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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3 - 3화. 달빛 여관
작성일 : 18-11-20 02:24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6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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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달빛 여관

 

 

 

 탐사 시작 5시간 후, 마법으로 증폭된 안내원의 목소리가 달빛 산 내부에 스피커처럼 울려 퍼진다.

 

 <"지금부터 한 시간 뒤, 지금부터 한 시간 뒤에 달빛 산의 조명을 끌 예정입니다. 관광객, 방문객 여러분은 조속히 하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소등을 할 테니 하산을 하라는 안내 방송.

 해가 저물어 야생 크립(몬스터와 동물)들이 수면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들은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나가달란 소리다.

 드문드문 눈에 띄는 관광객들은 아쉽다고 투덜거리며 느릿느릿 하산하기 시작한다.

 

 미개발 루트에서 유적 탐사를 하던 네파리안과 아스나도 슬슬 오늘의 탐사를 마치기로 한다.

 어차피 발광 위습이 있어서 소등을 해도 상관없는 그들이었지만, 운 나쁘게 산 관리인이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얄짤 없이 벌금 10만 크레딧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네파리안은 오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무덤에서 고대문구가 붉은빛을 띠며 조합이 되긴 했지만 그것은 무덤의 주인이 남긴 쓰잘데기 없는 유서 같은 거였다.

 

 결국 어린 고고학자 네파리안은 풀죽은 표정으로 보라머리 여고생을 따라 그녀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분화구 근처의 여관으로 향한다.

 

 '그래도 내일은 기대하던 파괴신의 가동주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네파리안은 조약돌로 바스락거리는 분화구쪽 오르막을 걸으며 자신을 타일러 본다.

 

 "이쪽으로 나가면 곧바로 저희 집이랍니다."

 

 잠시 후 아스나가 산 외곽으로 뚫린 출구를 가리키며 말한다.

 

 출구 밖으로 걸어 나가자 멋진 광경이 그들 앞에 펼쳐진다.

 거대한 축구장 크기의 분화구 옆부분으로 나온 그들 앞에 탁 트인 파랑 도시의 전경이 나타난 것.

 

 "멋지군."

 

 시원한 상승기류가 네파리안의 흑발을 기분 좋게 들어 올린다.

 그는 잠시 가슴속까지 시원한 기분을 느끼며, 미니어처 도시처럼 작게 보이는 파랑 도시를 감상한다.

 

 "멋진 광경이죠?"

 

 옆에서 보라머리 여고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파리안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대답한다.

 

 "그렇다."

 

 "밤이 깊으면 더 멋지답니다. 도시가 불빛들로 가득 찬 모습은 정말 아름답죠. 물론 초저녁인 지금도 어슴푸레한 게 멋이 있지만요."

 

 둘은 잠시 동안 가만히 산 아래 풍경을 바라본다.

 이윽고 하늘에 무대의 막이 내리듯 검은빛이 드리우자 아스나가 네파리안을 자기 집으로 안내한다.

 

 아스나네 여관은 아까 나왔던 출구에서 5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동부식 목조 건물이었다.

 온천이 있는지 여관 뒤편에서는 뿌연 수증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다.

 

 

 [ 달빛 여관 ]

 

 

 네파리안은 여관에 들어가기 직전 지붕 앞에 달린 낡은 팻말을 흘깃 바라본다.

 그리고는 먼저 들어간 보라머리 여고생을 따라 여관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사우나에서 느낄 수 있는 훈훈한 온기가 그의 코를 어루만진다.

 

 "왔구나 아스나! 그런데 네 뒤에 따라온 청년은 남자친군 거냐?"

 

 네파리안과 아스나가 여관 안에 들어서자마자 데스크에서 호탕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데스크 쪽을 돌아보자 이마에 '달 월' 자가 새겨진 두건을 맨 건장한 아저씨가 보인다.

 얼굴에 까칠해 보이는 수염이 무성한 동부식 외모를 가진 사내다.

 

 보라머리 여고생이 그의 말을 듣고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파리 쫓듯 손사래를 친다.

 

 "나, 남자친구라뇨... 아녜요 아버지. 어제 말씀드렸던 학교 선배예요."

 

 "크하하핫! 그게 그거지! 미래의 사위라 이건가? 어디 보자..."

 

 "아니라니까요."

 

 아스나가 부끄러운지 몸을 꼼지락거렸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나무토막 같은 근육질 팔뚝을 겹쳐 팔짱을 낀 뒤, 탐색하는 눈으로 자기 딸을 따라온 흑발청년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윽 훑어본다.

 네파리안은 귀찮은 듯 입가를 살짝 비튼다.

 

 "흐음... 허여멀겋고 말라깽이 같은 게 겉보기엔 영 부실해 보이는군. 하지만!"

 

 아스나의 아버지가 조금은 과장될 정도로 힘껏 네파리안을 향해 검지 손가락을 뻗는다.

 

 "안에 숨겨 둔 기운이 엄청나구먼! 자네 사실 엄청 강하지? 안 그런가?"

 

 "글쎄, 잘 모르겠군요."

 

 네파리안이 김빠진 사이다 같은 목소리로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그는 얼른 방을 잡고 들어가 짐을 풀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과하게 열정적인 아스나의 아버지는 그를 붙잡고 계속 말을 붙인다.

 

 "내 예감이 맞다면 자네는 교내에서 적어도 20위 안에는 들 강자야. 그렇지?"

 

 "......"

 

 질문을 무시하고 여관을 한 번 둘러 보는 네파리안.

 

 아담한 거실 겸 로비 뒤로 이어진 기다란 복도가 보인다.

 약간 조명이 어두컴컴한 복도의 양옆에는 동부의 미닫이식 여관방들이 늘어서 있고, 복도의 맨 끝에는 두터운 흰색 천으로 가려진 온천탕 입구가 있다.

 피부를 어루만지는 따뜻한 훈기는 그곳에서 나오는 듯 하다.

 아무튼 여관 안은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손님들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천둥이 우르릉거리는 듯한 아스나 아버지의 목소리가 다시 네파리안의 고막에 와 닿는다.

 

 "이 친구는 원래 말이 별로 없나 보구나. 뭐 사내 자식이 촉새처럼 입이 가벼운 것보다야 과묵한게 훨씬 낫지. 그건 그렇고 자넨 이름이 뭔가? 나는 이 여관의 주인인 '오자키 카자쿠라'라고 하네."

 

 "저는 네파리안..."

 

 흑발의 청년은 잠시 보라머리 여고생을 슬쩍 돌아본다.

 

 약간 불안한지 상기되어 있는 그녀의 표정.

 그러나 그것은 네파리안을 아이젠 정부에 넘기려는 꿍꿍이를 숨기느라 생기는 표정이 아니라, 아버지가 혹시라도 네파리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해하는 표정이었다.

 

 아스나의 표정을 읽느라 잠시 뜸을 들인 그는 곧바로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네파리안 윈터칠이라고 합니다."

 

 "북부식 이름인가? 아주 쿨하게 들리는 이름이로군! 아무튼 우리 여관에 온걸 환영하네, 네파리안 군.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짐을 풀고 쉬고 있게나. 비성수기라 그런지 손님이 없거든. 하하! 그럼 이따 저녁식사가 준비되면 부르도록하지."

 

 "네."

 

 짧게 대답한 네파리안은 뒤로 휙 돌아 복도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는 대충 로비와 온천 사이에 있는 방에 들어가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기 위해 문을 닫아 버린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보라머리 여고생이 나지막이 한숨을 내쉰다.

 정말이지 금방이라도 본색을 드러낼 것만 같은 설산의 크레바스 같은 남자다.

 

 그녀는 자신이 어쩌자고 저런 사내를 자기 집까지 데려왔을까 생각하며 머리를 싸맨다.

 노끈으로 조이는 듯한 찡한 두통을 느끼며, 아스나가 친구인 주황머리 소녀를 원망한다.

 

 

 

 

 짐을 풀고 동부식 다다미가 깔린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네파리안.

 편안하게 다리를 죽 뻗은 채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한다.

 

 '파괴신을 깨우는 게 그렇게도 위험한 일인가?'

 

 아까 낮에 아스나와 나눈 심각한 분위기의 대화들을 떠올려 본다.

 

 고대를 끝장내버린 절대적인 힘을 가진 존재 파괴신. 스톤콜드란 이름의 이 기괴한 존재는 기록에 의하면 '대적이 불가능한' 존재라고 했다.

 

 '대적이 불가능하다니 대체 그런 존재도 있단 말인가?'

 

 네파리안은 파괴신에 대한 언급이 나왔을 때 보라머리 여고생의 실크처럼 하얀 얼굴에 비쳤던 공포의 기색을 떠올린다.

 

 '다들 파괴신을 두려워하고 금기시한다.'

 

 비단 아스나뿐 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 그리고 심지어는 진실을 밝히는데 가장 열정적이여야 할 고고학자나 기자들조차 '파괴신'이란 단어를 쉬쉬하며, 마치 J.K롤링의 작품에 나오는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될 그사람을 대하듯 조심스레 행동한다.

 

 파괴신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아니 파괴신의 모습조차 제대로 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어쩌면 죽음과도 같이 인간의 무지가 불러낸 태곳적인 공포인지도 모른다.

 

 네파리안은 맘에 안 드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천장을 노려본다.

 

 '그러나 나는 다른 놈들과는 다르다.'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해 무작정 겁먹고 기피하기 보다는, 그것에 대해 알 때까지 파고들 것이다.

 그리고는 반드시 그 힘을 손에 넣어서...

 

 '놈들에게 복수를 하고야 말겠다.'

 

 네파리안의 회색 눈동자가 레이져를 뿜어내듯 붉게 번뜩인다.

 

 자신의 어머니를 앗아간 놈들... 그리고 아버지를 앗아간 놈들..

 놈들을 멸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힘이 필요하다.

 대적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힘 말이다.

 

 잠시 동안 가슴속 깊은 곳에 응어리진 복수심을 되새기던 흑발청년. 갑자기 머릿속에 보라머리 여고생의 모습이 떠오른다.

 싸늘하게 얼어붙은 그의 마음이 부화 직전의 알처럼 한 차례 꿈틀거린다.

 

 '내가 왜 그 아이한테 내 목적을 얘기했던 걸까?'

 

 그는 비밀일기장을 들켜버린 소년처럼 미칠 듯이 쪽팔린 기분이다.

 절대로 자신의 본심이나 목적을 입 밖에 내놓지 않는 차가운 피를 가진 네파리안.

 가장 가까운 춘회파 녀석들에게조차 얘기하지 않았던 비밀인 파괴신을 깨우려는 목적을 아스나에겐 고해성사하듯 술술 털어놓았다니!

 

 네파리안은 극심한 후회를 느끼면서도 대체 자신이 왜 그랬는지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한참을 고민하던 네파리안은 마침내 이렇게 결론 내린다.

 

 '내가 너무 들떴었다. 내일 파괴신을 가동 시키는 주문을 알아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들떴던 거야. 아무튼 이제부터라도 입을 조심하자...'

 

 어쩌면 그는 자신이 들떴던 이유를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창 밖이 완전한 어둠의 장막으로 뒤덮이고 거대한 파랑 도시의 조명이 반딧불의 꽁지처럼 조금씩 빛나기 시작할 때 쯤, 누군가 네파리안의 방문을 두드린다.

 

 <똑똑>

 

 "들어 오시오."

 

 그러자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고, 탐스런 보랏빛 머리를 틀어 올린 초록색 전통복 차림의 여성이 조신한 태도로 들어온다.

 그녀를 본 네파리안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다음과 같았다.

 

 "아스나?"

 

 그러나 그녀는 네파리안의 후배인 아스나가 아니다.

 여인이 문가에 무릎을 조아리고 앉아 네파리안에게 말을 꺼낸다.

 

 "네파리안 님이시죠? 저는 아스나의 어머니인 '설향'이라고 합니다. 달빛 여관의 여주인이지요."

 

 "그렇군요."

 

 네파리안은 앉은 자세로 빤히 아스나의 어머니를 쳐다본다.

 

 눈처럼 새하얀 피부와 신비로운 보랏빛 머리칼, 아름다운 외모와 전통복 안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딱 보기에도 늘씬한 몸매까지... 아스나는 어머니의 빼어난 외모를 물려받은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거의 무표정을 유지하는 딸과 달리, 어머니인 설향은 여관의 여주인답게 촛불 같은 아름답고도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녀가 매실 장아찌를 닮은 빨갛고 도톰한 입술을 열어 네파리안에게 저녁식사가 다 되었음을 알린다.

 

 "연회장에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전골입니다. 부디 동석해 주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연회장은 복도 중앙에 있는 가장 큰 방입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안내해 드릴까요?"

 

 "아닙니다. 제가 찾아가죠."

 

 흑발청년이 의외로 정중히 대답한다.

 설향은 한 번 더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방문을 닫고 물러간다.

 

 네파리안은 잠시 바닥에 누워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들이 쉬었다를 반복한다.

 연회장 같은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질색이다.

 그러나 이번 주말 자신에게 숙식을 제공해 주는 카자쿠라 가(family)와 한끼 식사 정도는 함께 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턱>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오므렸다 펴는 반동을 이용해 단번에 몸을 일으키는 네파리안.

 그는 낡은 빗자루처럼 헝클어진 흑발을 툭툭 털어 정리한 뒤, 여닫이식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간다.

 

 가운데 큰 방의 책 한권 두께로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주황색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네파리안의 발걸음이 그 호박빛 불빛을 향해 움직인다.

 

 

 

 

 카자쿠라 가족과 함께한 전골 식사는 대단히 맛이 있었다.

 네파리안이 좋아하는 날고기를 펄펄 끓는 담백한 육수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던 것이다.

 

 커다란 삿갓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이 생긴 전골 냄비에 둘러 앉아 다양한 야채와 고기, 면발 등등을 익혀 먹으며, 그들은 담화를 나눴다.

 50인 이상도 수용 가능한 어린이 놀이방만 한 연회장 안은 손님들이 없어서 온전히 그들 차지가 되었다.

 

 술을 한 병 비워서 산적두목처럼 걸걸해진 목소리로 아스나의 아버지 오자키가 대화를 주도하는 가운데,

 조용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아스나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네파리안이 대답 정도를 하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

 

 "껄껄껄. 자네 고고학을 연구한다고?"

 

 "네."

 

 "혹시 혈귀라는 고대 영웅을 아는가?"

 

 "알긴 압니다."

 

 호탕한 웃음소리의 데시벨을 높이는 오자키.

 

 "오호오! 그거 좋구만 사실 우리 카자쿠라 가의 검도는 고대 혈귀의 전법에서 내려온 것이라네. 크하핫. 일격필살의 검술이지!"

 

 "......"

 

 이외에도 오자키가 실은 젊은 시절 날리던 검객이었는데 남부인들과의 전쟁 도중 큰부상을 입고 고향으로 내려와 상처를 치료했다는 둥, 그러던 도중 눈이 맞은 아스나의 어머니와 파랑 도시 외곽의 달빛 산으로 사랑의 도피를 해서 온천여관을 차리게 됐다는 둥,

 하나 뿐인 외동딸 아스나가 자신을 닮아(?) 검술도 외모도 모두 빼어 나다는 둥, 별의 별 이야기가 흑발 청년의 귀를 벌떼처럼 쑤셔 놓았다.

 

 네파리안은 더 이상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설익은 전골 고기만 집어 먹었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배가 불러지자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나 연회장을 빠져 나왔다.

 

 조명이 어두운 복도로 나온 네파리안의 등뒤로 지긋지긋한 오자키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참, 네파리안 자네, 꼭 온천탕을 이용해 보게나! 피로회복엔 아주 직빵이니깐, 크하하핫!"

 

 네파리안은 입술을 비틀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하아..."

 

 방에 누워 길고 고된 한숨을 내쉬는 흑발청년.

 그는 지난 며칠간 거의 한숨도 자질 못했다.

 

 머리도 몸도 과부하가 걸린 기계가 된 듯 힘겹게 삐걱거리는 느낌.

 확실히 그는 쉬어 줄 필요가 있었다.

 

 퀘퀘묵은 고대 정보들로 가득한 네파리안의 머릿속에 아스나의 아버지가 했던 말이 갑자기 스치고 지나간다.

 

 '피로회복엔 온천탕이 직빵이다.'

 

 눈을 번쩍 뜨는 네파리안.

 잠시 온천욕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는 관에서 걸어 나오는 뱀파이어 같이 천천히 그리고 음습하게 몸을 일으킨 뒤, 복도 맨끝에 있는 흰 천으로 된 온천탕의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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