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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8.
작성일 : 20-08-05 18:00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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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할 말? 그게 뭔데?”

 

 “오늘 저에게 헬리아나 님께서 보낸 사람이 이곳에 온다는 말을 전해주셨습니다.”

 

 “헬리아나가…! 정말인 거야?”

 

 “네. 대신 눈을 피하고자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잘 들어주시라는 말씀도 남기셨어요.”

 

 “아…! 데이지, 정말……. 정말 고마워!”

 

 “아닙니다. 아가씨. 새벽에 일어나셔야 하니 어서 지금부터 짐 싸세요.”

 

 “그래야겠어. 데이지,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

 

 “아가씨를 위한 일인데요. 저는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정말 고마워, 데이지.”

 

 자신의 마음을 전부 안다는 듯 미소 지으며 데이지는 들어왔을 때처럼 조용히 방 밖을 나섰다.

 데이지가 나가자 쿵쾅거리던 심장은 더더욱 세게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긴장과 초조함으로 인해 나는 방안을 돌아다니다가 걸음을 멈췄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얼른 짐을 싸야 했다.

 나는 방안을 둘러보며 담을 것을 찾아 헤맸다. 그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과일을 넣어둔 바구니였다. 나는 안에 있는 과일을 바닥에 와르르 쏟아냈다.

 사과가 바닥을 구르든 말든 난 바구니 안에다 우선 돈이 될만한 보석들을 천에 쌓아서 넣었다. 그다음엔 과일 몇 개를 다시 주워 집어넣었다. 가출하는데 식량은 필수였다.

 

 “맞다, 옷도 넣어야 하는데…….”

 

 하지만 내 방에서 드레스룸은 거리가 있었다. 애초에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도 하녀들이 드레스룸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방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 드레스를 가져오겠지만……. 여기 갇힌 상황에서 드레스룸으로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바구니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보석과 과일이 들어 있는 바구니는 훔쳐 가기 딱 좋았다.

 저걸 어떻게 가릴 수 없을까, 하며 방안을 둘러보던 나는 방을 장식하던 테이블 위를 가린 테이블보를 가져와 바구니를 싸맸다.

 바구니 모양새가 뭔가 이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대충 짐을 싸자 고민거리는 하나 더 늘어났다.

 

 “이 차림새로는 도망치는 데 분명 방해만 될 거야.”

 

 이 치렁치렁하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로는 달릴 때 방해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바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설픈 도망 준비는 하나마나였다. 차라리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았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아직 해가 쨍쨍한 창밖을 보며 어서 빨리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음…….”

 

 침대에 앉아있다가 어느 사이엔가 나도 모르게 잠든 모양이었다. 눈을 뜨니 어느새 밤이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아직 안 온 거겠지? 이런 상황에 잠들다니!

 양손으로 뺨을 두어 번 친 후 나는 창가로 걸어가 밖을 살펴봤다.

 긴장과 흥분으로 인해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나는 창밖에서 나는 소리를 유심히 들었다.

 가끔 바람이 부는 소리, 어디서 들리는 새소리……. 그러다 창문을 두드리는 듯한 토톡,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맞게 들은 건가 싶어 주위를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긴장으로 인해 잘못 들은 거겠지 싶었을 때 다시 토톡,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잘못 들은 게 아니야!’

 

 하지만 아무도 안 보이는데? 나는 설마, 하면서 조심스레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지붕에서 누군가 휙 내려와 마치 뱀처럼 능숙하고 소리 없이 창문 안으로 훌쩍 들어왔다.

 새빨간 눈동자에 무척 키가 큰 사람이 복면을 쓴 채 모자와 검은색 옷까지 입고 있으니까 조금 무서워져서 나는 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런 나를 이해하는 듯 그 사람은 쓰고 있던 복면을 살짝 벗었다. 그리고 입 모양으로 내게 뭐라 속삭였다.

 

 ‘도와주러 왔습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을까? 싶을 때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주머니 속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다.

 혹시나 대화 소리가 들려 누군가 오는 걸 막기 위해서 필담을 할 모양이었다. 철두철미한 성격에 나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

 종이 위에 펜으로 뭔가 쓰더니 내게 펜을 건네며 종이를 보라는 듯 고갯짓을 했다.

 

 【헬리아나 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제 이름은 샤입니다. 이곳에서 빠져나가 앞으로 살 마을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미리 짐을 넣어둔 바구니를 들고 왔다.

 샤는 바구니를 보고 내 옷차림새를 보더니 곤란하다는 듯 웃으며 다시 펜을 잡았다.

 

 【그 차림새에 그 보따리는 아무래도 곤란하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샤는 그 말을 써놓고 다시 창문으로 빠져나갔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샤는 뭔가 가득 든 보따릴 들고 다시 창문으로 들어왔다.

 샤가 내려놓은 보따리를 풀자, 그 안에는 입을만한 옷과 가방이 들어 있었다.

 내가 옷을 바라보자 그는 어서 갈아입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으로 빠져나갔다.

 샤가 사라진 걸 보고 나서 나는 빠르게 옷을 벗고 샤가 준비해준 옷으로 갈아입었다.

 

 남자가 입을법한 펑퍼짐한 연갈색 셔츠와 폭이 큰 검은색 바지를 입고 나는 욕실에 있는 거울로 내 모습을 봤다.

 모자 같은 거로 얼굴을 숨기고 머리카락이 짧으면 소년으로 보일 법했다.

 나는 옷을 다 갈아입었다는 의미로 창문을 톡톡 쳤고, 그러자 샤가 다시 창문 안으로 들어왔다.

 샤가 준비해준 가방 안에 내가 바구니 안에 넣어둔 보석과 과일을 꺼내 넣고 일어나려다가 펜을 잡고 종이에 글을 썼다.

 

 【혹시 단도가 있으면 빌려줄래요?】

 

 샤는 아무 망설임 없이 허리춤에서 단도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네줬다. 나는 단도를 꼭 잡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기다란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망설임 없이 머리카락을 잘라냈다.

 기다란 은색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하늘하늘 떨어지는 장면은 내가 봐도 장관이었다.

 샤도 꽤 놀랐는지 둥글게 변한 눈으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어차피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기 마련이고, 지금 이 상황에 저렇게 긴 머리카락은 방해만 될 뿐이었다.

 

 나는 샤를 보며 웃으면서 가자고 입을 벙긋거렸다. 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뿐하게 창밖으로 내려갔다.

 내 방은 고작 2층이었지만 내게는 11층 같은 공포감이 느껴졌다. 내가 망설이는 걸 눈치채자 샤는 걱정 말라는 듯 내게 눈짓했다.

 그 눈을 믿고 나는 가방을 챙긴 채 힘차게 창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으나 그 공포는 잊지 못할 것이다. 샤는 떨어진 내 몸을 붙잡아줬다.

 샤 덕분에 나는 다친 곳 하나 없이 안전하게 방 밖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나오니 그동안 갇혀 있던 게 꿈만 같았다.

 내가 멍하니 방을 바라보고 있자, 샤는 그럴 시간이 없다는 듯 내게 등을 내밀었다.

 

 “업히라고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내가 달려봤자 얼마나 달리겠어. 이 몸은 라니에스의 몸이니 운동 한 번 안 해봤을 거다. 그러니 금방 지치겠지.

 업힐 이유는 수백 가지로 많았지만, 그래도 망설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남에게 업히는 게 도대체 몇 년 만이야…….

 내가 조심스럽게 업히자 샤는 가방을 멘 나를 둘러업고 뛰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집을 바라봤다.

 몇 주 동안이었지만 이대로 집을 떠나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언젠가는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돌아올 수 없을까.

 

 ‘에드워드…….’

 

 이대로 말없이 떠나면 분명 에드워드가 걱정하겠지. 그렇다고 그에게 지금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그에게 간다면 아버지가 분명 날 찾아와 얼굴도 모르는 남자랑 억지로 결혼시킬 테니까.

 그러니까 이곳을 떠나는 게 아버지가 날 못 찾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라니에스로 살아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고.

 집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어째서인지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일까, 나는 나도 모르게 샤에게 업혀 잠들고 말았다.

 눈을 뜨니 어딘지도 모를 숲속에서 모포를 덮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모닥불과 그 앞에서 뭔가 굽고 있는 샤가 보였다.

 

 “여긴…?”

 

 “일어났습니까.”

 

 샤를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들은 낮은 중저음에 듣기 좋은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

 놀라서 샤를 쳐다보자 그제야 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검은색으로 보일 만큼 짙은 남색 머리카락에 루비처럼 새빨간 눈동자.

 조금 날카로운 눈매와 일자로 꾹 다문 입술…. 샤는 정말 전형적인 냉 미남이었다.

 우리 둘 사이엔 어떤 대화도 없었다. 불에 나무가 타들어 가는 소리만 들리자 어색해진 나는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모자…. 벗었네요…?”

 

 “계속 쓰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갈 겁니다. 조금 불편해도 참아주세요.”

 

 “아니에요. 집에서 나올 때부터 각오하고 있었던 걸요….”

 

 “그렇습니까.”

 

 “아, 맞다. 이 모포 고마워요.”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다시 침묵. 나는 샤를 바라보다가 모닥불로 시선을 돌렸다. 남자랑 단둘이 외박이라니…….

 조금 불편해져서 나는 샤를 등지고 누웠다. 샤와 함께 내가 지낼 마을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

 긴장되는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을 가지고 나는 눈을 감았다. 내일은 내가 걸어가겠다고 말해야지.

 그러기 위해선 우선 푹 쉬어둬야 했다. 그래야 내일 오랫동안 걸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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