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 이삽니다.."
소라가 기다렸던 사람은 SJ엔터테인먼트에 정만영이었다.
"사람들 눈이 많은데 왜 하필 이런 곳에서 만납니까?"
"오히려 이런 곳이 더 안전하는 거 몰라요? 앉으세요..."
정이사가 앉아 같은 걸로 주문했다.
"다음주 주주총회가 있다면서요... 정 이사님 공헌이 큽니다.."
"공헌은 무슨.... 근데 그 사람 믿을 만하오?"
"누구요, 조성현씨요?"
"결혼식 때 잠깐 봤지만 눈빛이 예사롭지 않던데... 혹 일이 잘못되
면..."
"아.. 걱정 마세요. 목표 하나만 보고 달겨드는 사람이니까..."
"삼정이 무너지면 나라가 어수선해질텐데..."
"십 수년 군림해왔으면 그만 할때도 됐죠... 아예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분산만 시키는 거에요... 그리고..."
소라가 핸드백에서 봉투를 꺼냈다.
"얼마 안됩니다. 차비라고 생각하세요..."
"내 할 일은 이게 끝인 거요?"
"글쎄요... 만약 추가조치가 필요하면 다시 만나기로 해요..."
"내 신분은 당연 보장해줘야 하오.."
그러면서 돈봉투를 안주머니에 넣었다.
"네.. 안녕히 가세요..."
정 이사는 주변을 휘 둘러보고 나갔다.
소라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성현에게 전화했다.
회사로 출근하는 원길은 무거워 보였다. 로비 앞에서 빌딩을 올려봤다.
이 빌딩을 세우고 한국 제일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숱한 고생을 하셨을
아버지가 떠올랐다. 유독 날 믿고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나에게 넘겨주
신 기업... 상속 받은지 얼마 안 돼 곳곳에서 곪아터진 상처들이 터지듯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정직이 우선이라 했는데.... 여론을 우롱하면서
까지 거짓 기업으로 추락해야하다니.... 원길은 착찹하기만 했다.
"남 비서...."
"네.. 회장님..."
"남 비서가 보기엔 내가 이 기업을 이끌 인물로 자질을 충분하다고 보
나?"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네.... 이만 올라가지..."
비서가 휠체어를 끌고 안쓰럽게 내려봤다.
회장실로 들어가자 기획상황실장은 보고 할 준비로 서 있었다.
"오늘은.... 어떤가?"
"전날보다 200원 올랐습니다..."
"김 실장..."
"........?"
"대량으로 매도되는 주식들을 우리가 사들이는 방법은 없나..."
"회장님.. 그건 안됩니다..."
"나는 삼정의 명예를 지키고 싶네..."
원길이 길게 한숨을 뱉았다.
푸른 눈을 가진 거머리..... 혼잣말로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