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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새로운 인연, 이제 시작되는 연인
작성일 : 17-07-24 18:05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1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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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이미는 한옥으로 꾸며진 자신의 방 앞 대청마루에 벌렁 드러누워 있었다. 일단은 게스트 하우스였다.

 

 구하기까지 은근 까다로운 과정을 견뎠다.

 

 

 

 

 '사람 많지 않은 곳' 이 첫번째 조건이었던 터라- 만만치 않았다.

 

 

 

 

 

 

 제이미는 자신이 사교적이라고 생각했다가도 이런 상황에 놓이면 아니구나... 하고 알게된다

 

 다른 외국인들이 친근한 척하며 말을 걸어오면- 그게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다.

 

 

 

 제이미는 큰 일을 겪으며 냉정해졌다. 겉은 안 그렇지만 차가워졌다. 그리고 에릭과 지내며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에릭처럼 천성이 밝아지지는 못했다.

 

 

 가짜일지도 모르지만....

 

 

 

 "휴-"

 

 제이미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 웃으면서 밀어내는 것도 한 두번이지-

 

 

 에릭이라면 내게 따끔하게 한마디를 하겠지 '괜시리 고약하게 굴지 마' 라고 - 그렇게 이야길 하겠지..

 

 

 그였다면....

 

 

 

 

 눈으로 드는 빛이 시리다-

 

 

 이렇게 빨리 나선 것은-

 

 

 

 이렇게 빨리 미스터 심의 집에서 나온것은.... 말하자면- 두 사람에게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내가 그 사람을 구해주는 것 보다-

 

 하임씨가 훨씬 더 그 사람을 요령있게 구한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

 

 

  원래가 그런 법이다-

 

 

 

 그렇게 단단하고 틈 없는 사람일수록- 속수무책 , 따뜻함에 끌리고- 따뜻함에 무너지는 법이니까-

 

 

 

 그리고

 

 

 하민이의 기분을 난 ... 도저히 무시할수 없었던 것 뿐이다.

 

 두 사람이 너무도- 어쨌든 의외이지만 너무나 잘 어울려서....

 

 

 하민이의 기분을 생각 안 할수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난 그랬다..

 

 

 

 

 두 사람이 잘 되었으면 하는것과 별개로 그랬다.

 

 

 

 

 그리고- 여기 남은 이유중에 하나.......

 

 

 자꾸만 그 의사를 떠올린다- 떠올리면서- 설레인다.

 

  어찌 할수 없단 것도 알면서- 그렇게 해도 아닐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

 

 에릭은 가끔 내게 말했었다. 니 눈엔 뭔가 다른게 있다고- 다른 사람이 반사적으로 니 눈동자를 쫓게 만드는 게 있다고-

 

 그런 이야길 했었다. 내 눈 색이 묘해서? 라고 되 묻자- 그런건 아니고- 눈 자체에 다른게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내가 아리송해 하자 그는 웃으며 다시 말했다. "칭찬이니까- 긴장 하지마-" 라고-

 

 

 

 따뜻한 햇살이 내 눈동자를 훑는다. 눈부시다-

 

 

 그 의사의 눈동자가 내게 꽃혀 있는 걸 난 알고 있었다. 그러면 안되지만 즐거웠다.

 

 

 나는 일어났다- 부시시한 머리에 볼캡을 쓴다- 무릎이 다 나오도록 찢어진 청바지를 턴다-

 

 다시 한번 가 볼 요량이었다-

 

 

 

 

 별 뜻없이- 그냥... 그냥이라도-

 

 

 

 이렇게 맴 도는 행동이 멍청한 일 인걸 잘 알면서도 말이다-

 

 

 

 

 -

 

 

 

 

 

 

 

 아무래도 간호사 분은 한분인데다- 늦게까지 진료하는 날이 많다보니- 정리도 안되고 입원한 동물들이 밤새 무슨 일 있을지도 몰라

 

 나는 곧잘 집에 가지 못하고- 동물병원 위층에서 당직아닌 당직을 설때가 많았다... 그래서-

 

 사람을 하나 더 구하려고 붙여놓은 종이였다- 아르바이트 구함- 이라고- ...

 

 

  급여도 딱히 많지 않은데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하기 힘든 일일 거라고 생각해서 이대로라면 무리겠군 싶었는데-

 

 

 

 그 종이를 들고 나타난 건 작지만 사납던 까만 고양이를 데리고 나타난 외국인이었다-

 

 

 

 

 나는 놀랐다..

 

 

 

 

 

 그의 손에서 그 종이가 팔랑팔랑 흔들린다- 그는 씩 웃고 있다.

 

 오히려 들여보낸 간호사가 당황한 표정이다..

 

 

 

 제 발로 걸어들어오니 못 막은것 같다.. 나는 신경쓰지 말란 표정으로

 

 

 

 손짓했다.

 

 

 

 

 "...며..면접 보겠다고 하셔서요-"

 

 김 간호사는 낮게 한마디를 남기고 나갔다.

 

 

 

 

 

 

 

 

 나는 그의 눈에 빨려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그.. 그래요- 알겠어요-"

 

 

 

 

 

 

 그는 앉으란 이야기도 안했는데 앉았다. 내 앞 의자에- 오히려 내가 허둥대고 있단 생각이 든다-

 

 

 "안녕하세요?"

 

 

 

 

 그 남자가 먼저 인살 건냈다.

 

 

 

 "예.... 일 ... 하시게요?"

 

 

 

 나의 질문은 참으로 멍청했다.

 

 

 

 일 할거니까 들어왔지... 멍청이같아라.......

 

 남자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웃었다. 환하게

 

 

 "네- 뭐든지 잘 해요- 여러가지 일 한 경험도 있는데..... 이력서는 안 가져왔네요-

 

 

 길 가다가 보고 들어온거라서-..."

 

 

 

 

 

 나는 외국인의 입에서 '이력서' 따위의 단어가 나와서 놀랐다...... 아무리 공부를 오래 했어도 저런 단어는 헷갈리는게 정상 아닌가?...

 

 

 부시시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 쓰고 있다.

 

 국적을 알수 없게 생겼다. 묘한 눈동자 색도- 머리칼도- 얼굴도-

 

 

 

 

 "... 아 그렇군요-"

 

 

 

 

 

 어눌하게 대답하는 내가 오히려 외국인 같다-

 

 

 

 "짐도 잘 옮기구요-, 정리도 잘 합니다- 그리고.. 동물도 좋아해요- "

 

 

 

 그러고는 매력적인 웃음으로 씩 웃는다. 왜 이렇게 내 어깨가 뻐근해 지는 기분이 들까?

 

 

 

 

 "아무래도 동물들도 날 좋아하는것 같구요- 늦게까지 일 해도 상관 없어요-

 

 급여도 딱히- 상관 없고요-"

 

 

 

 

 

 

 

 ".... 급여가 상관이.. 없나요?"

 

 나는 어리둥절해서 반문했다.

 

 그는 씩 웃으며 자연스럽게 대답한다.

 

 

 

 

 "많지 않아도 상관 없다는 이야기에요-. 한국어는 일상 대화정돈 충분하고요-

 

  듣기도 그래요- 가끔 모르는 단어가 있는데-

 

  잘 없어요- 어려운 일만 아니라면 상관 없어요-"

 

 

 

 

 왜 내가 상관이고 면접 보는 입장인데 내가 자꾸 얼지-

 

 오히려 상대는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그리고 억양이 거의 완벽하다- 그때보다 더- 억양이 자연스럽다-

 

 

 

 

 

 나는 이 사람으로 결정하는게 현명한지 아닌지 알수 없었다.

 

 분명 기억에 남았던 미소긴 했다. 그런데 왜 위험하단 느낌이 들까-

 

 

 

 "한국에... 사시나요?"

 

 

 

 띄엄 띄엄 물어보는 의사가 귀여워 제이미는 슬쩍 웃었다.

 

 둘의 눈이 마주친다- 수줍음이 많은지 의사는 내 눈을 빤히 바라보질 않는다.

 

 

 슬쩍 슬쩍본다.

 

 

 

 

 "네- 당장은요-.. 원래는 여행으로 온 거였어요- .... 그런데 왠지 길어질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의뭉스런 대답을 한다. 참 이상한 사람.....

 

 

 

 "그렇다면 출근지가.. 어디.."

 

 

 

 "여기서 옆길로 올라가면 **동 있잖아요? 거기 게스트 하우스에요- 일단은 거기 있지만-...

 

 

  한국이 썩 마음에 들거든요- 더 살아보고 그래도 마음에 들면

 

 집을 구해야죠- 그때도 근처로 구할 거에요-"

 

 

 

 

 의아하겠지... 제이미는 의사가 고민하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리고는 맘속이 싱글거리는 걸 느꼈다.

 

 고약하게도 - 재밌는 것이다.

 

 

 이 의사가 날 기억하고 있는게- 또.... 이 의사가 내 말 하나하나에 당황을 숨기지 못하는게-

 

 

 

 

 "저- 일 잘해요- 시켜보시면 금방 알텐데요-"

 

 

 

 "......."

 

 

 

 

 그럼 그렇게 할까- 란 생각이 든것도 순간- 제이미가 그럼 뭐 부터 할까요- 라고 물은것도 같은 순간이었다.

 

 

 제이미는 씩 웃었다.

 

 

 

 

 

 의사는 마지 못해 ,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제 이름을 그제야 말했다.

 

 

 "한 현호에요- 잘 부탁합니다-"

 

 

 

 

 "부탁은 제가 드려야죠- 뭐 부터 할까요?"

 

 

 

 

 

 '부탁은 제가 드려야죠' 같은 말이 외국인의 입에서 자연스레 나오자 현호는 속까지 깊게 놀랐다.

 

 정리된 자신의 생활에- 크나큰 일탈이 일어나고 있었다.

 

 

 

 

 

 

 

 

 

 

 -

 

 

 

 작약은 밝게 웃고 있었으나 긴장하고 있었다.

 

 

 입매가 그래 보였다. 그는 긴장하면 입매가 단정해 진다. 아무리 안 그런 척 해도-

 

 꽉 힘준 입매에 나와 같은 상처가 보였다.

 

 부르튼 입술- 어제의 일이 기억나서 나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다.

 

 

 

 

 집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꺼내놓은 물 한잔-

 

 

 그는 '당신 답네-' 란 한마디 후 나와 마주 앉아 있었다.

 

 

 일단은 침묵하면서-

 

 한참의 침묵 끝에 결국 이야길 채근한건 나였다.

 

 

 

 

 

 

 

 "할말- 있다면서요?"

 

 

 

 

 

 

 작약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내게 중얼거렸다.

 

 "잠시만.... 생각 정리 중이란 말이야-"

 

 귀엽게 보이는 투정에 내 맘이 또 덜커덩거린다.

 

 

 

 

 심장은 비포장 도로에 나온 , 자동차 마냥 덜커덩 덜커덩- 정신을 못 차리고

 

 자꾸만 내려 앉는다.

 

 

 

 

 

 

 

 나는 이제 깔끔하게 마른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때쯔음 그가 입을 열었다.

 

 

 

 

 " 일단 아침에 말 없이 사라진건 미안해- 난 어제 잠 못잤거든-

 

 

  그래서 해 뜰때 쯤 어디 다녀올 때가 있어서-

 

 

 얼굴 못 보고 나가서 미안하다구-"

 

 

 

 

 

 

 

 "한숨도요?"

 

 

 

 

 나는 어리둥절 해서 반문했다. 술을 그렇게 마셨는데.....?

 

 나는 거의 기절했었기 때문이다.

 

 

 

 

 

 

 "그쪽이 무방비한 거야.... "

 

 

 

 

 무슨말인지 알아채자 조금 부끄러웠다.

 

 

 

 

 

 

 "그래서.. 일단은 미안해- 아침에 놀랐을꺼야.. "

 

 

 

 

 

 나는 고갤 끄덕였다. 그리고 귀를 기울였다. 이 사람이 할 이야기가 뭔지 난 상상도 솔직히 가지 않았으니까-

 

 

 

 

 

 "당신이 , 나한테 대답한거-..... 기억해?"

 

 

 

 

 

 그의 콧잔등에 붉은 기운이 든다- 그게 무슨 대답인지 알면서 왜 되묻는지-

 

 나는 눈 하나 깜빡 거리지 않고 대답하였다.

 

 

 

 물론 부끄러운 감정은 , 있었지만.... 이 부분에선 내가 담대하지 않으면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을것 같아서였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한거요?"

 

 

 

 

 그의 얼굴에 오히려 감탄의 빛이 깃든다

 

 다른건 부끄러울수 있지만.... 이 대답을 해야 말이 이어질것 같아서-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작약은 부끄러운지 얼굴을 자꾸 제 손으로 쓸었다.

 

 

 

 

 

 

 "그래 그말..... 그 말에 대해 열심히 생각을 해 봤어-......... "

 

 

 

 "무..."

 

 

 

 

 

 무슨 생각이요 라고 되물으려다 만다- 그가 바로 말을 이었기 때문에

 

 그의 눈은 내 눈을 향하고 있다.

 

 여전히 달콤하고 여전히- 전과는 무척이나 다른 눈빛-

 

 

 

 

 

 "아마 당신은 몰랐겠지만.... 나도 그 동안 열심히 생각한 일이야-.. 어쩔수 없더군-

 

 

 생각 안하려고 갖은 수를 다 썼었지- 열심히 부정했지-

 

 생각 했다는 것도- 또- 당신에게 자꾸만 향하는 것도

 

 끊임없이- 부정했어-

 

 

 

 나는 내내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물 밖에 있었지-

 

 

 

 

 당신이 날 건져놓으니까-... 다시 돌아가기 싫어지는 시간이 많아 졌거든- ......."

 

 

 

 

 눈은 투명했다. 그의 얼굴에 마치 물빛이 아른아른 비치는 것 처럼-

 

 

 

 

 

 

 건졌다라... 내가 건진게 맞을까?

 

 

 

 

 그가...

 

 스스로 나온거였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소심하게 바랬다.

 

 

 

 

 

 내가 끌어낸것만 아니라면...좋겠다....

 

 나는 그의 촘촘한 속눈썹 아래의 눈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선 안되는데.. 그랬지- '안 돌아가면 안될까' 같은 생각말야........

 

 

 

 멍청하게도 그런 생각을 자주, 자주했어 - 그게 나에게는 멍에라는 생각조차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그는 여전했다. 이런 점에선... 자신을 여전히 죄인으로

 

 나쁜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 너무나 꺼리낌 없이-

 

 

 

 

 

 "당신은 내 모든 상황을 다 알지-

 

 

 내가 어떤것에 , 매여 있는지도........

 

 

 그러다가 이까지 오고 나니까- 당신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불공평 하다는 생각..... 그런생각이 들었어-

 

 

 

 만약 공정하려면- 난 당신을 안지 말았어야 했어....

 

 그리고 당신에게 내 감정을 들키지 말았어야 했지..

 

 

 그런데 나는 당신을 안았고- 내 감정을 들켰지-

 

 욕심내면 안되면서- 욕심냈어...

 

 당신이 계속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랬지..."

 

 

 

 그는 마치 속죄라도 하듯 내게 고백했다.

 

 나른한 , 막 오후로 접어드는 빛이 그의 얼굴에 아름답게 비추었다.

 

 도무지 현실감이 없었다. 그래- 나는 그를 욕심냈다.

 

 그러나 이토록 특별한 작약이

 

 이토록 평범한 나에게

 

 나를 욕심냈다고

 

 자신 곁에 있어줬으면 했다고 내게 말했다.

 

 

 

 

 

 

 "아마 이야길 해도-, 또 당신이 그러자고 해도

 

 어떤 상황이던 간에........

 

 당신은 아마 손해를 보게 될 꺼야-

 

 그게 미안해..... 어쩔수 없이- 이말 싫어하는 것 아는데.. 미안해- "

 

 

 

 

 

 그는 달콤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저 눈빛은 꾀는 눈빛인 건가?

 

 나는 꾀이고 있었다 이미-

 

 아니- 그럴 필요도 없이 이미 매료되어 있었다.

 

 

 

 정말 자신을 모르는군...

 

 

 지민씨의 말이 떠올랐다. 작약은 정말... 아직도 스스로를 모른다던-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도- 그는 내 눈을 힘 있게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길 쉽게 하는게 절대 아니니까...... 말하자면 영원히 품고 있어보려고 했는데-

 

 이미 들켰으니까...... 당신도 알아버렸으니까..... 이렇게 된거라면-

 

 

 

 공정하게 가야지 그지?

 

 그러니까 잘 생각해봐- "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그 정갈하고 예쁜 입술로-

 

 기다란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심장이 터질듯 뛰는 소릴 꺼냈다.

 

 

 

 

 

 

 "당신이 좋아-....

 

 혹자는 내말을 듣더니 , 좋아하는게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하더군-"

 

 

 

 

 

 그러곤 씩 웃는다.

 

 

 모양좋은 입술이 내게 하는 말이 , 사실일까-

 

 

 나는 나도 모르게, 손으로 내 입을 막았다- 그의 눈빛은 색이 완전히 달랐다.

 

 

 

 

 그동안은 어떻게 참아왔단 말인가-

 

 눈빛에- 그야말로- 색기가 가득하다-

 

 늘 검푸른 빛처럼 보였던 눈동자는 , 전혀 다른 빛으로 내 앞에 놓여있다.

 

 

 

 

 

 슬쩍 내쉬는 한숨이- 마치 내가 뭔가를 제시했는데 ... 자기가 선택하는 것 처럼-

 

 여유가 넘친다.

 

 

 

 일부러 저러는건가? 아니라면....?

 

 

 

 

 

 

 "그래- 내 생각도 그렇게 느껴져-...

 

 그런데.... 당신도 내 상황을 알거야- 아마... 나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을 했었어-

 

 

 

 하민이를 .... 완전히.. 놓을수 있겠냐고 말이야-"

 

 

 

 

 작정한듯이

 

 그가 피하고 피하던 이야기가 그의 입을 타고 나왔다-

 

 

 

 

 "...... 그건 스스로 생각해도 아직은 아닌거 같아-

 

 

 놓지는 못하겠어-

 

 

 

 

 

 

 이 감정이 뭔지는 나는 아직 몰라- 죄책감일수도...

 

 혹은 어떠한 책임감일수도 있지.... 그렇지만- 혼자 판단하기에 하민이가 일어 난다고 해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곤 못하겠어- "

 

 

 

 

 

 

 

 

 이건 정말 예상 못한 이야기였다. 하민씨가 깨어나도?.....

 

 

 그래도 날 사랑할수.... 있다고?

 

 

 그런 일은..... 상상도 못한 이야기였다.

 

 나는 , 하민씨와 관계없이 그를 사랑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는 그럴수 없을거라고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의 눈은 그윽하고 힘이 있었다.

 

 믿을수 없을 만큼 눈이 그윽했다.

 

 눈에서 짙은 향기가 흘러 넘치는 것 처럼-

 

 

 

 

 

 "분명히 내 감정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이젠 알아-

 

 부정했지... 혹독하게 부정해 왔지만 - 이젠 부정은 안 하려고-해

 

 

 

 놓지는 못해- 그래도

 

 약속할수 있는건 하나야- 나머지 한 손은 당신 거라는거- "

 

 

 

 

 그는 반지를 끼고 있지 않은 한 손을 내밀었다. 내게- 손바닥이 보이는 쪽으로 향해서-

 

 나는 넋이 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내게 이젠 웃지도 않고 진지하게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 물론- 하민이가 깨어 있고 숨 쉬고 생각할수 있는 상태였다면

 

 당신에게 이런 말 하는건 - 고소 당해 마땅한 뻔뻔한 짓이었을꺼야- "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

 

 아무런 일도 없는데도 사람의 마음이 떠나는 일을 난 경험했었다.

 

 

 

 

 그랬다.

 

 

 

 

 

 그런데 그는 그게 몹시 창피한 일이라는듯 , 고갤 약간 숙였다.

 

 

 

 

 

 

 "그러나 달라... 확실히- 지금은 달라...

 

 평생 없을 일이었지- 그럴꺼라 생각도 안했고-

 

 그래서도 안됬고-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생각한 일이었어-

 

 

 

 

 언제나 내 맘은 호수처럼 고요했지- 아무런 변화도 없었어- 가끔 비는 내렸어도-

 

 바람한 점 불지 않았지- 내 생활은 질서 정연하고- 아무런 일도 없었어- 비까지도 소리 없이 내리는 기분이었지-"

 

 

 

 

 

 그의 표정은 그가 비참해 할때의 표정처럼 눈매가 어두웠다.

 

 그는 이런 상황에선 늘 말을 꺼렸는데- 그의 말은 잠시 끊기긴 했어도

 

 

 

 적어도 멈추진 않았다.

 

 

 

 

 

 "당신을 만나고- 내 마음에 물길이 일기 시작했지.... 철썩 철썩- 물길이 생기더니... 그건 어느순간 바다가 되었지-

 

 

 자꾸만 안에 잠겨 있던 것들이 공기방울을 품고서- 내 생각으로 밀려왔지- 하나 하나...

 

 

 잊었던 것들이- 아니 잊어야 숨쉬고 살것 같아 억지로 잊었던 것들까지...

 

 

 

 당신과 있으면- 아니 당신이 만들어 놓은 바다에선 끊임없이 밀려왔어....

 

 처음엔 정말 견디기 힘들었지. 믿을 수 없을 만큼- 그래서 일단은 부정했지... 밀어 낼 수 있을만큼 밀어내고-

 

 

 

 당신의 눈에 감정이 빤히 보일때면 맘이 아팠어- 안 그랬음 좋겠다 그랬지...

 

 

 

 내게 바투 붙어 있으면- 내 감정을 당신의 감정으로 오해하기 쉬우니까...

 

 그래서 당신이 내게 더 다가오고- 아픈게 싫었거든...

 

 그런데......

 

 

 

 

 이제 내가 그 소리 없이 "

 

 

 

 

 

 ....

 

 

 그 소리라면...

 

 

 내가 만들어낸 파도 소리-

 

 그의 마음에서 철썩 철썩 일었다는 그 소리....

 

 

 

 

 

 이 사람의 말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나 같이 별거 아닌 사람을

 

 어쩜 이렇게 특별하게 만드는지....

 

 

 

 

 

 

 "그 파도소리 없이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까-.... ....

 

 

 그렇지 않더라고... 자신이 없어- 그럴 자신이- ... 괜찮고... 멀쩡할 자신이-"

 

 

 

 

 

 

 그의 가녀린 턱에서 타고 나오는 이야기는 믿을수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 작약이 무슨 이야길 하고 있는건지-

 

 

 

 나를 사랑한다고?

 

 

 

 

 아니면... 나 없이는 ... 안되겠다는 그런 말?

 

 

 

 그렇다는 건...

 

 

 

 

 

 

 

 

 "그래서 당신에게 이야기 하기로 했어- 당신에겐 나은 선택권이 많아-

 

 더 나은 선택지가... 분명히 있지... 내가 알고있는 선택지도 있으니까-

 

 

 부정하지 않아- 내가 좋은 선택은 아닐지도 몰라-

 

 아니야, 좋은 선택이.... 아니지 -

 

 

 그러니까 잘 생각해 보라는 거야-"

 

 

 

 

 잘 생각해 보라면서- 약간의 초조함의 그의 눈에서 보였다.

 

 그래도 그는 여유있게 보이려고- 눈매를 다잡았다- 끊임없이- 그게 꾸며진 모습인지 아닌지는 알수 없었지만

 

 적어도 겉보기엔 그랬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내게 되 짚어 주고 있었다.

 

 

 

 당신에겐 나은 선택지가 있으니까..

 

 잘 생각해 보라고....

 

 

 그는 손을 까딱까딱 움직이며 그 손을 내려다 보며 말을 이었다.

 

 

 

 

 "... 적어도- 나는 갈 맘이 들었어-

 

 

 어제때문은 아냐, 생각하고 있었던 걸 확인한 계기가 된건 맞아-

 

 당신을 사랑하는구나- 절절하게 느끼고 말았거든-"

 

 

 

 

 

 

 사랑.....

 

 

 

 

 그는 너무도 솔직했다. 그동안 한걸음 다가가면 두걸음 만큼 멀어지던 그는-

 

 

 우리 사이의 거리가 너무나 좁혀 지질 않아서-

 

 

 다가가도 다가가도

 

 

 그가 언제나 내가 다가간 만큼 물러나서-

 

 

 

 언제나 좁혀 지지 않았던 우리 사이의 거리는

 

 

 

 이미 숨소리가 들릴 만큼- 귀 기울이면 심장 소리도 충분히 들릴 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그러니까 당신한테 기횔 주는거야-

 

 마지막 기회야-

 

 

 

 

 내 손을 잡을 기회가 아니라-

 

 비겁해서 절대 어느 한 손도 놓지 못해서

 

 

 당신에게 겨우 한쪽 손 밖에 못 주는

 

 

 

 

 나 같은 놈한테서 멀리 멀리-

 

 찾을수 없을 만큼 멀리 도망갈 기횔 줄게-"

 

 

 

 

 

 

 

 마치 눈으로 날 꾀는 것 처럼- 그윽한 얼굴을 하고서 그는 말도 안되는 소릴 한다-

 

 그의 눈빛은 본적 없는 눈빛- 내내 달콤했다. 그윽하고-

 

 

 그는 작정한것 같았다. 말하자면- 이제 나를 욕심 내기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한없이 부드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내가 내민 손을 잡는다면- 도망은 좀처럼 쉽지 않을꺼야-

 

 손 놓기가... 쉽지 않을 거야 아마-

 

 

 

 선택은 당신 몫이야-

 

 

 

 

 당신은 사랑스런 여자고- .... 내 손을 잡으면

 

 손해 봐야 한다는 것도 잊지마, 두 손 다 당신 것은 아니니까-

 

 

 

 분명한 손해야-"

 

 

 

 

 

 

 칭찬하면서 눈하나 깜짝 않는다- 가볍게,

 

 부드럽게 스며오는 칭찬-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는 왜 이렇게 다른지-

 

 

 왜 이렇게 마음 한쪽을 설레이게 하는지-

 

 

 

 

 

 

 "-그러나, 잡았다가도-

 

 

 당신이 분명이 내 손을 놓고 싶다고만 말하면-

 

 

 

 분명하게 그만 두자고 하면-

 

 

 쫓지 않을게- 당신이 손해 보는 입장이니까 , 그건 해야지-

 

 

 하지만-"

 

 

 

 

 그는 그 즈음에서 말을 멈췄다.

 

 그리곤 무시 무시한 얼굴을 하고 , 다시 낮게 , 낮디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장난치는 얼굴이 왜 이렇게 무서운거야- 어조는 장난인데 얼굴은 장난이 아니다.

 

 

 "잡아놓고- 명확한 이유 없이, 말도 안해주고- 그냥 손 놓고 도망가면 평생이라도 당신을 쫓을거야-"

 

 

 

 

 

 맙소사 .......

 

 협박이 뭐 이리 달콤하담?

 

 나는 웃을수 밖에 없었다. 손으로 막았던 입에서 풉풉 웃음이 터져나왔다.....

 

 

 

 

 왜 웃는건지도 모르겠고 할수 있는 말이라곤..... 정말 귀여워서 미치겠군 뿐이었다.

 

 

 그것조차도 감히 입에선 나오지 않았다. 나오는건 그냥 웃음 뿐이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웃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기가 막힌다는 듯이

 

 그러고 중얼댄다

 

 

 

 "왜- 진지하게 말하는데 웃고 그래?"

 

 

 

 

 나는 킥킥대면서 대답한다.

 

 

 "당신이 한 말을 되짚어 봐요- 그게 뭐에요...협박?"

 

 

 

 

 그 이야기에 그는 싱긋 웃으면서 말한다- 아주 천진한 표정으로-

 

 어린애같은 표정- 하나의 얼굴에 너무나 많은 표정이 존재한다.

 

 

 

 이제껏은 몰랐던 일이다.

 

 

 

 "뭐 ....... 협박이긴 한데- 강제성은 없잖아- 내가 손 잡으라고 강요하고 있는건 아니니까-"

 

 

 

 

 

 그러곤 손가락을 까닥까닥- 잡을건지 말 건지- 분명히 하란 듯한 손동작...

 

 나는 그 손동작에 어쩔 수 없이

 

 

 

 

 

 슬픈눈의 세진일 떠올렸다.

 

 행복한 핑크빛 구름으로 가득 차오른 내 가슴 안의 단 하나의 그늘-

 

 그 그늘을 어쩌면 좋을까-

 

 

 

 

 

 작약은 그런 날 찬찬히 뜯어보고는 눈치 챈듯 이야길 먼저 꺼낸다

 

 

 

 눈치가 너무 빨라, 이 남자는-

 

 

 

 

 "그 남자는.... 좀더 고민해도 좋아- 하지만.. 내 손 잡는다면 노선 분명히 해야해-

 

 둘다 만나는 건 안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냔 표정으로 쳐다보자 작약은 어색한 표정으로 덧붙인다.

 

 "만약 그런 생각 하는 거라면 말야.. 나는 어쨌든 한쪽손만...."

 

 나는 말을 자른다.

 

 "나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당신 상황 뻔히 아는데... 당신도 그러니까 나도 그런다고 해요?"

 

 

 그는 말하는 나를 찬찬히 바라본다.

 

 왠지 상처받은듯한 표정으로-

 

 그러고는 찬찬히 말을 잇는다.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쏟아내듯이 말했다.

 

 

 

 "..... 당신한테 좋은 친구인거-... 하나 밖에 없다고 표현한 당신 편인거 알아... 그렇지만 확실히 해줬으면... 해-

 

 물론 내가 이런 말 할 처지가 아니긴 하다.. 둘이 잘 지내는것도 괜찮아 그랬으면 좋겠어-

 

 잘 지냈으면.....해 솔직히 그 친구는 그럴 맘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난 당신이 그 친구를 안 잃었으면 좋겠어

 

 그런 친구는 원래 잃는게 아니거든... 잃어선 안되지-"

 

 자신도 잃어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어두운 어딘갈 헤메는 듯한 눈빛이다- 그러다 눈길을 돌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래서 , 하는 말인거야

 

 내 손을 잡으면- 포기할게 무수히 많아질지도 모르지-

 

 이게 맞는 선택인지 아닌지도 모르지-

 

 그래도- 당신이 갈 맘이 있다면....."

 

 

 

 "....."

 

 

 

 "지금 내 손을- 잡아-"

 

 

 

 

 

 나는 살짝 웃었다. 그의 진지한 표정- 달달한 고백-

 

 그의 마음에 바람을 일으켜- 호수를 바다로 만드는 ,

 

 

 그런 대단한 여자가 나라고 당당히 말해주는 그의 고백에 자꾸만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뒷일 생각 안하고- 일단 저질러보고 싶어졌다.

 

 

 

 나 없인 안되겠다면서 대책 없이 솔직해서는 , 한손만 당신한테 줄수 있다고

 

 하나도 공평하지 않은,

 

 대책없는 단점인 그 이야기를.....

 

 

 그런말을,

 

 공정해야 한다면서 당당하게 말해서- 날 어이없게 만드는.....

 

 그런데 그런 말 듣고 미치도록 뛰는 가슴이 한심하면서도-

 

 

 

 

 

 이렇게 뛰는데-

 

 

 

 

 하나뿐인 심장이 이만큼이나 뛰는데

 

 이게 거짓일리가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냥 가보고 싶었다.

 

 세상 단 한번이라도.......

 

 맞다고 느끼는 사랑이니까 , 그대로 가 보고 싶었다.

 

 

 

 나는 내 손을 살짝 들었다.

 

 

 그리고 손바닥 쪽으로 향해있는 그 손 위에

 

 내 손을 얹었다.

 

 

  충동적이라고 해도- 상관 없었다.

 

 세진이 말 대로 옳은 선택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 없다고 , 생각했다.

 

 

 

 

 이토록 가슴이 아프게 뛰는데- 틀릴리가 없다고 믿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믿기로- 했다.

 

 

 

 

 내 손이 얹어지자 그는

 

 

 마치 겨울에 마침내 봄이 찾아와-

 

 흘러내린 시냇물에 녹아드는

 

 얼어있던 땅에 번지는 , 그런 따뜻함으로-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꼭 잡았다. 가는 손가락이 착 감겨왔다.

 

 

 

 그러고는 엉뚱한 소릴 했다.

 

 

 

 "매번 손해 볼 일만 하는군 바보같은 장하임-"

 

 

 

 

 달콤한 목소리다.

 

 

 

 

 

 "당신이 내게 손을 뻗었으니까요- 바보같은 심지혁-"

 

 

 

 

 

 내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소년같이 해사한 웃음이 눈까지 아리는 기분이 든다

 

 

 

 

 

 "이래서 당신이 좋아,"

 

 

 "이래서요?"

 

 

 

 

 

 "날 하나도 겁 안내잖아- 단 하나도-"

 

 

 

 

 그는 손을 풀고 내 머릴 쓰다듬었다. 내 얼굴을 바라본다. 전의 그와는 너무도 다르다.

 

 그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나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웃었다.

 

 그리곤 대답했다.

 

 

 

 

 

 "겁낼게 뭐 있어요-"

 

 

 

 

 그는 다시 웃었다. 이렇게 말랑 말랑한 공기라니-

 

 코로 드는 숨 마저도 달콤하게 느껴진다.

 

 

 

 "다들 그랬거든-... 겁내거나..... 혹은 깨지기 쉬운 것 다루듯이 조심스러웠지..

 

 둘다.... 싫었어- 그러면서도 참 모순인게..... 상대가 날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도 참을수가 없었지..."

 

 

 

 내가 그를 반히 바라보자-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었다.

 

 

 

 

 "자의식 과잉이지- 사람의 생각이 하나만 되도 좋을텐데.... 얼마나 여러가지의 생각이 겹치는지....

 

 겹치는 부분도 잘 없는데- 겹쳐져 봤자 그 접점이 얼마나 좁겠어-"

 

 

 

 

 그러곤 그는 가벼운 동작으로 일어났다.

 

 

 

 

 "이 이야기 하러 왔는데-... 얘기가 끝나니까- ... 일어나야 할것 같네-"

 

 머쓱하게 일어서는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정말 요령없는 사람-

 

 

 

 

 

 

 "진짜 요령없어-"

 

 

 

 내 말에 그는 갸웃, 하며 쳐다본다

 

 "대답 들었으니 가는 거에요?"

 

 

 

 

 

 ".......응...... 그러는 거 아니야?"

 

 

 내 입술사이로 피식 하고 웃음이 나고 만다. 이토록 서툰 사람이라니-

 

 아니면 아주 오래 잡혀 있어서 까먹어 버린건지-

 

 

 

 그는 마치- 인어공주가 새로 생긴 다리로 걷는 것 처럼-

 

 서툴렀다.

 

 서투른 나보다도 더-

 

 

 

 "오늘 손 잡아 줬으니까- 회의는 제끼죠-

 

 

 그리고 한시간 뒤에 봐요-"

 

 

 

 

 작약은 긴장한듯 되 물었다.

 

 

 

 

 ".... 뭐 하게?"

 

 

 

 

 "남들 다 하는거- 그거 하러 가요"

 

 

 

 ....

 

 

 그는 다시 갸웃했다.

 

 

 

 "그게 뭔..데?"

 

 

 "데이트요- 일 말고-... 데이트-"

 

 

 작약은 놀란듯 입매가 벌어졌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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