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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수빈의 이야기
작성일 : 17-11-23 02:50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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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하하하하”

 

 배를 잡고 한껏 웃어대는 가영의 모습은 꼴불견이었다.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며 그 모습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제가 한 말을 들은 그들의 모습을 네가 봤어야 하는 거라며 숨넘어갈 듯 웃는 그녀의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마저 힐끔거리고 있었다.

 

 “그만 웃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뾰로통한 수빈의 말에 눈물을 훔치는 가영은 자신은 그런 것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며 더욱 크게 웃어버렸다.

 

 결국, 한껏 치켜뜬 수빈의 눈을 보고서야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지만 [킥킥] 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하아- 내가 그때 왜 네 말을 들어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그녀의 모습에 [큼. 큼] 목을 가다듬은 그녀가 뭘 그렇게까지 반응하냐며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너도 필요했잖아. 결혼을 늦출 시간이……. 대우도 좋고 시설도 좋은데 뭐가 불만이야.”

 

 “너 때문에 그렇잖아, 너 때문에. 그리고 이젠 그것도 못 써먹게 됐어.”

 

 “응? 그건 무슨 소리야? 왜? 또 선보래?”

 

 한숨을 내쉬는 수빈을 보곤 오늘 우울한 진짜 이유가 이것이구나 싶었다.

 

 “진짜 미친 것 아니니?”

 

 [드르르륵]

 

 수빈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액정에 뜬 이름을 보자 한숨부터 나왔다. 요즘엔 정말 한숨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단 생각이 하며 통화버튼을 밀었다. 받고 싶지 않았지만 안 받으면 진료 내내 전화를 해댈 것을 알기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 네, 작은어머니.”

 

 [“너 왜 이렇게 통화가 안 되니?”]

 

 “진료 중이었어요.”

 

 [“진료를 1분도 안쉬고하는 것도 아니잖아. 정말, 한의사라고 유세 떠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몇 번이나 전화한 줄 알아? 전화한 거 봤으면 나한테 전화해야 될 것 아니야! 지금 점심시간이잖아!”]

 

 “죄송해요. 오늘 좀 진료가 많아서요.”

 

 [“됐고, 오늘 선보는 거 알고 있지?”]

 

 “네, 알고 있어요.”

 

 [“지난번처럼 그렇게 했다가는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을 줄 알아. 할아버님도 이번엔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하셨어. 그 집안이 어떤 집안인 줄 알지. 집안 망신주지 말고 똑바로 처신해. 너 같은 애는 한의사 타이틀마저 없었으면 마주 앉지도 못하는 자리야.”]

 

 “네 알고 있어요.”

 

 [빠드득빠드득]

 

 고개를 들어 보니 통화 소리가 들렸는지 가영이 엄청난 기세로 얼음을 씹어대고 있었다.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실수하지 않겠다고 몇 번을 다짐하고서야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후-”

 

 “진짜 가지가지 한다. 뭐 한의사타이틀? 허-, 그 타이틀 이용하고 있는 게 누군데!”

 

 “그만해. 열 낼 일도 아니야.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넌 화도 않나니? 나는 옆에서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오장육부가 뒤틀릴 정도로 열불이 나는데.”

 

 가영이 씩씩거리며 그동안 작은집에서 행한 만행들을 나열하며 화를 내었지만 수빈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 웃음이 하도 처연해서 가영도 더는 화를 낼 수 없었다.

 

 수빈의 집안은 지금은 몇 남지 않은 명망 높고 권위 있는, 예전에는 양반이라 불리던 이들의 집안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집안은 종손이었고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졌고 집안은 발칵 뒤집혀졌다. 집안에서는 당연히 좋은 집안과의 혼사를 원했지만, 그녀는 그냥 평범한 집안의 자식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집안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집안 어른들은 자신들이 격하게 반대를 하면 포기할 것으로 생각했기에 격렬하게 반대를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결국 종손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수빈을 낳았다. 가족들의 축복을 받지 못했지만, 그들은 행복했다. 친가의 사랑을 못 받았지만, 외가의 사랑을 배로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때까지 수빈은 밝고 활발한 아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 본가에서 사람이 찾아온다. 어머니와 수빈을 인정할 터이니 돌아오라는 전언이었다. 고민 끝에 어머니는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그렇게 수빈이 7살 때 본가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결정한 것이었지만 본가의 생활은 가시밭길이었다.

 

 마음에 차지 않는 며느리를 억지로 받아들인 거라며 어찌나 유세를 떨어대던지. 아들을 낳지 않았다면 절대 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면전에다 악담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은 그것이었다. 『아들』 수빈에게는 4살 된 남동생이 있었다. 그들이 원한 것은 수빈의 가족이 아닌 『종손』 그 하나였다.

 

 사사건건 태도며 행실을 따져대는 어른들의 잔소리는 어머니를 힘들게 했다. 수빈의 행실 또한 트집 잡아 어머니의 숨통을 조이려 했다. 7살인 수빈은 아직 아이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것을 봐주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수빈이 조용해진 것은.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자신마저 어머니를 힘들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절로 그리 행동하게 되었다. 마냥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기쁨에 빠져있던 그녀에게 그곳이 지옥이었다.

 

 그나마 할머니는 어머니와 수빈을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할머니는 순종적인 사람이었는데, 평생을 그리 살아오신 분이셨지만 어머니와 수빈이 집에 들어온 후부터는 할아버지와 집안어른들께 반기를 드는 상황이 많아졌다. 할머니가 두 사람의 든든한 방패를 자처하신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도 모두 며느리가 잘 못 들어와 집안에 불화가 생긴 것이라며 어머니를 탓했다.

 

 참다 참다 더 참지 못할 정도가 되자 아버지는 더는 본가에 있을 수 없다고 결정하셨다. 할머니 역시 더 이상은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며 등을 미셨지만, 어머니는 최씨 집안 종손은 수빈과 수현이라며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다 결국……. 그 일이 터졌다.

 

 수현이 집안에서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수현은 짧은 생을 마감한다.

 

 수빈은 그날을 잊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숨을 내뱉은 어린아이의 모습은 그녀에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유독 자신을 따르던 동생이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몰랐다. 마지막까지 웃어주던 착한 아이였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하지만 화를 내기도 전에 또 다른 일이 터졌다. 그 당시 어머니는 임신 중이셨는데, 본인도 미처 모르고 있던 시기였다보니 , 수현을 잃은 충격으로 유산을 하게 된다.

 

 성치 않은 몸으로 상을 치르고 집에 돌아온 날, 그녀의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보고 혀를 찼다.

 

 그때 그녀는 분노가 무엇인지 증오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표현하지는 않았다. 제가 나선다면 또 제 행실을 문제 삼아 어머니를 괴롭힐 테니까.

 

 그 대신 아버지가 할아버에게 대들었다. 한바탕 집안이 시끄러워 질정 도로 난리를 피우셨고, 할아버지도 처음 보는 아버지의 모습에 크게 당황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수빈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지만 무섭기보다는 든든했다.

 

 그렇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반년도 되지 않아 폭탄이 떨어졌다. 어머니가 유산 후에 더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집안에서 이혼을 종용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진절머리를 치며 집안을 등지는 것을 결정하셨다.

 

 “이놈아! 네가 어찌 이리할 수 있는 게야? 이 배은망덕한 놈!”

 

 “배은망덕하다고요? 아버지, 아버지는 어찌 인두겁을 쓰고 이리 행동하실 수가 있습니까? 사람이라면 응당 그에 맞는 도리를 다하셔야지요. 맨날 논어, 소학 그딴 책만 보면 뭐합니까? 인간 같지도 않은 짓을 하는데요?”

 

 “뭐 이놈의 자식, 아비에게 그게 할 말이더냐? 네놈이 그러고도 최씨 가문의 대를 이은 놈이라는 것이야?”

 

 “저도 제가 최가라는 것이 진절머리나게 싫습니다. 제 안사람이 무얼 그리 잘못했습니까? 수빈이 그 어린 애가 무얼 잘못했답니까? 그렇게 대를 잇고 싶으시면 종호에게 이으라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종호는 아들도 있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까지 제 목을 조이시는 겁니까?

 

 두 사람의 언쟁은 끝이 날 줄 몰랐다. 그사이 모여든 집안사람들로 인해 집안은 엉망이 되었고, 모두 제 말이 맞는다고 언성을 높이는 통에 아버지의 분노는 더욱더 커졌다. 더 말해봐야 똑같은 말만 반복될 것을 안 아버지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그날 부모님은 그녀의 곁을 영영 떠나고 만다.

 

 교통사고였다. 그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수빈이 유일했다.

 

 수빈은 그 후 차만 봐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힘들어했다. 멍하니 있는 날이 대부분이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외할머니댁에서 지내던 수빈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그녀의 할머니였다. 수빈의 모습을 본 할머니는 그녀를 안고 대성통곡을 한다.

 

 그런 할머니를 위로한 것이 수빈이었다.

 

 “할머니 울지마. 우리 수현이 혼자 있지 않아도 되니까 잘된 거잖아. 난 괜찮으니까 울지마.”

 

 그녀의 말이 아파서였을까? 그 공간에 있던 모두가 울음을 터트렸다.

 

 그때가 그녀의 나이 12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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