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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습격
작성일 : 22-02-28 09:56     조회 : 67     추천 : 0     분량 : 7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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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의 중년 경찰이 또 손을 들었다.

 

 “한 달을 기다리는 것도 너무 무리라는 생각 안 듭니까? 우리가 직접 달구로 쳐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흑사단과의 전면전에서 이길 확률은 계산해봤습니까?”

 “물론 그 방법도 고려를 안 해본 것은 아닙니다. 이동수단이나 무장도구들로 따져보면 우리가 전투에 조금 더 유리할 겁니다. 하지만 말이죠. 지금 상황에 적진으로 들어가면 우리 쪽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게다가 달구엔 범죄자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도 많습니다. 그들의 무고한 희생까지 겹쳐진다면 안 한만 못한 싸움이 될 겁니다.”

 

 질문자는 못마땅한 눈빛이었다.

 

 “그럼 발표자의 얘기를 종합하면, 현재로선 흑사단의 침입을 방어하는 데에 집중하자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럼 그 작전에 대한 총책임은 누가 집니까? 계획은 있습니까?”

 “계획 있습니다. 책임도 제가 지겠습니다.”

 

 오성한이 손을 들었다.

 

 “전쟁을 준비합시다. 마루시의 피와 땀을 쪽쪽 빨아먹는 모기들과의 전쟁.”

 

 

 ***

 

 

 "해결책은 좀 생각해봤어?"

 "해결책이 찾는다고 나오면 좋으련만."

 "어제 보니까 엄청 들락날락하던데?"

 "그건 어디 좀 다녀올 데가 있어서."

 

 우 박사는 카쟝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카쟝은 여전히 난처한 표정이었다. 잔룡은 오늘도 운전대 앞이었다.

 

 "곧 새던 교도소입니다."

 

 세 사람은 어제처럼 새던 교도소로 가는 차 안이었다. 다행히 교도소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내에 숙소를 잡은 덕분에 잔룡은 또다시 4시간을 운전하는 불상사를 겪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해결책은 못 찾은 거야?"

 "해결책이라. 내 딴에는 준비하긴 했지만 금정의 생각을 도통 읽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잔룡도 카쟝을 쳐다봤다.

 

 "그래 보이더라고요. 어제 저녁 드실 때도 그랬어요. 숟가락을 들고 계속 골똘히 고민하시더만요."

 "그때도 그랬나요? 금정 씨가 내걸었던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서 말이죠."

 

 잔룡은 금정의 조건이 무엇인지 궁금했으나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말해줄 거였으면 어제 얘기해줬을 터였고 지금은 물어봐도 말해줄 얼굴이 아니었다.

 

 "저기, 백 사장."

 

 카쟝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앉아있자 우 박사는 카쟝의 귀에 속삭였다.

 

 "그냥 교도소에서 꺼내주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발작을 일으키는 약도 싫다고 한 사람이야. 그것만 먹었어도 병원에서 가로채면 끝나는 건데. 탈옥수가 되기는 또 싫은 가봐. '탈옥은 하되 탈옥수는 싫다.' 이런 생각이지."

 "그래서, 다른 계획은 있고?"

 "계획이야 많지. 금정이 받아들일 만한 계획이 되는 지가 문제지."

 

 카쟝은 어제 저녁에 숙소로 돌아간 뒤, 여러 계획을 세워봤다. 하지만 금정의 조건에 맞는 방법은 까다롭기 그지 없었다. 카쟝은 자신의 계획들을 이리저리 수정한 뒤 추리고 추렸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나오지 않는 건 매 한가지였다.

 

 "자, 도착입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얼른 들어가세요."

 

 이동거리가 짧았기에 세 사람은 어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새던 교도소에 도달했다. 하지만 도착시간은 어제보다 한참 늦었다. 카쟝이 차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노을이 하늘로 번지기 시작했다. 일부러 방문시간을 늦춘 사람은 카쟝이었다. 카쟝의 연락을 받고 정문까지 나와 있던 공무원이 그들을 맞이했다.

 

 "오늘은 늦게 오셨네요."

 "오후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잔룡은 어제와 같이 주차장에 남고 카쟝과 우 박사만 교도소로 들어갔다. 공무원은 잰걸음으로 그들을 인도했다.

 

 "접견실 개방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얘기도 얼마 못하실 거예요. 딱 필요한 말만 하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2개의 철문을 지나고 건물이 보였다. 카쟝도 이제 어디로 가야할 지 알았기에 건물을 향해 자신 있게 걸었다. 건물로 들어가니 누군가 퇴근길에 검문을 받고 있었다. 카쟝은 그를 쳐다봤다.

 

 '어제 봤던 의사다.'

 

 의사는 교도소를 나가기 전 소지품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교도관은 의사를 세운 채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의사는 팔을 벌리고 마네킹처럼 가만히 서서 검문을 받고 있었다.

 

 카쟝은 의사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했다. 흰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보이며 금테 안경을 끼고 있었다. 코와 입술은 갸름하고 작았다. 카쟝이 그의 얼굴을 훑는 사이 의사는 검문을 마치고 출입구로 걸어 나왔다. 공무원은 의사에게 인사했다.

 

 "의사선생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 주사님도 좋은 저녁 되십쇼."

 

 카쟝도 의사를 향해 말을 걸었다.

 

 "선생님, 여기서 근무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네?"

 

 의사는 갑작스런 질문에 카쟝을 쳐다봤다. 처음 보는 사람이 질문한 거라 더 당황한 표정이었다. 공무원은 어쩔 수 없이 카쟝을 소개했다.

 

 "이 분은 이번에 수감자랑 접견하러 오신 변호사님이십니다."

 "아, 그런가요."

 

 카쟝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제 소개부터 했어야 했는데 성격이 워낙 급하다 보니 질문부터 나와 버렸네요."

 "괜찮아요. 저는 여기 온 지 얼마 안 돼서 다다음 달이 1년이 되죠."

 

 얇지만 거친 목소리였다. 카쟝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군요. 전문가의 기운이 느껴져서 한 번 물어봤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쇼."

 "네. 늦은 시간인데 변호사 선생님도 어서 볼 일 보시고 좋은 저녁 되십쇼."

 

 의사는 늦춰진 퇴근시간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이 신속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의사가 교도소 정문으로 나왔을 즈음 카쟝과 우 박사는 접견실로 들어갔다. 역시나 금정이 먼저 와있었다. 카쟝이 의자에 앉자마자 금정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명장제약이 최고의 제약회사인가 봐요. 이번엔 어떤 약을 가지고 왔을까 기대가 되는 걸 보면요."

 "시간이 얼마 없어.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급한 건 변호사님 쪽 아닙니까? 저는 너~무 한가한데 말이죠."

 

 카쟝은 금정의 비꼬는 말투를 무시하며 침착하게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건 어때? 내가 당신을 일주일 동안 밖으로 나오게 해줄게.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휴가를 주지. 대신 당신은 그 일주일 동안에 치료제를 만들어줘."

 "치료제가 얼마나 필요한데요?"

 "최소 5만 명이 맞을 수 있을 양. 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와, 굉장히 많이 필요하네요."

 "왜? 불가능한가?"

 

 카쟝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금정은 그 표정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내로는 어려울 수 있어요. 근데 제 자랑은 아니지만은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반영구적인 기술이라서요. 한 번 제조를 시작하면 계속 만들어낼 수가 있죠. 제가 교도소로 돌아와도 그 제조소에서는 빠른 속도로 치료제를 제조할 수 있어요. 늦어도 2주 안으로는 5만 명 분은 충분히 만들죠."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목표량만 달성하면 내가 어마어마한 돈을 주지. 향후에 제조되는 치료제에 대해서도 섭섭하지 않을 정도의 대가를 주겠네. 당신이 출소한 뒤에는 엄청난 부자가 되어있을 거야."

 "그래서 중요한 건, 저를 어떻게 꺼내줄 건데요? 탈옥이라면 사양할게요. 알약 꺼낼 생각하지 마세요. 가루약도요."

 "약은 없어. 약 없이 널 여기서 꺼내줄게."

 "아하. 그러신가요? 여기는 제가 30분만 안 보여도 바로 알아채요."

 "아니, 금정 당신은 교도소에 계속 남아있게 돼. 하지만 실제로는 시내를 자유롭게 활보하게 되지."

 

 이번엔 카쟝 쪽에서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던졌다.

 

 "무슨 소리에요? 분신술이라도 가르쳐주려고요?"

 "아니. 당신 대신에 내가 들어갈 거야."

 

 금정의 눈썹이 손가락마디정도 올라갔다.

 

 "이해가 안 가는데요? 변호사님이 제 대신에 일주일 동안 여기 살겠다는 의미에요?"

 "당신은 1주일 뒤에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돼. 돈은 그 때 주도록 하지."

 "수감자에 대한 검문은 자주 하지 않는다고 치더라도, 생김새부터 다른 데 어떻게 하려고요?"

 "지금 이것저것 설명할 시간 없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카쟝은 갑자기 목소리를 깔았다. 진지한 카쟝의 모습에서 금정은 왠지 모를 신뢰감을 느꼈다.

 

 "이틀 뒤 오전 일찍, 최대한 일찍, 감기 증상이 있다고 둘러대고 진료실로 찾아와."

 "진료실이요? 진료실은 왜요?"

 "설명할 시간 없다니까. 일단 그렇게 해."

 

 카쟝은 벽에 걸린 시계를 봤다. 곧 접견실의 폐쇄시간이었다. 반대편에서 교도관들이 들어왔다. 금정을 다시 데려가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 외의 설명은 그날 해줄게.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하지."

 

 카쟝, 우 박사, 그리고 금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변호사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잊지 마. 이틀 뒤 오전."

 

 금정은 대답 대신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이었다.

 

 

 ***

 

 

 이제 흑사단도 늦출 수가 없었다. 1분 1초가 단원 한 명 한 명의 목숨을 좌지우지했다. 바이러스는 메뚜기 떼처럼 흑사단을 갉아먹고 있었다. 흑사단 내부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자를 격리시켰지만 감염자는 자꾸만 발생했다. 이대로 가다간 흑사단의 존폐에도 영향을 끼쳤다.

 

 "흑사님, 이번에도 허탕이면 어쩌죠?"

 "지금 그런 걸 따질 여유가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흑사단은 송혜성 교통부 장관의 집 앞이었다. 마당이 넓은 주택이었다. 흑사를 비롯한 나머지 흑사단은 100m 떨어진 넓은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흑사와 청사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 송 장관의 주택을 둘러보는 사이 정찰팀이 돌아왔다.

 

 "경비원 3명 모두 처리했습니다."

 

 청사는 흑사를 바라봤다.

 

 "시작할까요?"

 

 그러나 흑사는 정찰팀에게 물었다.

 

 "경비원이 3명밖에 없었다고?"

 "그렇습니다."

 "3명이라니... 어떻게 된 거지?"

 "흑사님. 경찰들이 눈치 채기 전에 서두르셔야 합니다."

 

 다행히 흑사단이 아닌 다른 도적단들이 마루시의 다른 구역에 침입해있었다. 그들이 말썽을 부려준 덕택에 경찰의 시선은 흑사단까지 닿지 않았다. 즉 송 장관의 집은 무방비 상태였다. 그럼에도 흑사는 쉽게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이상해. 정찰팀이 한 번 더 가줘야겠어. 이번엔 집안에 가구들이나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줘."

 "예. 알겠습니다."

 

 정찰팀은 발소리를 죽이며 다시 송 장관의 집으로 향했다. 청사는 흑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이유로 정찰팀을 다시 보낸 겁니까?"

 "이틀째 장관들의 집이 강탈 당하고 있는데 경비원을 3명밖에 안 세웠다? 그게 말이 안 돼. 최소 한 부대는 지키고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3명은 너무 적어. 송 장관은 우리가 필요한 걸 미리 들고 도망쳤을 지도 몰라. 치료제든 돈이든."

 

 흑사는 멀리까지 나간 정찰팀을 뚫어져라 지켜봤다. 정찰팀은 담장을 넘었고 정찰팀장이 송 장관의 집 현관으로 다가갔다. 그는 주위를 기웃거리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곧이어 정찰팀장은 거실 앞에 다다랐다. 그는 고개만 내밀어 내부를 훔쳐봤다. 내부를 확인한 그는 즉시 양팔을 들어 X자를 3번 만들었다. 팀장의 신호를 본 청사는 그 제스처의 의미를 흑사에게 전달했다.

 

 "안에 사람도 가구도 아무것도 없다는 데요?"

 

 흑사의 눈동자가 커졌다.

 

 "철수해."

 "네?"

 "철수시키라고. 지금 들어가는 건 헛수고야."

 

 청사는 정찰팀을 향해 팔을 들었다. 그는 주먹을 쥔 채 팔을 앞뒤로 흔들었다. 철수하라는 의미였다. 그때였다.

 

 삐요용-

 

 사방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소리는 흑사와 가까운 곳에서도 들렸다.

 

 "함정이다."

 

 사이렌 소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10대가 넘는 경찰차가 10초도 안 되어 송 장관 집 앞에 도착했고 경찰들은 신속하게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총을 꺼내 정찰팀을 빙 둘러쌌다. 근처 건물 옥상에도 그들을 겨눈 저격수들이 몇몇 보였다. 경찰들은 정찰팀을 향해 확성기를 들었다.

 

 "흑사단 너희는 포위됐다. 항복해라. 항복하지 않으면 쏘겠다."

 

 경찰은 아직 정찰팀만 발견한 모양이었다. 청사는 1대대에게 자리를 지키고 있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정찰팀에게까지 그 명령이 닿지는 않았다. 경찰이 강렬한 조명을 정찰팀에 쏘아대는 탓에 청사의 명령을 받을 수가 없었다. 이제 저격수들의 레이저 포인터도 그들의 이마를 맴돌고 있었다.

 

 사이렌 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가까이 있는 사람끼리도 의사소통이 힘들 정도였다. 정찰팀은 다음 행동 전까지 망설이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잠시 후 5명의 정찰팀원들은 작심한 듯 집밖을 향해 뛰었다.

 

 탕-!

 

 그들이 발을 떼기 기다렸다는 듯한 총소리가 들렸다. 저격수가 쏜 것이었다. 동시에 정찰팀 선두가 쓰러졌다.

 

 "정찰팀이 공격 당했다."

 

 총격 받으며 도망치는 정찰팀을 보며 흑사단은 술렁거렸다. 그 순간 나머지 정찰팀원 주변으로 강렬한 조명이 사방에서 내려왔다. 옥상에 있던 저격수들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정찰팀은 그들을 따라오는 조명이 눈부신 나머지 달리면서도 얼굴을 찡그렸다. 저격수들은 그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생쥐를 쫓는 독수리의 모습이었다.

 

 탕! 탕! 탕!

 

 청사는 부하들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총을 꺼냈다.

 

 "안 되겠어. 우리도 공격하자!"

 

 청사가 총을 꺼내며 앞으로 달렸다. 다른 단원들도 그를 따라 총을 꺼내 들었다. 청사는 옆에 있던 담장으로 올라가 저격수를 향해 총을 겨눴다. 그는 저격수와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고 시야를 확인한 뒤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총알은 저격수의 왼팔에 맞았고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였다. 흑사단의 총격은 흑사단의 위치를 경찰에게 노출시켰다. 안 그래도 나머지 도적단을 찾던 경찰들에게 친절히 자기소개를 한 꼴이었다. 경찰들의 표적은 곧바로 흑사단 본진으로 바뀌었다. 사이렌 소리도 곧장 그들이 있는 방향을 찔러댔다. 전방에 있던 흑사는 엄폐물로 몸을 숨겼다. 땅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가까이 왔다.”

 

 이어서 그는 권총을 꺼냈다. 바닥의 진동이 손바닥 전체를 흔들 정도로 강해지자 흑사는 엄폐물에서 나왔다. 그의 총구는 즉시 한 곳으로 향했고 그의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겼다.

 

 탕!

 

 가장 앞에서 달려오던 경찰차, 그 운전자의 오른쪽 눈이 정확히 맞았다. 경찰차는 갈피를 잃고 그대로 옆 차와 충돌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수많은 경찰차들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흑사는 다시 몸을 숨겼다.

 

 흑사의 위치를 파악한 경찰차 한 대가 그의 엄폐물 바로 앞에서 멈췄다. 흑사는 바닥의 진동이 약해지자 즉시 뛰어나가 조수석에서 내리던 경찰을 총을 휘둘러 쓰러뜨리고 뒤따라 나오던 운전자를 총으로 쐈다. 경찰 셋을 순식간에 제압했지만 주변을 울리는 사이렌 소리는 장대비처럼 쏟아졌다.

 

 "흑사단은 투항하라!"

 

 경찰차들은 흑사단을 헤집고 있었다. 흑사의 시야로 흑사단원들이 쓰러지는 모습이 들어왔다. 여기저기서 단원들이 소리를 질렀지만 사이렌 소리에 묻혔다. 통제가 되지 않는 흑사단의 상황에 흑사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경찰은 항상 방어만 했던 입장이었기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공격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 시각 정찰팀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던 청사도 경찰들과 대치중이었다. 흑사와 달리 청사는 좌우에 직속 부하 2명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정찰팀은 이미 경찰에게 잡혀 제압 당한 상태였다. 정찰팀을 구출하기 위해선 경찰 쪽으로 더 파고 들어가야 했다. 그들은 벽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싸우고 있었다. 청사는 부하에게 말했다.

 

 "내가 경찰차 앞까지 파고들게. 너희는 날 엄호해줘."

 

 그는 홀로 적진으로 들어가 정찰팀과 함께 나올 계획이었다.

 

 "알겠습니다."

 

 청사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벽에서 뛰어나와 앞으로 돌진했다. 그 뒤에선 그의 부하가 엄호 사격을 했다. 청사는 쏜살같이 경찰차에 몸을 탁 붙였다. 그는 부하들에게 다음 신호를 보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뭐야?"

 

 청사의 눈앞에는 이미 총에 맞아 쓰러진 부하들이 보였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청사는 고개를 들었다. 직감적으로 돌린 시선의 끝에는 저격수가 있었다. 옥상에 있던 저격수가 그들을 쏜 것이었다.

 

 "제길."

 

 지금 청사의 앞에는 경찰차가, 머리 위에는 저격수가 있었다. 그를 보호해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움직일 수도 없는 고립된 상황이었다.

 

 탕-!

 

 총성이 들리고 청사는 오른 어깨에 큰 통증이 몰려왔다. 이번엔 반대편 건물에 있던 저격수가 청사를 쏜 것이었다. 청사가 몸을 최대한 숨긴다고 숨겼는데도 곳곳에 위치한 저격수의 눈을 피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대체 몇 명이나 있는 거야?"

 

 청사는 왼손으로 오른 어깨를 압박했다. 곧이어 경찰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적이 총에 맞았다. 즉시 제압하라."

 

 청사는 그들을 향해 총을 들려다가 총을 놓쳐버렸다. 오른손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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