안 네 입에서 꽃놀이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어렸을 때는 한두 번 갔던 기억이 있지만 커서는 꽃놀이를 가본 적이 없다.

 나름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전쟁으로 인해 가정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꽃놀이를 가지도 않게 되었고 딱히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냥~ 이번에 아니면 또 언제 가겠어? 그리고 너희랑 가보고 싶기도 하고.”

 “너희? 다른 목적이 있는 건 아니고?”

 “뭐?”

 “흐음, 아니면 말고~”

 

 아서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알고 있다는 것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진짜 눈치 없는 편인가?’

 

 “언제 갈 건데?”

 

 카야가 물어보자 그제야 딴 생각에서 벗어났다.

 

 “음, 아직 꽃이 덜 피었으니까 좀 더 따뜻해져야 할 것 같은데.”

 “그럼 다음 주 주말 어때? 본가 간다던지, 일정이 있는 사람?”

 

 가비가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자 다들 서로 말없이 쳐다보더니 “없나본데?” 라며 꽃놀이 가는 것에 대해 동의했다.

 

 “어디로 갈 거야?”

 “무네 어때? 2대륙의 명소잖아.”

 “사람 많지 않겠어?”

 “에이. 예전처럼 대륙 이동이 쉽지 않아서 타 대륙에서는 잘 오지도 못할걸?”

 “그런가?”

 “최근에 무네 가본 사람 없어?”

 “없는 듯.”

 “그럼 그냥 가보자. 이왕 가는 거 제대로 가야지.”

 “그래.”

 

 우리는 그렇게 꽃놀이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고 꽃놀이를 약속한 당일 아침이 다가왔다.

 새벽 공기가 선선하게 불었고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더 상쾌하게 느껴졌다.

 

 “얘들아!”

 “아서 왔네.”

 

 같은 방을 쓰는 나와 가비는 일찍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아서가 곧 바로 왔다.

 

 “뭐야? 오늘 옷 입은 거 봐.”

 “왜? 내 눈에는 괜찮은데?”

 “가비, 주안은 저런 셔츠 같은 옷도 잘 안 입는다고. 특히 저런 밝은 색은 절대 안 입고 항상 어두운 회색, 검정색의 티나 운동복 같은 편안한 옷을 입는 애란다.”

 “그래? 근데 오늘은 왜?”

 “잘 보일 사람이 있나보지 뭐.”

 “난가?”

 “뭐래? 너희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해.”

 

 가비와 아서가 놀리는 소리를 듣자니 귀가 진한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말을 끊었다.

 

 “그래서 이상해?”

 “아니~ 완전 잘 어울려. 아침에 내가 추천해줬잖아! 내 안목은 뛰어나다고!”

 “그런가? 아서 너는?”

 “내가 놀리기는 했지만 잘 어울리네~”

 

 “근데 얘는 왜 안 와?”

 

 가비가 카야를 찾자마자 바로 카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왔다.”

 

 카야는 무늬가 없어 단정하지만 예쁜 투피스를 입었다. 은은하고 연한 색이 카야의 밝은 눈동자와 잘 어울렸다.

 

 “뭐야~ 카야 네가 제일 무난해~”

 “가비, 네가 너무 화려한 거 아니고? 얼룩말 같아.”

 “이게 패션이지!”

 “그래. 넌 앞으로도 그렇게 입으렴. 각자 스타일을 존중해줘야지.”

 

 “그럼 우리 가볼까? 일부로 일찍 만났는데 늦게 도착해서 사람 많으면 힘들잖아.”

 “그러자.”

 

 ***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런 것 같은 가비 덕분에 마차를 타고 쉽게 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진짜 말도 안 돼.”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네에는 사람이 많았다.

 마치 2대륙 백성이 다 모인 것처럼…….

 

 “오늘 우리 꽃구경은 할 수 있을까?”

 “사람 구경 할 것 같은데?”

 “얘들아, 걱정하지 마. 내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을 알거든.”

 “주안 말은 믿기가 좀.”

 “아냐! 이번엔 진짜라고.”

 “어디 갈 건데?”

 “아서 너도 알아. 예전에 우리 한 번 갔었잖아!”

 “아, 그 큰 나무 있는 곳?”

 “어!”

 “거기라면 없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많이 지나기는 했지만.”

 “가보자.”

 

 우리는 비장하게 무네의 호수 산책길로 향했다.

 산책길은 더욱 가관이었다. 시계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마치 행진 같았다.

 

 “와……. 갈 수 있는 거 맞아?”

 “조금만 가면 돼.”

 “몇 분?”

 “한 20분인데, 오늘은 한 30분?”

 “그 정도면 양호하긴 하네.”

 

 사람들의 행진 사이에 끼여 들어가서 5분쯤 걸었을 때였다.

 

 “어어어!”

 

 우리 바로 앞쪽에서 사람이 넘어지면서 앞에 있던 사람들도 넘어지고 그 틈을 타서 뒤에 있던 사람들이 앞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완전히 혼잡해졌다.

 

 아서가 앞에 사람들을 일으키는 동안 나와 카야는 뒤에서 밀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앞으로 밀려나기 시작해서 아서와 가비, 나와 카야는 점점 멀어졌다.

 

 “얘들아!”

 “저기 죄송한데 잠시만…….”

 

 뒤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역주행은 불가능해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역방향으로 가는 것이란 마치 연어가 흐르는 거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안되겠는데?”

 

 “주안! 나랑 가비랑 따라 갈 테니까 먼저 가!”

 “그래!”

 

 결국 두 명씩 따로 가서 약속한 장소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이와 중에 다행이다.”

 “왜?”

 “가비랑 나랑 떨어졌으면 어딘지도 모르고 큰일 날 뻔 했네.”

 “그랬겠네. 너희 같이 있었으면 엄청 싸웠을지도?”

 “싸우기만 했으면 다행이야.”

 

 카야와 둘 만 남아서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심지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밀착되어 더욱 난감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괜찮아. 이런 것도 경험해보는 거지 뭐.”

 “너 엄청 긍정적이다?”

 “야, 내가 여기서 싫다고 하면 네가 어떻겠어?

 

 카야가 살짝 웃으면서 이야기하자 세상이 조용해지고 오로지 카야에게 집중이 되었다.

 

 “고마워. 배려해줘서.”

 “어휴~ 넌 꼭 진지하게 이야기하더라?”

 “그래?”

 “뭐, 그게 네 성격이라서 어쩔 수 없지만 받아줄 수 있는 사람 별로 없다?”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어?”

 “갑자기 능글맞네?”

 

 카야가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어색했던 분위기는 사라졌다.

 

 “근데…… 우리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 거야?”

 “어?”

 “아까 2~3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그 정도 걷지 않았나?”

 

 카야의 물음에 주변을 둘러보니……

 

 “이런…… 아까 저쪽으로 빠졌어야 하는데.”

 “야…….”

 “안 되겠다. 한 바퀴 도는 건 불가능이야.”

 

 카야의 찡그린 표정에 당황을 해서 카야의 손목을 잡고 역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아~ 뭐야.”

 

 사람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다 인파 속에서 카야가 뒤 따라 오지 못하고 밀리고 있어서 손목을 잡아 끌어당겨 내 앞으로 세웠다.

 카야를 내 앞에 세우고 어깨를 잡고 가고 있자 그 애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조금만 참아.”

 “그래.”

 

 카야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 지 알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에는 큰 감정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10분, 15분 정도가 지나서야 우리의 목적지로 가는 샛길이 나왔다.

 평소 같으면 5분도 안 걸릴 길을 그렇게 오다보니 날씨가 선선했는데도 땀이 날 지경이었다.

 

 “미안, 내가 정신을 놓고 있었나봐.”

 “괜찮아. 어쨌든 다시 왔으니까.”

 

 우리가 가야할 장소로 가는 샛길에 접어 들어가자 사람들은 물론이고 아무것도 없는 듯 고요한 숲속이 펼쳐졌다.

 

 “잠깐 쉬다가 갈까?”

 “그러자. 근데 이것 좀 놔줄래?”

 

 카야가 손목을 가리켰다.

 

 마지막으로 나올 때 손목을 잡아서 끌어당기고는 계속 붙들고 있었던 것인데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라서 손을 놨다.

 

 “아, 미안.”

 “미안할 건 없고.”

 

 카야는 주변을 살펴보다가 바위 하나를 찾았다.

 

 “너 엄청 더워 보이는데, 여기 앉았다가 갈까?”

 “아, 그래!”

 

 자리를 잡고 앉아서 쉬자 산들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왔고 이마에 맺힌 땀이 서서히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진짜 미안할 소리지만 더 걸어가야 해. 한 10분이나 15분?”

 “그 정도는 걸을 수 있어. 체력 훈련도 하는 데 뭐.”

 “그렇게 말해주니까 고맙네.”

 “근데 여기도 괜찮은 것 같은데 그냥 여기 있으면 아서랑 가비가 지나가지 않을까?”

 “하하하, 우리가 갈 곳이 더 좋을 걸?”

 “아니기만 해.”

 “알겠어. 약속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어색해져버렸다.

 

 “근데 너는 왜 그렇게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 거야?”

 

 침묵을 깬 것은 카야였다.

 

 “어?”

 “아니 항상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느낌이랄까?”

 

 카야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진지하게 생각을 했다.

 

 “나는 내가 살던 곳들이 다 무너져 내리는 걸 봤거든. 어렸을 때는 보고 아는 세상이 좁잖아. 마치 내 모든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으음.”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았던 대륙, 또 그 마을에서 살았기 때문에 느꼈던 무력감이 컸던 것 같아. 어렸을 때는 영웅이 나타나서 어른이 되면 이 상황이 끝날 줄 알았다? 근데 계속 지속되고 있더라고.”

 “그렇지. 오랫동안 1대륙에서 움직임이 없다보니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상황에 적응하고, 전쟁을 끝내려는 사람보다는 다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보다보니까, 끝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내가 직접 부딪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그때 사상자는 없었잖아. 건물이 붕괴되긴 했지만.”

 

 카야의 물음에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잠깐의 침묵 후에 입을 떼었다.

 

 “무너진 건 그런 것만이 아니야. 우리 삶이 늘 위협받는다는 공포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그때의 그 상황이 생각나고 그 감정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정신이 무너져 내린 것이나 다름없어.”

 

 “미안……. 거기까진 생각 못했네.”

 “아냐,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지.”

 

 “넌 그럼 단순히 그 사람…… 리한에 대한 복수심인거야? 아니면…….”

 

 “리한에 대한 것이 크지.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리한을 따르는 1대륙 백성들도 이해가 되는 건 아냐.”

 “그렇구나.”

 “또 심각하게 이야기한 것 같네.”

 “아냐, 내가 먼저 물어봤는걸.”

 “그럼 나도 너한테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뭔데?”

 

 “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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