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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운종룡변종견
작가 : 담적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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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이 나타났습니다. 시장 상인들을 괴롭히며 돈을 뜯는데,
체면상 우리가 직접 나서 줄 수도 없고 해서……."
"견자단을 쓰세요."
"혹시 한자가…개[犬]……."
"개자식들 맞아요."
"에…흠, 흠, 이름부터가…이런 일에 꼭 필요한 자들 같군요. 알겠습니다."

"꼴통이 또! 나타났습니다. 일류 고수를 서넛이나 맞이하고도 농담까지 하면서
칼 쓰는 걸 보니, 절정입니다.
그 경지까지 올라갔다면 정신 수양이 안 될 턱이 없는데,
어찌 그런 사도로 빠져들었는지 참……."
"견자단을 쓰세요."
"에엑! 대체…그놈들 뭡니까?"
"묻지 말아요. 다쳐."

 
14 화
작성일 : 16-07-19 15:05     조회 : 523     추천 : 0     분량 : 7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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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은거 기인이 달라붙다 ---(2)

 

 

 

 

 

 연미의 노력 덕택에 광겸의 비듬은 가라앉았다. 머리를 오랜만에 감았으니까. 그러나 맞은 덕택에 수그러진 고개를 그대로 이용해 손을 올려 포권을 취하는 행동은 역시 게으름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었다.

 광검은 그나마 꼿꼿이 세워 사람 얼굴을 정식으로 한 번 보고 다시 고개를 숙이며 포권을 취하지 않는가.

 종남 제자들이 마주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받는 순간, 광검의 고개는 발딱 세워졌다.

 “견자단 둘째 개요.”

 그나마 약간 똑똑해 뵈는 입문 제자 하나가 잽싸게 이들 셋을 안으로 이끌지 않았다면 어떤 말이 더 나왔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일행이 안내된 곳은 종남일기가 묵은 정명각이었다.

 고수의 면면은 이미 다르다더니, 이 셋은 누구랄 것도 없이 우뚝 발을 멈췄다. 그게 정명각이 오 장여나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미 연락을 받은 일대 제자 한 명에게 입문 제자가 물었다.

 “사백님, 저분들은 혹시 태대사조 어르신의 기운을 느낀 것입니까?”

 질문을 받은 일대 제자 최윤한은 사대 제자와 입문 제자들의 지도 감독을 총괄하고 있었다. 제자가 물으면 답을 해야 하긴 하는데, 대답할 말이 궁했다.

 “글쎄다……. 원래 고수가 늘 퍼뜨리고 있는 기의 파장은 넓기는 하다만…… 동급이나 자신보다 윗길의 고수를 만나면 저렇게 멀리에서 느끼지는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란다.”

 설마 반로환동보다 더 높은 고수란 말인가, 저 개자식들이?

 하지만 그렇게까지 짐작할 수는 없었다.

 이 셋이 하는 짓을 보라.

 “거기, 꿈틀대는 흰 구더기 떼 있지 않소?”

 난데없이 큰 소리로 물어보는 것 아닌가.

 광검의 헐렁한 말투에 정명각에서 들려온 대답은 빡빡했다.

 “느꼈으면 냉큼 들어와 눈으로 볼 것이지, 왜 멈추고 섰느냐? 강호 동도라는데, 급한 사람 약점 잡고 희롱하느냐?”

 광검은 그래도 여전히 헐렁헐렁하게 대답했다.

 “개 같은 것들이 다 그렇지, 뭘.”

 견자단의 이름이 다시 한 번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최윤한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런 자들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게 되었더란 말인가.’

 좋아해 주려고 해도 정말 한 군데도 정이 가는 구석이 없지 않은가.

 그렇게 견자단은 종남에 왔다.

 광검과 광겸은 종남의 안마당에서 칼부터 뽑았다.

 정명각에서 종남일기의 음성이 터져 나왔다.

 “무슨 짓이냐? 여기 우리 제자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는 말이냐?”

 그러자 광수가 천천히 동생들의 걸음에 맞춰 품 자로 건물을 감싸는 자리로 가며 대답했다.

 “느끼고 계시지 않습니까? 만령충은 서로 공명합니다. 그것부터 끊어야지요. 건물 밖에서도 공명이 그리로 들어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제야 정명각의 문이 열렸다.

 덜컹.

 이대 제자들의 집단 변고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머리가 도로 희어 버린 종남일기가 나타났다.

 잠을 못 자 충혈된 눈, 검던 머리가 백발이 성성한 모습.

 그래서 근방에 서 있던 종남의 제자들은 땅에 그대로 엎드려 송구함을 표했다.

 종남일기는 손을 흔들어 일어나라는 의사표현을 하고는 광수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한마디를 내뱉었다.

 “불러들인 의원이 돌팔이는 아닌 모양이군.”

 하긴, 개똥도 약에 쓰려는 시도가 가끔 있다고 속담이 전하지 않는가.

 견자단은 정색을 하고 진기를 끌어 올렸다. 품 자 형으로 딛고 선 셋이 서서히 바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정명각을 중심으로 한차례 바람이 휘돌았다.

 후우웅―

 정명각의 크기는 가로 십삼 장, 세로 오 장. 삼각으로 둘러싼 셋을 지나는 원형의 바람이었다.

 동시에 지름이 무려 이십 장이나 되는 원형의 먼지가 휘몰아쳤다. 먼지는 금세 원뿔 모양으로 가늘어졌는데, 그게 돌고 있었다.

 휘류류류류류류륫――!

 최윤한은 아직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류 고수의 면모가 어디 가는 것도 아니었고, 게다가 구대문파, 종남의 연륜이 가르친 깊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견자단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럴 수가! 이, 이 강하고 큰 바람을 저 세 명이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까!”

 옷자락이 세게 날려 펄럭대고, 그게 최윤한 같은 고수의 무게중심을 일부러 신경 써서 잡아야 할 만큼 흔들어 대고 있었다.

 옆에 있던 입문 제자는 아예 눈도 뜨지 못하고 마구 흔들리는 마른 정원수를 붙잡고 있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그 와중에 종남일기는 신기하다는 듯 웃었다.

 “허! 옳거니!”

 뭐가 옳다는 말인가.

 순간, 견자단 셋의 얼굴이 붉어졌다. 호흡이 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정말로 저 셋의 진기만으로 이런 현상을 연출했다는 말이 되었기에 최윤한은 다시 놀라야 했다.

 종남 무인들, 수련 제자들, 많은 이들이 입을 벌리고 구경하러 나왔다.

 침울했던 분위기였다.

 이대 제자 사십여 명!

 쉽게 말해 종남의 힘이 될 속가 문파 사십 개가 탄생할 수도 있는 힘이요, 앞날 창창한 젊은이들이 악몽 같은 만령충에 휩쓸렸다니!

 그렇게 될 때까지 도대체 마교의 인물이 어떤 수를 썼는지,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은 충격을 넘어 절망이었다.

 한데 그런 분위기에서 견자단은 거창한 묘기를 보이는 중이었다.

 사문의 가장 큰어르신도 은거를 깨고 나올 만큼 대재앙이었으니 잠을 어찌 잘 수 있을 손가!

 “대,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자, 장문 사형! 좀 나와 보십시오!”

 “장로님! 이게 무슨 조화란 말입니까!”

 종남 도관의 한가운데에서 높이 치솟은 원뿔의 먼지바람이 세차게 돌고 있는데도 먼지를 흩날리지 않고 오히려 종남 안마당의 흙을 모두 집어삼킬 듯 더 짙게 모으고 있는 중이었다.

 쿠슈와아아아아아―

 그리고…… 정명각이 동요했다.

 콰당탕―! 파작!

 문, 혹은 벽과 창문이 요란하게 뚫려지고 부서지며 만령충에 감염된 이대 제자들이 가슴을 움켜잡고 괴로워하며 뛰쳐나왔다.

 “크아아―! 사부님! 괴롭습니다!”

 “우아아아아―! 어머니―!”

 지켜보던 종남의 동도들과 어른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비명을 지르는 그들의 안타까움이 같이 묻어났다.

 게다가 눈동자가 희번덕일 때마다 꿈틀대는 뭔가가 비쳐지고 있었다.

 “만령충이! 만령충이 반응하고 있다! 이럴 수가?!”

 이십 년 전, 마교와의 치 떨리는 싸움을 경험한 세대들은 하나같이 경악하고 있었다. 당연했다. 만령충은 미묘한 떨림을 허공에 퍼뜨리며 그것으로 서로의 느낌을 공유하는 성질이 있고, 그것은 제아무리 고수라도 느낄 수 있는 파장이 아니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종남일기처럼 모든 것을 초탈하는 수준에 근접해 아예 자연의 근본을 이해하는 경지에 이른 사람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견자단은 가장 맏이인 광수조차 서른이 채 못 되었다.

 종남의 장로 가재관은 문득 생각했다.

 ‘견자단의 정체는 뭘까?’

 윤홍광의 제자라는 말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지금은 그걸 계산할 틈이 없었다.

 이제 제자들의 발작은 극에 달했다.

 가슴과 복부를 스스로 할퀴고 쥐어뜯는 행동들. 입이 벌려져 거품이 조금씩 흐르는 제자들도 있었다.

 만령충!

 이십 년 전의 그 위력!

 장문인의 침통한 얼굴과 그에 따라서 장로 급들의 얼굴에도 비극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표정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제자들을 수습했다. 말이 좋아 수습이지, 종남은 완전 초상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저, 저 원뿔의 풍진을 뚫고 나오는 사태가 벌어지면…….”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니 오히려 뒷말이 더 실감 있게 들렸다.

 “뚫고 나오면 제압…… 하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말이 다시 끊어졌다. 종남의 제자들이 벌써부터 눈물을 그렁거리며 이를 악무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며칠 전만 해도 같이 웃고 땀 흘리던 가족이 아니었는가.

 어떻게 이럴 수가.

 성질이 불같다는 폭렬종남 가재관 장로가 정 많은 진유정 장문인을 대신해 말을 이었다.

 “혹여 손에 사정을 두면 강호무림 전체에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그때, 종남일기가 외쳤다.

 “동요하지 마라! 우리 귀중한 아이들은 저 진을 나오지 않을 것이니!”

 휴우우우우우우웅―

 어느새 원뿔의 먼지바람은 회전이 극에 달하도록 빨리 돌았다. 그 여파에 종남 본산 전체가 빨려드는 먼지로 자욱할 지경이었다.

 당금 종남 장문인 진유정이 외쳤다.

 “사숙조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니 정신을 놓기 일보 직전입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종남일기와 진 속에서 신음하는 제자들을 번갈아 쳐다보는 진유정이었다.

 종남일기는 견자단 셋을 힐끗 쳐다보며 서서히 진기를 끌어 올렸다.

 “저들 셋은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만령충이 싫어하는 파장을 내는 것이다! 바로 지금 절정에 이르면 나도 도와 힘을 쓸 테니, 원진을 바짝 둘러싸고 대기하거라! 만령충이 튀어나올 것이다!”

 “에엑? 그게 어떻게…….”

 가재관 장로가 물었다. 사람의 몸속에서 어떻게 만령충이 튀어나오게 한단 말인가.

 “그건 나중에! 바로 지금이다!”

 때에 맞춰 광검의 외침도 들렸다.

 “빨리하쇼! 힘들어 죽겄어, 아주!”

 말을 하면 숨이 흐트러진다. 진기가 약해지니 괴로워하던 이대 제자들의 시선이 한순간에 광검 쪽으로 몰렸다.

 괴로우면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게 마련이라 이대 제자들은 부지불식간에 광검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종남일기는 혀를 찼다.

 “저런 참을성 모자란 놈!”

 그리고 말과 함께 신형이 치솟았다.

 말이야 그렇게 했지만, 사실 사람의 호흡이 그냥 참아도 반의반 각이면 눈 튀어나오게 길었다.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이는 상태라면 촌각도 힘들었다.

 그러한 점은 고수라도 마찬가지. 오히려 견자단 삼 형제는 믿지 못할 만큼 오래 버틴 것이었다.

 솟아오른 종남일기는 빠르게 휘돌려지는 회오리바람을 밟았다.

 사람이 일으킨 바람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의 빠르기. 그것은 정말 회오리바람이라고 불러도 무방했다.

 그 회전의 표면을 밟으니 휩쓸릴 듯, 신형을 같이 휘돌릴 만한 세찬 회전력이 종남일기의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종남일기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바람의 회전이 준 충격대로 몸이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계속 바람의 표면을 밟아 댔다. 그렇게 돌면서 찍어 가던 종남일기의 몸이 어느 한 점에서 우뚝 멈췄다.

 회오리바람의 원뿔 꼭짓점이었다.

 “터허―!”

 종남일기의 고함이 일면서 두 손이 활짝 펼쳐졌다.

 반로환동의 경지는 자연을 이해했다는 말과도 같다. 운동, 거기에 따른 힘을 돌리는 이치도 자유롭다.

 종남일기의 회전은 그대로 내뻗어진 손에서 뿜어진 기운에 힘을 더했다.

 견자단이 일으킨 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만령충이 싫어하는 파장이 가득한 기운이었다. 만령충이 몸 안에서 발작을 할 정도로 강한 파장. 종남일기는 한눈에 이해한 것이다.

 손에서 쏟아 낸 기운도 그것과 같았다.

 머리 위에서 빨아들이듯 올라가던 기운이 한꺼번에 역행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견자단 삼 형제의 기운도 거짓말처럼 걷혔다.

 그 바람에 종남일기의 힘이 멈춘 듯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뒤, 오히려 힘을 더 받으면서 원뿔 모양처럼 확산되며 내리찍혔다. 직경 이십 장 크기의 먼지가 확 피어올랐다.

 쿵―!

 원뿔 안쪽에서 받은 압력은 강한 파괴력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정명각의 기왓장 수십 개가 깨지면서 허공으로 치솟아 오르고, 밑으로 우수수 흘러내렸다.

 원뿔 안쪽의 이대 제자들이 흡사 짜부라지듯 무릎을 꿇고, 쓰러져 뒹굴었다.

 다음 순간, 이대 제자들은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우웨에에엑!”

 “커헉! 우웩―!”

 입에서는 분명히 하얀색을 띤, 지렁이 같은 수십 개의 촉수가 꿈틀거리며 빠르게 기어 나오고 있었다.

 잠시 뒤로 벌렁 쓰러졌던 견자단 삼 형제의 신형이 튕겨지듯 일어났다.

 “나온다―! 빨빨!”

 꿈틀거리는 만령충. 젊은 무인들이 이것을 직접 보고 경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멀쩡한 입에서 기어 나오는 그 모양새만으로도 세상에서 없애 버려야 할 몹쓸 것들이라는 본능을 일깨우는 데는 충분했다.

 만령충들은 강제로 끌어내어진 충격에 아직 다른 신체를 찾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서둘러라!”

 종남 장문인의 일갈이 울려 퍼지자 대기하고 있던 어른들과 일대 제자들의 검 수십 자루가 한꺼번에 휘둘러지며 검기를 뿜어냈다.

 개중에는 색을 이미 갖추기 시작한, 유형을 띤 강기 초입에 접어든 검기도 있었고, 허공에 물결 모양을 잠시 일렁이며 스쳐 가듯 상승의 밀도를 보이는 검기도 있었다.

 그렇지 못한 것도 이미 일정 수준을 넘는 것이었다.

 한 번에 수십 명이 수십 줄기의 검기를 뿌리는 모습은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파바바바바바박―! 팍―! 파박!

 만령충들의 중앙이 정확히 타격당하고, 그와 동시에 갈가리 찢겨져 허공에서 육편으로 산화되는 모습이 꼭…….

 “막내야, 네 머리카락에서 저런 거 많이 나오지 않았냐?”

 옆에서 듣고 있던 입문 제자의 손이 입을 가리는 것은 당연했다.

 ‘웩’

 저 꿈틀대는 ‘비듬’이 머릿속에서 희끗 꿈지럭대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는가. 지금 난장판인 정명각 마당 풍경과 겹쳐서 말이다.

 남의 심정이 그러거나 말거나, 비듬 같다는 말에 광겸은 태연히 대꾸했다.

 “눈이 내린다고? 내 머리가 구름이야? 그럼 나는 하늘나라 천신이고? 우리 자기, 연미는 선녀네. 흐흐흐.”

 빠빡!

 광겸과 광검의 머리가 홱 젖혀지며 광수가 중얼거렸다.

 “비위가 너무 강해 남에게 식욕 부진을 안겨 주는 인생들아. 우리도 좀 먹고살자.”

 그러자 광검이 머리를 감싸고 중얼거렸다.

 “우리? 그걸 뭐 꼭 남의 말 하듯이…….”

 빡―!

 광검의 머리에서 다시 한 번 터져 나온 타격음을 끝으로 종남의 아침 소동은 일단락을 지었다.

 그리고 셋은 감사의 표시보다도 어떻게 만령충을 사람의 몸에서 뽑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물으려는 종남의 어른들을 피해야 했다.

 “후, 고맙네. 이걸 어찌 감사해야 할지…….”

 감사를 표하는 진유정 장문을 제치고 가재관 장로가 물어 왔다.

 “중요한 일일세. 좀 알려 주게. 대체 무슨 방법인가?”

 두서없이, 예의 없이, 체면 차릴 여유도 버린 채 급히 물을 만도 했다.

 이십 년 전, 이 방법을 몰라서 속절없이 동료와 식구를 죽여야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견자단의 명성은 과연 하루 이틀 만에 쌓아 올린 것이 아니었다.

 뒤돌아서 냅다 뛰었다.

 “어어? 저런! 견자단주! 이렇게 그냥 가면 어찌하는가?”

 광수는 대답이 없었고, 대신 광겸이 소리쳤다.

 “어, 형수가 점심 먹기 전에 들어오랬거든요! 나중에 서안에서 개자식들 집이 어디 있냐고 물으시면 다 알아요!”

 하지만 반가운 사람이 와야 좋을 것 아닌가.

 그래서 광검이 비꼬았다.

 “야, 서안에 개집이 한두 개냐?”

 “어, 어…… 자네들 사부 윤홍광 대협께선 살아 계시는가? 안부라도…… 이 사람들아!”

 멀어졌는데도 여전히 거리감 없이 거친 광검의 욕설이 들러붙었다.

 “버릴 땐 언제고, 지금은 또 필요하쇼? 이런 제기랄!”

 그러자 종남일기의 눈이 왕창 커졌다.

 “아니, 저 아이들이 홍광이 제자라고? 그런데 너희는 어찌 그가 살아 있는지 여부조차 모르는 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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