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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손권, 그 꼬맹이
작성일 : 17-11-04 23:56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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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 누나하고 달려드는 꼬락서니를 보면 심심했거나, 길을 잘못 든 어린애는 아니었다. 입은 옷은 단정하고 깨끗했다. 현대의 옷에 비하면 그 질이 좋다고는 결코 말하기 어려웠지만, 머리에 꽂은 비녀나 솔기마다 넣은 자수들은 꽤 신경을 쓴 차림이었다. 애가 그걸 스스로 챙길 리는 없고, 주변에서 세심하게 챙겨주지 않으면 안될 차림새.

 내 눈이 확 트인 건, 그 애가 오드 아이라서였다. 한쪽 눈은 파랗고 다른쪽 눈은 갈색에 가까운 검은 색이었다. 무슨 품종이던가...아주 비싼 고양이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사람 눈이 자연적으로 저렇게 된다는 건 신기했다. 현대에서도 저런 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무척 신기하게 볼 것 같다.

 그런데 이 시대에는...자칫하면 괴물로 몰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권아!”

 가만 있자. 이 시대에서 권이라는 이름을 가질 만한 사람이 누구더라. 설마 아니겠지. 나는 설마. 나는 오드아이 꼬맹이를 내려다보았다. 그 애가 손권 맞는 것 같다.

 “권이 네가 여길 어쩐 일이니?”

 “형님이 누나가 사냥 나갔다고, 누나랑 같이 사냥하자고 해서요.”

 주유는 소매를 오므리고 자세를 꼿꼿이 했다. 사냥하러 나간 사람이 말은 어따 팽개쳐두고 마차를 탄단 말인가? 내가 들어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책이가 그리 말했다고?”

 “네. 같이 가요. 누나만 사냥 가지 말구요. 들짐승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라잖아요.”

 손권은 주변을 쭉 둘러보면서 말했다. 마치 들으라는 듯이.

 “이 꼬마는 누구인지...”

 “손견 장군의 아들, 손권이라 합니다.”

 꼬마 손권은 어디서 본 건 있는건지, 어른들처럼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그래놓고는 얼른 주유의 옆에 붙었다.

 “손견? 그게 누구람?”

 원술은 가만히나 있지 꼭 초를 못 쳐서 안달이었다. 손권이 앞으로 나서려는데, 주유가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했다.

 “이만 저는 가보겠습니다. 공자님, 다른 분들에게 폐를 끼친 것 같아 송구스럽군요.”

 원술이 무어라 하려는데, 주유는 그냥 마차에 올라타버렸다. 손권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곧 따라서 탔다. 손권이 데려온 부하들도 마차 뒤를 따랐다. 여몽은 마부석에 앉았고, 곧이어 마차가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길이 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마차가 여간 덜컹거리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손권은 말이 없었다. 주유도 구태여 말을 하려는 것 같지 않았다. 마차가 힘차게 날려나가, 본래 있었던 숲과 멀어지고나서야 손권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누나."

 ”왜.“

 “사냥 나왔던 거 맞아요? 아까 그 아저씨들, 뭐예요? 누나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예요? 말만 해요. 내가 아버지, 형님한테 말해서 혼을 내주겠어요."

 주유는 대답 대신 소매 안쪽에서 나를 끄집어 내었다. 손권이 깜짝 놀라했다.

 “누나! 이게 뭐예요? 이거 잡으러 갔었던 거예요?”

 날더러 이거 저거라니. 내가 물건이냐?

 나는 손권을 잔뜩 쏘아보았지만, 손권은 내 시선 따위는 느끼지도 못한 것 같았다. 아예 상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든가.

 속이 상했다. 이런 이세계까지 와서 어린 애한테 무시당해야 한다니...내 모습이 조그맣게 쪼그라든 모양인데,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황룡이란다.”

 주유는 다이렉트로 핵심을 찔렀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지만, 내 모습을 함부로 보여줘도 되는 걸까? 생각보단 조심성이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겐 안 보여요. 엄청 쬐그만 뱀 같아요...”

 “지금은 기력이 약해져서 그래. 이곳저곳 다치기도 했고. 하지만 뱀이 아니라 용이야.”

 손권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아버지가 말씀해주셨어요. 황룡은 황제의 신수라고요. 이걸 갖는 사람이 천하를 제패한다고요!”

 “전설일 뿐이야. 그 허황된 전설을 믿고서 황룡을 마구잡이로 잡아대니, 황룡이 어디 남아나겠니? 이 황룡도 필시 부모 형제를 잃고 떠돌다 예까지 도망쳐 온 거겠지.”

 주유는 의외로 냉철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신수를 잡아요?”

 “그럼. 아까 사람들 못 보았니? 그 사람들이 이 황룡을 잡으려고 했단다. 그 사람들한테 도망치려다 이리 상처를 입은 거구.”

 주유는 내 몸의 상처들을 가리켰다. 손권은 신기함 반 놀람 반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보면 어쩔 거냐.”

 “어라라? 신수가 말을 해요!”

 사람이, 아니 신수가 말을 하는 걸 처음 보는 모양이었다.

 “왜. 말하면 안되냐? 나는 뭐 입 꼭 닫구 멍청하게 있어야 되냐?”

 “와...쪼그만 게 목소리는 엄청 크네요.”

 손권은 너는 지껄여라 나는 떠든다, 이런 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내가 화를 내봤자 어린 애한테 꼬장부리는 것밖엔 되지 않는다.

 나는 한숨을 쉬며 꼬리를 흔들었다. 응, 꼬리?

 내 뒷꽁무늬에 작지만 분명한 꼬리가 달려 있었다.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다 내 배쪽으로 넘어와, 꼬리끝으로 툭툭 치기까지.

 어떻게 된 게 자꾸 놀라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용아, 너는 어디서 왔어?”

 “하늘에서 왔다.”

 “너도 엄마아빠가 있어?”

 “있고 말고. 그리고 난 원래 용이 아니야. 사람이야.”

 주유는 손권과 내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 그냥 날 옷소매 속에 넣어두고 있지 뭐 하러 꺼낸 걸까? 조심성이 은근히 없는 것 같은데...주유가 아니었으면 그 작자들에게 잡혀서 어떻게 됐을지 모르니. 고마운 건 고맙다고 해야 할 거다.

 아니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기분이 조금 그런 건 조금 그런 거지. 고마움으로 기분 나쁨을 덮을 수는 없다.

 “당신이 주유라고?”

 “그래.”

 “당신 덕분에 내가 목숨을 건졌네. 고맙다고 해야겠지?”

 “공치사는 됐어.”

 “말 끊지마. 본론 말하려면 아직 멀었어.”

 주유와 손권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얼마 안 살았지만, 20대 후반으로 꺾어지는 게 내 나이라지만 참나...내 나이에 아가씨 무릎에 고이 얹혀서 가게 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느냐고.

 “여긴 어디야?”

 “숲이지. 곧 우리 아버지 집으로 가게 될 거고.”

 손권이 끼어들었다. 나는 손권에게 눈을 흘겼다.

 “너한테 안 물었어. 꼬마.”

 “꼬마라니? 난 이제 다 컸어.”

 “그래 꼬마야. 꼬마니까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나는 손권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을 얻어낼 수 있는 건 손권이 아니라 주유 쪽이니까.

 “나는 다른 세계에서 왔어. 원래는 황룡의 모습도 아니고..."

 “본래 신수들은 짐승의 모습도, 인간의 모습도 갖고 있지.”

 “그 얘기가 아니야. 난 거울을 통해서 빨려들어왔어. 정신차려 보니까 저 놈들한테 쫓기고 있었고.”

 주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수가 꿈을 꾼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꿈이 아니야. 꿈인 줄 알았는데, 현실이었어. 눈 떠보니까 숲 속에서 마냥 쫓기고 있었어. 그게 어떻게 꿈이야? 내가 이렇게 다쳤는데.”

 얼굴 마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에게 화를 내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내 꼴을 보니 갑자기 서운함이, 억울함이 밀려들었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걸까? 거울이 없으니 내 모습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다만 비늘, 꼬리, 그리고 사람들이 유난히 크게 보이는 걸 봐서는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건 분명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느냐는 거지.

 “누나, 원래 신수들은 이렇게 화를 잘 내요?”

 “다쳤잖아. 아프면 화나고 짜증나지? 권이 너도 그렇잖니.”

 주유는 손권을 익숙하게 달랬다. 누나라고 부르면서 사냥을 같이 가자 졸랐던 걸 보면 손권이 어지간히 주유를 쫓아다니다 보다. 웬만히 좋아해선 저러진 않을 텐데. 체구나 생김으로 보아하니 초등학생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럴 나이기도 했고. 고대인이 현대인보다 체구가 왜소할 수 있다는 걸 어느정도는 염두에 둬야 겠다만.

 “일단은,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 그러는 게 좋겠어.”

 “맞아. 황룡이도 누워 있으면 좋을 거야.”

 “황룡이라고 부르는 건 좀 그렇지 않니?”

 손권이 그 말에 생각하는 듯했다.

 “그럼 뭐라 불러요?”

 “음...너하고 싶은대로 불러봐.”

 “말도 안돼. 난 원래 이름이 있어. 조환이라고.”

 그 말을 듣자 주유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조환이라니, 너 조숭 집안에 있었어?”

 나는 물론, 억울했다.

 “아니, 조씨 성 쓰면 다 조숭 집안 사람이야? 지나가면 개가 웃다 토하겠다.”

 주유는 내가 무슨 말을 쓰는 건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손권의 표정도 그랬다.

 “지나가던 개가 왜 웃다가 토해?”

 손권은 특히 의아한 얼굴을 했다. 여긴 내가 살던 시대가 아니라 고대라는 걸 생각했어야 했다. 애가 못 알아듣고 황당해하잖나.

 “아아악! 몰라. 넘어가 넘어가. 아무튼, 내 이름 황룡이니 뭐니 부르지 마. 조환이라고 불러.”

 뭔지 모를 이유로 쫓기고, 이렇게 다친 것도 억울한데 이름까지 바꿔 부르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그건 나름 일리가 있어. 황룡이라고 자꾸 부르면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고, 결국 아까 그 사람들 같은 사냥꾼들이 들러붙을 거야.”

 “왜요?”

 “전설일 뿐이지만....네가 말했듯이 황룡은 천자의 신수거든. 황룡을 데리고 다닌다는 이유 만으로 집안이 해를 당하는 일이 적지 않았단다.”

 그러고보니까...여기는 후한 말이다.

 아직 동탁이 집권하는 시기인 걸까? 원래 왕조 말기로 갈수록 어느 시대나, 황권이 약해지고 주변 가신들의 권력이 거세어진다. 민생이 피폐해지고..뭐 그런 건 나도 귀동냥으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담 이 상황에서 황제 아닌 자가 장차 황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밝혀진다면? 정식 황제가 아닌 사람이 권력을 잡고 있는데, 그를 무너뜨릴 수 있는 존재라는 소리다. 그것만큼 위협적인 게 또 따로 있을까?

 이제 생각해보니, 유비가 원술에게 그렇게 무시를 당하면서도 같이 지내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들이 신수를 잡으러 다니는 건 알겠다.

 나같은 신수를 잡아서 황제가 되려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황제가 되지 못하게 하려거나.

 “그럼 황룡이라고 부르면 안되겠네요?”

 “그렇구 말구. 우리 권이는 영특해서 금방 이치를 깨우치는구나.”

 주유는 손권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황룡 대신 근사한 이름을 붙여주는 게 좋겠구나.”

 “그냥 조환이라고 해. 이름 있는데 뭐하러 또 이름을 붙여?”

 내가 신경질을 냈지만, 저들은 기어코 이름을 지어부를 기세였다.

 "조환이라고 하면 널 조숭 집안의 물품으로 생각할 거야. 그 집안이 워낙 대단한 집안이라야 말이지."

 조숭이 환관이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너무나 많이 해먹어서 그런 걸까? 권력에 가까운 사람들은 되레 욕을 많이 먹는다지만, 현대인에 비해서 고대인이 주변의 명성이나 평가를 더 신경쓰는 것 같았다.

 그냥 조씨 성을 쓴다고 보면 될 걸 가지고 그런 걸 신경쓰다니.

 "나는 조숭 집안과 관계 없어. 조조와도 교분이 없고."

 "조조라니? 난 조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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