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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불청객, 막무가내인(2)
작성일 : 17-11-11 00:22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5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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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런 아줌마가 다 있지?

 아무리 자식이 못마땅해도 해도 되는 말이 있고 안 되는 말이 있지 않나? 근데 저건 남들 앞에서 자식 얼굴에 침 뱉는 격인 건데.

 하기사 그런 걸 신경썼다면, 고래고래 소릴 질러가면서 주유를 불러내진 않았을 거다.

 “부인,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곧 손가 사람이 될 사람에게 이 무슨 무례십니까...”

 보아하니 손책도 많이 골이 난 것 같았다. 그래도 친구 엄마니까, 많이 참아주는 것 같은데. 저런 인종들에게는 인내와 관용이 필요없는데도 말이다.

 “내 딸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집안에 먹칠을 하게 생겼는데 가만 있겠어요? 어디 연 맺을 곳이 없어 손씨와 연을 맺겠어요?”

 주유 가문이 태사를 두 번이나 배출한 집안이라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급을 굳이 나누자면, 주씨 가문과 손씨 가문이 서로 어울리기엔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그도 그럴 듯이, 손씨 가문은 외부에서 갑자기 부상한 군벌에 가까웠다. 반면 주씨 가문은 여강 쪽에 세력을 어느정도는 갖고 있는 지방 세족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강동 4성에 끼어들 수 있었던 건 아니다.

 강동 4성은 주朱, 고高, 장張, 육陸 이렇게 네 개의 성씨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 주유의 가문이 끼어들지 못했다는 건 주유의 가문이 생각보다는 크고 영화롭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 집안 이야기가 나오면 늘 태사가 두 번이나 배출된 집안이니 어쩌니 하겠지. 진짜 좋은 집안이라면 그런 사람들은 수도 없이 나올 테니, 그런 걸 두고 자랑하지 않는 법이니까.

 왜,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서도 비슷한 면을 보게 된다. 가장 상층인 브라만이야 최하층민인 달리트가 어찌 살든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가축이고, 살아서 존재하는 먼지들에 불과하니까. 반면 그들의 존재를 신경쓰고 유달리 잔인하게 구는 이들은 그 윗계급들이다. 달리트보다는 위에 있지만, 사실상 카스트에서 하층에 속하는 수드라. 윗대에서 받는 차별과 서러움을 달리트에게 다 퍼붓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기들은 달리트보다 우월하다는 만족감을 얻는다.

 그걸 떠올려 보니, 비로소 저 중년 여인의 언행이 이해가 갔다. 주유의 말대로 딸을 팔아먹을 생각에 심취한 나머지 자기의 행동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조차 서지 않은 사람이었다. 아니, 그것이 옳다고 믿으니 저러는 거다. 손가는 주가에 비해 비할 수 없을 만큼 볼품없다고 생각하니까.

 후일 손책이 그 유명한 육손과 사돈지간을 맺게 된다는 걸 안다면, 저 여인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이제껏 패악을 부렸던 건 까맣게 잊고, 어떻게든 손가와 친해보려고 안달을 하지 않을까?

 입으로는 예와 도리를 따지고 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도리를 한참 벗어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인데, 당연히 그러고도 남을 거다.

 “손씨가 대체 어때서 그러십니까? 어머니께선 무슨 근거로 손가를 그리 폄훼하시는 거예요?”

 뜻밖이었다. 주유가 손책의 등 너머에서 또렷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제껏 주유와 중년 여인 사이를 가로막고 서 있던 손책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당혹감이 서린 그의 얼굴을 무시한 채, 주유는 앞으로 나섰다.

 “어머니께서 무엇이 그리 당당하셔서 이리 나오시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손가는 용맹이 그 하늘에 닿을 만하고, 황건적들도 손가의 존함을 듣기만 해도 그 위용에 몸을 떨 정도였습니다. 이리 어지러운 난세에 의리와 도를 숭상하며, 신의가 충천한 집안을 두고 어찌 이러십니까? 그에 비해 어머니께서 내세우시는 주씨 집안은 어떻습니까. 주씨의 광영은 이미 옛일이요, 높은 벼슬 자리도 다 허망한 옛 이야기일 뿐입니다. 헌데 어머니께선 땅을 딛고 계신 현실은 보지 않으시고 허망한 영화만 추구하시다니요. 더구나 아랫것들 보는 앞에서, 시정잡배같이 구실 것이 무엇입니까?”

 “유! 그만해.”

 손책이 주유를 다시금 막아섰다. 안 그래도 중년 여인이 주유에게 손찌검을 할 모양인지 곧 달려들 태세였다.

 “이래서 딸년들은 정성들여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게야....이것아, 내가 너를 얼마나 귀애했니? 비록 내 몸으로 낳지는 않았어도 너를 대우함에 있어 소홀함이 없었다. 그런데 아랫것들 앞에서 이 어미를 망신을 줘? 어미더러 시정잡배라니!"

 “부인께서도 그만 두십시오. 예가 아닙니다! 장정들을 데리고 오셔선 과년한 처자에게 이리 험한 언행을 하시면, 뭇 사람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손책도 참 답답하다.

 그냥 저런 인간들은 상대를 해주지 말고 내어쫓으면 그만인데. 아무리 주유의 체면을 생각해서 상대를 해주는 것이라 치더라도 자꾸 이러면 상황을 더 곤란하게 할 뿐이다. 손책은 그걸 모르는 걸까?

 “그렇담, 손가에서 내 딸을 잡아다 마음대로 혼인을 하려 드는데...그런 파렴치한 짓을 두고 보란 소린가요? 손가야 말로 뭇 사람들이 뭐라 할지 생각해보십시오!”

 나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날개를 펄럭여 저 여인을 쫓아내고 싶었다...그러자 내 몸 안에 피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내 몸이 둥실둥실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내가 날개짓을 하지도 않았는데, 나의 몸이 주유의 등 뒤에서 점점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내게는 관심도 없었다. 오직 손책과 중년 여인에게만 시선이 쏠려 있었다.

 나는 뜨거워진 피가 내 목구멍 주변으로 치받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중년 여인을 향해, 있는 힘껏 입을 벌렸다. 입 속에서 거대하고 뜨거운 바람이 일었다.

 콰아아아아아아!

 내가 쏟아낸 바람은 내가 토해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강풍이었다. 내 몸 안에, 어떻게 그런 바람이 응축되어 있을 수 있었을까. 흡사 폭풍같은 바람이 휘몰아치는데, 평범한 사람이 그 자리에 그대로 몸을 버티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내 입에서 바람이 쏟아지면서 중년 여인이 바람결에 뒤로 밀려났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큰 바람이 휘몰아칠 줄은 몰랐을 거다. 덩달아 중년 여인을 지키고 섰던 장정들도 날아갔고, 바람결에 문짝이 제멋대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신기한 건 중년 여인과 그 무리들만 바람을 맞고 날아갔을 뿐, 다른 이들은 멀쩡했다는 점이다.

 그 와중에도 내가 중년 여인을 정확하게 겨냥해서 바람을 토해냈던 걸까?

 “환?”

 주유는 그제서야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인지한 것 같았다. 공중에 떠 있는 내게 다가왔다. 나는 슬그머니 주유의 아래로 내려왔다. 주유의 팔목에 내려앉자마자, 나는 몹시 피로함을 느꼈다.

 “네가 그랬어?”

 나는 목감기에 걸린 것처럼 목이 푹 잠겼다. 그래서 제대로 대답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려고 노력했다.

 “그래..그렇구나. 그래.”

 주유는 나를 손으로 감쌌다. 갑자기 온몸으로 으실으실 한기가 밀려들어왔다. 괜한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이러다 상처가 터지기라도 하면...

 아니 그래도, 나를 도와준 사람이 곤경에 처했는데 그걸 못 본 척 하는 건 남자가 아니다. 굳이 정과 의리니 도리니 이런 걸 안 따지더라도 그건 당연한 거다.

 “이게 뭐야?”

 목소리 끝이 떨리고 있었다.

 “유,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손책이 성큼성큼 걸어와선 주유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손바닥에 안착해 있던 내 몸이 흔들렸고, 나는 내 날개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주유의 방에 있을 때보다 몸체가 훨씬 작아진 것 같았다.

 “이건....”

 “황룡이야.”

 미간을 좁히는 손책에게, 주유는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다.

 “요즘 같은 때에 황룡이라니? 말도 안 돼. 황룡같은 건 전설 속에서나 있는 거라구...”

 손책은 적잖이 충격받은 것 같았다. 손책의 성정 상, 미신같은 걸 섬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사서에도 그렇듯이 그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었다. 주관이 뚜렷해서, 누가 간언해도 그 사람의 말을 안 듣는 건 아니지만 다 듣고서는 결국엔 제 뜻대로 했기 때문이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고집불통 청년이라는 게 손책에 대한 이미지였다. 그런데 이세계異世界에서는 생각보다 손책이 부드럽고 침착해보였다.

 어찌 보면 그 편이 더 고지식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네 눈 앞에 있잖아. 황룡이 맞아.”

 “어떻게....”

 주유는 한숨을 내쉬곤, 여몽과 종들을 둘러보았다. 종들은 잔뜩 겁을 집어먹은 것 같았다. 나의 존재를 알고 있던 여몽조차도 주춤거릴 정도였으니, 아예 몰랐던 이들은 그럴 만도 했다.

 “여몽, 넌 하인들과 문 밖으로 나가서 어머니를 모셔드려. 마차를 불러서 댁까지 모셔다 드리면 좋을 거야. 뒷수습이 끝나거든 하인들과 온수에 꿀을 타 먹어라. 그런 다음 자도록 해. 이번 일에 대해서는 다들 함구하도록 하고. 첫째 도련님한테는 내가 잘 말씀드릴테니.”

 “예, 아가씨.”

 여몽은 주유의 명령대로 하인들과 함께 사라졌다. 그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손책은 멍청히 서 있기만 했다. 내 등장이 그렇게도 충격적이었던 걸까? 그는 정말로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책, 가자. 내가 말해줄 테니까.”

 “뭘 말이야?”

 손책은 그제야 정신이 드는 듯, 주유를 바라보았다.

 “네가 이런 역심의 증표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다. 당장, 당장 없애버려.”

 “책. 이건 오해야. 저걸 봐봐....많이 다쳤고 심약해.”

 “심약? 심약하다고? 사람들을 날려버린 걸 보고도 이러는 거야?”

 손책은 죽일 듯이 나를 노려보았다. 그가 왜 나에게 저토록 살의를 불태우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찌됐든 손책과 가까이 있어서 좋을 건 없을 듯했다. 있는 힘을 다해 날개짓을 해서, 주유의 등 뒤에 붙었다. 사내로서는 비겁한 짓이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힘을 써버려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온몸이 피로했고 식은땀이 났다. 상처가 터진 걸지도 모른다...그래서는 안되는데. 나는 안간힘을 써서 주유의 등자락에 꽉 매달려 있었다.

 “날 구해주려고 그런 거야. 어머니가 날 끌고 가려고 왔잖아.”

 “말씀만 그러시는 거야. 네 어머니가 죽을 수도 있었어!”

 “차라리 그러는 게 나을 지도 모르지.”

 손책과 주유 모두 입을 다물었다.

 “암만 그래도 네 어머니야.”

 “진짜 어머니는 아니지.”

 “유, 너 정말 가족을 안 볼 셈이야?”

 “이봐 책. 나더러 네 아버지와 혼인하라고 했던 건 너야. 네 아버지 좋은 분이고, 손가에서 날 과할 정도로 보살펴주는 것 다 알아. 그렇지만 내가 여기 거류하는 한 어머니는 계속 찾아와 난동을 피울 거야.”

 손책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다.

 “부인께서 어디 아프신 것 같아...무슨 소리를 듣고 오셨든가. 네 집안과 우리 집안이 다 협의하에 결정된 일이고 손부에서 널 지내게 하는 것도 모두 동의하셨는데, 어째서 지금에 와 이러시는지.”

 “어머니 눈에 손가가 차지 않으니까. 좀더 나를 비싼 값에 팔고 싶으신 거겠지.”

 주유의 시선이 문에 머물렀다. 문은 계속해서 비꺽비꺽 소리를 내면서, 스스로 여닫히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었으니 솔직하게 말할게. 어머니는 손가와의 혼약을 깨고 날 다른 곳으로 시집 보내려 하셔.”

 “어디로?”

 주유는 잠시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육가로.”

 

 

 
작가의 말
 

 아니 수정하다가 자정을 넘겨버렸네요 ㅠㅠㅠ

 그래도 매일매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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