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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운종룡변종견
작가 : 담적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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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이 나타났습니다. 시장 상인들을 괴롭히며 돈을 뜯는데,
체면상 우리가 직접 나서 줄 수도 없고 해서……."
"견자단을 쓰세요."
"혹시 한자가…개[犬]……."
"개자식들 맞아요."
"에…흠, 흠, 이름부터가…이런 일에 꼭 필요한 자들 같군요. 알겠습니다."

"꼴통이 또! 나타났습니다. 일류 고수를 서넛이나 맞이하고도 농담까지 하면서
칼 쓰는 걸 보니, 절정입니다.
그 경지까지 올라갔다면 정신 수양이 안 될 턱이 없는데,
어찌 그런 사도로 빠져들었는지 참……."
"견자단을 쓰세요."
"에엑! 대체…그놈들 뭡니까?"
"묻지 말아요. 다쳐."

 
7 화
작성일 : 16-07-13 09:46     조회 : 654     추천 : 0     분량 : 6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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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젠장, 정파와 말을 섞네

 

 

 

 

 

 

 

 

 

 

 

 흘깃, 쳐다보니 광겸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열심히 듣고 있기까지 했다.

 ‘에휴, 저런 사람을 평생 한 이불 속에서 모시고 살아야 하다니…….’

 연미가 그러거나 말거나 옆 탁자의 손님들은 열중하고 있었다.

 “에이, 설마 견 자가 그 개…… 견 자겠어? 내가 장강에서 듣기로는 어깨에서 자색의 빛이 터졌다는데, 그래서 견자단 아니야?”

 “장강? 견자단이 장강에서 먼저 소문이 났나?”

 “거, 식인귀들 말이야. 그걸 해체한 이들이 견자단이래.”

 “허, 그래? 사람 장사도 나름이지, 그 고기를 파는 놈들이라니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중이었는데, 그렇게 됐구먼. 역시 장한 놈들이 하나 나왔어.”

 연미는 고개가 자꾸 숙여지는데 정작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아무런 느낌도 없는 모양이었다.

 물론, 광겸은 좀 달랐다. 껴들었다.

 “그럼 이제는 강북련이 보호하는 구역이 좀 편하신가요?”

 갑자기 끼어든 광겸에게 싫은 눈치를 보내는 사람은 없었다. 나이가 좀 많은 사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강북련은 이런 면이 강점이었다.

 오호맹에 대한 이상 열기는, 오호맹과 거래하는 상인들 중 갑자기 돈벼락을 맞는 자들이 상당수 된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 돈은 강북련에서 나왔다.

 강북련은 대체로 정직하게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호맹은 강남 부자들을 중심으로 큰돈을 굴려 투기하는 위인들이 많았다. 고리대금도 대단히 좋아하는 업종이다.

 “흐흠, 자네들은 강북련 소속인가?”

 광겸이 느물느물 웃는데, 순간적으로 연미의 눈에는 귀엽게 보였다. 물론 광겸이 귀여운 데가 있기야 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럴 때인가, 어디. 부창부수라는 말이 맞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광겸이 그렇게 흐물거리는 웃음으로 대꾸했다.

 “어, 뭐, 정식 소속은 아니고, 가끔 불러 주고 그러더군요.”

 “아, 고용객인가? 그래도 강북련같이 큰 데서 직접 고용하고 일을 맡길 정도면 실력이 꽤 되는 건데?”

 그 말에 광검이 피식 웃었다.

 “실력은 무슨, 그저 아무렇게나 칼 휘두르는 게 다요.”

 몰랐으니 망정이지 그 소문의 견자단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누가 믿을 것인가.

 천하의 기라성 같은 고수를 줄줄이 무너뜨린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휘두른 칼이라니.

 믿지 않는 놈들은 바로 옆에서 나왔다.

 “흐흠, 보자. 한 놈 손은 울퉁불퉁하고, 한 놈은 검을 등 뒤로 차고 있고, 한 놈은 칼이 두 개라…… 혹시 네놈들 견자단 아니냐?”

 견자단이라는 말에 객점 안이 조용해졌다.

 유명인이 바로 옆에 있으니 왁자지껄 떠들어야 하지만, 말의 모양새는 시비를 걸자고 하니 당연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조용히 고개 숙이고 먹다가 적당한 때 나갈 채비를 한다.

 대부분은 그렇지만, 방금 광겸과 대화를 주고받은 상인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상인이 시비를 거는 그를 향해 말을 던졌다.

 “견자단과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걸 보니 오호맹 사람이오? 감히 이 섬서하고도 서안에서 이렇게 설쳐도 되는 거요?”

 광겸이 맞장구를 쳤다.

 “오옷! 아저씨, 의리파 대협!”

 그러자 시비를 걸었던 애꾸눈이 흐흐, 웃었다.

 “오호, 이 개자식들을 보호할 고수라도 되시는가? 천하의 강과 호수가 강북련 것인가? 오호맹은 아무 데도 다니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어쩔 거요?”

 끼어들며 툭 던진 광검의 대꾸는 정말 애꾸의 표정을 확 일그러뜨리기에 족한 것이 아닌가!

 애꾸 옆의 작은 덩치가 일어서며 탁자를 쳤다.

 “야! 강북련이 무슨 천하의 주인이라도 된다는 게냐?”

 바로 옆이었다.

 음식이 튀어 날아오는 것은 당연했고, 이에 광검은 다시 웃었다.

 “오호, 맹룡과강이라…… 실력이 있어서 큰소릴 친다는 건가?”

 푸욱!

 “커헉? 네, 네놈은?!”

 작은 덩치의 단전에는 광검의 칼이 박혀 있었다.

 언제 칼을 뽑았을까? 언제 내밀었을까? 아니, 그보다…….

 연미의 입이 딱 벌어졌다.

 “아, 아, 아주버님, 저, 저기, 으, 음식이 조금 튄 걸 가지고……!”

 이렇게 황당할 데가.

 그러나 광검은 여전히 이죽이죽 웃었다.

 “그러게 밥 먹는 개 왜 건드려?”

 쑤웃―

 칼이 빠지는 순간, 혈조를 타고 피가 잠깐 뿜어졌다.

 물론 이들은 오호맹에서 보낸 어둠의 힘이었다.

 그런데 광검은 어떻게 알았을까?

 “이놈들!”

 하지만 상식을 어긋나는 일은 광검의 행동에서 끝나지 않았다.

 단전에 검이 박힌 그 작은 덩치의 팔이 휘둘러졌다.

 콰콰쾅―!

 음식, 탁자의 파편, 특히 견자단이 앉아 있던 의자들은 손톱 크기 이상으로 날아다니는 것이 없었다.

 광겸이 미리 연미를 빼놓지 않았다면 지금 저 가루 중에 연미의 살과 뼈도 같이 끼어 있을 판이었다.

 객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으아아악! 난리 났다!”

 “도망쳐! 괴수다!”

 사람들의 비명처럼, 정말 괴수를 보는 듯했다.

 금방 말싸움을 벌이던 상인들은 얼이 빠져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상태였다.

 “마, 말도 안 돼! 단, 단전이 저렇게 부서지고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뛰어나가고, 탁자가 걸려 넘어지고, 음식이 와르르 쏟아지고, 그 음식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그 위에 또 겹치고…….

 그러는 동안 견자단 삼 형제는 괴상한 오호맹 상인들과 대치했다.

 애꾸의 얼굴은 초록색이 돌고 있었다. 소리도 아예 괴성으로 변했다.

 “크르왁!”

 애초 넘어졌던 강북련 측 상인이 일어서려 하자 애꾸가 팔을 뻗었고, 괴이하게도 손톱이 쏜살같이 길어졌다.

 그것을 막으려 광검이 칼을 뻗었고, 중간에서 광검의 칼을 막으려 작은 덩치가 손을 내려쳤다.

 부웅―

 작은 덩치의 손은 허공을 훑고 지나갔다.

 “……?!”

 눈이 부릅떠진 것은 애꾸였다.

 광검의 칼은 벌써 그의 목젖을 뚫고 뼈까지 갈라 버렸다!

 “크키엑?”

 애꾸의 머리는 어깨와 맞붙을 정도로 기울어져 버렸다.

 촤아아―

 피가 천장까지 솟구쳤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휘두르는 손속치고는 너무 잔인했다.

 상인들, 특히 연미는 너무 놀라 입을 딱 벌렸다. 광검은 피가 조금만 보여도 구역질을 하던 사람이 아니던가.

 한데 지금 광검은 표정마저도 아주 혹독하고, 비릿한 냉소마저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벌어진 일은 광검의 그런 변화를 조족지혈로 만드는 것이었다.

 애꾸의 목에서 피가 그쳤다.

 그리고 뭔가 희끗한 것이 꾸물대며 솟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수십수백 가닥의, 마치 기다란 지렁이 수백 마리가 뭉쳐 꿈틀대는 듯한 장면은 누구라도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것이었다.

 다만 그것은 색이 하얗다 못해 푸르른 색이었다. 그것들이 애꾸의 상처를 이내 메웠다. 메워진 곳은 흰색에서 급격히 살색으로 변해 갔고, 애꾸의 목은 순식간에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

 연미도, 상인들도, 객점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모두 토하고 싶어 했다. 대체 이게 무슨 괴사인가!

 광검은 피식 웃었다.

 “만령충(卍靈蟲)이로군! 그놈은 어디 있나!”

 이번엔 애꾸들이 흠칫할 차례였다.

 “만령충을 알다니? 어떻게? 네놈들은 대체 누구냐?!”

 광겸이 연미를 내려놓으며 히죽 웃었다.

 “아저씨들 말대로 개새끼들이에요!”

 광수의 손이 애꾸 일행들 중 깡마른 사내의 칼을 맞이했다.

 툭, 투다닥.

 사내의 칼놀림은 놀라웠다.

 광수의 빗각으로 흘려내는 힘을 서너 번이나 버티고 제자리로 돌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광수의 발걸음이 바짝 다가드는 순간, 균형이 깨졌다.

 칼은 무리해서 광수를 노리고 파고들어 왔다. 아까보다 각이 불리한 상태였다. 하지만 광수는 손쉽게 떨쳐 냈다. 그래서 검은 바깥으로 나갔고, 상대의 가슴은 훤히 비었다.

 드쿵!

 비어 버린 가슴에 광수의 격공장이 작렬했다. 그런데 소리가, 폭발음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후와악!”

 고개가 쳐들려지며 토해 낸 것은 기다란, 예의 그 하얀 벌레들이었다. 눈을 밀어내고 구멍에서, 콧구멍에서, 귀에서, 게다가 항문과 오줌 싸는 곳으로도 그 벌레는 계속해서 기어 나왔다.

 그 광경에 연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 댔다.

 “우욱!”

 뒤이어 토하기 시작했다.

 광검의 싸늘한 말이 객점을 휘몰아치고, 오호맹의 괴인들에게 돌진해 귀를 두드렸다.

 “만령충을 어떻게 아냐고? 우린 개다! 개코가 냄새 잘 맡는 거 몰라? 아주 지독한 냄새가 나지! 썩은 내!”

 사내의 가슴은 흐물흐물해져 있었다. 하얀 그 지렁이들도 더는 기어 나오지 않았다.

 움직임까지 완전히 멈췄다.

 그러자 애꾸들이 겨울바람 만난 사시나무인 양 떨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 돼! 이건! 만, 만령충이 불사라더니만! 우, 우린! 이렇게 황당할 수가!”

 광겸이 히죽히죽 웃으며 이죽거렸다.

 “만령충을 넣어 주던 분이 그게 등급이 있다고 얘기 안 하던가요?”

 애꾸가 부르짖었다.

 “도대체 네놈들은 누구냐!”

 “개 떼라니까.”

 광검이 무심하게 말하며 검을 다시 찔러 넣었다.

 그 느린 찌르기는 목표가 애꾸의 몸이 아닌, 애꾸 몸의 한 자 앞이었다.

 그리고 그 한 점에서 마치 유리 같은 파문이 일었다. 그 파문이 커지면서 전진해 애꾸의 가슴에 틀어박혔다.

 “커허…… 힉?”

 애꾸의 가슴이 통째로 파문에 흔들렸다.

 푸하아―

 애꾸도 몸의 모든 구멍에서 그 허연 지렁이를 토해 내고는 죽었다.

 너무도 허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머지 둘을 향해 광겸이 말했다.

 “아직 그 벌레 냄새가 안 나시네요. 그거 시술 안 받는 게 좋을 거예요.”

 너무 놀라 눈을 부릅뜨는 두 사람에게 광검이 말했다.

 “빨리 꺼지란 얘긴데, 눈치 없으면 이 칼로 그냥 푹푹 쑤셔 줄까?”

 광검의 칼은 아직 작은 덩치와 애꾸의 몸에서 들이마신 피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 흔들며 건들거리는 모습이 절로 소름 끼쳤다.

 “쳇, 두, 두고 보자!”

 그제야 몸을 추슬러 꽁지를 빼는 둘에게 광검의 한마디가 따라붙었다.

 “장강에서도 비슷한 말 하는 녀석들이 있었지, 아마?”

 둘은 힐끗 뒤돌아보며 악독하게 눈을 빛냈다. 정말 두고 보자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남은 두 놈이 그렇게 도망치고 나자 정말 허탈한 것은 객점 점소이였다. 죄 뒤집어진 탁자, 부서진 의자, 바닥에 흘러넘치는 것도 모자라 벽에 칠해 놓은 음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시체 두 구.

 그 사실만으로도 끔찍한데 그게 주변의 평범한 분들 돌아가신 형태의 시신도 아니었다.

 저건 도대체 어떻게 만져 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그런 상태였다. 어떻게 칼에 베인 상처에서 흰 지렁이가 수십 가닥이나 솟구칠 수가 있는가.

 “이거, 원래 오호맹이 물어 줘야 하는 건데.”

 광검이 아쉽다는 듯 쩝쩝거리며 말하자 광겸이 창 너머를 가리켰다.

 “저 두 놈은 안 쫓을 거야?”

 광수는 고개를 저었다.

 “저놈들이 더 급하게 나오겠지. 일단 집으로 가자. 네놈 초야는 치러야 할 것 아니냐.”

 그에 연미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엑?”

 여태 가난하게 살아서 그냥 식이고 나발이고 다 생략하겠다는 말이야 얼마든 수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말을 해 버리면 어쩌자고!

 그러나 연미가 걱정한 부분은 말끔히 해결되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들을 만한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모두 입구를 쳐다보며 좌아악― 비켜서고 있었다.

 그 비켜서서 만든 틈으로 거지 둘이 들어왔다.

 젊은 거지는 옷이 좀 더럽다는 점을 빼고는 얼굴은 잘 씻은 상태, 늙은 거지는 한쪽 눈이 찌그러진 황색 의안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점소이와 객점주의 곡소리가 일었다.

 “아이고, 분타주님! 황안걸개 님! 저희 이제 장사 어떻게 합니까요!”

 그러자 약간 칼칼한 목소리의 늙은 거지가 딱하다는 듯 말을 받았다.

 “사람 죽었다는 말에 내달려 왔네. 자네야 내일도 모레도 살아 여기서 장사할 것 아닌가. 시신 앞에 두고 심한 엄살은 안 좋네.”

 그러자 꽤 좋은 의복을 입고 점잔을 빼던 상인들도 고개를 숙여 여기저기서 늙은 거지에게 인사를 하고, 젊은 거지에게 포권하며 예를 표하는 모습이 보였다.

 개방 인사인 것은 틀림없어 보이는데, 강호에 나온 지 두어 달이 될까 말까 한 삼 형제로서는 소가 닭이고 닭이 소였다.

 눈만 깜빡.

 그러자 연미가 물어 왔다.

 “저분들 모르세요?”

 광검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이, 제수씨. 우리가 무슨 무림백서라도 외우는 줄 아쇼?”

 그때, 젊은 거지가 문득 이쪽을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연미는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그러나 광수의 반응은 없었고, 광검은 아예 코웃음을 쳤으며, 광겸만이 홀로 머리를 벅벅 긁다가 마지못해 까딱, 고개를 아주― 살짝 숙였다.

 개방 서안 분타의 이름을 누구나 다 존경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개방은 대대로 강호 협도를 지키는 일에 배신을 때려 본 적이 없고, 그 협의를 지키는 일에 목숨까지 건다는 점에서 강호는 개방의 이름을 존중했다.

 게다가 삼 형제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아닌가.

 그래서 이 견자단 삼 형제의 태도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잠시 자아냈다.

 그러나 젊은 거지는 그런 격식에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연미와 광겸에게 답례로 고개를 마주 숙여 보이더니만, 도로 고개를 쓰윽, 시신으로 돌리더니 쿡쿡 여기저기 쑤시는 것이었다.

 게다가 목소리는 맑고 단아했다. 이게 거지 소리냐 싶을 정도로.

 “흠, 이 친구들 죽기 전에 특이한 면발을 잔뜩 시켜 먹었던가? 뭘 이리 희안한 걸 잔뜩 토해 내고 죽었나?”

 연미는 다시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 둘이 어떻게 죽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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