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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나, 붙잡히다
작성일 : 17-11-01 23:21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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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텅. 텅.

 깜빡 잠이 들었었나 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람?

 텅, 텅, 텅.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 그 시간에 벽에다 못을 박을 미친 위인은 없을 테고. 이제껏 빌라에서 살아오면서 그런 몰상식한 짓을 저지르는 인간은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어째서 저런 쿵쿵 소리가 울려오는 걸까? 누군가가 머리를 벽에다 치받는 소리 같기도 했고, 벽을 두드리는 소리 같기도 했다.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못 들었거나, 환청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소리가 너무도 명확하게 들려왔다. 하필 거울이 온 날 이렇게 신경쓰이는 일들이 벌어질 줄이야.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야구배트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눈에 띄는 건 그저 커다란 베개 뿐이었다. 설마 도둑이라도, 베개로 세게 후려 맞으면 정신을 못 차리지 않을까? 나는 베개를 움켜 쥐고(거짓말 안 보태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베개를 껴안고) 일어났다. 슬금슬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떼어보니, 어쩐지 거울 쪽으로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설마...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거울 주변에서 소리가 난다면 그거야말로 호러지.

 나는 그러면서도 거울 쪽으로 계속 다가갔다. 텅, 텅, 텅, 예의 그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여차하면 베개를 휘두를 심산이었다. 베개를 추켜올린 채 슬금슬금 주변으로 다가갔고, 거울 어귀에 이르자 나는 눈을 감고 베개를 마구 휘둘렀다. 겁이 나서 얍얍 소리도 못하고 그저 베개만 펄떡펄떡.

 그 다음엔 엄청 조용해졌다. 정적 아닌 정적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공포였지만 예고 없이, 정적이 되는 것 또한 무서웠다. 아이씨, 난 호러 영화 싫어한단 말이다....나는 속으로 덜덜 떨렸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안방에서는 엄마가 자고 있을 거고, 요새는 별별 희한한 도둑들이 많으니까 자칫하면 엄마한테 해를 끼칠 수도 있었다. 그런 놈들이 행여라도 우리 집에 들어왔다면, 가만 두면 안되는 거지. 그래서는 절대로

  안된다. 암, 그렇고 말고.

 그래도 막상 눈을 뜨려니 무서웠다. 마음 먹은 것하고 몸하고 생각처럼 잘 화합이 안 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여기 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나는 가만히 실눈을 떴다. 그 사이로 뭔가가 보였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을 거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 허탈하게도.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뭔가 내가 모르는 것이 숨어 있다가, 내가 방심한 순간 왁 하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 호러 영화 싫다면서 호러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어디선가 사람이 망하는 건 상상력 때문에, 쓸데없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라고 하던데...내가 그 꼴이었다.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렇다, 두려워하니까 무섭다고 생각하는 거고 쫄게 되는 거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도둑이면 경찰에 신고하면 되고...아니 칼을 들었으면 어떡하지. 온몸이 쪼그라드는 것 같다. 이럴 때 뭐가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오면 안되는데.

 나는 눈을 부릅떴다. 다시 한번, 내 발밑과 천장까지 보았다. 거기서 귀신이 왁! 하고 튀어나오면 난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했을 거다.

 근데 아무것도 없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에 홀린 것 같았다. 분명히 들었는데, 아무것도 없다니....꿈이라도 꾼 걸까. 볼을 꼬집어봤는데 아팠다. 그런 걸로 봐선 꿈은 분명히 아니다.

 그때였다.

 텅텅텅!

 이번에는 더 확실히, 분명하게 들렸다. 거울 안에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못 박힌 듯이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망가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몸이 도저히 움직이질 않았다. 왜 이러는 거냐. 내 몸뚱이야 제발 좀 움직여라...내가 팔다리를 버둥버둥거리는 사이, 누군가가 내 팔목을 잡는 것 같았다. 눈앞을 보니 검은 손 같은 게 나를 붙잡고 있었다. 그건 거울에서부터 뻗어나온 손이었다!

 “으아아!”

 나는 소리를 질렀다. 그랬더니만 방금 전 팔목을 붙들고 있던 검은 손이 내 얼굴로 다가왔다. 내 입을 막으려는 건가?

 “엄마! 엄마 살려줘 엄마!”

 내가 그렇게 거실에서 쩌렁쩌렁 소리를 질렀으면, 시끄러워서라도 달려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방안은 조용했다. 불을 끄는 기척도, 무슨 일이냐고 묻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거실에는 오직 나밖에는 없었다.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됐다. 공포영화 보면 꼭 주인공만 깨어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잠들던데...내가 그 꼴이었다. 아이고야.

 검은 손은 내 얼굴을 덮었고, 팔다리까지 붙잡았다. 나를 단단히 동여매고선 검은 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나는 검은 손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알았다. 검은 손은 거울 안으로 나를 끌고 들어가려 했다. 거울이 어쩐지 심상치 않더라니! 이건 분명히 귀신 들린 거울일 거다.

  길게 뻗어나온 그 손들이 나를 거울 안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나는 안 끌려가려고, 젖 먹던 힘을 다했다.

 “이거 놔! 놔 자식아!”

 그런다고 놔줄 손들이 아니다. 손들은 어떻게 된 게 나를 천천히 끌어당겼다. 마치 도수장으로 안 끌려가려 버티는

  황소를 끌고 가듯이.

 “엄마, 도와줘요, 살려줘!”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내뱉은 비명을 뱉었다. 검은 손들은 내 비명을 비웃듯 아주 손쉽게 나를 거울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거울 너머에 다른 세계가 있어.]

 도미 걔는 괜히 그런 소리를 해가지고! 아니다. 이건 꿈이야. 절대 꿈이어야 해. 이건 악몽이야....나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왼손가락을 폈다 구부렸다 해보기도 했다. 아직 검은 손에게 꽉 잡혀 있었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는 있었다.

 그래도 꿈은 깨지 않았다. 검은 손들은 계속해서 나를 끌고 가고 있었다. 사방이 어둑어둑한 터널 같은 곳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아마 그대로 끌려간다면,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그때, 내 발치에서 황금빛의 빛덩이들이 날아들었다. 검은 손들은 나를 끌고 가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았는데, 빛덩이들이 내 발목을 잡아 이끌었다. 애네들은 또 뭐람?

 [구해주시오. 이 난세를...그대의 힘으로 구해주오.]

 빛덩이들이 말을 했다? 나는 머리가 얼얼해지는 것 같았다. 거울 속에서 검은 손들이 튀어나와 무작정 나를 끌고 가질 않나, 빛덩이들이 나더러 구해달라고 하질 않나...아니 구해져야 할 건 나인데?

 그 전에 날 좀 구해달라고.

 “살려줘요...살려줘.”

 나는 간신히 말했다. 그러자 발목이 확 당겨지면서, 내 몸이 아래로 쑥 떨어졌다. 검은 손이 뒤늦게 나를 움켜쥐려 했지만 빛덩이들이 내 머리 위로 올라가 검은 손들을 모두 걷어냈다.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들이 들렸는데, 아무래도 칼이 천을 베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 소리들이 먼 곳도 아니고, 바로 가까이서 쟁쟁 울린다는 게 어쩐지 섬뜩했다. 나는 온몸을 버둥거렸다. 다 꿈이다. 이 끔찍한 꿈에서 깨려면 내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그래 난 유체이탈을 한 걸 거다.

 나는 내 발목과, 몸에 엉켜 있는 빛덩이들을 손으로 걷어냈다. 그들은 거미줄처럼 잘 걷어졌다. 어떻게 빛덩이들이 몸에 엉겨 있을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엉겨 있었을 뿐이다.

 “어? 어!?”

 빛덩이들을 걷어내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 이후, 급속도로 내 몸이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아래로, 내가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말도 안돼, 나는 키가 다 컸는데 아직도 떨어지는 꿈을 꾸다니. 정신차려! 정신차리라고!

 “으아!”

 나는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머리를 좀 세게 부딪치긴 했는데 얼얼한 거 빼면 그럭저럭 괜찮았다. 바닥이 푹신푹신했기 때문이다.

 응? 바닥이?

 나는 바닥을 만져보았다. 이끼와 풀이 촘촘하게 돋아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굵직한 나무들이 군집해 있었고, 내 키만한 풀들도 간들간들 흔들리고 있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건가. 거울에서 끌려들어갔는데 난데없이 숲 속에 떨어졌다? 이거 정말 꿈이 아니면 뭐지?

 불현 듯 나는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이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육감이라고....전에 노숙자 할배가 나한테 소주병을 던지려고 하기 직전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위험 신호였다! 이런 건 하늘이 내려준 기회라고 했던가? 나는 급히 몸을 낮추었다.

 슉!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머리 위를 스치더니, 방금 전 내 머리가 있던 자리에 정확히 화살이 꽂혔다.

 간발의 차이였다. 피한 건 피한 건데...이게 왜 날아드는 걸까? 나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응시했다. 화살이 또 날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과연, 수풀이 들썩이더니 곧이어 남자들이 나왔다. 대부분 얼굴이 흰데, 어디서 사극들을 찍는 건지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다. 소매가 길고 넓은데다 가죽신들을 신었다. 아니..사극을 찍는다고 해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허가받은 사냥터이긴 한 걸까? 그렇다곤 해도 사람이 있는데 사람한테 활을 쏴 대는 건 너무 무례한 짓인데.

 “저기 있다!”

 얼굴이 붉게 그을리고, 수염을 길게 기른 남자가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죄다 내 쪽으로 몰려오더니, 냅다 내게 그물을 던지는 게 아닌가!

 나는 다리를 버둥거려 보았다. 그러나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왜 이래? 이상한 사람들이 날 쫓아오는데 도망 쳐야 할 거 아니야? 저 작자들이 나한테 뭘 할 줄 알고? 게다가 남자들은 일제히 다가와 나를 몸으로 눌렀다.

 “이 자식, 힘이 장난이 아닌데? 새끼 같은데 힘이 좋아.”

 “아마도 수컷이라 그럴 겝니다. 수컷은 드물지요.”

 수염이 사방으로 뻗친 남자가 말하자, 머리를 높이 올려 묶은 남자가 말했다.

 “이것이 모두 공자의 덕이올시다.”

 모두가 붉은 옷을 입은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인사법이 좀 이상했다. 두 손을 모아서 예를 올리는 것이었다. 사극치고는 고증을 확실하게 한 것 같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나더러 수컷이라고? 무슨 짐승 다루듯 말을 했다. 제정신이 아닌 것들이다. 어떻게 사람 보고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나는 몸을 뒤틀며 무심코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손목이 이상했다...웬 황금빛 비늘이 돋아 있었다.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었는데, 다시 보아도 분명 비늘이 돋아 있었다.

 그들은 내가 꿈틀꿈틀거리는 게 불안했던지, 그물 채로 온몸을 친친 감아버렸다. 덕분에 나는 옴쭉달싹할 수가 없었다.

 “조심하십시오. 신수 중엔 성별이 나뉘지 않은 것도 더러 있답니다.”

 “허, 계집도 사내도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

 “그것이...주인이 어찌 하냐에 따라서 바뀌는 모양입니다.”

 공자? 신수? 이건 또 뭐람?

 나는 당황했다. 저 남자들은 뭐란 말인가? 여긴 또 뭐고?

 “단단히 묶어둬라. 안 그러면 도로 날아갈 게 뻔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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