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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죽이기
작성일 : 17-12-22 09:51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1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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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에게서 한동안 연락이 오질 않았다. 그날 학원에서 모질게 말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원준도 그새 그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 흔한 말로 때린 놈은 몰라도 맞은 놈은 안다는 그런 식은 아니다. 그가 그걸 잊은 이유는 그 기간에 4차 산업혁명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통과된 4차 산업혁명 법안은 2028년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를 완전한 A.I와 로봇화 시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앞으로 2년 뒤의 세상은 지금보다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새로운 인간의 등장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A.I의 대중적 보급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원준이 만났던 누군가는 그렇게 말했다. 인구 5000만 명의 나라에 완벽한 A.I 시대가 되려면 인간이 아닌 새로운 인간이 5억 대에서 50억 대가 있어야 한다고. 그러면서 그가 한 말은 우리의 자원으로는 그 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없으니 선택을 해야 한다고. 그 선택이란 그걸 가질 수 있는 사람과 가질 수 없는 사람이 나뉘게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과거의 디스토피아 영화처럼 선택되지 못한 다수는 A.I 시대 밖에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다른 누군가는 다른게 말했다. 새로운 인간은 인간 노동력의 수 배의 일을 하므로 해서 더 많은 자원을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인간이 원시 시대 때 이용하던 노동력에 비하면 지금의 노동력은 그 시대의 전 세계 사람들 다 합친 것보다 한 도시가 창출하는 노동력이 더 크다고. 그러면서 5000만 명을 A.I 시대에 살 수 있게 새로운 인간인 A.I가 더 많은 자원을 생산하여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 했다. 사람은 새로운 인간들이 무한히 생산하게 될 물자를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누구의 말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일은 미래의 일이니까. 우리가 가보지 못한 미래에 일어날 일이니까. 하지만 하나의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미래의 우리 사람들 삶에 새로운 인간인 A.I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준은 4차 산업혁명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그걸 조금이라도 미리 판단하고자 취재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법안 통과의 거대한 파고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있던 어느 날이다. 그때는 연말을 코앞에 둔 시점인데 상민에게서 연락이 왔다.

 

 "시간 있냐? 주말에 D 시에 놀러 가자."

 

 그렇게 해서 지금 둘은 D시에 가는 길이다. 운전석에는 상민이 앉았고 옆자리에는 원준이 앉았다. 자율 주행 장치를 가동한 상민이 몸을 돌려 뒤에 있는 의자에서 가방을 들더니 그 안에서 종이 몇 장의 파일을 꺼내 원준에게 주었다.

 

 "이거 좀 봐죠."

 

 파일을 받은 원준은 내용을 확인했다. 사건사고에 대한 경찰 조사서다. 피해자 이름은 송해동, 나이는 60대 중후반, 사는 곳은 D시, 얼마 전 D시 동쪽 고속도로 아래 교각 밑에서 방화에 의한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파일을 보며 원준은 살인 사건으로 보았다.

 

 '살인 사건이군. 60대 중후반의 여자가 추운 겨울에 이런 한적한 곳까지 갔다는 것도 이상하고. 몸에 기름을 붓고 죽었는데 검시관의 소견에 피해자의 몸에 구타에 의한 골절과 출현이 많았다는 것도 그렇고. 최소한 두 명 이상에서 세 명 이상이 이 피해자를 구타한 다음에 불질러 죽였다.'

 

 

 작은 사내가 다 피운 담배를 바닥에 던져 발로 비벼 끄고는 다시 옆에 있는 키 큰 사내에게 손을 내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담배 한 대 더 줘. 그리고 넌 차에 가서 트렁크에 실어 놓은 기름통 가지고 와."

 

 "뭐 하려고. 겁주려고."

 

 "증거를 없애야지."

 

 "형. 설마... 설마. 정말 그걸 하려고."

 

 "그래. 이걸 그냥 돌려보내면 우린 내일 당장 죽어. 알잖아. 그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우리가 살려면 증거를 없애야 해."

 

 "알았어. 기다려. 바로 가지고 올게."

 

 작은 사내가 담배를 피우며 발아래의 여자에게 말했다.

 "할매, 날 원망하지 마소. 그때 거기서 우리가 만난 것이 악연이었던 모양이요."

 

 그제야 여자가 입을 열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그제는 알았나 보다.

 "제발 살려 줘. 살려주면 너희들 만났단 소리 절대 안 할게. 제발 살려 줘."

 

 작은 사내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할매 같으면 그걸 믿겠나. 어느 입에서 나온 말인데, 그걸 믿어. 이젠 그들이 개입되었단 걸 알았으니까 어쩔 수 없어. 우리도 살아남아야지."

 

 그때 키 큰 사내가 기름통을 가지고 왔다.

 

 "자, 형."

 

 "뭘 자야. 그냥 부어. 어서."

 

 여자가 그제는 포기를 했는지 안간힘을 써서 악다구니를 했다.

 "이런다고 너희들 살 것 같아. 너희도 죽은 목숨이야.

  한 놈은 그때 도둑질을 한 놈이고. 한 놈은 남의 글로 대학을 간 놈인데. 어떻게 살아.

  네놈들도 곧 날 따라올 거다. 너희들도 죽은 목숨이야. 천벌을 받을 놈들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어림없다.

  이 천벌을 받을 놈들아.

  어..."

 

 키 작은 사내가 입을 막겠다는 듯이 발로 여자를 찼다. 남자의 발이 그녀의 입을 강타하면서 단말마 같은 비명 소리가 났다. 그리고 입에서 피가 흐르며 그제야 여자의 입이 막혔다.

 

 키 큰 사내가 기름을 여자의 몸에 부었다. 온몸에 뿌리고 나서

 "다 했어. 정말 죽일 거야?"

 

 작은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야 우리가 살아. 자, 가자."

 

 그렇게 말하고는 걸어가며 뒤로 담배를 던졌다. 담뱃불이 기름 위에 떨어졌고 삽시간에 불이 피어올랐다. 활활 타오르는 불속에서 여자가 몸부림을 치고 있었고 괴성을 질렀다.

 

 

 '가만가만.

 ...

  단순히 원한 같으면 불로 태워만 죽였겠지. 여기 검시 자료에 나온 것처럼 온몸에 구타 자국을 남기기 않고. 그렇다면 이들은 이 여자에게서 뭔가를 알려고 했다. 뭔가 알기 위해 고통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

  대체 뭘 알고 싶어 이런 나이의 여자를 이토록 고통스럽게 구타를 한 것일까?

  그들이 알려고 한 것이 뭘까?'

 

 

 밤 하늘의 달은 참 쉼 없이 달린다. 막 이곳에 차가 도착하였을 때만 하여도 차가 서있는 쪽에 달빛이 비치고 그 빛의 반대편으로 교각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는데 이제는 어느새 보름달이 교각 건너편에 가있다. 달빛이 반대편에서 비춰 자동차가 교각의 그림자에 감추어지고 교각 안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교각 아래의 사람들 형체도 실루엣처럼 선명하지는 않지만 앞선 시간보다는 더 잘 보였다. 여자는 바닥에 쓰러져 있고 두 남자는 그 주위에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키 큰 사내가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로 여자를 꾹꾹 찌르며 말했다.

 "야야, 정신 차려. 좋다고 씨불일 때는 언제고 이제는 입을 못 열어. 열심히 씨불인 대가를 치르고 자야지."

 

 여자의 힘없고 비몽사몽간의 흐릿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난 아냐. 난 그런 짓 안 했어. 살려 줘. 날 좀 살려 줘. 난 아니야."

 

 장난을 치듯이 다시 야구 방망이로 바닥의 여자를 툭툭 건드리며

 "아니긴 뭐가 아냐. 우리가 그 동네 살 때부터 다 아는데 어디서 거짓말이야. 누구에게 꼰질렀어? 대체 누구야?"

 

 여자에게는 방금 전 일어난 방망이질이 공포였던 모양이다. 방망이가 자기 몸에 부딪치자 경기를 하듯이 몸만 파르르 떨뿐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그게 더 사내를 화나게 했는지 더 강하게 연신 꾹꾹 찔렀다. 그러자 누워있는 여자가 그제는 마치 누에처럼 꼬물거렸다. 방망이를 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자 작은 사내가 옆에 다가와 쪼그려 앉더니

 "할매, 아직 못 알아듣는 모양인데. 잘 들어.

  우리가 보기에 할매는 거기 있을 때부터 사람들 이간질하고 말 만들어 퍼뜨리는 게 전문이야. 그래 놓고는 뒤로 무슨 짓을 했는 지 알아. 자기 이득을 위해서는 별 짓을 다할 년이야.

  최근에 우리 동료들 연달아 죽어나가는 걸 보면 분명히 누군가가 꼰지르지 않고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분명히 누군가가 꼰질러서 일어난 일인대.

  그럼 누굴까? 누가 그 동네 일을 꼰지르고 다닐까?"

 

 여자가 다시 살겠다고 몸을 누에 움직이듯이 꼼지락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아냐. 난 모르는 일이야. 내가 안 그랬어."

 

 옆에 서있던 큰 사내가 방망이를 세워 방아를 찧듯 아래로 내리찍으며

 "하이, 이 쌍년이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

  옛날 거기서는 모두가 죄인이고 모두가 범죄자라 한 통속이라 그런 말이 통했을지 모르지만 여기는 아냐.

  네년이 해놓고는 안 했다고 해봐야 아무도 믿어 주질 않는 곳이야. 그러니까 똑바로 말해.

  언제 그랬어? 누구에게 그랬어?"

 

 여자가 방망이에 눌리고는 다시 아무 말도 못하고 아파하는 신음만 연신 토해냈다.

 "아아아. 아이고, 나 죽네. 나 죽어. 아아아. 아이고."

 

 

 원준이 파일을 읽고 있다가 옆에 있는 상민을 보며 물었다.

 "이 여자 A 마을 사람이냐?"

 

 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상민을 원준은 아무 말없이 보기만 했다.

 

 '그렇다면 A 마을과 관련된 무슨 일이 있었던 거구나.

 ...

  죽은 여자가 무슨 중요한 의미가 있는 모양이구나.

 ...

  그러니까 친구가 날 D시까지 직접 데리고 가는 것이겠지.'

 

 

 작은 사내가 여전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돌아누운 여자를 당겨 자기를 보게 만들며

 "이러다 늙어 죽지 못하고 여기서 죽어요. 호상해야지. 호상. 그간 온갖 짓을 다 하며 살아온 날이 얼만데 여기서 죽을 수는 없잖아.

  살고 싶지. 그럼 어서 말해. 어서."

 

 여자가 작은 사내를 올려다보며

 "말 못 해. 말하면 죽어. 말하면 나도 죽는다고."

 

 큰 사내가 화가 났는지 발을 들어 차려고 하며

 "봐 봐. 이 쌍년이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 확. 말해. 빨리 말해."

 

 여자는 그의 발을 못 본 모양이다. 바로 대답하기를

 "내가 말하면 나도 죽고 너희들도 죽어. 너희들도 죽고 싶지 않으면 그만둬. 너희들도 알잖아. 그게 누구라는 걸 너희들이 더 잘 알잖아. 그들이야. 그들이 나에게 시킨 거야."

 

 큰 사내가 들었던 발을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이게 어디서 거짓말을..."

 

 그때 작은 사내가 다급히 일어나 큰 사내가 하려는 행동을 말렸다. 아마도 그는 여자가 하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아는 모양이다. 그래서 상대를 말리고는 몸을 숙여 누워있는 여자 가까이 다가갔다.

 

 작은 사내가 허리를 숙이고 여자를 보며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이 물었다.

 "그게 사실이야. 그때 거기 있던 그들이야. 그들이 맞아."

 

 여자가 그제는 신음도 하질 않고 작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맞아. 그들이 나에게 찾아와 그 일을 시켰어."

 

 작은 사내가 여전히 허리를 숙이고

 "무슨 일을 시킨 거야?"

 

 여자가 고개를 돌려 위를 올려다보며

 "그 동네 출신 중에서 그때 그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을 찾아 달라고 했어. 다른 사람들에게 그곳의 이야기를 떠들고 다니는 사람을 알려 달라고 했어."

 

 작은 사내가 더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알려 준거야?"

 

 그제는 옆에 서있는 키 큰 사내는 담배만 피우고 있었다.

 

 여자가 맞은 곳이 아팠던지 몸을 비틀며

 "응. 그래.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었으니까."

 

 작은 사내가 여자의 말에 당황했던 모양이다. 허리를 펴고 몸을 세우더니

 "그럼 상웅이는. 권상웅이는 왜 꼰질렀어?"

 

 여자가 고개를 저으며

 "권상웅이는 내가 꼰지른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권상웅이 사진을 보여주며 그 가족들 동태 살피다가 보고하라고 했어.

  그 사람들이 직접 선택한 가족이야.

  그들의 제물이었어.

  그래서 난 권상웅이는 못 보고 그 아버지만 살펴서 알려 줬어. 상웅이라는 아들은 보지도 못했어."

 

 담배를 다 피우고 난 키 큰 사내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거짓말 아니지. 하도 이곳저곳에 돌아다니며 거짓말 잘하던 년이라 믿을 수가 없네. 거짓말했다가는 다시 여기 와서 죽는다. 알지."

 

 여자가 재차 고개를 저으며

 "사실이야. 그때 그들이 이제는 그 마을 출신인 우리를 감시하고 있어."

 

 여자가 말하는 동안 작은 사내가 큰 사내에게 담배 달라는 식으로 손을 까닥거렸다. 그러자 큰 사내가 아예 자기 입으로 불을 붙여 내밀었다.

 

 작은 사내가 담배를 건네받아 피우며

 "왜? 왜 우리를 감시해. 그 일 그 동네 떠나며 다 끝났잖아. 모두 없어진 일이야."

 

 여자가 그제는 담담히 말했다. 아마도 이쯤 되면 자신은 안전하다 생각했던 모양이다.

 "나도 몰라. 난 그렇게만 알뿐이야."

 

 큰 사내가 작은 사내 앞으로 몸을 숙여 그의 귀에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혹시 사고들 때문이야.

 ...

  옛날 그 사람이 우리가 사람들을 죽이게 될 것이라는 말에 따라 요즘 사고가 나서 그걸 막겠다고 감시를 하는 거야?"

 

 둘은 뭔가 은밀한 이야기를 불안한 듯이 나누었다. 둘의 속삭임은 분명 뭔가가 있었다. 그들만 알고 있는 뭔가를 이야기했고 그 이야기는 다시 자기들을 감시하는 자들이 그 사실을 알고 이렇게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둘의 목소리는 떨렸고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급기야 서로 어떻게 할 거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때로는 서로 탓을 하기도 하고 죽은 권상웅 탓을 하기도 했다.

 

 "괜히 날 끼워 들여서 이래."

 

 "언제는 좋다며. 제일 좋아하던 놈이 이제 와 군소리야."

 

 "이게 다 권상웅이 때문이야. 그 새끼 말만 안 들었어도 괜찮았을 건데. 아이씨."

 

 "그 새끼들은 왜 우리야?"

 

 "저들이 한 짓을 입막음하려는 거겠지. 비밀을 숨기기 위해. 맞지. 맞잖아."

 

 여자가 큰 사내의 마지막 고함소리에 자기에게 하는 말인 줄 알고 대답을 했다.

 "그건 나도 모른다니까. 하지만 그런 이유는 아닌 것 같아. 누구를 막겠다 보다 누구를 제거하겠다는 말투로 보였어.

  그러니까...

  남의 글로 대학 간 너희들 같은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그때의 일을 입에 올리는 사람을 찾는 것 같았어."

 

 작은 사내가 다가선 큰 사내를 밀치며 일어나

 "그게 사실이란 말이지. 거기서 동네 사람들 입단속 시키던 그 사람들이란 말이지."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그들이야. 너희들도 알잖아. 너희들도 다 봤잖아."

 

 

 원준은 여전히 서류를 보며 말했다.

 "나이가 제법 많은 사람인데 혹시 그 일을 시킨 부모?"

 

 상민이 고개를 저으며

 "아냐. 그 사람 애들은 우리 동네 없었고 S시에 유학을 보냈어."

 

 "그럼 자료를 빼돌려 자식들에게 보냈을 수도 있겠네."

 

 "그건 알 수가 없지."

 

 원준이 서류를 다 보고 고개를 들어 상민을 보며

 "그럼 뭐야? 왜 이 사람 사고 파일을 가지고 온 거야?"

 

 "죽은 그 사람이 옛날 당시에 그곳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어."

 

 원준이 상민의 말에 다시 서류를 확인했다.

 

 원준이 서류를 보는 동안 상민이 말했다.

 "그 당시에 그 동네 안에서 옷과 화장품을 팔던 가게 주인이야."

 

 "이 사람이 거기서 뭘 했는데."

 

 "지난번에 이야기할 때 처음으로 험담 만들고 도둑질했다는 단체 있었지. 바로 그 회사 옆에서 장사를 하던 아줌마야.

  이 아줌마가 험담이나 도둑질 일어나면서 난리가 나니까 약삭빠르게 그 회사에 붙어 이간질을 하는 역할을 했어."

 

 "애들 대학 보내려고?"

 

 상민이 고개를 저으며

 "그게 아니라 그렇게 그들 편에 붙어 이간질하면 장사에 도움이 될까 해서.

 ...

  누구 말로는 제법 얻어먹은 것이 많다는 말도 있기는 했지만. 자세히는 몰라.

 ...

  뒤에, 좀 뒤에 우리들이 대학 가고 할 때는 도움이 단단히 되기는 했지."

 

 "왜?"

 

 "남 욕하고 험담 만들어 돌아다니는 일에는 최적화된 괴물이었거든.

  우리에게 글을 빼앗긴 사람을 욕하고 다녔거든. 그게 은폐에는 최적의 방법이었으니까.

  상대를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사람만 모였다 하면 그냥 끼어들어 남 욕하던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 회사에서 이용한 것이겠지만."

 

 원준이 제차 서류 속 사진을 보며

 "별난 사람이네."

 

 "여하튼 그러다 보니 도둑질 한 남의 글로 대학을 보낸 자식 둔 부모들 입장에서는 숨기고 은폐하기에 가장 적당한 인물이었지.

  이 아줌마 가게에 가서 옷 한 벌, 화장품 하나 사주기만 하면 바로 온 동네 돌아다니며 그 사람 욕하고 험담해서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 간 사실을 숨길 수 있었으니까."

 

 "요즘으로 치면 지라시거나 가짜 뉴스 만드는 사람이었네."

 

 "그렇지. 최고였지. 뭐라도 팔아주기만 하면 앞면 몰수하고 욕하고 돌아다녔던 사람이니까."

 

 "너희 동네 참 다양하게 사람 놀래킨다.

  도둑질로 대학을 가고.

  그걸 숨기겠다고 남 욕하는 인간 뒷배가 되어 주다니."

 

 "여하튼. 그래서 우리 고등학교 다닐 때 그 가게에 드나들던 몇몇 아줌마들 보면 다 그렇고 그랬어. 자기 자식들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 보내거나 장사 시킨 사람들이 입막음하고 은폐하려고 드나들었지."

 

 원준이 무슨 의미인지를 몰라 상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물었다.

 "장사는 또 뭐야?"

 

 "학원이나 교습소 하는 자식들. 그들에게도 도둑질한 자료가 아주 귀한 자료였으니까."

 

 "그러니까 그때 그 동네에서 불법을 숨기기 위해 온갖 말을 만들어냈던 사람이 이런 식으로 죽임을 당했다, 그 말이네.

  그런데 왜 나에게 이걸 보여주는 거야?"

 

 그제는 또 상민이 입을 닫았다. 지금까지처럼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었다.

 

 '뭐야? 또야. 그런데 녀석의 표정이 저번 같지가 않네. 뭐야? 그렇다면 이번 일을 조사하다 보면 알게 될 거다. 그런 의미야? 그걸 알려주려고 날 D시에 끌고 온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는 대답을 하질 않는 상민은 신경도 쓰질 않고 다시 파일을 봤다.

 

 '이때면... 보름이다. 맞다. 올해 가장 큰 달이 떴다는 슈퍼문이 뜨던 날이다.

  아마도 송해동을 죽인 놈들은 D시에서 그녀를 납치해서 차로 여기까지 끌고 왔겠지.

  ...

  친구가 말한 타입의 여자면 순순히 뒷자리에 앉아서 오지는 않았을 거야.'

 

 

 보름달이 환한 밤이다. 달빛이 유달리 밝아 밤 구름이 어슴푸레 보일 만큼 환한 밤. D시의 동쪽 근교를 지나가는 고속도로의 어느 교각 밑. 그곳에도 밝은 빛이 내려앉아 교각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은 곳은 어렴풋이 풀이며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어디선가 시멘트 포장도로를 움직이는 거친 차바퀴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차츰 다가오는 것 같다.

 

 잠시 뒤, 교각 방향으로 난 작은 길로 자동차 한 대가 라이트는 켜질 않고 미등만 켠 채 천천히 다가왔다. 차는 이내 교각 바로 앞에 도착해서 멈춰 섰다. 교각 그림자의 반대편 바로 앞이라 달빛에 차량이 선명하게 보인다. 제법 큰 중형 승용차로 색깔은 어두운 밤이라 검은색으로만 보인다. 멈춰 선 차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소리의 출처는 트렁크다.

 

 앞쪽 좌우 문이 열리더니 사내로 보이는 두 명이 내렸다.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제법 키가 크고 날렵한 몸이다. 특징적인 것은 달빛에 그의 머리가 유달리 반짝였다. 완전히 노랑머리로 염색한 머리였다. 반대편에서 내린 사내는 키가 작았다. 작은 키에 비하여 배가 불룩 나온 것이 뚱뚱해 보인다. 움직일 때 앞쪽 머리가 반짝이는 것이 아마도 대머리가 진행되고 있는 사람 같다.

 

 차 밖으로 나온 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변을 열심히 살피고 난 두 사내가 쿵쿵거리는 트렁크 쪽으로 걸어갔다. 트렁크 앞에 선 두 사내가 트렁크를 내려다보더니 키 큰 사내가 손을 들어 리모컨을 눌렀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트렁크가 위로 올라가며 열렸다. 문이 열리자 달빛이 트렁크 안까지 비추었는데 그 안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물체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작은 사내가 안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소리쳤다.

 "조용해. 안 그러면 확 죽인다."

 

 큰 사내가 손을 뻗어 안에 있는 사람을 잡고 당기며

 "생긴 대로 꿀꿀 되기는. 나와 이년아."

 

 두 사람이 트렁크 안에 있는 사람을 잡아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당겼다. 안에 있던 사람이 마치 포대자루 끌려 나오듯이 트렁크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제야 그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방금 전에 키 큰 남자가 했던 '이년아'라는 말을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지만, 달빛에 보인 사람의 형태나 옷에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트렁크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며 아팠던 모양이다. 재갈이 물린 입에서 연신 킁킁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바닥에서 뒹구는 모습도 보인다. 키 큰 사내가 바닥에 누워있는 여자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그제야 일어나는 여자는 키는 작고 뚱뚱한 편이다. 옆에 서있는 키 작은 사내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의 키다. 일어나자 달빛에 의해 여자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보였는데, 나이가 제법 있어 보이는 할머니 느낌이 나는 여자다.

 

 일어난 여자가 다시 킁킁거리며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했다. 그러자 키 작은 사내가 단번에 주먹을 날려 여자의 얼굴을 때렸다.

 

 "아가리 닥치고 조용 안 해."

 

 겨우 일어났던 여자가 다시 푹 쓰러지려는 듯이 비틀거렸다. 그로 인해 그제는 여자의 어깨를 잡고 있던 키 큰 사내가 덩달아 비틀거렸다. 큰 사내가 키 작은 사내를 보며 한 소리를 했다.

 

 "아이씨. 좀, 말 좀 하고 행동해."

 

 큰 사내가 다시 여자를 바로 세우려 했다.

 "똑바로 안 서. 따라와."

 

 여자를 바로 세우고 나서는 여자의 묶어놓은 손을 잡고 앞으로 끌고 갔다. 그가 끌고 간 곳은 교각의 그림자가 있는 교각 바로 아래 어두운 곳이다. 아마도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에서 뭔가를 하려는 모양이다. 작은 사내가 그제는 트렁크 안에서 야구 방망이와 골프채를 꺼내서 들고는 두 사람 뒤를 따라 어두운 그림자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의 형체는 보이질 않고 그 안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만 들린다.

 

 

 '최소 두 명 이상은 분명하다. 부검 서류에 있는 피해자의 몸무게로 봤을 때 한 명이서 감당하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 명은 어떤 인물일까?

  친구가 말하는 시한폭탄일까?

  아니면 시한폭탄들의 폭발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일까?

 ...

  누구가 되던 참 잔인하게 고문을 하여 죽였다. 그야말로 끔찍하리만큼 잔인하게 고문한 흔적이다.'

 

 

 "왜... 왜 이러는데... 내가 뭘 잘못 했다고. 너희들 왜 이러는데."

 

 작은 사내 목소리

 "아가리 닥치고 잘 들어. 너지. 네가 권상웅이 꼰질렀지. 맞지."

 

 아무 말도 나오질 않았다. 마치 어둠이 잡아먹은 침묵처럼 조용했다. 그러다 침묵을 깨는 방망이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여자의 고통스럽지만 뱉을 수 없는 끙끙거리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한참을 끙끙거리던 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주 작게 말했다.

 "아아아 아냐. 나나나 난 몰라. 내내내 내가 누굴 꼰질러. 나나나 난 아냐."

 

 그제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 목소리가 커졌다. 큰 사내가 소리쳤다.

 "맞잖아 이 쌍년아. 네년이 아니면 그럴 사람 없어. 너밖에 없어. 네가 상웅이 팔아먹었지."

 

 여자가 애원하듯이 중얼거렸다.

 "아아아 아냐. 난, 나나나 난 절대 아냐. 하하하 하늘에 맹세할 수 있어. 난 아냐."

 

 작은 사내의 목소리는 큰 사내의 목소리와는 달리 침착하고 작게 들렸다.

 "아니기는 뭐가 아냐. 우리가 널 몰라. 초등학교 때부터 당신을 알았던 우리야. 고등학교 때는 네년에게 엿보고 엿들은 걸 가르쳐 줬던 우리야. 왜 우리가 몰라. 너무 잘 알지."

 

 큰 사내는 여전히 언성을 높여 외쳤다.

 "이 쌍년이 거기 떠나 여기 산다고 완전히 쌩까고 있네.

  우리 모르냐? 우리 몰라. 네년 모르는 사람이 그 동네에 누가 있다고 몰라. 어디서 거짓말이야."

 

 여자가 이제는 울기 시작한 모양이다. 음성에서 울음기가 가득하다.

 "알지. 내가 너희들을 왜 몰라. 잘 알지.

  우리 옛날에 서로 도와주며 친했잖아. 너 도둑질도 감싸주고. 넌 남이 쓴 글로 대학 간거 내가 다 막아 줬잖아.

  내 때문에 둘 다 무사한 거잖아. 다 알지.

  하지만 나는 안 했어. 난 절대로 그런 일 안 했다니까.

  상웅이가 누군지도 몰라."

 

 아마도 울음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누그러트리고 과거를 회상하여 동정심을 구하려는 모양새다.

 

 작은 사내가 비아냥거리듯이 내뱉었다.

 "까고 있네. 누가 네년 말을 믿냐. 온 동네 돌아다니며 거짓말로 먹고살았던 년이.

  뭐, 아냐. 뭐가 아니라고?

  그걸 누가 믿는데."

 

 여자가 다시 몇 번을 흐느끼고는

 "사실이야.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네, 네. 아무 짓도 안 했지. 그때도 안 했고. 지금도 안 했지.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에게 나는 안 했는데 다른 놈들이 했다고 떠들고 다녀. 그렇게 자신 있고 당당해서."

 큰 사내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비아냥거리는 말투였다.

 

 그제는 여자의 목소리에 울음기가 없어졌다. 울어서는 이들을 회유할 수 없음을 알았는 모양이다. 그야말로 악어의 눈물 같은 잠시간의 울음이었던 모양이다.

 

 "아냐. 난 절대 그런 일 하질 않아."

 

 작은 사내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안되겠다. 쌍년이 좀 맞아야 입을 열 것 같다."

 

 큰 사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밝은 음성으로.

 "그래, 이런 년은 말로 해서는 절대 안 돼. 몇 대 맞아봐야 그제야 입을 열지."

 

 곧이어 방망이 휘두르는 소리와 방망이가 물체를 때리는 소리, 그리고 여자의 비명 소리와 신음 소리만 어두운 그림자 안에서 계속해서 들렸다. 어두운 밤 하늘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참으로 날카롭고 소름 끼치는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어딘가를 가격하는 소리가 물체가 아닌 사람이기에 그 소리의 공포스러움은 더 배가 되고 있다. 화음처럼 들리는 여자의 신음 소리와 비명 소리는 살려달라는 애원이지만 누구도 그 소리를 듣는 이는 없어 보였다. 오로지 풀벌레 소리처럼 밤공기 사이를 날아갈 뿐이었다.

 

 얼마간의 공포스러운 시간이 흐른 뒤에 방망이 휘두르는 소리와 그게 몸에 부닥치는 소리, 그리고 여자의 비명 소리가 어느 순간 멈추었다. 그리고 그제는 여자의 신음 소리만이 마치 밤벌레 소리처럼 고요한 적막을 깨며 이어지고 있었다.

 

 "아이고, 아이고. 나 죽네. 나 죽어. 아이고, 아이고. 킁, 킁, 아이고. 킁, 킁."

 

 교각 아래 어두운 곳에서 번쩍하는 작은 불이 나타나더니 근방 꺼지고 작은 불빛 두 개만이 보인다. 아마도 두 남자가 담배를 피우는 모양이다. 둘은 담배를 피우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낄낄거리고 있다. 방금 전에 한 사람을 그렇게 때려놓고는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긴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인 담배 피우는 시간이 지나갔다. 어두운 그림자 안에 두 개의 불빛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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