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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제갈량, 그리고...
작성일 : 17-11-03 21:45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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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라고? 저 아가씨가? 나는 내가 그녀의 소매 속에 들어있다는 걸 잠시 망각했다. 내가 인간이라면, 소매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거다. 그 말인즉슨 내 몸이 매우 작아졌다는 걸 의미했다. 그러니 저런 아가씨가 나를 집어들어선 소매 속에 숨겨줄 수 있었던 거다.

 주유는 나를 소매 안으로 더 밀어넣었다. 반듯하게 예를 취하는 척 하면서, 나를 좀더 깊숙한 곳으로 밀쳤던 거다. 나는 엉겁결에 소매의 아주 깊은 곳으로 고꾸라졌다. 몸이 완전히 뒤집힌 것 같았지만, 다행히도 바깥을 볼 수는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일이 진행되는 건 질색이었다.

 “듣던대로 아주 미인이시오. 가히 미주랑美周琅이라 할 만 하오이다.”

 “과찬이십니다.”

 원래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닭살스러울 정도로 서로 칭찬을 하는 게 예의다. 저 여자가 주유,저 느끼한 놈이 원술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주유의 집안이 꽤 괜찮다고 알고 있었고, 원술 또한 집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를 것이다.

 생각해보니까 예의를 갖춰서 인사를 하자면 난 누구누구의 아들 어디 출신이다 이러지 않았던가? 대개 내가 봤던 책에선 그랬던 것 같은데.

 원술은 한눈에 보기에도 난 양아치요 얼굴에 써 있으니 그렇다 쳐도 주유는 좀 의외였다. 주유는 예의를 다 무시할 만큼 막 나가는 성품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아니면 원술이 마음에 들지 않았든지. 저렇듯 심플하게, 자기 소개만 하고 누가 물어도 단답형인 건..누가 봐도 난 네가 싫으니까 꺼져 이거잖나. 원술 저 놈은 암만 봐도 눈치는 국 끓여먹은 것 같다. 주유가 저렇게 사무적으로 대하는데 얼른 말 끊고 꺼질 생각은 않고 헤실헤실 웃고 있는 걸 보면 말 다했다.

 “공자께서는 어인 일로 숲속을 거니시는지요?”

 “아, 황룡을 잡으러 하고 있었소이다. 낭자께서도 보셨는지는 모르겠소만 황룡이 꽤 크고 비늘도 싱싱하더이다.”

 “황룡이라 하시면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아는데요.”

 “그게 그렇지가 않소이다. 교룡蛟龍이란 본시 산골짝, 개울 건너 같은 곳에 숨어 지내는 게요. 신성과 힘을 갖추게 되면 절로 그것이 드러날 수밖에 없지. 마치 낭중지추囊中之錐와도 같소. 말 그대로 신수 아니오! 미물 속에 섞여인다 한들 알아보게 되어 있소이다.

 이 몸이 쫓던 교룡 또한 그런 것이었다오. 숨어 있었으나 그 신기가 놀랍고 황홀하여 눈에 띄지 아니할 수 없었으니.“

 원술은 잔뜩 으스대며 말했다.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꼴에 문자까지 써 가면서 유식한 척 하는 게 꼴사나웠다. 나도 그런데 주유는 더 그럴 것 같았다. 아쉽게도 주유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볼 수 있는 건 원술 패거리들 뿐이었다. 원술 패거리들 중에 내가 아는 사람들이 있나 둘러 보았다. 얼굴만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이상하게도 얼굴이 좀 붉노랗고 수염이 긴 사람하고 수염이 사자갈기처럼 뻗친 사람은 알아볼 것 같단 말이지. 관우하고 장비처럼 생겼다.

 그런데 관우하고 장비가 원술하고 친구 먹고 지냈었나?

 여기가 후한 말인 건 알겠는데, 나는 새끼 황룡으로서 쫓기고 신수 이야기가 나오는 걸 봐선 내가 알던 후한 말과는 아주 다른 것 같다. 내가 거울에서 끌려와 이 세계로 내던져진 것만 봐도 그렇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래서 황룡을 놓치셨단 말씀인가요?”

 “험, 험...그렇소. 우리가 잡으려다 놓치고야 말았지. 워낙에 잽싸고 영악한 놈이라, 방심한 사이에 그리 되고 말았구려.”

 별 것도 아닌데 저렇게 거드름 피우면서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여간 별것도 아니면서 잘난 척 하는 것들은 어딜 가나 꼴불견이다.

 “염려마시오. 내 낭자를 위험에 빠지게 하진 않을 테요. 신수란...”

 “그러시겠지요. 공자님의 마음은 알겠습니다.”

 원술은 왠지 더 말하고 싶은 것 같았는데, 주유가 도중에 말을 뚝 끊어버렸다.

 “그렇지만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보시다시피 갈 길이 바쁜지라...”

 “어디까지 가시는 길이오? 낭자만 괜찮으시다면 우리가 동행하여...”

 “그럴 것 없습니다. 공자님께서 바쁘시고 저 또한 제 일로 바쁜데 어찌 폐를 끼치겠습니까. 이만 돌아가시지요.”

 원술은 꽤나 민망해했다. 속마음으로는 이번 기회에 어떻게 좀 므흣하게 관계를 만들어보고 싶은 모양인데, 저렇듯 단칼에 거절을 하니 무어라 말을 할 수도 없고. 자기가 데리고 다니는 패거리들 앞에서 여간 망신이 아니었을 거다. 거드름은 거드름대로 피워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척 하려는 모습을 보니 웃겼다.

 주유는 반듯하나 틈을 내주지 않았다. 저렇게 철벽방어를 하는데 어떻게 뚫고 들어가겠는가. 원술이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찰나였다. 상투를 틀지 않고, 길게 머리를 찰랑찰랑 내려 묶은 남자가 말했다.

 “소저小姐, 말씀 여쭙겠습니다. 진정으로 황룡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왠지 질문이 날카로웠다.

 “보지 못하였다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생이 보기에 황룡은 분명 소저가 있는 방향으로 날아들었습니다. 덩치가 꽤 큰 놈이라..”

 “이놈, 그렇담 우리 아가씨가 거짓을 말씀하신단 말이냐/”

 소년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게 울렸다.

 “네놈들 모두 정체를 밝혀라! 감히 이름도 고하지 아니하고 이 무슨 무례냐?”

 목청이 어찌나 큰지, 소매 속에 들어가 있는 나도 귓전이 쩌렁쩌렁할 정도였다. 이럴 때는 가만히 있는 게 최고인데, 괜히 소리를 질러대니까 뭐가 있나보다 의심하게 된다. 내가 보기엔 권위를 내세워서 물리치려 했던 게 역효과를 불러 일으킨 것 같다.

 “그렇군요. 저희가 결례하였습니다. 시생은 제갈량이라 합니다. 서주 랑야 출신이지요.”

 삼국지 보면 늘 제갈량의 외모에 대한 칭찬이 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자세히 보니 미남은 아닌 것 같았다. 그저 평범했다. 수더분한 것 같은데 눈매는 제법 진하고 강했다. 지혜롭다기보다는 날카롭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는 건강하고 씩씩한 청년 같았다. 유비의 책사로 기억되는 얼굴과는 전혀 매치가 안되었다. 오히려 투구에 갑옷을 갖추고 싸우는 게 걸맞아 보였다. 등 뒤에 멘 장검이며, 높이 올려 질끈 묶어뜨린 머리카락까지.

 도무지 기존에 갖고 있던 제갈량의 이미지와 똑 맞아 떨어지는 게 없었다.

 그건, 그렇고. 제갈량은 서주 랑야에서 유유자적 지내는 게 아니었나? 왜 원술과 뛰어다니면서 신수 사냥을 하는 걸까? 원술같은 작자가 제갈량과 함께 지내는 것도 이상하다마는.

 내가 이런 의문을 품어봤자, 저들은 내게 답해주지 않을 거다. 내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당장 나를 낚아채가려 하겠지. 말하는 걸 들어보면 내가 뭘 잘못해서라기보다는, 내가 황룡이고 매우 진귀한 신수이기 때문에 잡아들이려고 하는 거다. 팔아먹든지 죽이든지 하는 건 그 이후의 일이었다.

 “난 해현 출신, 관우라 하오.”

 “난 탁현 사람, 장비요.”

 두 사람은 역시나였다. 붉은 얼굴에 수염이 길고, 사자처럼 뻗친 수염. 둘다 이런 걸 왜 해야 되나 하는 게 얼굴에 나타나 있었다.

 그렇담 저기 있는 건...

 “탁현 사람 유비라 합니다. 그리고 한수정왕 유승의 후예이올시다.”

 저 사람이 유비구나.

 그러고보니 유비는 무리들 중에서 가장 키가 컸다. 전체적으로는 비쩍 마른 것 같은데, 팔다리가 길쭉길쭉해서 농구선수 배구선수를 보는 것 같았다. 눈도 굉장히 큰 편이었다. 흔히 그 조조가 귀 큰 놈이라고 말해서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귀가 생각보다는 그렇게 크진 않았다. 그냥 TV에서 많이 보는 연예인들 귀 수준이었다. 연예인들은 다 귀가 컸으니까.

 “꼬마야, 우리가 다 이름과 출신을 밝혔으니 너 또한 밝혀야지.”

 장비가 그렇게 말했다. 그런 대사는 유비한테나 어울리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소년의 대답이 들려왔다.

 “이몸은 주유 아가씨를 모시는 여몽이라 합니다.”

 얼굴이 까무잡잡한 소년은, 그래도 어디서 본 건 있는지 두 손을 모아선 꽤 예의있게 인사를 했다. 원술을 제외한 무리들의 시선이 여몽에게 쏠렸다.

 나는 이들의 이름을 듣고, 얼굴을 매치시키자마자 내가 알고 있는 일들이 뭉게뭉게 머리 위로 떠오르는 걸 느꼈다. 나는 이들의 과거를 그들보다 더 잘 알고, 미래 또한 알고 있다. 이 세계에서 내가 신수라니, 어쩌면 맞는 말이다. 나는 과거와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전지전능한 신과 다름 없는 존재인거다.

 나는 이쪽 사람들하고 말이 통하기는 할까?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이 상황이 다소 어리둥절하기는 하지만 제발 말이 통했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듯 저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는데, 정작 저 사람들이 내 말을 못 알아들으면 그것만큼 답답한 일은 없을 테니까.

 원술은 제외하고 싶다. 저런 바보하고는 암만 이야기를 해봤자 시간낭비에 불과할 거다.

 “으하하하. 이렇듯 순진하다오. 저리 출신을 밝히면 시골뜨기란 걸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 그리 일렀거늘. 사람들이 어수룩할 뿐이지 성정이 나쁜 건 아니니 이해하시구려.”

 원술은 뇌가 우동 사리인걸까, 아니면 주변에서 떠받들어 주니까 이게 말인지 막걸린지 생각도 않고 내뱉는 걸까? 둘다 합쳐놓은, 환장의 콜라보레이션? 나같은 사회생활 쪼렙도 원술 말하는 거 하나하나가 경악스러울 지경인데. 저런 인간하고 뭐 볼 게 있다고 어울려지내는 걸까.

 유비를 필두로 한 저 무리가 왠지 불쌍하게 느껴졌다.

 저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관우는 얼굴이 더 붉어진 것 같고, 장비는 아랫입술을 꽉 물었으며 유비는 허허 웃고 있을 뿐이었다.

 “맞습니다. 우리가 시골뜨기이긴 하지요. 그렇다고 예를 생략할 수는 없잖습니까. 출신을 허위로 둘러댈 수도 없지요.”

 그렇게 말하는 유비의 눈이 유난히도 짙검었다. 입으로는 웃고 있는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그간 내가 찔끔찔끔 보아왔던 삼국지 미디어믹스에선 유비가 자애로운 군주, 자비의 화신처럼 묘사됐었는데. 저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냥 봐서는 유비가 아니라 조조라고 해도 믿을 듯싶었다.

 반면 원술은 맞은편에서 유비가 저를 죽일 듯한 눈으로 쏘아보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면면에 웃음을 띄우고 있으니까 이 사람은 마냥 온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만약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정말 원술은 금붕어다.

 “내가 이래서 자네를 좋아해! 하하하! 사람이 촌스럽긴 해도 소탈하고, 꾸밈이 없단 말이지! 난세에 보기 드문 인재로세! 하하하!"

 원술은 유비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나는 빠르게 그 주변 무리들의 얼굴을 살폈다. 제갈량은 무덤덤했고, 장비는 여전히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으며, 관우는 얼굴이 점점 붉다 못해 터지기 직전의 폭탄 같았다.

 참..저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지켜보는 사람을 불안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관우는 누가 좀 말려줘야 할 것 같은데...

 그때였다.

 "누나! 누나 어딨어요?"

 웬 개구쟁이 목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말을 타고 무장한 병사들과 어린애가 튀어나왔다.

 이 아이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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