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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1 - 23화. 하산
작성일 : 18-11-07 21:32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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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하산

 

 

 

 그날 오후시간 내내 촉호와 춘회파 소년들은 흑여우 종족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로운 분위기에 흠뻑 취해본다.

 어제 밤에 쏟아진 소나기 덕분에 6산 정상에서 보는 하늘은 티끝 하나 보이지 않는 선명한 푸른색이다.

 

 점심식사로 흑여우들이 직접 사냥한 야생 몬스터들의 고기를 푸짐하게 얻어먹은 그들은 부족 중앙의 널찍한 암반 지대에 드러눕는다.

 따사로운 햇살에 잘 데워진 평평한 바위는 마치 돌침대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붉은머리 리더가 촉호에게 묻는다.

 

 "촉호는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뭘 말인가요?"

 

 "우린 해가 지기 전에 우리 아지트로 돌아갈 거야.

 그런데 넌 어떻게 할 거지? 넌 춘회파 멤버이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아지트로 돌아 가야 해.

 

 하지만 동시에 넌 흑여우 공주의 용사이기도 하지. 언제나 공주 옆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어야 하는 너는, 공주가 이제 귀환했으니 부족에서 그녀와 함께 있어야 되는 거 아냐?"

 

 "어어..."

 

 그러고 보니 촉호는 흑여우 소녀의 용사가 된 걸 마냥 기뻐하기만 했지, 앞으로의 계획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직 생각해 보지 않은 건가? 어서 생각해 보고 결정해.

 네가 여기에 남는다면 앞으로의 학교생활이나 춘회파 활동 같은 건 하기 힘들어.

 반대로 네가 우리를 따라온다면 흑여우 공주를 지키는 용사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지.

 

 그러니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해.

 춘회파를 따라올 것인지, 아니면 공주의 용사로 이곳에 남을 것인지를 말이야."

 

 "저는 이곳에 남겠습니다."

 

 촉호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저는 아라의 용사입니다. 언제나 곁에서 그녀를 지켜 주기로 맹세한 몸.

 춘회파와 함께 하는 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만 제 뜻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흐음, 물론이야. 그게 네 선택이라면 당연히 이해해야지. 그런데 흑여우 공주 이름이 아라였구나!"

 

 "앗! 이건 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촉호가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비명을 지른다.

 이건 마치 스피드 퀴즈에서 문제 내는 사람이 자기 입으로 답을 말한 경우처럼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다.

 

 "바보 같은 촉호. 내 이름을 말해버리면 어떡해?"

 

 촉호가 빨랫줄에 당겨진 듯 고개를 뒤로 휙 돌린다.

 

 앉은 자세인 그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새하얗고 가는 다리.

 고개를 들어 올리자 교복치마 위로 허릿짐을 진 두 손, 그리고 질책하는 듯 살짝 찡그린 얼굴로 그를 굽어보는 긴 생머리의 흑여우 소녀의 모습이 차례로 보인다.

 

 당황한 촉호가 말을 더듬는다.

 

 "아, 아라! 어떡하지? 모르고 네 이름을 말해버렸어. 어, 없애야 하려나?"

 

 촉호가 자신 없는 태도로 춘회파의 강자들을 쭈뼛쭈뼛 돌아본다.

 그러자 아라가 피식하고 웃는다.

 

 "네가 무슨 수로 저 사람들을 없앤다는 거야? 그럴 필요 없어."

 

 "엥, 어째서? 안 그럼 춘회파 모두랑 평생을 함께해야 되잖아."

 

 "방금 부모님한테 가서 내 이름에 걸린 흑여우 종족의 주술을 풀고 왔거든.

 그리고 두 분과 상의해서 결정했어. 너희랑 같이 인간세상을 좀 더 경험해 볼 거야!"

 

 모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소녀를 쳐다본다.

 흑여우 소녀의 예기치 못한 발언에 적잖이 놀란 모양들이다.

 

 촉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말한다.

 

 "겨우 널 무사히 데려다 줬는데 또 인간세상으로 가겠단 말이야?"

 

 "안될 게 뭐 있어? 날 위협하는 적흑집은 너희들이 와해시켜 버렸으니 별로 위험할 것도 없잖아.

 만약 내가 춘회파의 아지트에서 신세를 진다면 촉호도 계속 학교생활과 춘회파 활동을 할 수 있을 테고 말이야. 안 그래?"

 

 흑여우 소녀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 귀여운 얼굴로 소년들의 동의를 구한다.

 

 "그거 좋은 생각인데."

 

 "공주님이 친히 아지트로 오신다면 영광이지."

 

 "촉호도 계속 춘회파와 용사를 동시에 할 수 있고."

 

 기존의 춘회파 소년들은 그녀의 결정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촉호는 여전히 뭔가 부족하단 얼굴이다.

 

 "그래도... 그래도 혹시 위험한 일이 생기면... 인간세상도 얼마나 위험한데..."

 

 "걱정마 촉호."

 

 아름다운 공주님이 용사의 기운을 복돋아 준다.

 

 "만약 위험한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나한텐 든든한 용사님이 있으니까!"

 

 흑여우 소녀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믿어주니 촉호로선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무슨 일이 있어도 흑여우 소녀를 지켜 주리라는 용사의 초심은 더욱 더 단단해진다.

 촉호마저 자신의 결정에 찬성하자 흑여우 소녀가 소년들에게 웃음 지어 주며 말한다.

 

 "그럼 앞으로도 신세 좀 질 테니 잘 부탁해!"

 

 "당연하지! 얼마든지 신세 지라고."

 

 "아예 촉호랑 신혼 방을 차리는 건 어때?"

 

 "오오옷! 그거 좋은데?”

 

 "뭐, 뭐가 좋다는 겁니까?"

 

 춘회파의 반응은 가히 '열렬' 그 자체.

 인간세상을 향한 흑여우 소녀의 관심과 호기심은 그렇게 든든한 지원자들에 힘입어 순풍을 탄 배처럼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6산 정상에 오렌지빛 노을이 드리우기 시작할 무렵, 춘회파 소년들과 흑여우 소녀가 친화집단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하산할 준비를 끝마친다.

 

 올 때는 빈손에 상처투성이였던 그들이 갈 때는 수레 한가득 금은보화를 잔뜩 싣고 영웅 대접을 받으며 돌아간다.

 고대 덕후 네파리안도 만족할만 한 자료들을 얻었고 말이다.

 

 수백 kg이 넘는 수레를 마치 여행용 캐리어 끌듯 한 손으로 가볍게 끌고 온 근육질의 윌리엄을 마지막으로 모든 인원이 친화집단 부족의 입구인 커다란 암봉에 모인다.

 

 "그럼 저흰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붉은머리의 리더 춘회가 자신들을 배웅하러 나온 흑여우들을 주욱 둘러본 다음, 제일 앞에 서있는 족장과 왕비를 향해 말한다.

 

 "그래, 잘 들어가게나, 멋진 인간 청년들."

 

 "부디 우리 아라를 잘 부탁해요."

 

 족장과 왕비는 그들과 굳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한다.

 

 "족장님도 안녕히 계십시오."

 

 "공주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저희들이 안전하게 지켜 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춘회파 소년들도 진심 어린 눈빛을 보내며 회답한다.

 인간과 흑여우라는 종족을 뛰어넘은 믿음과 우정이 그들 사이에서 질긴 밧줄 타래처럼 굳게 얽힌다.

 

 족장과 왕비는 이번에는 자신의 딸 아라와 그녀의 용사 촉호의 앞에 다가와 선다.

 먼저 족장이 딸을 향해 입을 연다.

 

 "아라야, 꼭 인간 세상에 다시 가야만 하겠니? 이 애비는 솔직히 걱정이 앞서는구나."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잖아요 아빠. 전 인간세상이 너무 재밌고 좋아요. 그리고 저한텐 늘 곁에서 지켜 줄 용사도 있는 걸요!"

 

 흑여우 소녀가 자랑하듯 자기 옆에 선 촉호와 팔짱을 낀다.

 촉호는 멋쩍게 붕대를 감은 오른팔로 머리를 긁적이며 족장의 얼굴을 살핀다.

 안색이 썩 좋아 보이진 않는데...

 

 "그, 글쎄 아라야..."

 

 족장이 붉으락푸르락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간신히 말을 꺼낸다.

 그는 당장에라도 씹어 먹을 듯한 표정으로 촉호의 위아래를 번갈아 바라보며 자신의 생각을 내뱉는다.

 

 "내 생각에 저 녀석은 그다지 믿을만한 놈이 아닌 것 같아. 비실비실해 보이고, 초라한데다가...

 제일 맘에 안 드는 건 저놈의 저 눈! 늑대같이 교활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저 검은 눈 말이다!"

 

 "아빠!"

 

 "눈! 눈! 아직 학생이니까 안 돼! 저놈은 교복을 입었잖아!"

 

 실성한 족장이 활화산처럼 화를 내며 억지를 부린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족장의 머리는, 보다 못한 왕비의 차가운 손날에 맞고 나서야 식혀진다.

 

 <퍼억>

 

 "억!"

 

 "그만 좀 해요, 여보. 저 아이들이 선택한 일이에요. 우린 그저 믿고 아이들이 잘되기를 기도해 주기만 하면 되죠.

 그리고 제 생각에 촉호군은 아라에게 어울리는 멋진 용사님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투덜투덜."

 

 왕비의 말에 설득당한 족장은 뒤통수를 문지르며 마지못해 뒤로 물러난다.

 

 왕비는 이번엔 촉호와 아라에게 다가온다.

 그녀는 둘을 평온한 눈길로 천천히 번갈아 본다.

 그리고는 먼저 딸을 향해 말을 꺼낸다.

 

 "인간 세상에 내려가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오렴.

 도중에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많겠지... 그럴 때 마다 인간세상을 순수하게 그리던 네 처음 모습을 떠올려 보고 절대 잊지 말길 바란다."

 

 왕비는 딸을 안고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다.

 

 "항상 건강하고,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보자꾸나."

 

 "네 엄마. 엄마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흑여우 소녀도 엄마를 꽉 안아주며 대답한다.

 딸과 인사를 나눈 왕비는 이번에는 촉호를 향해 돌아선다.

 

 촉호는 왕비가 자신도 안아주려나 싶어 약간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팔을 한 뼘 정도 들어 올리고 선다.

 그러나 왕비는 포옹 대신 야릇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할 뿐이다.

 

 "우리 딸을 잘 지켜 주세요, 용.사.님."

 

 "아, 네에! 물론이죠."

 

 작별인사를 마친 그들은 파랑 도시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잘 가게! 젊은 영웅들~!"

 

 "또 놀러 와요!"

 

 등 뒤에서 흑여우들의 송별인사가 파도처럼 쏟아진다.

 소년들의 얼굴이 뿌듯한 미소로 반짝인다.

 

 

 

 

 등산로로 통하는 암봉 위에 올라 선 그들의 눈앞에 노을로 붉게 물든 산 아래의 풍경이 주욱 펼쳐진다.

 

 그야말로 숨이 멎을 듯 한 아름다운 광경.

 루비 빛 석양 아래서 흑여우 소녀가 촉호에게 말한다.

 

 "난 어렸을 때부터 항상 이 암봉을 넘고 싶어 했었어.

 여기만 넘으면 왠지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펼쳐질 것 같았거든..."

 

 흑여우 소녀는 촉호를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본다.

 

 "여길 처음 넘었을 땐 너를 만났지. 두 번째 넘는 이번엔 어떨까?"

 

 "이번에도 재밌고 신날 거야."

 

 촉호가 소녀의 손을 붙잡으며 대답한다.

 

 "우리 둘이 함께라면 어떤 일이라도 즐거울 테니까!"

 

 앞으로 그들 앞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잡은 두 손을 놓치지 않을 거란 사실 말이다.

 

 그렇게 히로 촉호와 흑여우 소녀는 서로의 손을 꼭 붙잡은 채 인간 세상을 향해 함께 걸어간다.

 

 

 

 - 히어로 테일즈 1장. '히로 촉호와 흑여우 소녀' fin -

 

 다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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