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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Speed-T1
작성일 : 22-03-08 21:35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7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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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한하네요. 오늘부로 자유를 얻으셨는데 제가 필요할 이유가 있으신가요?"

 "완전한 자유도 아니고. 여기서 나가려면 당신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저도 미네민 씨께 부탁드릴 게 한 가지 생겨서요."

 "보아하니 그 '부탁'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이시는 것 같은데요. 그 부탁이 뭐죠?"

 

 리브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네민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미네민 씨는 저와 달리 여기서 마루까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거 알아요."

 

 미네민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래서 말인데요. 빠른 시일 내에 마루로 가셔서 명장제약회사에 방문해주세요. 그곳에서 백민관 사장을 찾아가서 흑사가 곧 그를 노릴 거라는 말을 꼭 전해주세요.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요."

 

 인터넷으로 직접 명장제약과 연락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리브는 흑사단에서 자신의 컴퓨터 사용을 모니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외부인에게 흑사단의 정보를 흘릴 수 있기에 흑사단 측에서 감독관을 심어놓은 것이었다. 흑사단 전부가 컴맹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 난처한 상황이기에 카쟝과도 함부로 연락할 수가 없었다.

 

 미네민은 수첩을 주머니에 넣었다.

 

 "드디어 거래가 성사되는군요."

 "그리고 묻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어요."

 "뭐든 물어보세요. 이제 한 배를 탔는데. 아는 건 빠짐없이 설명해드리죠."

 "아까 흑사가 나에게 술을 강제로 권했는데. 다른 대장들에게는 안 주면서 나한테만 먹였어요. 왜 그런 행동을 한 거죠? 무슨 의미죠?"

 "술을 두 번 먹였죠?"

 "그랬죠."

 "처음 술은 어두운 색이었을 거고. 두 번째는 투명했을 거예요."

 

 리브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미네민의 설명이 정확했기 때문이었다.

 

 "미네민 씨의 말 대로예요."

 "일종의 의식인데, 입단식을 할 때 흑사가 주로 쓰는 방법이죠. 당신이 처음에 마신 건 독이 섞인 술이고, 다음에 마신 건 해독제에요. 흑사가 당신을 정식으로 흑사단원으로 받아들인 거죠."

 

 미네민은 별안간 자신의 상의 속으로 손을 넣었다. 리브는 뜻밖의 상황에 토끼눈을 하고 그녀를 쳐다봤다. 잠시 후 미네민은 옷 속에서 손을 꺼냈다.

 

 "이거예요."

 

 미네민의 손에는 새끼손가락만 한 유리병이 들려있었다. 병 안에 들어있는 액체는 파란 빛을 띠며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리브 씨가 마신 건 이 독이에요. '살톡신'이라고 부르죠. 남쪽 나라 트부코에서 가져오는 독극물이에요. 그 나라에만 서식하는 흑적사라는 뱀이 있어요. 그 뱀에게서 나오는 치명적인 독이거든요. 해독제가 없으면 20분 내로 사망. 그래서 트부코에 갈 일이 생기면 살톡신의 해독제부터 구입하는 게 필수죠."

 

 미네민은 자신이 들고 있던 유리병을 리브의 책상에 올렸다.

 

 "심지어 이건 그 독을 100배 농축시킨 거예요. 흑사가 종종 쓰는 물건이죠."

 

 리브는 그 유리병을 들었다. 푸르스름한 액체가 병의 반 정도 차있었다. 미네민의 품에서 갓 나왔는데도 한기가 서려있었다.

 

 "근데 미네민 씨는 이 독극물을 어디서 구한 거예요?"

 "흑사단에 이 살톡신만 관리하는 담당자가 있어요. 원래는 흑사에게만 공급하는데, 제가 일이 생겨 방문했다가 슬쩍했죠. 호기심에라도 입에 넣지 마세요. 그거 그대로 마시면 코끼리도 그 자리에서 즉사예요. 최대로 농축시킨 거라 해독제를 써도 소용이 없을 정도죠. 보통 필요한 만큼만 희석시켜서 사용하거든요."

 

 리브는 유리병을 들고 이리저리 관찰했다. 병은 펜 한 자루보다 가벼웠다.

 

 "한입거리도 안 되는 게 코끼리를 죽일 정도라니...."

 "그 독은 리브 씨께 드리겠습니다."

 "네? 이걸요?"

 "네. 우리의 거래성사 기념으로 드리겠습니다. 이제 우린 한 배를 탄 사이고 서로를 믿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 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됩니다. 특히 흑사에게요."

 

 리브에게는 하등의 필요가 없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미네민의 태도가 너무 진지하고 말투가 엄숙하여 그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리브는 그 유리병을 책상 서랍 구석에 숨겼다.

 

 

 ***

 

 

 해는 저문 지 오래였다. 막실라 팀은 집안의 모든 불을 끄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덕분에 카쟝도 한밤의 암흑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중이었다.

 

 "이제 곧 올 때가 됐는데."

 

 측절치는 손목시계의 조명 버튼은 눌렀다.

 

 [PM 11:59]

 

 "이번에도 정시에 가져다주려나 보네."

 "1분이라도 먼저 주는 일은 없구나."

 

 6명의 사내는 거실 탁자 주위에 앉아있었다. 그들은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들마냥 숨소리를 죽이며 움직이지 않았다. 카쟝은 조용히 속삭였다.

 

 "굳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야 해요?"

 "막내야. 집중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집중."

 

 사흘 전까지 막내였던 사내가 새로운 막내를 타일렀다. 그때였다.

 

 찰캉.

 

 밖에서 누군가 우편함을 건드리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우편집배원이 자정에 올 리는 없었다.

 

 "지금이다!"

 

 견치는 주인의 발소리를 들은 강아지처럼 현관문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측절치는 거실 전등을 켜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딱 12시 정각. 이번에도 정확히 날이 넘어가자마자 왔네."

 "형들, 이거 봐. 협회에서 공지가 왔어."

 

 견치의 손에 들린 편지에는 Speed-T1협회의 도장이 찍혀있었다. 견치는 중절치에게 그 편지를 건넸다.

 

 "얼른 열어보자."

 

 중절치는 편지봉투를 받자마자 뜯었다. 그 봉투 안에서는 새하얀 편지지가 나왔다.

 

 "다음 경기의 주제가 발표됐군."

 "주제가 뭔데?"

 

 중절치는 대답 대신 편지지를 펼쳐서 형제들에게 보여주었다.

 

 [주제: 권성환 화백의 작품]

 

 이틀 전, 화가 권성환의 시신이 건물 잔해 밑에서 발견되었다. 안 그래도 인기가 많던 권성환의 작품들이었다. 현존하는 예술가 중, 미술 시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권성환이었다. 그런 권성환의 사망소식이 들리자 예술시장이 출렁거렸다.

 

 이틀 전에 전해진 소식은 그가 손을 댄 작품들의 값어치를 10배 이상 폭등시켰다. 게다가 그 가치는 날이 갈수록 더욱 치솟을 게 분명했다. 중절치는 Speed-T1가 그런 연유로 이번 주제를 선정했을 거라 여겼다. 옆에 앉은 카쟝도 그 편지지를 유심히 쳐다봤다.

 

 "주제 밑에 나오는 목록은 전부 권성환 씨의 작품인거죠?"

 "맞아. 지금부터 우리가 가져와야 할 물건들이지."

 

 목록에는 18개의 작품이 나열되어있었다. 중절치 외의 다른 형제들도 고개를 내밀고 편지를 함께 읽었다. 작품마다 그 작품의 제목, 창작년도와 작가 이름(물론 이번 작품들의 작가는 모두 권성환이었다.), 그리고 간략한 설명이 쓰였다. 마지막에는 그 그림의 주소가 첨부되어있었다. 카쟝은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에 주소가 없는 건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그림이란 거죠?"

 "그래. 그런 그림들이 더 점수가 높지."

 

 각 그림별 점수는 각주처럼 맨 아래에 적혀있었다.

 

 "[컴퓨터의 일상에 대한 고찰]이 8300점이네요. 샤라오 미술관에 있어요."

 

 주소와 점수의 상관관계가 한눈에 들어왔다. 장소가 상세히 적혀있는 그림들은 점수가 확연히 낮았다. 그 중엔 주소가 끝까지 적혀있지 않은 그림도 있었다.

 

 "여기처럼 자세하게 안 나오고 동네까지만 적혀있는 경우는 어떤 경우예요?"

 "많은 경우가 있겠지만 대부분 경매장에 나왔던 작품일 거야. 경매인이 그 작품을 낙찰 받으면 보통 그 경매인의 집으로 가져가겠지. Speed-T1 협회에서 그가 사는 동네까지만 적어놓은 거야. 그 정도만 하더라도 꼼꼼히 조사하면 정확한 주소를 어렵지 않게 밝혀낼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Speed-T1 경험이 없는 카쟝이 보기에도 확실히 그랬다. 반면에 장소가 밝혀지지 않은 그림은 점수가 곱절은 높았다.

 

 "와, [오류난 전단지]가 21000점이네요."

 

 [오류난 전단지]는 주소가 적혀있지 않았다. 즉, 이 그림을 얻기 위해서는 각 팀이 알아서 정보를 획득해야했다. 카쟝은 이 경기가 처음이다 보니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만약에 누가 먼저 가져갔으면 어떻게 알아요? 따로 메시지가 오나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돼."

 "왜요?"

 "여기 목록에 나온 작품들은 죄다 가치가 높고 가격도 상당하기 때문이지. 작품이 사라지면 알고 싶지 않아도 뉴스나 신문에 커다랗게 걸리거든. '권성환 화백의 무슨무슨 그림 도둑맞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전국적으로 알려줘."

 "그렇구나."

 

 카쟝은 보물찾기하는 아이처럼 이것저것 관찰했다. 이번에는 가장 높은 점수를 갖는 작품을 찾아봤다. 그 그림은 가장 아래에 있었다.

 

 "가장 점수가 높은 건...."

 

 [백민관의 초상]

 [62000점]

 

 다른 그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가 걸려있었다. 그림 옆에는 부연설명도 적혀있었다.

 

 [20년 전, 명장제약회사의 사장인 백민관이 직접 주문하여 권성환 화백이 그린 초상화. 크기는 약 3m*2m. 작년 말, 명장제약회사에서 발생한 도적단들의 난동으로 분실된 것으로 추정. 정확한 위치는 불명.]

 

 '백민관의 초상'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 그 내용을 읽고 있던 카쟝이었다.

 

 '흑사한테 넘겼는데.'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중절치는 목록을 차례차례 훑어보다가 한 작품을 가리켰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작품은 주광 미술관에 있는 '조화'라는 작품이야. 차를 타면 50분 정도 걸릴 거리야."

 "오케이. 알겠어."

 

 측절치는 지하실로 내려가서 장비들을 챙겨왔고, 나머지 형제들도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카쟝만 어리둥절했다.

 

 "다들 뭐를 준비하시는 거예요?"

 

 측절치가 탁상에 장비들을 올려놓으며 답했다.

 

 "주광 미술관으로 가야죠."

 "벌써 작전개시예요?"

 "정확히는 작전개시를 위한 사전작업이죠. 가서 사전조사를 마쳐야 이따가 저녁에 움직일 수 있어요."

 

 막실라팀은 주광 미술관으로 가서 개시시간, 종료시간, 경찰서와의 거리, 목표물의 위치, 심야 경비원이 몇 명이고, 어떤 사람인지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부터 확인할 계획이었다. 더 나아가 사용하는 보안시스템은 측절치가 파악하고, 중절치는 그에 따른 보안의 취약점과 도피경로를 탐색해야 했다.

 

 "후우."

 

 한동안 '이쪽 일'에서 쉬었던 카쟝도 천천히 스트레칭을 했다. 막실라팀은 곧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섰다. 카쟝은 이 집에 들어온 뒤로 처음 하는 외출이었다. 그는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자마자 숙소 주위를 빙 둘러봤다.

 

 "오, 숙소 바로 옆이 고아원이네요?"

 

 막실라팀의 숙소 왼편에는 낮은 언덕이 있었다. 그 언덕 위에 큰 고아원이 하나 있었다. 막실라팀이 지원하고 있다는 고아원이 분명했다.

 

 "지치야. 지금 그러고 있을 시간 없어. 어서 차에 타."

 "아, 네!"

 

 카쟝은 부리나케 자동차에 탔다. 차는 8명까지 탈 수 있는SUV였다. 운전사는 언제나처럼 중절치였다. 그는 모두가 승차한 것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출발했다. 지금도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전조사하고 돌아오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막실라팀 모두 피곤하다는 걸 알기에 1초라도 빨리 조사를 끝내고 돌아와야 했다. 중절치는 운전하면서 다른 형제들에게 역할을 부여했다.

 

 "측절치, 너는 평소처럼 경보시스템이 어느 회사 것인지 알아내."

 "응. 알겠어."

 

 경보시스템의 회사를 알아내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보안을 뚫기 위해 지나야 할 첫 관문이었다.

 

 "견치야, 너는 바깥에서 주광 미술관 내부와 통하는 경로를 모두 조사해. 특히 옥상 환기구가 어디로 통하는 지 꼭 확인해."

 "알겠어. 식은 죽 먹기지."

 "소구치, 너는 오늘 밤에는 할 일이 없고. 내일 아침에 주광 미술관에 들러서 '조화'의 위치와 내부에 감시 카메라가 어디 위치해있는 지 모두 기록해 와."

 "오케이."

 "대구치 형이랑 지치는 미술관에 접근할 필요 없어. 둘은 같이 돌면서 주변에 경찰서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해줘. 어느 정도의 거리이고,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경찰서 외에도 근처에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는지도."

 "응."

 "지금은 조사만 하고 올 생각이야. 근데 조사하고 나서 당장 행동으로 옮겨도 될 것 같은 경우에는 그 즉시 작전개시야. 그러니 각오들 단단히 해."

 "네."

 

 카쟝은 자신에게도 할 일이 생겨 내심 뿌듯했다.

 

 "저기, 궁금한 게 있는데요."

 

 카쟝의 질문에 조수석의 측절치가 대신 돌아봤다.

 

 "뭐가 궁금하세요?"

 "그러면 막실라팀은 오로지 고아원을 돕기 위해서만 일을 하는 거예요?"

 "주요한 목적이라면, 그렇죠. 이상한가요?"

 "이상한 건 아니고요. 취지는 이해하는데, 제 가치관과는 조금 달라서요. 고아원을 살리기 위해 미술관을 침입한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려요. 미술관이 잘못한 게 없는데 우리가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요."

 

 옆에 앉은 소구치가 카쟝을 째려봤다.

 

 "넌 밀수범이라며. 밀수할 때는 양심 안 찔렸어?"

 "그니까 그 밀수범은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

 

 그때였다.

 

 "형아들!"

 

 앳된 목소리가 차 뒤편에서 들렸다. 가장 놀란 사람은 맨 뒤에 앉아있던 대구치였다. 중절치는 즉시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카쟝도 놀라서 뒤를 봤다. 이제 막 학교에 입학했을 법한 사내아이가 튀어나왔다. 그 아이는 대구치 옆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중절치는 갓길에 차를 세웠다.

 

 "휘완아, 네가 왜 여기 있어?"

 "형들 원래 이때쯤 되면 바쁘잖아. 따라가려고 차에 숨어있었지."

 "언제부터 숨어있던 거야?"

 "아까 저녁 먹고 여기서 계속 잤어."

 "갑자기 여기서 왜 잔 거야?"

 "갑자기 아니야. 어제어제도 여기서 잤고, 어제도 잤고, 오늘도 잤어."

 "그동안 계속 여기서 잤던 거야?"

 "응!"

 

 중절치는 고민도 하지 않고 자동차를 돌렸다.

 

 "안 되겠어. 집에 돌아갔다 와야 겠어."

 

 중절치는 일단 휘완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휘완은 카쟝을 쳐다봤다.

 

 "이 형아는 못 보던 사람이네?"

 "새로 온 형아야."

 "형아는 이름이 뭐야?"

 "나는 지치라고 해."

 "지치 형도 스피드 같이 하는 거야?"

 

 중절치는 '스피드'이라는 단어에 발끈했다. 휘완은 Speed-T1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휘완이한테 누가 알려줬어? 견치 네가 알려준 거야?"

 "아냐. 나 아니야."

 

 견치는 눈썹이 'ㅅ'모양이 될 정도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견치 형 아니야. 나 그, 예전에 형아들네 집에서 편지 봤었어."

 

 중절치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아무튼 휘완이 너 다음부터 또 이렇게 자동차에 허락 없이 몰래 타면 혼날 줄 알아. 그리고 남의 편지를 함부로 읽는 행동도 아주 나쁜 버릇이야."

 

 중절치가 휘완을 타이르기 무섭게 휘완의 울음보가 터졌다.

 

 "나도 스피드 하고 싶단 말이야! 으아아아앙~!"

 

 그 후 숙소로 돌아가는 30분 동안 막실라팀의 자동차는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사이렌 못지않은 큰 소리가 뒷좌석에서 울려 퍼졌기 때문이었다.

 

 "왜 집으로 가는 건데에에에~!"

 

 돌아가는 와중에도 대구치는 휘완을 달래려고 애썼지만 휘완의 통곡은 멈추지 않았다. 휘완은 대구치 품에 안겨 얼굴에서 나오는 물이라는 물은 전부 쏟아냈다. 이미 대구치의 옷자락은 눈물콧물범벅이었다.

 

 "으엉엉~ 하고 싶다고오~!"

 

 자동차 안은 휘완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휘완의 빨개진 볼에서 Speed-T1을 하기 전까지 눈물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측절치는 휘완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미리 찾았으니 망정이지. 미술관 도착해서 등장했으면 골치 아파질 뻔했어."

 

 숙소에 도착해서도 휘완의 울음은 계속되었다. 그는 대구치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데려가~! 어엉, 데려가달라고오오오~!"

 

 막실라팀이 모두 숙소로 들어왔는데도 휘완의 눈물샘은 마르질 않았다. 휘완은 대구치의 옷자락을 꽉 붙잡고 놓지 않았다. 대구치는 중절치를 바라봤다.

 

 "얘가 떨어지질 않는데 어떡하지?"

 "나 두고 가지마아아~!"

 

 휘완은 대구치의 다리에 매미처럼 달라붙었다. 강제로 침대에 눕혀도 곧장 달려와 다리에 매달렸다. 그 모습을 본 중절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벌써 2시인데."

 

 아무 것도 해놓지 못한 상황에서 2시간이 지나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구치는 하품을 참지 못하고 길게 뿜어냈다. 소구치 옆에 있던 견치도 덩달아 하품했다.

 

 "하아아암~. 이러다가 밤새겠어."

 "아아앙~! 나도 갈 꺼야아아아~!"

 

 중절치는 잠시 고민했다. 그의 좌측에서는 울음소리, 우측에서는 하품소리.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절치도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는 고심 끝에 박수를 한 번 쳤다.

 

 짝!

 

 "자, 좋아. 다들 모여 봐."

 

 중절치의 한 마디에 막실라팀이 거실로 모였다. 휘완도 덩달아 뛰어왔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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