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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12.
작성일 : 20-08-07 16:53     조회 : 34     추천 : 0     분량 : 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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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부진하던 라니에스의 실종 사건에 이후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만났다던 하녀장 데이지가 셰리카 가문에서 해고당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방에 있는 가족과 같이 살기 위해서라지만, 아마 다른 이유로 쫓겨나는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집사에게 부탁해 그녀를 내 응접실로 데려오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지금 데이지는 내 앞에 있었다.

 데이지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건지, 아니면 포기한 건지 무척 침착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이제 그녀밖에 라니에스의 거취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나는 그녀가 부디 내 편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데이지 양. 라니에스가 어디 갔는지 당신은 알고 있죠?”

 

 “…….”

 

 “제발 부탁이에요, 데이지 양. 라니에스가…. 그녀가 어디 갔는지 알려줘요.”

 

 “말씀을 낮춰주세요, 에드워드 님.”

 

 “제가 말을 낮추면 제 질문에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데이지 양…! 당신이 마지막에 라니에스를 봤다면서요. 그러면 뭔가 알고 있는 거잖아요!”

 

 “에드워드 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데이지의 짙은 올리브색 눈동자는 고목처럼 단단해 보였다.

 그 눈빛에 나는 그녀가 쉽게 라니에스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녀는 완벽하게 라니에스의 편이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저는 에드워드 님에게 아무것도 말해드릴 수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나 못 미덥습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아가씨께서 에드워드 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

 

 “아가씨가 말하지 않은 것을 제가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데이지는 자신이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내게 인사하고 응접실을 떠났다.

 그녀가 떠나고도 나는 오래도록 그 자리에 못 박혀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내게 한 말은 모두 진실이었다. 라니에스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홀로 이곳을 떠났다.

 한 번쯤은 내게 도움을 요청했을 수도 있었을 거고, 가는 마지막 길에 짧은 쪽지를 남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그녀 역시 데이지와 마찬가지로 나를 믿지 않았다.

 

 “하하…….”

 

 그 사실을 깨닫자 나오는 것은 버석한 웃음뿐이었다. 나는 라니에스의 무엇을 알았던 걸까.

 아니, 라니에스라고 할 수도 없지…. 그 안에 있는 그녀에 대해 아는 사실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의 진짜 이름조차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나와 있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마음으로 있었던 걸까.

 내가…. 정말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심장이 쿡쿡 찔려왔다.

 

 “나는 이제 당신을 어떻게 해야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적어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그러면 이 답답한 마음도 조금은 가시게 될까.

 아무리 고민해봐도, 마지막은 라니에스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게 설령 자신의 욕심이라고 말해도 나는 라니에스를 만나고 싶었다. 그러려면 데이지의 마음을 돌려야 했다.

 데이지의 마음을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좋은 걸까. 할 수 있다면 내 마음을 그대로 데이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라니에스를 만나고 싶은 이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다. 이 마음을 알아준다면, 데이지가 내게 협력해주지 않을까?

 

 “집사.”

 

 “네.”

 

 “데이지에게 손님방을 내줘.”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전해줘. 마음이 바뀔 때까지 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데이지 양이 알려줄 거로 생각하십니까?”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모르지. 그러니까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걸 보여줘야 그녀가 조금이라도 빨리 나에게 라니에스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겠어?”

 

 내 진심 어린 말과 웃는 얼굴에 집사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묘한 표정이 됐다.

 그리고 한참을 나를 보고 우물쭈물하며 서 있다가 간신히 내 얼굴을 바라봤다.

 

 “어째서…. 라니에스 님을 포기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어째서라……. 그러게, 정말 어째서일까?”

 

 “에드워드 님?”

 

 “집사, 할 일이 있잖아? 나가 봐.”

 

 “…알겠습니다.”

 

 집사가 나가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집사의 질문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왜 라니에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내가 알던 라니에스와 다른 사람인데…….

 냉정하게 말하자면 오히려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알던 라니에스와 다른 사람이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그녀를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그녀가 라니에스가 아니기에 더 신경이 쓰였다.

 이곳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걱정되고, 신경이 쓰여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 여기를 모르는 사람이니까 걱정돼서 그런 거야.”

 

 걱정으로 끝내야 했다. 이 이상 마음이 커지거나 다른 쪽으로 흔들리면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그녀가 아닌 ‘라니에스’를 사랑했다. 그러니까 그녀의 몸을 차지한 다른 사람에게 엉뚱한 마음을 품으면 안 될 일이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순수한 걱정이었다.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상황이었어도 이런 마음이었을 거다.

 그러니까 라니에스가 안전하게 있는지만 확인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되도록 빨리 라니에스가 있는 곳을 알아야 하는데…….”

 

 문제는 데이지가 언제 마음을 열고 라니에스에 대해 이야기해 줄 지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길 바라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었다.

 시간이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자신의 진심이 데이지에게 닿아 그녀가 라니에스의 거취를 말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는 게 허탈했다.

 

 그 뒤로도 나는 데이지를 몇 번이고 응접실로 불렀다. 그때마다 데이지는 여전히 고목 같은 단단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앞에 두고 내가 한 말은 설득이나 달콤한 말 같은 게 아닌 라니에스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 진심을 전하기엔 이것보다 더 좋은 주제는 없었다. 그저 내가 보고 느낀 라니에스를 말했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녀와 당당히 사랑할 수 없는 내 마음을. 그리고…. 라니에스의 껍질을 쓰고 있는 그녀에 관해서도.

 그녀가 라니에스가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느꼈으니까.

 그런 일을 3일 내내 반복했다. 이제 라니에스에 관해서 할 이야기도 떨어졌을 때쯤, 내 입이 아닌 데이지의 입이 열렸다.

 

 “요 며칠 새, 에드워드 님이 해주시는 이야기를 듣고 에드워드 님의 마음을 알게 됐습니다. 라니에스 아가씨를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도요.”

 

 “그럼 이제 저에게 라니에스의 행방을 알려줄 수 있는 겁니까?”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데이지 양…….”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전 정말 라니에스 아가씨께서 어디로 갔는지 모릅니다. 제가 도운 건 그저 라니에스 아가씨의 편지를 다른 분께 전한 일밖에 없습니다.”

 

 “다른 분…?”

 

 “라니에스 아가씨의 친우분이신 헬리아나 아가씨에게 편지를 전했습니다. 헬리아나 아가씨께서 사람을 보내 라니에스 아가씨를 도우셨습니다. 그 뒤의 일은 저도 잘 모릅니다.”

 

 “잘 모른다는 건…. 라니에스가 어딜 갔는지도 모른다는 겁니까?”

 

 “네. 라니에스 아가씨가 어딜 갔는지 아는 분은 라니에스 아가씨를 도와주는 분과 라니에스 아가씨뿐이겠죠.”

 

 “그럴 수가…….”

 

 “그래도 라니에스 아가씨를 꼭 찾고 싶다면 헬리아나 아가씨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빠를 겁니다. 그간 보여주신 에드워드 님의 마음에 대한 답은 이게 답니다.”

 

 “그래요. 그대의 대답에 그래도 희망을 찾은 느낌이군요.”

 

 “…한 가지만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말해봐요.”

 

 “어째서 라니에스 아가씨를 찾으시는 겁니까?”

 

 “어째서라……. 이유가 꼭 필요합니까?”

 

 내 대답에 데이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에드워드 님의 대답은 잘 들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응접실을 빠져나갔다.

 데이지가 나가고 나서 나는 망설이지 않고 헬리아나 공녀에게 편지를 써 저녁 식사 전 시간을 잠시 내줄 수 있냐는 편지를 보냈다.

 답장은 의외로 빠르게 왔다. 5시쯤에 자신의 정원에서 티타임을 가지자는 답장에 나는 나갈 준비를 했다.

 약속 시각이 다가오고, 나는 헬리아나 공녀가 말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해, 집사에게 길 안내를 받아 정원으로 갔다.

 정원은 봄에 맞게 봄에 피는 꽃들로 가득했다. 정원 안쪽으로 들어가자 헬리아나 공녀가 의자에 앉아 나를 반겼다.

 

 “처음 뵙겠습니다, 에드워드 영식.”

 

 “…급하게 잡은 약속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헬리아나 공녀.”

 

 “별거 아닌걸요. 자리에 앉으시겠어요? 차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아무거나 좋습니다.”

 

 “그러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찻잎이 있는데 그걸로 드리죠.”

 

 “네.”

 

 근처에 있던 시녀가 찻주전자를 들어 찻잔에 차를 따라주었다. 분명 좋은 향기가 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걸 마실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라니에스가 어디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차를 마실 시간도 아까워 나는 헬리아나 공녀가 찻잔을 들어 향을 맡음과 동시에 입을 열었다.

 

 “헬리아나 공녀, 공녀는 라니에스 영애가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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