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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미묘한 균열, 자라나는 불안
작성일 : 17-07-26 18:57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1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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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땠어? 난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았는데-"

 

 

 

 

 

 영화관에서 무연히 걸어 나오면서 그는 물었다. 시간은 이미 한밤중이 넘어 있었다. 영화를 늦게 보기로 한 탓이었겠지만

 

 나는 그를 피곤하게 한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그보다 그렇게 오랫만에 영화를 보았는데.... 그럭저럭이라니-

 

 이 남자의 건조함은 양면이라서 더 흥미롭다니까-

 

 그토록 연정에 사로잡혀 살았으면서도

 

 이야기에 대해선 이토록 엄격하다니-

 

 

 

 

 

 "괜찮았어요- 끝맺음이 좀 흐지 부지 하게 된것 같긴 하지만요- 그보다 안 피곤해요?"

 

 

 

 

 

 그 말에 그가 얼굴을 손으로 살짝 쓸어내린다

 

 

 

 

 "아니야- 오랫만에 나왔더니 좀 어색해서 그런거겠지- 그보다 ... 어떻게 돌아가지?"

 

 

 

 내내 우리를 따라다닌 탈을 그가 한 손으로 들고 있다. 나는 씩 웃었다.

 

 

 

 "또 쓰고 돌아가야죠-"

 

 

 

 그는 그 말에 살짝 찡그리며 웃었다. 그러곤 손목시곌 확인한다-

 

 

 

 

 "설마 이 시간 쯤엔 누가 있던 집에 가지 않았을까...... 그래.. 하여튼 조심해서 나쁠것은 없으니까-"

 

 그와 돌아가는 길은 이미 불빛이 많이 사라진 가을길이었다.

 

 

  떨어진 낙엽이 발에 사락사락 닿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그가 했던 말이 기억나서 묻지도 못했다. 다리가 아픈지 아닌지- 그러나 그는 그런 기색 없이-

 

 

 내 손을 잡고 아주 기분좋은 미소를 띄고 걸어주었다. 줄곧 내 곁에서-

 

 

 

 

 

 "우리 처음 만난 날 기억나요?"

 

 내 표정을 보곤 그도 웃었다.

 

 

 

 "기억나지.... 솔직히- 그땐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난 당신처럼 표정으로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 말에 그가 코웃음을 친다-

 

 

 "당신도 그래- 마음을 감추지도 않고-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지-"

 

 

 

 

 

 피식 웃고만다- 그때- 그래 그때는 나도 상상도 못했었다. 이 사람을 이렇게 좋아하게 될지-

 

 

 늘 눈이 닿는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하기 전에 계산하기 전에-

 

 

 눈이 먼저 가 닿고 마음이 먼저 , 움직여서 그에게 붙어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핑크빛으로 물들어 버리는...

 

 

 

 

 그땐 상상도 못했다.

 

 

 

 

 

 "나는 늘 사랑을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설렘도 기대도 그런것들은 언제나 유통기한이 짧죠-

 

 왜 노래에서도 그러잖아요- 사랑해도- 어떨땐 숨소리 조차 듣기 싫은 순간들이 생긴다고......

 

 

 그런데 , 당신 보면서.... 안그럴수도 있겠구나- 사랑은 영원히- 잘 가꾸기만 하면 사랑으로 남을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잡은 내 손에 힘을 주었다.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나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또 그 무모한 길을 가기로 했어요- 거부할 도리가 없어서...."

 

 

 

 우린 잠시 멈춰섰다. 우리 사이로 가을의 바람이 스쳐 지났다.

 

 

 

 

 

 

 

 

 

 -

 

 

 

 

 

 문 앞까지 장하임을 데려다 주고 그녀에게 곰 머리를 돌려주고 - 싱긋 웃으며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서

 

 

 나는 그제야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 내내 마음이 잡힌 듯한 단어,

 

 

 

 '거부할 도리가 없어서..'

 

 

 

 

 

 

 왜 나는 언제나- 나만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을까- 그 말을 한 가을의 바람을 품은 그녀의 갈빛 눈이

 

 

 가로등불에 비치어 와 너무도 아름다웠다.

 

 

 

 왠지 목이 콱 매는 장면이었다.

 

 

 

 마음속으로 잊지 말자고- 이 순간들을 잊지 말자고 마음에 새겼다.

 

 

 

 

 

 

 옷을 벗어서 깊숙히- ... 다시 깊숙히 건다. 주머니 속 립밤을 꺼낸다- 협탁 옆 , 빼놓았던 반지 옆에 둔다-

 

 

 

 그러고 잠시 침대에 걸터 앉는다. 작은 불빛이 지나가자 반짝이는 반지와- 립밤에 적혀있는 sugar라는 은은한 글씨가 비친다.

 

 

 

 하민이가 내 곁에 다시 돌아온 것만 같다. 오늘 하루가 여행이었던 것처럼- 어차피 내가 있을 곳은 이 응답없는

 

 

 

 

 암흑이었던 것 처럼-

 

 

 

 

 나는 입안이 씁쓸해진다.

 

 "미안해 하민아-"

 

 

 

 

 

 내 조용하다 못해 속삭이는 듯 한 목소리가 암흑속인 내 공간으로 퍼진다. 이런 말을 한들 아무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내내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주려 안간힘을 썼는데도- .... 그녀와 내가 행복하면 할 수록 하민이에게 미안해지는 감정은

 

 어쩔수 없는것 같다. 그 시간이 너무나 달콤하니까- 이런 댓가를 치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연애란 다 비슷비슷 할 거라고-... 말하자면 상상했다.

 

 

  그러나 하민이는 내가 알던 연애와 사랑의 기준을 뒤집어 엎어 놓은 여자였다.

 

 

 

 

 그리고 장하임은 다신 없을 연애를 하게 만든 여자였다.

 

 그녀는 말했다. 연애는 무모하다고 ... 그녀에게 다가선

 

 

 내 감정도 그랬다. 무모했지만 그 길을 갈수밖에 없게 했다. 그만큼 그 여자는 내게..... 탐나는 여자였다.

 

 

 

 

 

 

 솔직하게 너무도 오래 내 자신을 미워했다.

 

 

  내가 너무 싫어서 내 자신에게 정말 염증이 나서 내 자신을 버리고 떠나고 싶은 감정....

 

 

 

 

 사람들이 모두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모든 사람은 적어도 기본적인 자기애는 지니고 살아가니까... 그러나 나는 적어도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순간에 바닥을 쳤다.... 마이너스였다. 완전히... 나는 나에게 잔인한 말을 남기고

 

 떠나버리고 싶었다... 내가 나를- 그런데 그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가 날 웃게한 그 순간부터 조금 달라졌다.

 

 

 

 그 여자가 나를 잡은 순간- 그 여자가 나를 물들인 순간-

 

 

 

 

 

 

 조금만이라도 행복하면 안 될까- 그 생각을 하고 말았다. 거울에 비친 귀에 올라 앉은 귀걸이-

 

 

 아주 오래 - 그 붉은 반짝임을 바라본다.

 

 

 

 

 나쁜놈이 될 거면 끝까지 나쁜놈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어설퍼서야 나는 두 여자를 다 힘들게 할 뿐인데......

 

 

 그중 더 힘든건 깨어나 있는 쪽이겠지

 

 

 

 솔직히 그녀가 묻는 질문들에는 다 답을 할수 없을때가 훨씬 많다- 그 순간 순간의 머뭇거림은 때때로는 하민이의 기억 때문이고

 

 그녀가 그걸 알아챈다는 걸... 나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물을 찾아서 말 없이 약을 삼킨다. 불을 켜기가 왠지 두렵다. 어둠속에서 스탠드 하나만 켜서 멀리 창 밖을 바라본다-

 

 

 

 장하임은 지금쯤은 잠 들었을까? 테라스의 문을 아주 살짝 열어본다- 옆에선 아무런 불빛도 비치지 않는다-

 

 편안하게 잠 들었기를 바랄 뿐이다. 내 몫의 잠 까지- 어차피 난 잠들지 못할 테니까- 테라스에 걸터앉아서 등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스쳐

 

 공허하기 짝이없는 내 공간으로 스며든다, 아까까지 멀쩡했던 귀가 살짝 아렸다-

 

 

 

 

 어떻게 이 여자는 주는 아픔까지도 감미롭다-

 

 

 

 

 

 나는 아주 , 조금이었지만 한쪽 손을 잡고 있을 생기 없는 하나의 손이 조금씩 헐거워 지는걸 느꼈다.

 

 

 

 그러면서도 맘이 아프고 눈이 시큰해왔다.

 

 

 

 

 나는 혼자서, 아무도 안오는 정류장에 한참이나 서 있다가... 이별로 향해가고 있는거 같았다. 마음이 몹시 아팠지만 ,

 

 

 놓치기 싫어도 놓아야 할것 같았다.

 

 

 

 이번엔 그녀의 손을 잡은 나만 떨어지는게 아니라-

 

 

 그녀를 따라 절벽 끝으로 떨어지면

 

 

 

 반대쪽 손을 잡은 장하임도 같이 떨어질것만 같았다.

 

 

 새삼 김박사의 의중이 궁금해졌다.

 

 

 

 

 김박사는 아마 알고 있었겠지- 내가 그 사람을 신뢰하는것 보다도 그 사람은 똑똑하고 미래를 내다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의 말에 확신을 얻어 놓고서.. 우스운 이야기지만- ..... 김 박사는 내가 장하임을 만나면 그녀를 천천히라도-

 

 

 두 손으로 잡아 줄 것을 확신한 것이다.

 

 

 

 

 

 김박사를 만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라면 지금의 혼돈을- 빛이 잠시라도 자릴 떠나면 , 아무것도 못한채 어둠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나를

 

 혹은 놓기 싫은데 놓고 싶기도 한 나를

 

 

 요령있게 내가 납득 할수 있게 이야기 해 줄지도 모른다-

 

 

 지혁은 창 밖을 돌아보았다. 창 밖으로 어스름한 빛이 떠올랐다-

 

 

 

 

 

 어느새 또- 새벽이었다.

 

 

 

 

 

 

 

 

 

 -

 

 

 

 

 

 하임은 어젯밤 , 왠지 긴장이 확 풀리는것 같아서 들어오자 마자 화장을 지울새도 없이 곯아 떨어졌다.

 

 

 아침- 세수를 하러 들어간 얼굴이 엉망이었다. 얼룩 덜룩 남아있는 내가 한 형편없는 화장-

 

  말끔하게 세수를 하고 테라스로 살짝 나서보니

 

 

 옆집은 문이 열려 있었다. 그 창에서 살짝 살짝 얼굴을 내미는 하얀색 샤로 된 커튼이 보였다-

 

 바람에 날리는 투명한 흰색의 얇은 천

 

 

 

 그 너머엔 왠지 그가 앉아 있을것 같았다.

 

 

 

 

 

 잠이 들었을까...? 아마도?

 

 

 

 

 

 나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그의 숨소리를 들으려 귀를 귀울이고-

 

 

 

 눈을 감았다.

 

 

 

 

 

 아침의 지저귀는 새 소리가 맑게 퍼지고 -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쓸어 넘겨 주었다-

 

 가을이 이래서 좋다- 짧지만 너무나 아름다우니까-

 

 찰나여도 존재감이 너무나 확실하니까-

 

 

 

 

 비로소 , 그와 닮은 계절이다.

 

 

 

 

 

 

 그때였다.

 

 

  코끝에 조금 이질적인 향기가 섞여왔다.

 

 달콤하면서도 익숙하고- 내가 알아채기 전에 심장부터 뛰는 소리-

 

 심장이 뛰고 나면 누군지 모를수가 없는 향기-

 

 

 

 

 눈을 뜨자 그가 턱을 괜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을 볕 아래 그는 현실같지 않게 빛났다. 얇은 하얀 니트를 입은 그는

 

 갓 태어난 것처럼 연약해 보였다. 왠지 손대면 물러질 것 같이

 

 

 

 그런 것과 달리 그는 나를 눈부시다는 듯이 쳐다봐 주고 있다.

 

 저런 눈을 할때마다 나는 내 자신감이 달아나는 소릴 듣는다-

 

 

 

 

 저렇게 눈에 아름답게 비치는게 고맙긴 한데... 언젠가 내 안의 모습까지도 다 알면

 

 내게 실망할 것만 같아서 약간 두려워 진다.

 

 

 

 그때도 당신은 날 사랑해 줄수 있을까?

 

 

 한손이라도 말이다.

 

 

 

 

 

 아니면 당신도-.... 뒤돌아 서 버릴까?

 

 

 

 

 

 

 

 "잘 잤어?"

 

 

 정작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살 건낸다- 웃고 있지만 그 반달로 휘어진 눈 아래의 짙은 멍처럼 느껴지는

 

 얇게 올라붙은 그늘이 어젯밤 그는 잘 자지 못한걸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모른척, 웃었다.

 

 

 "훔쳐보는건 반칙 아니에요?"

 

 

 

 내 새침한 말에 그는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참을수 없이 섹시하게 웃는다-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인데- 참으로 묘한 사람-

 

 

 

 

 "눈 감고 있었던게 잘못이지- 귀도 어두운가봐 "

 

 

 

 그가 조용히 속삭인다-

 

 

 "바람이 좋아서요- 시원한데... 가을바람은 왠지 달큰해요-"

 

 

 

 그가 의아하다는 듯 되묻는다-

 

 

 "달큰...?"

 

 

 

 "네- 바람이 되게 잘 익은 과일같이 느껴져요-.. 끝 향이 달큼해요-"

 

 

 

 그가 별나다는 듯이 피식 웃는다.

 

 

 

 "당신은 참 재밌는 사람이야-"

 

 

 그 말에 내가 그를 돌아본다

 

 

 "당신이 더 재밌는 사람인데-.....정말 사돈 남말 하시네요 "

 

 

 

 그 말에 그는 우선 피식 웃었다. 그러다가- 고갤 돌렸다. 잠시 동안 너머를 쳐다보다가 내게 말을 꺼냈다.

 

 

 

 

 "그 남자, 연락처 좀 주겠어?.... 아무래도 빨리 만나는게 나을 것 같아서-"

 

 

 하임은 좀 놀랬다. 만나겠다곤 했지만 이렇게 단숨에 만날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의 표정엔 결연함이 감돌았다. 대체 왜? ..... 설마 아직도 세진이에게 화난게 있는걸까-

 

 

 "이렇게...빨리요?"

 

 

 

 

 내 물음에 그는 모호한 대답을 했다.

 

 

 

 "... 정리가 되면 더 쉬울것 같아서-..."

 

 

 

 "뭐가요?"

 

 

 그는 그 말엔 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안타깝게 웃었을 뿐이다.

 

 

 

 

 

 "걱정마- 그 사람도 나도- 이야기만 할 거야- 다투는 일 없이...그 사람한테 상처주는 일 없어-"

 

 나는 그 말에 세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차피 니가 걱정하는 건 그쪽이 아니냐던....

 

 나는 힘겹게 입을 떼었다.

 

 

 

 "..... 둘 다에요 둘다 소중하다구요-..... 물론 당신과 같은 감정은 아니지만-... 둘다 안다쳤으면 좋겠고

 

 

 의미없는 상처내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내 말에 그는 깊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게다가 그게 나 때문이라니..... 생각만 해도 떠올리기만 해도 창피하다구요- "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리곤 예전같이 무서운 목소리로 되 물었다.

 

 

 "왜?"

 

 

 

 "......... 내가 그만큼의 가치는........."

 

 

 "당신은 정말 ,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딱딱해진 말투는 전처럼 서늘하다. 화난듯 매서워진 눈매와 벨벳처럼 부드럽고 서늘한 목소리-

 

 

 

 

 "왜 당신은 당신을 정직하게 바라보지 않지? 아니면....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은건가?...

 

 나는 멍청하지도 ,

 

 

 

  또 이제서야 숨쉬고 싶어서 뛰쳐나올만큼 약아 빠지지도 못했어-

 

 

 

 아주 많은걸 무시하거나 아주 많은.... 내가 만든 세계의 법칙을 무너뜨려야 했어-

 

 덕분에 내 세계란건 이제 없어- 아무것도 남질 않았어....... 그게 좋았을수도 있잖아?

 

 

 물론 고통이 더 컸지만 그 세계에는 내가 지켜 마지 않는 '질서'란게 있었어

 

 나는 그걸 다 버리고 무너뜨리고 나왔어 당신에게로-"

 

 

 

 그의 말투는 무서웠고 조금은 슬프고 처량맞게 들렸다. 내 눈은 아마 크게 떠졌을 것이다

 

 

 

 "당신은 가치 있는 여자야-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면 난 그런 짓.... 절대 하지 않았을거야

 

 당신이 아니었다면 뛰어나올 생각도 절대 하지 못했을거야

 

 왜 자꾸만 확인해줘야 하지? "

 

 

 

 

 

 "....."

 

 

 

 

 "정말이야 믿어줘-.... 나는 확신이 필요해.... 확신이 필요한 사람에게 자꾸만 질문하는건

 

 내 맘도 약해지게 만드는 거야-"

 

 

 마지막 말은 부탁처럼 들렸고 그의 목소리는 다소 누그러졌다.

 

 

 

 "무슨... 확신이요?"

 

 

 그 물음에 그는 건조하게 그리고 그늘이 잔뜩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간결한데 열등감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그에게 없는 줄만 알았던 그런 목소리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수 있다는 확신.... 그런 확신-"

 

 

 

 

 

 그 말에 나는 더 이상 묻지 못했다.

 

 그의 얼굴로 쏟아지는 조금 길어진 그의 머리칼이 빛에 반짝였다.

 

 

 나는 다시 숨을 삼켰다.

 

 

 

 

 

 

 

 

 -

 

 

 

 

 

 

 

 약속한 자리에 나가자 그 남자는 날 알아보곤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여전히 부드러워 보이는 생김새였다. 남들이 인상 좋다고 할 만한 인상-

 

 

 

 

 장하임의 말을 듣고 나선 좀 , 초췌한 모습을 상상했는데 그렇진 않았다.

 

 살이 빠진 듯 했지만, 얼굴은 원래도 약간은 반듯한 얼굴이라 확연한 차이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깔끔하게 면도를 한 모습이었다. 신경써서 옷을 입은 티가 났다.

 

 

 

 나는 살짝 헛기침을 했다.

 

 정장을 입고 나왔어야 했나... 깔끔하게, 신경써서 입고 나왔는데도 왠지 신경이 쓰였다.

 

 나도 고갤 까딱하고 숙였다. 그러고 나서야 우린 자리에 앉았다.

 

 

 

 

 그는 먼저 말을 꺼냈다.

 

 

 남자는 정리가 끝 난거 처럼 목소리가 몹시도 간결하고, 산뜻했다.

 

 

 

 

 

 "우리 어차피 편한 사이도 아닌데.... 길게 말하지 말기로 하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의 적의는 적어도 없었다. 요령좋게 감추고 있을진 모르지만 적어도 산뜻하게 들렸다.

 

 

 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왜, 이 사람과 하임은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이 사람에게 죄책감이 드는 지 나 자신도 잘 알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에 나와 있는건 순전히 , 장하임을 위해서였다. 그래야 맘이 편할테니까

 

 그녀도 나도-.... 이 사람의 이야길 들을만한 이유들은 있었으니까-

 

 

 

 

 

 

 

 " 우선..... 하임이한테 고백한것... 그건 내 선택이었으니 당신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당신때문에 급해진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라고 당신이 부추긴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니 그때 화 낸건 ,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의 목소리는 미안하지 않은것 처럼 들렸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임이 귓가엔 닿지 않는거 같으니, 당신에게 이야기 하는게 빠를것 같더군요...

 

 

 

 하임인 늘 그래요 사랑에 빠지면 왠만해선 다른 길을 선택하는 법이 없고 무조건 적인 희생을 감내하죠

 

 물론 '사랑' 만 그렇지만요-

 

 

 제가 느끼기엔 당신이 무슨 제안을 했던 하임인 그러겠다고 했겠죠-"

 

 

 

 

 

 

 

 남자의 눈빛은 냉정했다. 마치 내가 파렴치한이란걸 아예 알고 있다는 것 처럼-

 

 어떻게 그녀에게 그럴수 있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의 말은 이미 결론이었다.

 

 

 

 

 장하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나는 너무나 많은 제안을 했고

 

 

 

 그 중에 어떤 제안을 말하는 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으나

 

 

 

 이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제안이 무슨 의미인지는 대충 예상이 되었다.

 

 

 

 

 다른 한손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잡고 있는

 

 

 또 다른 손-

 

 

 

 

 

 

 "그 제안이 당연히- 하임이에게 유리한 제안은 아니었을 테고요- 하임이는 말 안했지만

 

 전 알것 같더군요-....

 

 

 제가 하고픈 말은 , 팩트는 하나입니다

 

 

 

 하임이를 목숨걸고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게 다입니다."

 

 

 

 이 남자의 말을 믿을수가 없었다.

 

 포기하는 건가? 장하임을?

 

 난 아마도 눈이 크게 떠지는걸 느꼈다.

 

 

 

 

 놓아주겠다는 건가?

 

 

 

 

 내가 말을 잇지 못하자 그는 씩 웃었다.

 

 그런게 아닌거 같았다.

 

 

 

 

 

 

 

 "단...... 하임이가 조금이라도 불행해 하는거 같다면.... 또 다치고 있는거 같다면

 

 다치면서도 전처럼 멍청하게 모든게 두려워서 망설이고 있는것만 같다면...

 

 

 

 그리고 당신이 해롭다는 걸 스스로 깨닫는 때가 온다면- 아니..... 당신이 하임이를 괴롭히고 있는거 같다면

 

 

 하임이를 그만 놓아주라는 겁니다.

 

 

 

 하임이가 그 결정을 납득 못하거든 도망이라도 쳐요-

 

 

 사라져 주라구요- 그렇게 느껴지면요- 그게 언제든 말입니다-

 

 하임이는 나와 약속했어요-

 

 

 

 

 무엇이든... 힘들어 지고 도망치고 싶어지면 그땐 내게 오겠다고요-"

 

 

 

 

 

 

 

 

 그의 눈빛은 마치 그럴걸 확신하는듯이 자신만만해 보였다... 의기 양양해 보였단 이야기가 아니다

 

 그게 마치... 사실로 일어날 일이란걸 믿는 사람처럼 확신이 있어 보였단 말이다.

 

 

 

 

 그의 말엔 힘이 있었다.

 

 

 그걸 현실로 만들어 버릴것 처럼 겁나는 힘-

 

 

 

 

 

 

 "당신과 나는 근본부터가 다르죠-

 

 

 나는 하임이에게 분명 , 도움이 될 겁니다

 

 상처도 슬픔도 없게 할 거고 자신 있어요- 그리고 당신처럼 제한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죠

 

 

 사실, 공부 더 시켜주고 싶었어요- 오랫동안 이탈리아에서 더 많이 더 좋은 사람들과 인맥을 쌓아둔 건 그 이유에서였어요

 

 물론 당시엔 도망이었지만.... 이렇게 되니 충분히 그녀를 도와줄수 있어요- 그녀는 꿈이 크죠

 

 그림이 전부였던 아이에요- 그림그릴때는 여전히 낙천적이죠-... 그 세계를 넓혀 줄수도 있죠

 

 그리고 또 외롭지 않게 내가 살 보살필 거고요-"

 

 

 

 

 

 그의 말이 잠시 끊겼을때 나는 정색을 하고 물었다.

 

 내 피가 차가웠다.

 

 

 왠지 가슴이 아렸다.

 

 

 

 

  손이 저릿저릿 거렸다.

 

 

 

 덕분에, 아주 다행이도.... 나는 더 없이 냉정했다.

 

 

 

 "왜 내가 그녀에게 제한된 선택을 제시할거라 생각하죠?"

 

 

 

 그 말을 했더니 그는 예상 했다는 듯한 태도로 대답했다.

 

 약오를 만큼 상냥하게-

 

 

 

 

 "... 맞나 보군요 되 묻는거 보니-"

 

 

 

 

 

 

 이 남자는 내가 생각한거 이상으로 고단수였다. 부드러운 눈에는 장하임이 모르는 모습이 가득했다.

 

 

 아니 모를 모습이 가득했다. 이 사람이 조심스레 숨겼을 모습이-

 

 

 내 속까지도 이 사람은 읽고 있었다. 아니지... 장하임을 읽고 내게 이 질문을 던져서

 

 날 낚아볼 생각이었겠지... 내가 낚일것까지도 계산하고 이 말을 했군

 

 

 

 

 

 나는 눈끝이 싸늘해지는걸 느꼈다.

 

 

 

 

 

 

 " 만약 당신이 말한대로 당신에게 하임이는 빛이고 그토록 간절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겠죠- 그런데도 당신은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아주 오래 고민한거 같더군요

 

 

 

 그토록 소극적인 하임이가 오히려 적극적이었던거 같던데- 하임이가 그런적이 잘 없거든요-

 

 

 

 기회가 적극적으로 당신에게 오는데.... 당신이 뒷걸음질 친데는 분명한 이유들이 있었겠죠-

 

 그 이유들을 무시할순 없었으니까 선택 못한 거였겠고...

 

 

 그렇다고 하임이를 놓치기엔 당신 말 대로 하임이가 너무나 간절하니....

 

 다 가지고 가 보려고 생각한 거겠죠- "

 

 

 

 

 

 

 

 "......!"

 

 

 

 

 

 

 

 "그렇다고 이유들이, 작진 않았을테니..... 당연히 하임이에게 오롯히 전념하기가 쉽지 않을테죠-

 

 물론 지금은 하임이에게 아무런 불만도 없겠죠- 하임이도 그렇겠죠- 하지만

 

 

 점점 달라질거에요- 하임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유고 뭐고 당신을 온전히 갖고 싶어지겠죠-

 

 

 

 그건 하임이가 이기적인 애여서가 아니죠-....

 

 

 사랑이란게 원래 그런거니까요-

 

 소금 한입 머금은 것 마냥

 

 

 물이 자꾸만 더 당겨요- 마셔도 마셔도 목마르죠

 

 

 

 그런데도 당신은 자신이 없겠죠.... 쥐고 있는게 뭐든 이유든 변명이든 뭐든

 

 놓을수가 없을 테니까-

 

 애초에 그건 하임이를 행복하게 해 줄수 없단 뜻 아닌가요?

 

 

 굳이 그 길을 가겠다니까 난 하임일 말리진 않았어요-

 

 

 

 아니 말리지 못했죠- 눈에 콩깍지가 씌였는데 귀가 멀어버렸는데 내 말이 들릴리 없을테니..

 

 대신 하임이한테 자신만 생각하라고 했어요

 

 

 

 

 '스스로만 생각하라고....'

 

 

 그리고- 당신도 그래 줬으면 좋겠네요 하임이가 스스로의 이익을 챙기게끔 해 줘요"

 

 

 

 

 

 "내가 다 놓으면- 그땐 어쩔건가요? "

 

 

 

 

 

 내 목소리는 냉정했지만 내 맘이 와락 흔들리고 있음을 부정할수가 없었다.

 

 다 놓을수 있다면- 그렇다면...

 

 

 

 

 

 하민이를 당장 놓을 자신따위는 하나도 없지만

 

 장하임을 잡을만한 게 내게 아무것도 없다면 난 말해봐야 했다.

 

 

 

 

 

 

 "....."

 

 

 

 

 "다 놓고 , 장하임을 놓치지 않기로 한다면?"

 

 

 

 

 남자는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잔을 딱 내려놓곤 대답했다.

 

 

 

 

 

 "그럼 그건 그거대로... 하임이를 행복하게 하는거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죠-

 

 

 내 이익만 쫓는건 아니니까... 난 하임이가 행복한게 중요해요- 그게 내 옆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는 거고-"

 

 

 

 

 

 

 남자의 목소리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게 진심으로 겁났다. 그게 진실인거 같아서

 

 오롯히

 

 그녀의 행복만 오직 그녀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은 그인거 같아서....

 

 

 

 

 

 "......"

 

 

 

 "하지만 난 하임이의 태도에서 예상할수 있었어요 , 말 안해도 충분하죠- 하임이는 체질적으로-고통을 못 견뎌하는 애죠

 

 그런 일이 있으면 죽어라 도망을 치죠 보통은....

 

 

 그런데 하임이가 스스로 나와서 내게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난 느꼈어요

 

 

 하임이가 지금 당신에게 발 맞추려고 죽어라 애를 쓰고 있다는 걸요- 그건 두가지 뜻이죠

 

 

 

 그만큼 당신을 놓치기가 싫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매달려 맞지도 않게- 무리를 하고 있는 거거나..

 

 둘다일수도 있죠- 어쨌든 그렇게 발 맞추려고 죽어라 애쓰고 있는거면 그게

 

 과연 하임이가 행복하다고 할수 있을까요?"

 

 

 

 

 

 

 남자의 목소린 차분했다. 나는 열패감에 휩싸였다. 그게 뭐 때문인질 알수가 없었다.

 

 장하임이 나 때문에 그렇게 싫어하는 일을 감당했다는 사실 때문인가

 

 아니면 이 남자가 모든걸 파악해 버렸기 때문일까....

 

 

 

 숨겨온 것 까지도-

 

 

 

 

 

 "당신이 결정할만한 일은 아니죠- 매번 그렇게 이야기 하게 하네요

 

 장하임의 선택이고 장하임이 감당할 일이죠-"

 

 

 

 나는 방어적으로 으르렁 대고 말았다.

 

 

 

 

 "글쎄요- 그렇게까지 힘들다면- 그게 사랑이 아님을 깨닫는데는 시간 .. 오래 걸리지 않을거 같은데요-

 

 아니 사랑이라고 해도 , 내내 그렇게 힘들다면 위기를 겪는 법이니까요"

 

 

 남자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서 여유있게 내게 말했다.

 

 

 

 "그 위기를 이겨낼수 있게 난 뭐든 할겁니다-"

 

 

 

 내 목소린 내 귀에도 패기 넘치게 들렸다. 상대가 약을 올리는게 아닌데

 

 약이 바짝 올라서- 목소리가 째지지 않도록 차분히 내려고 애썼다.

 

 

 

 

 "그래요 뭐든 해요- 그래서 하임이가 안 힘들수 있으면 뭐든- 나도 그건 말릴 생각 없어요"

 

 

 

 

 그는 여유가 넘쳐 보였다. 저게 연기라면 이 사람은 정말 상당히 고단수다.

 

 마주칠때 마다- 당황스러운 사람이다.

 

 

 

 장하임과의 인연이 어떠했든 , 이제껏 고백을 왜 못했는지 이해가 안갈정도로....

 

 

 

 

 "유난히 당당하네요 마치, 장하임이 당신한테 꼭 올거란걸 믿는것처럼-"

 

 

 

 

 

 내 차가운 지적에 그는 오히려 생긋 웃었다. 아주 활짝 생긋.

 

 이 남자는 기분이 나쁠수록 더 악의없는 척 웃는군

 

 

 나는 그 미소에 가식적임이 전혀 없었음에도, 진심으로 기분이 상했다.

 

 

 

 

 "꼭 올거라고.. 생각 안해요- 단지 하임이가 행복하면, 진심으로 행복하면 -

 

 충분합니다.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으니까요 저도-"

 

 

 

 

 

 "결심? 결심으로 되는 일입니까?"

 

 

 

 

 

 내 송곳같은 목소리에 그는 씩 , 다시 웃었다.

 

 

 

 "물론이죠- 그 긴시간을 그렇게 기다렸는데.... 결심했어요 , 그래서 하임이가 당신 꺼라는 것처럼 화를 내는 건가요?

 

 전 미안하지 않습니다. 하임이에겐 미안할수도 있지만 당신에겐 미안하지 않아요- 당신보다 내 감정이 한참은 먼저였으니까요"

 

 

 

 

 "그럼 그 사이에도 장하임이 상처받지 않게 , 당신이 보호라도 해 주지 그랬습니까?"

 

 

 

 그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리곤 그제야 적대감을 드러내고, 내 눈을 노려보았다.

 

 

 

 "하임이가 원하는 거라면 저는 다 들어줬습니다. 그 쓰레기 같은 놈을 만나는 것도 하임이 의지였구요-"

 

 

 쓰레기란 말을 할때의 눈빛에 실린 뜻은 하나였다. '당신도 다를거 없어-'

 

 나는 내 스스로도 비열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물었다.

 

 

 

 

 "그러니까 못 그러게 막을수도 있었지 않았나요?"

 

 

 

 그 이야길 꺼내자 그는 살기 등등한 눈으로 입만 웃었다

 

 

 

 

 "그게 말처럼 쉬웠다면 당신같은 사람에게 , 하임이를 데리고 있게 놔 뒀을까요?"

 

 

 또 그 이야기군 당신도 다를거 없다는...

 

 나는 입 안을 악 물었다.

 

 싸우지 않기로 했으니까 - 다투지 않기로 약속했으니까-

 

 

 

 "그 결심, 지켜지길 바라겠습니다."

 

 

 

 "그래요 지켜 보세요- 제 생각은 다르지만요-"

 

 

 

 

 우리는 한참을 말 없이 서로를 그저 쳐다보았다.

 

 

 

 

 그의 말 대로... 그랬다. 나는 장하임이 이 사람과 만난다면

 

 얼마나 철저한 보호와 사랑을 받을지... 얼마나 그녀를 잘 알고 그녀가 원하는 사랑을 쏟아줄지 ...

 

 

 

 생각 안할수가 없었다.

 

 

 

 

 그는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남자인 내가 느끼기에 그랬다. 가벼운 척 하고 있을뿐

 

 달팽이보다 더 느리고 진중한 타입이라는게 느껴졌으니까

 

 

 

 그래서 마음속에 치솟는 짜증을 감추려고 갖은 애를 써야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나다.

 

 

 스스로 그저 , 속으로 되뇌였을 뿐이다.

 

 그것만 되뇌일 뿐-

 

 

 

 

 "내 이야기는 이게 끝이에요- 당신은 지금 화가 난 거 같네요-"

 

 

 그는 다시 생긋 웃었다.

 

 나는 예의바르고 단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화 안 났습니다. 당신 이야기 듣고 나니까 전력투구 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는 여유가 넘치는 얼굴로 대답했다.

 

 

 

 "좋네요- 그렇게 해 보세요- 결과가 나도 궁금하니까.... 원랜 빨리 이탈리아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되고 나서 오히려 시간을 벌었단 생각이 들더군요, 한동안은 머무를 생각입니다.

 

 

 그래.... 어쩌면 그게 짧아질수도 있겠죠-"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왔는데 왜 자꾸만 도발하는 건지...

 

 마치 내가 폭팔하는걸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그는 나를 도발했다.

 

 

 

 

 여유 넘치게 웃으면서-

 

 

 

 

 

 나는, 도리어... 나도 씩 웃었다.

 

 

 

 

 "그럼 전 일어나죠-"

 

 

 

 일어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나왔다.

 

 남자는 더 앉아 있는거 같았다.

 

 나는 그의 갈색눈이 하임과 몹시 닮았단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었고

 

 

 

 

 그 생각후엔 불안해졌다.

 

 

 

 

 

 바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녀가 보고 싶었다.

 

 

 아주 많은걸 놓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뿐이니까...

 

 

 

 

 

 

 

 

 

 

 -

 

 

 

 

 

 하임은 그가 나가고 나서 마음이 왠지 놓이질 않았다. 작업을 해도 손에도 안 잡혔고

 

 작업은 이미 많이 되어 있기도 했다.

 

 

 

 그림을 팔락팔락 넘긴다.. 책은 이제 정말 끝이 나려나 보다-

 

 그가 제본하여 준- 이제까지 만들어진 책....

 

 

 

 

 그리고..

 

 

 세진이와 그-

 

 

 지금쯤 둘은 무슨 이야길 나누고 있을까......

 

 

 

 

 결국엔 산책 겸 길을 나섰다. 햇볕은 믿을수 없을만큼 아직도 따가웠다.

 

 

 걸쳐입은 카디건에 땀이 살짝 배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안쪽으로 걸어 내려가다가

 

 익숙한 동네의 길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길에서 예상치 못한 얼굴을 만났다.

 

 

 더욱이- 상상도 못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제이미?"

 

 

 긴가 민가 한 하임이 부르자 그는 돌아보았다. 각종 용품을 잔뜩 옮기고 있었다.

 

 그러나 하임을 보고 제이미는 너무나 환하게 웃었다-

 

 

 

 "하임씨!"

 

 

 

 

 물건을 잠시 내려두고 동물 병원 안에 간호사에게 "저 20분만 쉴께요-" 라고 하더니

 

 하임에게 다가온다. 하임은 더 어리둥절 해 지고 말았다.

 

 

 간호사는 알았다는 듯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20분?

 

 그리고 왜?.....

 

 

 

 

 "설마.. 여기서 일 하는 거에요?"

 

 

 그 말에 제이미가 갸웃 하며 웃었다. 환하게

 

 

 

 "왜 설마에요? 머무를 시간을 늘리고- ... 또 ....."

 

 

 

 

 그는 그말을 하며 뒤를 흘끗 돌아보았다.

 

 

 

 

 "..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죠- 내 얼굴 보는게 반갑지 않아요?"

 

 

 그는 여전히 직설적인 질문을 부러 돌려 말하질 않았다. 나는 그 질문이 불쾌하기보다

 

 유쾌했다. 그래서 선뜻 그에게 웃어 보였다.

 

 

 

 그는 내게 안에서 꺼내와서 ,시원한 캔커피를 건냈다. 우리는 병원에서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그는 내 얼굴을 살피고는 내게 말을 건냈다.

 

 

 

 

 

 "미스터 심은 잘 지내나요?"

 

 왜 그 질문에 내 얼굴이 붉어지고 만 걸까. 나는 살짝 더듬대며 대답했다.

 

 

 

 

 "뭐... 겉으로는요.. 속내를 잘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제이미는 그 말에 웃었다.

 

 

 

 "그 사람을 적어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지금은 하임씨일 거에요-"

 

 

 

 

 전에 작약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적어도 지금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나라던 그 말-

 

 그렇다면 불안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되는데

 

 나는 욕심내지 말아야 할것을 끊임없이 욕심내서 탐욕에 가득찬 사람이 된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와 같이 있는 시간은 마법같았다. 그러나 그가 조금만 멀어져도 마법이 풀려버려

 

 나는 현실을 엿보고는 좌절하곤 했으니까...

 

 

 

 

 

 "...그럴까요?"

 

 

 

 제이미는 씩 웃었다.

 

 

 "돌아간 건가 했어요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요.."

 

 

 "에.. 내 말 잘 안들었군요 여기가 맘에 들었어요- 어차피 떠돌이처럼 살아와서

 

 맘 붙이면 그곳이 고향이고 있을 곳이죠.."

 

 

 떠돌이라고?

 

 나는 제이미에 관해 아는게, 거의 없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얼굴보니 전 반가운데요-"

 

 

 "저도 그래요...."

 

 

 

 우리는 서롤 쳐다보며 씩 웃었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떼었다. 그리고

 

 물어보았다.

 

 

 

 

 " 저에게 말 해 주실수... 있어요? 하민씨가 어떤 분이었는지.... "

 

 

 

 그 말에 제이미의 얼굴이 굳었다. 화가 났다기 보다는 다소 난처해 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아름답고 , 단정하고 좋으신 분이었던건 알수 있었어요.. 그것 말고 , 제이미씨가 아는 것들요.."

 

 

 

 

 

 제이미는 잠시 망설이는 듯 했다. 그러다 내 얼굴을 보고서 말을 이었다.

 

 마치 자랑스러운 어떤것을 말하듯이 따뜻한 어조로-

 

 

 

 

 ".. 하민이는 따뜻하고.. 용감하고-... 그야말로 좋은 애였어요- 내가 힘들때 나를 지켜준 친구죠-

 

 미스터 심이 이야기 하지 않던가요?"

 

 

 

 

 

 나는 아마도 눈을 좀 질끈 깜고 떴다고 생각한다.

 

 

  하민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빠졌던 것만 해도- 나는 욕심이 많았고 하다못해 아픈 그녀와 작약을 나눠 가지는 것도

 

 싫어지고 있었다.

 

 

 그래서는 안 됬는데 그렇게 변하고 있었으니까....

 

 

 

 

 

 ".... 말 했어요- 하민씨가 좋은 분이었다고요.."

 

 

 그 말에 제이미는 내가 말을 잘못 이해했다는 듯이 손을 살짝 저었다.

 

 

 

 "아뇨, 제가 게이라고요- 그 이야길 안 하던가요?"

 

 

 

 

 "..........네?"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고 말았다.

 

 

 

 그러곤 무례했단 생각이 들어 사과했다.

 

 "미안해요.. 놀라서-"

 

 

 제이미는 괜찮다는 듯 손을 살짝 들어 보였다. 그러곤 중얼거렸다.

 

 

 "미스터 심은.... 거칠기만 한줄 알았는데 배려심은 여전하네요-"

 

 

 

 

 "......."

 

 

 

 나는 그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긴 있었다.

 

 그래도 제이미는 전혀 그런 이미지를 풍기지 않아서 더 의외였다.

 

 

 예쁘장한 얼굴은 물론... 그랬지만 그렇게 치면 작약은 제이미보다 얼굴이 더 하얗고 백설공주처럼 아름다웠다.

 

 

 

 아름답다고 다 그런건 물론 아니지만 말이다.

 

 

 

 나는 좀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것도 일반론이다 싶어 나는 잣대를 아예 내려 놓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지만 속으로 그런 잣대를 들었던 것도 미안했다.

 

 

 진심으로 미안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잣대라니....

 

 

 

 

 

 " 하민이는 그런 나를 붙잡아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가족들도 다 나를 떠나고 버렸거든요

 

 

 이젠 괜찮지만 , 당시엔 부정하려고 애썼어요 - 내가 그렇다는 걸 부정하고 살면 사라질줄 알았거든요

 

 

 정말 의미없는 일인데.. 죽어라 애썼죠- 부정하고 부정하고 부정했어요-

 

 

 

 

 하민이만 나를 돌리려고 했죠- 자신을 부정하지 말라고 가르쳐 준 유일한 사람이에요-

 

 

 하민이가 없었으면 내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 모르죠- 나쁜 선택을 했었을수도 있었어요-

 

 언제나- 어디에 있던....

 

 하민이는 내 가장 아름다운 기억의 한 조각일 거에요- 언제나요-.......

 

 

 그래요 하민이는 밝고 아름다운 아이였어요- 저는 상관 하지 않고 싶었지만..."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곤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하민이가 깨어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적어도 본 후에도요 .... 그런데 미스터 심을 만나고 나니까

 

 하민이가 깨어나도, 하민이가... 그를 탓할순 없겠다 싶어요- 저는 하민이 편만 들고 싶었는데-....말이죠

 

 

 적어도 나는 그래 주고 싶었는데..... 미스터 심도 그렇고 당신도.....

 

 

 아무리 봐도 당신은 좋은 사람이거든요...

 

 

 훨씬 , 나보다 훨씬 요령있게 그의 가슴에 박혀있는 유리 조각들을 꺼내주었고요-"

 

 

 

 

 "...."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하민이는 멋진 애였지만, 그렇게 기억하는 건 나와 미스터 심이면 충분해요-

 

 다 알면 , 오히려 더 힘들어질 거에요"

 

 

 

 그는 씩 웃었다. 나는 웃고 싶었지만 웃질 못하고 그를. 그저 바라보았다.

 

 

 

 

 "다 알면 힘들어질 거라는 건.. 하민씨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짐작할 만한 말이에요-"

 

 

 

 제이미는 다 알아 들었으면서도 대답하질 않았다.

 

 그저 , 조금 쓸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때였다.

 

 

  동물 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이 나왔다.

 

 부드러운 갈색머리에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 , 부드러운 인상의 남자였다.

 

 남자의 콧등에는 안경이 올라 앉아 있었다. 얼굴에 비해 큰 느낌이 드는 안경-

 

 

 

 "어... 제이미...."

 

 

 그는 어색하게 제이미를 불렀다.

 

 

 

 

 그 의사는 제이미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조금 놀란듯한 표정으로

 

 제이미는 씩 웃으며 그 의사에게 말했다.

 

 

 

 "여기는 제 친구인 장 하임씨에요-"

 

 나는 어색하게 손을 건내며 인사를 했다. 의사는 좀 얼떨떨 한거 같았지만 악수를 해 주었다.

 

 그리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제이미가 의사에게 다시 물었다.

 

 

 "혹시 뭐 필요한거 있으셔서 찾으신 거면.....?"

 

 

 제이미가 묻자 의사는 나를 쳐다보며 고갤 저었다.

 

 

 

 "아니에요 비품 부족한게 있어서... 제가 꺼내면 됩니다.."

 

 

 "아니에요- 제가 할 게요"

 

 

 

 제이미는 급하게 품 안에서 메모질 꺼내서 전화번호를 적어서 내게 내밀었다.

 

 "핸드폰 만들었어요- 여기로 전화해요, 꼭이요- 알았죠?"

 

 그러더니 돌아 들어간 의사를 따라 들어갔다. 내게 손을 흔들면서-

 

 

 

 나는 그 메모지를 들고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제이미의 말을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그의 말이 사실이기를 나 또한 진심으로 바랬다.

 

 

 

 이제는 그가 돌아왔을까?

 

 

 나는 잠시 가을 바람을 맞으며 그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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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같은 곳에 같은 색으로 꽃이 피다 2017 / 7 / 25 16 0 14230   
160 내 것이 아닌 색깔 , 내 것이었으면 하는 색깔 2017 / 7 / 25 16 0 15033   
159 한조각 씩 잃어버린 토끼 그리고 곰 2017 / 7 / 25 15 0 13487   
158 만약, 도망치고 싶어진다면... 2017 / 7 / 25 12 0 16103   
157 숨이 닿을 만큼 가까이 , 더 가까이 2017 / 7 / 25 11 0 15022   
156 희미한 불안과 볼에 피어나는 빨간 꽃 2017 / 7 / 25 17 0 16301   
155 조심 조심, 조심 조심 가까워 지도록 2017 / 7 / 25 15 0 13885   
154 행복한 질문 ,서로를 좀 더 알게 된다면 2017 / 7 / 24 18 0 15273   
153 새로운 인연, 이제 시작되는 연인 2017 / 7 / 24 16 0 12184   
152 확신, 아니라면 내가 확신할수 있도록 2017 / 7 / 24 17 0 14591   
151 복숭아 향기와 눈물 난 두 볼의 마주닿음 2017 / 7 / 24 15 0 10276   
150 숨어들다 , 그리고 묻다 2017 / 7 / 23 19 0 17010   
149 가면파티 (3) 그리고.... 2017 / 7 / 23 12 0 13974   
148 가면파티(2) 2017 / 7 / 23 15 0 12418   
147 가면파티 (1) 2017 / 7 / 23 19 0 12132   
146 준비 끝, 시선을 모아 쥐다 2017 / 7 / 23 21 0 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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