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맞고 있었다.
왜? 분명 컴퓨터 앞에서 집필 도중 잠들었을 터인데, 왜 이런 구타를 당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지만 무자비한 폭력이 계속되자, 생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려서 최대한 자신을 보호하는 것뿐.
한동안 저항이나 항의 따윈 용서치 않는 발길질이 계속되었다.
그들은 나를 향해 침을 뱉으며 돌아갔다. 내일 아침 다시 돌아온다는 말과 상납금을 준비하라는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나는 한참을 지나서야 혼미해지는 정신을 부여잡고 일어섰다.
비틀비틀-
주위를 둘러보니 다리 밑 강가 주변이었다. 한국에 이런 데가 있었던가?. 강가 주변은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고,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왜 여기에 있고, 구타를 당해야했으며, 그들은 무슨 원한이 있어 다시 찾아와 나를 괴롭히려 하는 것일까. 상납금은 또 뭐고...
쓰라린 통증이 다시 올라왔다. 생각을 잠시 멈추고 나는 먼지투성이에 멍이든 몸을 씻기 위해 강가로 다가갔다.
.....
그곳엔 며칠째 씻지 않아 덥수룩한 아저씨가 아니라,
온몸에 멍이 들었음에도 미모가 조금도 퇴색되지 않은 금발의 소년이
경악한 얼굴로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