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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13.
작성일 : 20-08-07 16:55     조회 : 40     추천 : 0     분량 : 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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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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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직설적인 물음에도 헬리아나 공녀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침착한 표정으로 꿋꿋이 차를 마시고 웃어 보이며 나를 바라봤다. 그 얼굴에는 언뜻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그 얼굴은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기보다는 알고 있는데 네가 뭘 어쩔 거냐는 느낌이었다.

 

 “제가 알고 있다뇨? 라니에스 영애가 사라지기라도 했나요?”

 

 “헬리아나 공녀…!”

 

 “라니에스 영애가 어디 있는지는 저야 모르죠. 집에 없었나요?”

 

 “ 헬리아나 공녀가 라니에스를 도와줬다고 데이지 양에게 이미 듣고 왔습니다. 그러니 더 속일 생각은 하지 마시죠.”

 

 “그 하녀가 말이죠……. 입이 가벼운 편이네요.”

 

 “제가 알려달라고 사정해서 알려준 겁니다. 뭐라 할 거면 차라리 저한테 하시죠.”

 

 “그럼 한마디 하죠. 당신이 라니에스의 뭐길래 저에게 라니에스의 행방을 알려달라고 하죠?”

 

 “저는….”

 

 “아뇨, 듣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라니에스랑 무슨 관계인지는 별로 상관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녀는 왜 찾는 건데요?”

 

 “…그녀를 만나고 싶습니다. 잘 지내는지, 건강한지 궁금합니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고, 몸도 정신도 건강하다면 만나지 않을 건가요?”

 

 “그건…….”

 

 헬리아나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가 잘 지내고 있고, 몸도 정신도 건강하다면 걱정거리는 전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동안 잘 지냈냐며, 걱정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자신을 어째서 찾아오지 않았느냐고, 나도 당신을 도와줄 수 있다고 나를 믿어달라고 호소하고 싶다.

 그녀에게 내 쓸모를 보여주고, 나에게도 기댔으면 한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곳에서 라니에스가 곤란에 처하는 것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런 게 정말로 단순히 걱정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으나 그 의문은 재빨리 눌러 담았다.

 이 마음은 오직 걱정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되니까. 이런 마음을 품는다는 자체가 라니에스에게도 못 할 짓이었다.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요?”

 

 “그래서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겁니까?”

 

 “솔직히 말하면 그렇네요. 저도 그녀가 어디 있는지 몰라요.”

 

 “네…?”

 

 “내 호위가 라니에스와 같이 있지만, 그들이 어디로 향했을지는 그들만 알고 있거든요. 비밀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잖아요?”

 

 “그래도 연락할 수단이 있지 않습니까?”

 

 “있죠. 하지만 내가 왜 굳이 에드워드 영식을 위해서 라니에스가 어딨는지 알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라니에스는 내 소중한 친구예요. 그 친구가 도망치고 싶다고 내게 어렵게 부탁했어요.”

 

 “…….”

 

 “그러니까 난 라니에스가 당신을 만나고 싶다 하면 그때 나설 거예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에요, 이제 나가주시면 좋겠습니다, 영식.”

 

 가차 없는 축객령에 나는 우선 자리를 떠나야 했다. 왔던 것과 똑같이 집사에게 길 안내를 받아 마차를 타고 오르는 순간에도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라니에스가 자신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이상 나는 그녀를 만날 수 없는 걸까?

 그럼 언제까지고 그녀가 자신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건가? 그게 언제가 될 줄 알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딱히 중요한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나야 하는 명확한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었다. 얼굴을 봐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잘 지냈는지, 도망치면서 힘들진 않았는지……. 궁금한 게 많았다.

 

 “라니에스…….”

 

 아니, 이젠 라니에스라고 부르면 안 될 여자가 걱정돼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찾아야 했다. 그래서 얼굴을 보면…. 걱정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이 마음도 명확히 드러나겠지.

 아니, 이미 자신은 알고 있다. 알고 있기에 굳이 들춰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 확실해지면 상처받는 건 ‘라니에스 셰리카’일 테니까.

 

 왜 그녀를 좋아하게 된 걸까? 어째서일까, 왜일까.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없었다. 그저 눈앞에 있는 게 그녀였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 거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진짜 라니에스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이 마음은 당분간 숨겨야 할 마음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뿐이었다.

 

 “그래. 다른 생각은 더 하지 말자. 우선 만나자…. 만나서 그래서…….”

 

 그래서 어쩔 생각일까, 나는. 만나서 정식으로 고백할 수도, 원래 지내던 곳으로 돌아오라고 할 수도 없는데.

 해가 지는 창문 밖을 보며 나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 지금 이 모든 상황이 그저 버겁기만 했다.

 다른 사람과 다름없는 일상이었을 텐데…. 내 일상은 언제부터 이렇게 깨지기 시작한 걸까.

 이 모든 혼란과 뒤숭숭한 마음을 그녀 역시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의 짐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달력을 하나 샀다. 그리고 벽에 걸어놓고 날짜에 X자 표시를 하며 날짜를 세기 시작했다.

 앞으로 지나가는 모든 시간이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고, 빨리 7월이 됐으면 하는 조바심이 일었다.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빨리 지나가면 좋을 시간은 느리고, 느리게 지나가면 좋을 시간은 빨리도 지나갔다.

 하루가 3일 같은 이상한 착각이 들 정도로 하루하루가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그렇게 겨우 4일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에게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는 헬리아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샤가 건네주는 편지 봉투를 열어보자 거기엔 뜻밖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에드워드가 날 찾는다고…?’

 

 그가 날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으나,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서서 헬리아나까지 찾을 줄은 몰랐다.

 그보다 어떻게 에드워드가 헬리아나가 나를 도와줬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거지? 혹시 이미 다른 사람에게도 들킨 건가?

 편지를 보다가 어두워지는 내 표정에 샤가 조심스레 다가와 뒤에서 편지를 읽고는 주위를 살피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걱정하시는 일은 없습니다. 아직 누구에게도 영애가 여기 있는 건 들키지 않았어요.”

 

 “하지만 에드워드가 헬리아나를 찾았잖아요……. 그건 다른 사람에게도 들킬 위험이 있다는 거 아니에요?”

 

 “위험은 있지만, 보십시오. 아직 마을에 영애를 찾는 사람도 없고 영애를 알아본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안심해도 좋다는 말에도 심장은 불안하게 뛰었다. 데이지가 아버지에게 말했다면 내가 있는 곳이 들키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남은 3개월을 아무 걱정 없이, 안전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는데 그것조차 이렇게 어렵다니…….

 이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건 싫었다. 차라리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해서 이 불안함의 원인을 제거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에드워드를 만나 헬리아나를 어떻게 알게 된 거냐며, 다른 사람도 알고 있는 거냐고 묻는 게 최선이었다.

 헬리아나에게 만약 에드워드가 다시 찾아와 나를 만나자고 한다면 지금 있는 마을의 옆마을 주소를 알려주라는 답장을 써서 샤에게 건넸다.

 

 ‘내가 이 마을에 있는 건 일단 비밀로 해야겠어.’

 

 샤는 내가 쓴 편지를 보내고 오겠다며 집 밖을 나섰고, 혼자 남게 된 나는 이젠 익숙한 집안을 둘러봤다.

 작지만 내가 직접 고른 물건들로 가득한 집안은 이제 내 집이라고 부를 정도로 정이 든 집이었다.

 이 집에서 떠나는 것도,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도 상상하고 싶지 않을 만큼 편안한 장소였다.

 

 그러니까 남은 3개월은 이곳에서 마음 놓고 편안히 지내다가 돌아가고 싶은 게 내 마음이었다.

 7월이 되면 모든 게 해결 될 것이다. 진짜 라니에스도 돌아올 것이고, 나도 내가 있던 세계로 돌아갈 것이고…….

 그러면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그때까지만 조용히 살겠다는데, 뭐가 이렇게 어려운 걸까?

 

 “하아……. 딱 3개월만 있으면 되는데. 그러면 라니에스도 돌아오고 나도 돌아가는데.”

 

 아직 4월인 달력을 보며 나는 갑자기 막막해졌다. 이런 식으로 한 명, 두 명에게 들켜 마지막엔 베르한까지 알게 될까 무서웠다.

 그의 고지식한 성격으로 봐서는 가출한 나를 찾으면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것이다.

 정략결혼은 안 시킬지 몰라도 어디 수도원에 보낼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자꾸 걱정이 늘었다. 나는 헬리아나의 편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래도 한 가지 조금은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 에드워드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낯선 감정에 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지금 이 울렁거리는 마음은 누구의 마음일까? 진짜 라니에스의 마음? 아니면…. 내 마음?

 어느 쪽이든 내겐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녔다. 나는 편지와 함께 마음을 접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랍 구석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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