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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냐, 다시 변화하다
작성일 : 17-11-12 22:16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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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떴을 때, 몸이 개운했다.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고 난 것처럼. 목욕도 무엇도 없이 주유의 손바닥 안에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나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

 손과 발을 확인했다. 내 것이었다! 비늘은 눈에 띄지도 않았고 말랑말랑한 살이 만져졌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 일월성신님 다 감사합니다. 영영 황룡으로만 있을 줄 알았더니 사람으로 되돌아 왔다.

 그러면 뭐하나. 여긴 고대 사회 그대로다. 나는 거울에 붙잡혀 이세계로 넘어온 뒤로, 어떻게 원래 세계로 되돌아갈 수 있는지조차 몰랐다.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실의에 빠져 있기도 뭐한 상황이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침상에 거의 구겨져 있다시피했던 몸이 펴지자 여기저기서 뿌드덕 뿌드덕 소리가 났다. 뼈들이 다 어긋난 건 아니겠지.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걸 보니 어디가 부러지거나 탈구된 건 아닌 듯하다.

 그랬으면 더 절망했을 거다. 여기서 더 나빠지면 나더러 어떻게 살라는 거냐. 난 그렇게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멘탈 붙잡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자, 자, 생각해보자. 이 상황에서 나는 뭘 해야 하는 걸까. 침상을 보면 분명 주유의 규방에 있는 게 분명했다. 주유에게서 나던 그 희미한 꽃향 같은 게 침상에서 배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향인지는 나도 몰랐다. 그런 걸 알아차릴 정도면 조향사를 했을 거다, 아마도.

 바깥에서는 새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있었고, 주위를 지나는 하인들의 말소리도 들려왔다. 침상 주변에 크고 넓은 휘장이 둘러져 있었지만 그 너머로 빛살이 들어오고 있는 걸로 보아 아침이나 낮이었다. 밤중에 갑자기 깨어났다면 그것도 참 난감했을 거다.

 아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 상황이 더 난감할 수 있었다. 황룡의 상태라면 몰라도 지금 인간으로 변화했는데, 만일 시중을 들러온 하인이 나를 보고 소리라도 지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주유는 그나마 괜찮다. 주유는 침착하고, 사리 판단을 할 줄 아는 여인이니 차근차근 설명하면 상황을 이해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거다.

 문제는 손책이나 여몽 같은 종자가 들이닥쳤을 때다. 그때는 정말...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였다. 휘장이 흔들리더니 누군가가 들어왔다. 만일 손책이 덤벼든다면 뒷일이고 뭐고 도망쳐야겠단 생각까지 하고 있을 때였는데.

 “누구?”

 주유였다! 여전히 은은하고 연한 빛깔의 옷을 입은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사람의 모습으로 그녀를 대면하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침상에 더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도 못한 채,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나, 나 조환이야.”

 주유의 얼굴을 보니 당황 그 자체였다. 나같아도 그럴 만하다. 손바닥만한 용인지 도마뱀인지가 하루 아침에(내가 얼마나 잤는지는 모르겠다만) 건장한 남자가 되다니 말이다.

 아니아니, 건장한 건 빼놓자. 나는 지극히 평범한 체형의 남자니까.

 “환이라구?”

 “응.”

 주유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이동했다. 나도 따라서 시선이 이동했다.

 다음순간....

 “으아악!”

 내 정신 좀 보게. 신수 신수 해주니까 옷을 걸쳐야 한다는 자각조차 없었나 보다. 걸친 게 하나도 없는데 아무렇지도 않았다니! 난 엄연히 인간 사람이신데 말이다...

 나는 얼른 침상으로 뛰어들었다. 이불을 몸에 감고 있으려니 목까지 빨개진 주유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게 보였다.

 “말을 해주지!”

 “나도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주유가 말했다.

 “다시 황룡으로 변할 수는 없어?”

 그렇게 물어보니 할 말이 없었다. 내가 그런 방법을 알 리가 없잖은가.

 나는 팔목과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 흔한 비늘 한조각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는 혹시나 해서,내 엉덩이를 만져보았다. 꼬리도 감쪽같이 없어졌다.

 “없어.”

 “뭐, 뭐가 없어졌다는 거야?”

 주유는 아예 이쪽을 쳐다보려고도 안했다.

 “꼬리 말야.”

 설마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나는 숨을 내쉬었다. 이런 쪽팔린 꼴을 보일 줄이야...아무 생각 없이 자리 털고 일어났다가 인생 최대의 굴욕을 맛보게 생겼다.

 “다시 황룡으로 못 돌아가?”

 “그런 걸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어?”

 주유는 내가 황룡으로 되돌아가주었으면 하는 걸까? 왜 두 번이나 묻지?

 이런 모습이 낯설어서? 앞으로 손가의 사람이 될 텐데, 정식으로 예를 치르기도 전에 낯선 남자를 규방에 끌어들였다는 말이 돌까봐?

 하긴 그런 염려가 들 수도 있겠다. 이런 시대에, 그런 쪽으로 소문이 나는 건 주유에게 매우 치명타가 될 수 있으니까.

 "큰일이네. 스승님을 찾아뵈려 했는데...”

 “나하고? 오늘?”

 “네가 깨어나는대로. 오늘 깨어날 줄은 몰랐고.”

 나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몸이 개운한데도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뿌드득 뿌드득 소리가 났던 건 하룻잠을 편히 자서만은 아닌 거다.

 “내가 얼마나 잤는데?”

 “오늘이 꼭 닷새째야.”

 맙소사.

 만 나흘 동안 침상을 차지했다는 이야기다. 황룡으로 변했던 것도 모자라서, 자고 일어났더니 황룡이 아니라 본 모습을 되찾았다는 점도 이상했다. 그들이 말하던 신수는 아니었던가? 아니다. 나는 분명히 황룡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고, 힘을 쓰면 쓸수록 몸 크기가 작아졌었다. 매우 피로해져서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고. 나흘 만에 깨어났다는 것도 그동안 소진한 힘을 비축해두기 위한 방편이었을 거다.

 언제부터 내 안에 그런 힘이 깃든 걸까? 그리고 내 몸이 황룡에서 인간으로 바뀔 수 있는 것도 이 알 수 없는 힘 때문에 그런 걸까....나는 머릿속이 멍해졌다. 황룡일 때는 까짓 거, 내가 천자의 신수다 그런 생각 때문에 좀 우쭐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인간의 몸으로 되돌아오고 보니, 내가 뭘 어떡해야 좋을지 몰랐다.

 아니, 이럴 게 아니다. 혼란한 상황에서 뭘 어쩌지, 어쩌지 이래봐야 머릿속만 복잡해질 뿐이다. 이럴 때에는 숨을 들이쉬었다가, 찬찬히 내쉬자. 호흡을 가다듬으면 마음이 편안해질 거다.

 “그전까지는 내 모습이 그대로였어?”

 “그럼. 어제까지만 해도 넌 황룡 그대로였어.”

 그런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모습이 바뀔 수 있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네가 하도 깨어나지 않길래, 화 선생을 다시 불러봤지만 별 이상은 없다는 거야. 상처가 조금 덧난 것 외에는...그것도 진물이 조금 나는 정도여서 약을 발라주니 진물이 금방 말랐어. 화 선생도 연유를 모르시니, 아무래도 널 데리고 스승님께 찾아가야겠다 싶었어. 네가 깨어나지 않는 이유도 그렇고, 네 모습이 황룡인 이유도 아실 듯해서..."

 그러고보니 주유는 교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었다.

 “교공께선 뭐든 아신다고 했지?”

 주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담 어서 가자.”

 놀란 건 주유였다.

 “지금?”

 “무슨 소리야. 한시라도 빨리 찾아뵈어야지. 그래야 해답을 찾을 것 아니야.”

 연통도 없이 갑자기 찾아뵙는 건 실례가 될 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간다 한들, 교공이라는 사람이 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 앉아서 혼자서 머리 싸매고 고민해봐야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해답도 실마리도 없이 혼자 앓아누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혼자 삽질해서 남는 게 뭐가 있나. 머리통만 아플 뿐이다.

 오히려 지금 모습이 돌아다니기에 최적이었다. 인간 남자의 모습을 되찾았으니, 주유가 천자의 신수를 갖고 있단 게 누군가의 입을 타고 다닐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주유가 혼약을 맺고도 자유로이 오가는데, 그 곁에 외간 남자를 대동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 수는 있었다. 그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내가 주유의 호위인양, 시종인양 붙어다니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주유가 만약에라도, 손견과 혼례를 올리고 나면 그때는 정말 바깥 거동이 불가능해진다. 집안마다 차이는 있을망정 여자의 바깥 출입이 용이한 시기는 아니니까.

 “그 전에 옷 좀 가져다줘.”

 주유가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 여몽을 불러 남자 옷을 가져오게 했다. 여몽은 신속하게 남자 옷을 가져다 주었는데, 그 또한 나를 보고 놀란 눈치였다. 여몽으로선 그저 웃전인 주유가 남자 옷을 가져오라니 가져온 것이지만, 갖다주고 나서야 의문이 든 것이리라.

 “아가씨, 저 사람은 누구래요?”

 “황룡.”

 내가 대답했다. 여몽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눈만 끔벅거리고 있었다.

 "정, 정말이요? 어떻게 황룡이 하루아침에..."

 "난 원래 사람이야. 내가 있던 세계에서는 분명 사람이었다고."

 여몽이 믿든 안 믿든, 내 몸이 변한 것 자체가 그 증거였다.

 고대 옷은 입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옷자락이 넓었고, 지퍼나 단추가 없으니 모든 걸 끈으로 묶어야만 가능했다. 이래서야 배변 활동에 지장이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도 팬티나 메리야스 같은 게 없으니 더 찝찝하고 기분이 요상했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여기로 날아올 때 여행가방을 챙겨왔던 것도 아니니, 그저 몸을 가릴 수 있는 의복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지.

 힐끔 뒤를 보았다. 주유는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였고 여몽은 팔짱을 낀 채 내가 옷을 다 입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대충 옷끈을 묶고, 그들 앞에 섰다. 바지 아랫단이 유난히 헐렁한 것 같았지만 일단 입을 옷이 없는데 뭐 어쩌라고.

 “아니 이분 좀 보시게.”

 여몽이 나를 보더니 얼굴을 구기며 다가왔다.

 “옷깃을 전부 왼쪽으로 돌려 입으면 어쩝니까. 관에 실려 나갈 일 있어요?”

 여몽은 옷깃 방향을 고쳐주었다. 옷을 입는데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던 것인데, 산 사람은 본래 오른쪽 옷깃이 위로 오도록 해서 입는다. 죽은 자는 그 반대였다. 그런데 나는 수의를 입듯이 그렇게 입어버린 거다.

 앞으로 인간 버전을 유지하려면 까먹지 말고 제대로 옷을 입어야 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었다.

 “인물나시네. 본인 입으로 말씀하시지 않고서야 어찌 황룡이라 보겠습니까....”

 나는 영 어색했다. 주유 쪽을 쳐다보니, 주유는 어느 새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 있었다.

 “괜찮아?”

 “응.”

 “난 영 그렇네. 이건 누구 옷이야? 여몽 네 옷인가?”

 여몽은 의표를 찔린 듯 조금 주저했다.

 “손책님 옷인데...안 입으시는 옷이라서 들고 왔어요.”

 하필 옷을 입어도 손책 옷이람. 나를 죽이네 살리네 열을 올렸던 양반이지 않은가.

 손책은 이걸 알고 있을까? 아마 안다면 나를 죽이려 들겠지. 주유를 의심하지는 않을까 싶다.

 “책이가 이런 옷을 갖고 있었어? 의외네.”

 주유는 어떻게 된 게 나보다 더 신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이 옷을 처음 본 것 같았다.

 아무렴 어떠랴.

 “어서 가자.”

 내가 말했다.

 그러자 주유가 여몽을 돌아보았다.

 “마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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