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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그리는
작성일 : 17-12-06 09:39     조회 : 53     추천 : 0     분량 : 1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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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원준의 다이어리 기록.

  2026년 10월 2X일부터 11월 1일 기간 사이

  USB에 저장된 문자 기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 *

 

 백조의 아름다움 뒤에는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움직여야 하는 발이 있다.

 

 그해 7월부터 10월 초까지의 원준과 상민의 관계는 이러했다. 겉으로 드러난 사이는 백조처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뒤로는 서로가 숨기고 있는 비밀들이 있었다.

 

 원준은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는 타협할 수 없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항상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4차 산업혁명 법안 뒤에 숨겨진 비밀 법안의 내용을 아는데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상민을 만났을 때는 허허거리며 웃었지만 돌아서면 웃을 일이 없었다.

 

 상민은 원준보다 더 실질적인 고통 속에 살았다. 그는 원준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권성희 가족 사망 사건처럼 그 뒤에 이어진 A마을 출신들의 죽음에 관련된 사건들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었다. 권성희 사건 때 이미 원준에게도 말했지만 교통 사고나 살인 사건 아니면 자살 사건이 시한 폭탄들 사이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어 며칠에 한 번은 꼭꼭 과거에 발목이 잡혀 힘들어 해야 했다.

 

 둘은 그 기간 매일이다시피 만나 식사를 하거나 술을 먹었지만 바로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비밀을 숨기며 힘들어 했다. 그렇게 백조의 유영같은 시간이 4개월이 지난 그해 10월 말이다.

 

 

 상민이 자기보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사람을 편의점 앞 파라솔 의자에서 만나고 있다. 둘은 편의점에서 사온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상민의 옆에 있는 사람이 종이를 꺼내 상민에게 주었다.

 

 "자, 이거 보고 싶다고 했지."

 

 상민이 종이를 건내 받았는데 초청장이다. 마치 결혼식 청첩장처럼 생긴 조금은 화려한 초정장이다. 상민이 초청장을 펼쳐 보았다.

 

 [DA 대교 개통식에 초대합니다.]

 ...

 ...

 [일시 : 11월 1일 오전 11시.]

 

 초청장을 펼치자 단번에 대교 개통식 초대장임을 알 수 있고 마지막에 날짜가 눈에 들어왔다.

 

 "이거 어디서 보낸 겁니까?"

 

 "거기 맨 밑에 있잖아. DA 대교 건설 회사."

 

 "아는 곳입니까?"

 

 "알지는 못해. 나도 어떻게 해서 나에게 이런 초청장이 왔는지 모르겠어."

 

 "가실 겁니까?"

 

 "휴일이고 해서 갈 참이야. 가족과 같이 가서 구경하려고.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뇨. 그냥 이같은 초청장을 받은 분들이 많아서 거기서 만날 수 있겠다 생각해서."

 

 "그래. 그럼 거기서 만나 대교 개통식 보고 다리 밖으로 나와 고향 사람들끼리 향우회라도 열며 회라도 한 접시 해야 겠는데."

 

 해맑게 웃고 있는 선배를 보고 나서 상민은 고개를 숙여 다시 초청장을 읽었다. 왠지 기분이 찜찜했다. 이로서 다섯 번째 초청장을 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DA 대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그런 사람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일까? 누군가는 단순히 개통식이라는 큰 행사에 사람이 많이 오면 좋으니까 불특정 다수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이라 단정했다. 다른 누군가는 구경 올 사람이 없을 것 같으니까 정부에서 돈을 써서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날 그곳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데모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기들이 예전 도둑질한 글로 대학을 들어가서 저주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 함께 만나 회라도 먹으러 가야 겠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그들은 상민이 걱정하는 그 정도의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다.

 

 

 원준은 처음에는 그저 누군가의 장난으로 생각했다. 테러에 대한 경고를 대화앱 쪽지 창으로 보내다니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보낸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 이상함을 느겼다. 통신 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그런 번호는 없다고 했다. 다시 아는 사람을 총동원하여 재조사를 했더니 정말로 그 번호도 없고 그런 번호로 된 대화앱도 개설된 것이 없었다.

 

 "뭐야? 그럼 이 쪽지는 누가 보낸 거야. 어떻게 한 거지? 왜 보냈어?"

 

 그때부터 조금씩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인터넷을 통해 DA 대교라는 곳이 어디 있는지부터 찾아 봤다. 검색창에 이름을 치자 바로 수많은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가장 많이 나온 제목은 '11월 1일 개통'이라는 제목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많이 나온 단어가 'A.I와 로봇이 최초로 완공한 다리'라고 제목이 나왔다.

 

 "뭐야? 진짜 있는 다리야. 그리고 이건 또 뭐야 인간의 노동력이 단 하나도 안 들어간 다리라고."

 

 자기 회사가 올린 보도 영상이 있다는 걸 알고 바로 클릭하여 영상을 보았다. 영상의 내용은 DA 대교 개통을 축하하며 다리의 위치에 대한 정보와 필요성에 대한 홍보가 먼저 나왔다. 취재 기자가 너무나 익숙한 김정섭이었다. 계속해서 교각을 A.I와 로봇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누가 들어도 사람의 개입이 하나도 없었다는 걸 강조하는 문구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으로 개통식이 있는 날 건설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대교 위에서 데모를 한다는 내용이 첨가되어 있었다.

 

 'DA 대교도 있다.

 ...

  11월 1일. 이날은 그냥 설정된 날짜가 아니라 개통식이 있는 날이다.

 ...

  반대하는 사람들의 집회도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혼란한 시기에 사회 현상의 한 부분처럼 이곳에서도 데모가 일어나고 있다.

 ...

  그렇다면... 뭔가 이상하게 조합이 맞아가는 기분이 든다.

  이제 어떻게 한다. 누가 왜 나에게 이런 정보를 보낸 거지? 무슨 이유로.'

 

 원준은 다음 날 직접 DA 대교 현장에 찾아 갔다. 다리는 개통식 일주일 전이라 거의 모든 마무리가 끝난 상태였다. 그래서 로봇 경비가 대교 앞에서 길을 막았다.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행사 준비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인터뷰를 할 사람을 원한다고 했다.

 

 "사람 없어. 사람을 불러주면 내가 설명을 할 게. 사람 좀 불러 줘."

 

 로봇에 막혀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사람이 차를 타고 나타났다. 현장 감리 회사에서 나왔다는 직원은 홍보 자료는 이미 배포된 것 외에는 더 이상 알려줄 것이 없다고 했다.

 

 "그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대교를 한 번 볼 수는 없을까요?"

 

 원준의 속내는 자기에게 보낸 경고장에 적힌 G 13지점과 15지점 사이를 살펴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되지를 않았다. 몇 번이고 방송국에서 왔으니 한 번 눈으로 보기라도 하자고 부탁 했지만 허락되지를 않았다. 결국 다리 앞에서 보기만 하고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돌아서야 했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원준은

 "만약 쪽지에서 지목한 구역에서 개통식이 이루어 진다면 그건 테러다.

  그렇다면 누구가 그런 일을 꾸미지?

  테러 분자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테러범이 일으킨 사고는 없었다.

  그렇다면 내국인 중에서... 아! 그래. 그들. 데모하는 사람."

 

 원준은 데모하려는 사람을 떠올리고는 놀랐다. 4차 산업혁명 법안 발의 이전부터 이미 우리 사회는 A.I와 로봇으로 인하여 사회 혼란을 겪고 있었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었고 A.I의 등장은 인간이 설 자리를 더욱더 많이 좁혀 놓았다. 그 영향은 단번에 사회 혼란과 잉여 인간의 홍수를 만들었다.

 

 이번에 데모를 하려는 사람들은 그들 중 한 집단이다. 비행기 사고로 A 마을에 갔을 때 보았던 로봇 영농 사업단처럼 농사가 가장 먼저 취약한 계층으로 4차 산업혁명의 직격탄을 맞아 농민이 붕괴되었다. 그 다음이 이번에 데모를 하려는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육체 노동자들이 두 번째 직격탄을 맞을 차례다.

 

 원준은 회사로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하며

 "DA 대교는 완벽한 인간 노동력 배제에 의한 첫 공사군. 설계는 A.I가 했고. 건설은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 시스템의 기술이 들어간 자율주행 건설 장비들이 다 했어.

  이건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첫 테이프를 끊는 행사가 되겠군."

 

 그 생각이 들자 원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테러가 일어날 요소가 모두 합쳐진 장소다.

  거기에 테러에 대한 경고까지 도착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위에 보고를 하고 신고를 해야 하는 일이다."

 

 그는 혼잣말을 하더니 서둘러 위에 보고를 하려고 갔다.

 

 

 상민은 최근에 의무처럼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렇다고 무슨 단서가 있거나 그들을 꼭 만나야 할 이유도 없었다. 만나면 뭔가를 알게 될 명목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며칠 째 계속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을 찾아 다녔고 만나고 있었다.

 

 지금도 그는 한 중년의 남자를 만나고 있다. 중국 음식점 안에서 만나고 있는데 앞에 앉은 중년의 남자는 허름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냥 봐도 화이트 칼러가 아니라 블루 칼러의 사람임을 알 수 있는 복장이다.

 

 "왜 안 가시려는 겁니까?"

 

 "안 가기는 왜 안 가. 가. 가긴 가는데. 이 초청장의 장소에는 안 가고 다른 곳에 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는 건설 노조 회원이야. 우리 조직은 이번 개통식을 인정할 수가 없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로봇을 인정할 수 없다 그 말이야. 그래서 우리는 이번 개통식에 데모를 하려고 해."

 

 "아! 그래서 안 가시겠다 그 말씀인 거군요. 그럼 그 초청장 저 주십시오. 제가 가게."

 

 "안 돼."

 

 "왜요? 버릴 것 같으면 저 주시면 안 됩니까?"

 

  "정부가 왜 이런 초청장을 국민들에게 보냈겠어. 로봇 시대를 알리고 우리의 데모를 막으려는 수작이야.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우리의 소리가 약해지잖아. 그 목적으로 돌린 초청장인데 자넬 주면 어떻게."

 

 "그건 걱정마세요. 저도 이런 식의 4차 산업혁명 확대는 반대입니다. 초청장 주시면 가기는 거길 가도 개통식에 가질 않고 데모하는 곳에 가서 한 힘 쓰겠습니다."

 

 "거짓말 하는 거 아니지."

 

 "예. 거짓말 아닙니다. 저 주시면 거기서 볼 수 있을 겁니다."

 

 "좋아. 자. 가져가."

 

 상민은 앞에 사람으로부터 초청장을 건네 받았다. 건네 받은 초청장을 그는 마치 신기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리저리 살피며 보았다.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이유는 개통식에 가게 되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의심하는 곳에 갈 수 있게 되어 좋아하는 것이다.

 

 

 원준이 상부에 보고한 제보로 인해 데스크에서 비상 회의가 열렸다. 보도 국장을 비롯하여 각 부서의 부장들이 다 모였다. 그 중에는 제보자인 원준도 참석해 있었고 김정섭도 고참 기자로 참석해 있었다.

 

 정치부 부장이 원준을 대신해 보고를 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유원준 기자의 대화앱 쪽지로 테러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일주일 뒤인 11월 1일에 DA 대교 개통식에서 폭탄 테러가 있을 것이라는 제보입니다."

 

 사회부 부장

 "신고는 한 상태입니까?"

 

 정치부 부장

 "예, 좀 전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쪽지에 지목된 장소를 조사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회부 부장

 "저희 쪽에서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쪽지에 지목된 장소는 개통식이 있을 장소가 아니라고 합니다."

 

 국장

 "그럼 G 13과 15구간이 의미하는 건 뭐야?"

 

 정치부 부장

 "우리 조사는 조금 다릅니다. 그날 개통식과 함께 건설 노조에서 데모를 하기로 되어 있는데 그 시작점이 H 구역이었습니다. H 구역에서 시작하여 행진을 하다가 개통식을 방해하는 형태의 집회를 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장

 "그럼 행진이 쪽지가 지목한 구역을 지난다는 말이네."

 

 정치부 부장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경찰이 그 집회를 불법 집회로 간주하여 G14 지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차단막을 설치하여 행진을 막을 거라고 합니다."

 

 정치부 부장의 말에 배석한 모두가 놀랐다. 결국 쪽지의 제보가 의미하는 구역이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경찰이 쪽지의 중간 지점을 행진 통제 지점으로 지정하였다면 쪽지에 적힌 G 13에서 15 구역 사이는 행진하는 군중들과 막으려는 경찰이 한데 모여있는 곳이 된다. 만약 경고가 사실이면 엄청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사회부 부장

 "한 구간이 대략 2, 30 미터 정도입니다. 세 구간을 합치면 60에서 길게는 90미터 가까이 됩니다. 전체 중 어디가 될지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국장

 "그건 우리 소관이 아니라 신고가 된 경찰 소관이야. 우리는 그 사고를 막느냐 못 막느냐를 취재하면 되는 거야. 드론 띄울 수 있지?"

 

 기술부 부장

 "비행 금지 구역이라 불가능하지만 개통식이 있는 관계로 미리 허락을 받으면 가능 할 수도 있습니다."

 

 국장

 "좋아. 그런 드론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G 13과 15구간 사이에 집중해. 그리고 정치부하고 사회부 기자들 총 동원해서 사고 지점 일대에 대한 취재 들어가."

 

 원준

 "경찰이 테러 물증을 못 찾으면 집회를 금지하지 않겠습니까?"

 

 정섭

 "아닐 겁니다. 건설 노동자 집회를 그런 이유로 막으며 그들이 도리어 정부가 자기들 집회를 방해하려고 한다고 나올 겁니다.

 ...

  제가 취재한 그쪽 활동을 보면 A.I와 로봇에 의해 만들어진 대교로 인하여 신경이 곤두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찰의 그 발표를 믿으려 하지 않을 겁니다."

 

 정섭이 가지고 온 서류까지 확인하며 말했다.

 

 사회부 부장

 "맞습니다. 집회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이게 될 겁니다."

 

 원준

 "하지만 만약 그렇게 집회를 그냥 강행했다가 정말로 폭탄 테러라도 난다면 인명 피해가 상당할 겁니다."

 

 정치부 부장도 원준의 편에서 회의적 시각으로 이 사건을 보았다. 가급적이면 행사를 못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에 비하여 사회부 쪽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식으로 방해하지 말고 취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치부와 사회부가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대립하였다.

 

 그 어수선함에 국장이

 "그만. 그만 해요. 알았으니까.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정치부는 유 기자 앞으로 온 쪽지 더 조사해 보세요. 어디서 보냈고 누구가 보냈는지 파고 들어 제보자를 알아내도록 하세요. 범인을 찾으면 더 좋고요.

  사회부는 대교 개통식 취재를 명분으로 제보 내용 지점의 조사를 하도록 하세요. 개통식 당일까지 정치부가 찾던지 아니면 사회부가 찾으면 개통식 그 날이라도 당장 경고 방송을 해서 사람들이 그곳에 가는 것을 막을 겁니다.

  하지만.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하면 우리가 먼저 막지는 않을 겁니다. 모두 시민들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안에 꼭 찾으세요."

 

 모두가 일제히 "예"라고 대답했다.

 

 

 상민은 초청장을 확보한 이후로는 더 이상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을 찾아다니지 않았다. 어차피 올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만날 것이다. 특히나 만났던 사람들 중 일부는 이미 SNS 상으로 자기들이 11월 1일 DA 대교 개통식에 참석할 거라는 것을 알리면서 고향 사람들 중에서 그곳에 참석하는 사람들 끼리 만나자는 알림창을 띄워놓고 회원을 모으고 있었다.

 

 개통식에 참석하게 되어 들뜬 사람은 있어도 위험을 경고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상민과 태솔만이 찜찜한 기분으로 걱정을 할 뿐이었다. 그래서 하루 하루가 다가오는 것이 둘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자기야 원준씨에게 알려야 하는 거 아냐? 왠지 기분이 안 좋아."

 

 "나도 그렇기는 한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원준이에게 연락을 하면 단번에 또 A 마을 일 신경 쓴다고 한 소리를 할 거야."

 

 "그게 겁나?"

 

 "겁나는 것이 아니라 신경이 쓰여. 절친인데 괜히 걱정되는 말이나 듣는게."

 

 "그럼 어떻게. 자기는 갈 거야?"

 

 "응, 이미 초청장을 받았잖아."

 

 태솔이 내심 못가게 막으려는 듯이

 "자기 초청장도 아니면서. 안 가면 안 돼?"

 

 "가 보고 싶어. 사람들도 보고."

 

 "그럼 나도 같이 가."

 

 "너도 가려고."

 

 "응, 자기 가니까 나도 같이 가."

 

 "안 돼. 위험할 수도 있어."

 

 "싫어, 싫어. 그럼 나 혼자라도 간다."

 

 태솔이 상민에게 매달려 응석을 부렸다. 응석을 부리는 사람은 추상민의 여자친구 김태솔이다. 태솔의 고향도 상민과 같은 동네다. 고향 선후배 사이로 상민보다 두 살 어린 26살이다. 그녀 또한 대학을 다니게 되면서 S 시로 올라왔다. 둘은 다정하게 장난을 치며 골목 중앙을 따라 걸었다. 그러다 차가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갓길로 비켜섰다가 다시 중앙으로 걸었다.

 

 

 일주일 동안 원준이 속한 정치부 쪽에서는 원준의 대화앱에 접속한 제보자를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였다. 경찰과 합동으로 조사한 이 작업에서 모든 최신 기술을 다 동원하였지만 대화앱에 들어온 상대를 찾을 수가 없었다. 정보 통신부 기술자와 통신 회사 기술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안에서는 그런 기술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절대 찾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바람에 원준은 크게 실망을 하였다.

 

 정섭이 속한 사회부는 일주일 동안 현장에 나가 그곳에서 살다시피하며 물증을 찾는데 노력하였다. 하지만 G 13구역과 15구역 사이에는 경찰까지 동원되어 폭발물에 대한 탐지를 하였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개통식 전날까지 수색을 하다가 근거없는 제보로 판정하고 비상 상황을 해지하였다. 사회부 쪽에서도 지쳤는지 더 이상은 G13과 15 구역 사이를 조사하지 않고 개통식 현장 취재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개통식 날 아침.

 

 상민은 태솔의 집에 가서 태솔을 태우고 DA 대교로 갔다. 한사코 같이 가겠다는 태솔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대동할 수 밖에 없었다.

 

 원준도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가 아닌 DA 대교로 향했다. 그는 다른 기자들이 개통식 현장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에 쪽지가 지목한 G 13과 15구간 사이에 갈 생각이었다.

 

 상민과 태솔은 주차를 개통식을 하는 S 시 방향 대교 입구가 아닌 반대편의 집회 행진이 시작되는 반대편 입구 쪽에 주차하였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렸을 때는 벌써 집회 참가자들이 대교를 가득 매운 상태였다. 그들의 뒤에서 천천히 따라 움직이며 고향 사람들을 찾았다.

 

 두 사람이 이곳에 주차한 이유는 어제 초청장을 가진 사람들이 가야 할 장소를 인터넷에 검색을 했는데 개통식을 하는 장소가 아니라 집회가 시작되는 장소였다. 그게 이상해 몇 번이고 검색을 했지만 건설 회사에서 발행한 초청장은 개통식을 하는 곳이 아니라 반대편에 주차하도록 되어 있었다.

 

 태솔이 같이 보다가

 "너무 복잡하거나 귀빈들을 위해 일반인 주차를 반대편에 잡은 모양이네. 좋게 생각 해."

 

 원준은 개통식이 거행되는 S 시 방향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대교로 향했다. 그가 확인한 주차 구역은 S시 방향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대교 초입에서는 개통식 준비로 어수선했다. 그곳에서 우선은 선배들에게 눈도장을 찍고는 걸어서 G13 구역을 향해 걸었다.

 

 한참을 걷다가 앞을 보니 경찰들이 집회 행진을 막기 위한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차단용 차량은 없고 제법 많은 경찰들이 다리를 가득 매우고 있었다. 인력으로 차단벽을 쌓을 모양이었다.

 

 상민과 태솔이 G 17 구간 중간 지점을 막 지나갈 때 상민의 시선에 자기에서 초청장을 준 선배가 보였다. 그는 두 사람과 함께 붙어다니고 있었는데 하고 있는 행동이나 태도가 조금 이상했다. 세 명이 연신 주변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상한 기분이 든 상민은 태솔과 같이 그 사람들을 따라갔다.

 

 세 명은 연신 주변의 눈치를 보며 걷더니 구간과 구간 사이에 있는 다리 난간 너머에 있는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교각의 철골 구조물 안전 검사나 시공 때 작업을 하던 통로로 들어가는 입구 같았다.

 

 "어? 이상하다. 저 분들은 왜 저리로 들어가지?"

 

 "왜? 무슨 일 있어. 아는 사람이야."

 

 "응, 초청장 내게 준 사람. 우리도 저기로 가보자."

 

 상민과 태솔은 세 명이 들어간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원준도 기자 신분을 이용하여 경찰 차단막을 통과하여 시위대가 다가오는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그때 그의 시선에 상민이 보였다. 그가 모르는 여자와 함께 교각의 가장자리 교각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로 향하고 있었다.

 

 '어? 상민이가 여기 웬일이지.'

 

 원준은 그들이 아래로 내려가기 전에 만나려고 앞으로 달려갔다.

 

 "상민아."

 

 교각 아래로 내려가는 입구 앞에 도착한 상민과 태솔은 앞에서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원준이 그들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두 사람 앞에 도착한 원준이 상민의 옆에 있는 태솔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 전에 태솔이 먼저 인사를 했기 때문에 그도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급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 온 이유와 어딜 가는 지가 급했다.

 

 "넌 여기 왜 있어?"

 

 "그런 넌?"

 

 "난 취재 나왔지. 어디 가는 거야?"

 

 "좀 전에 여기로 내가 아는 사람이 내려가서 알아보려고."

 

 "누군데?"

 

 "고향 사람."

 

 상민의 입에서 고향 사람이라는 말에 원준은 이상한 예감 같은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는 순식간에 A 마을의 저주 받은 사람과 테러를 연관지어 생각했다.

 

 "너 또 그거 조사하는 거야? 시한폭탄!"

 

 상민이 아무 말도 못했다. 대답을 못한 남자 친구를 보며 태솔은 안타까워했다.

 

 원준이 조금은 화가 난 듯이 언성을 높이며

 "야, 그런 일에 신경쓰지 말고 살라고 했지. 왜 사서 고생하며 신경을 쓰냐. 이게 뭐냐? 남의 뒤나 밟고. 여기 내려가면 저주가 풀리기라도 하냐?"

 

 그 말에도 상민이 대답을 못했다.

 

 그러자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던 태솔이

 "감찰관이나 PS 뭐라는 곳을 찾을 수는 있잖아요."

 

 원준은 태솔의 입에서 나온 말의 이해하지 못했다. 감찰관이 뭔지, PS 뭐라는 것이 뭔지 그는 전혀 몰랐다.

 

 "이게 무슨 소리야? 상민아, 이분이 하는 이야기가 뭐야?"

 

 상민이 다급히 태솔의 입을 가리려고 하며

 "아냐. 아냐. 그냥 한 소리야. 별 거 아냐."

 

 원준이 화를 내며

 "야, 뭘 숨기는 거야?"

 

 상민이 어색한 웃음을 웃으며

 "숨기는거 없어. 그냥 막한 소리야. 신경 쓸 거 없어."

 

 그렇게 말하고는 그제는 태솔을 보며

 "넌 여기 있어. 내가 내려가서 선배 만나보고 올게.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 있으면 곧 올게."

 

 그렇게 말하고는 다리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다.

 

 그때 원준이 상민을 잡더니

 "나도 같이 가."

 

 원준이 갑자기 나서자 상민과 태솔은 영문을 몰라 그를 봤다. 그제는 원준이 아예 먼저 내려가려는 듯이 앞장서고 있었다. 그런 원준을 상민이 이번에는 잡았다.

 

 "기다려 봐. 뭐하는 거야?"

 

 상민에게 팔이 잡힌 원준이 두 사람을 보고 나서는 가까이 오라는 듯이 크지 않은 손짓을 하며

 "이리와 봐. 사실은 일주일 전에 내 대화앱으로 테러 경고가 떴어. 그래서 일주일 동안 우리 방송국과 경찰이 이 일대에 대한 조사를 했었는데 테러 징후나 폭탄 같은 걸 못 찾아 어제로 해지된 상태야."

 

 원준의 말에 상민과 태솔은 사뭇 놀란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봤다. 둘은 혹시나 방금 전 이 아래로 내려간 세 사람이 테러범은 아닐 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두 사람이 눈으로 서로 그와 같은 사실을 주고 받을 때 원준이 상민에게 물었다.

 

 "넌 왜 여기 온 거야? 놀러 온 건 아닌 것 같은데?"

 

 "사실은 보름 전부터 A 마을 출신들 중에서 시한 폭탄인 사람들 앞으로 초청장이 발송되었어. DA 대교 개통식에 참석하라는."

 

 상민의 말에 원준은 대충의 의도를 알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예감이 안 좋아 확인하러 온 거구나. 시한 폭탄들."

 

 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런데 그 중에서 내게 초청장을 양도한 사람이 다른 두 명과 이상한 행동을 하더니 좀 전에 여기로 내려갔어."

 

 상미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원준이 행동을 하며

 "그렇다면 확인해 보자."

 

 원준이 먼저 입구로 들어가려고 할 때 뒤에 있는 상민이 태솔을 보며

 "넌 따라 오지마. 방금 친구 말 들었지. 위험 할 수 있으니까 차 있는 대로 가서 기다려."

 

 태솔이 두려운 눈빛으로 그렇게 하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녀의 눈빛은 간절했고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는 남자친구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괜찮아. 그렇게 해. 어서."

 

 그래도 태솔은 고개를 저으며 거부했다.

 

 그 모습을 보고 원준은 둘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는

 "그럼 이렇게 하세요. 내 기자증 줄테니 저기 경찰 차단막 통과해서 개통식 현장에 가서 우리 방송국 방송 차량을 찾으세요. 그리고 거기서 김정섭이라는 기자. 이름 잘 기억하세요. 김정섭 입니다. 김정섭. 그 기자를 찾아 우리 이야기를 하세요. 유원준이 그렇게 전하라고 했다면서 꼭 전하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자기 목에 걸고 있던 기자증을 태솔에게 주었다.

 

 태솔이 얼떨결에 원준에게서 기자증을 받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며 상민을 봤다.

 

 상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해. 어서 앞으로 가. 어서. 가서 우리 이야기 꼭 친구가 말한 기자에게 전해. 그럼 도와 줄 거야."

 

 상민이 태솔의 손을 꼭 잡고 이야기를 하고는 그녀를 돌려 세워 등을 떠밀었다. 태솔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몇 번을 머뭇거리며 가질 않고 있다가 원준이 아래로 내려간 다음에야 달려와 상민의 입에 키스를 하고는 앞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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