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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조금 친해진 사이
작성일 : 20-08-09 22:14     조회 : 71     추천 : 3     분량 : 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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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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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은 곧 무슨 내용인지도 다 모를 영화가 나오는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때 태영의 목소리가 영화의 한 장면, 남자 주인공의 대사처럼 조용히 흘러나왔다.

 

 “미안. 처음 봤는데 이래서. 그런데 네가 좋아서 그래, 이건 정말이야.”

 “태영아?”

 

 지원이 이름을 부르자 그가 눈은 영화를 보지만 마음속에 있던 첫 감정을 말해주었다.

 

 “나 원래 이런 놈이 아닌데, 너의 첫 느낌이 좋았어.”

 “나도 너 싫지 않아. 다만 이건 방송이잖아? 그러니까 자꾸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심정 나도 이해해. 그러나 이 방송 콘셉트가 리얼 연애잖아. 우린 성인들이니까 규칙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뭐든 표현해도 된다고 생각해.”

 

 그의 말이 맞았다. 어차피 이 방송을 선택했던 것도 자신의 연애 기피 현상을 없애고자 한 것이었다. 딱히 남자가 싫은 것도 아닌데 그녀는 이상하게 피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나머지 6명하고도 그런 스킨십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넌 괜찮아?”

 

 그러자 태영은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네 선택에 따라야 하는 게 우리잖아. 물론 거부권은 있다 들었어. 또한 질투는 나겠지. 그렇다고 한들 내가 뭐라 해. 그건 네 마음인데. 나 포함해서 다른 멤버들도 너를 존중해.”

 

 그의 대답에 지원은 마음을 정했다. 보기엔 장난이 심해도 생각보다 태영은 신중한 남자였다. 괜한 선입견을 가진 것이 미안했다. 그래서 지원은 용기를 내었다. 먼저 눈을 스르르 감고 말했다.

 

 “태영아, 해줄래?”

 

 적막한 공간에서 둘의 심장소리만 쿵쿵 들렸다. 똑같이 연애 고자인 그들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태영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은은하게 나는 지원의 민트향기가 좋았다.

 

 다급하지 않게 조심조심 태영은 지원의 목덜미를 감쌌다. 단순한 뽀뽀였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긴 입맞춤에 지원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태영을 믿어보았다.

 

 다행스럽게도 그의 입술은 뜨거웠지만 폭발 할 지경은 아니었다. 물론 한창 나이라 이성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방송의 규칙만을 생각했다.

 

 ‘여기서 그만해야 돼.’

 

 한참을 더 머금다가 태영이 먼저 입술을 떼었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역시 남자답게 그가 먼저 웃어주었다. 그러고는 마치 동생처럼 태영은 큰 손을 가져와 지원의 정수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우리…영화나 마저 볼까?”

 “응…”

 “고마워. 오늘 처음인데도 용기 내줘서.”

 

 오히려 지원은 종일 일 때문에 힘들었을 태영을 생각하면서 옅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태영은 그 이후 정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평소 인성 좋고 매너 있는 모습으로 유명했기 때문인지.

 

 피로한 지원의 얼굴만 슬쩍 쳐다보고는 오히려 손등을 톡톡 두드려 주는 게 전부였다. 어느덧 새벽1시, 되서야 막내의 방에서 나왔다. 다들 휴식을 취하는지 거실은 조용하였다.

 

 무척 아쉽지만 태영은 지원을 방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러나 바로 뒤돌아 가지 못하고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잘 자.”

 “응, 너도…”

 

 태영은 아까보다는 편해졌는지 지원의 뽀얀 양 볼에 사정없이 뽀뽀를 하며 이내 손을 흔들었다. 졸지에 얼굴이 화끈해진 지원은 재빨리 방안으로 들어왔다.

 

 금녀의 숙소, 남자 아이돌 7명의 보금자리 입성 2일째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직도 심장이 떨리는지 지원은 방문에 등을 기댄 채 움직이질 못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아이돌 태영과의 가상연애 첫 데이트는 끝이 났다.

 

 그 시각, 태영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어느새 제 침대를 차지하고 누운 막내의 옆에 몸을 구겨 넣었다. 그러고는 꼬물꼬물 움직이는 민국에게 자장자장 가슴을 두들겨주었다.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괜히 입가에 미소만 흘러나왔다. 세상에 이런 날이 제게 올 줄이야. 오늘밤은 행복한 꿈을 꾸고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어느덧 숙소에 입성한지 3일 째 아침이 밝았다. 또 다른 데이트 미션을 위해서 일찍 씻고 나온 지원에게 더 부지런하게 변한 태영이 먼저 인사했다.

 

 “굿모닝!”

 “안녕.”

 “잘 잤어?”

 “응. 너도?”

 “응. 잘 잤어.”

 

 평소의 태영이라면 막내와 함께 일찍 일어나기 힘든 축이었다. 이것도 연애의 결과라고 해야 할까. 패션리더답게 말끔하게 차려입은 태영의 옷차림과 눈웃음에 지원도 설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극히 평범한 아침의 대화였다. 하지만 둘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이때 현석이 끼어들어 그들을 약을 올렸다.

 

 “어젯밤 무슨 영화를 봤기에 이러지? 분위기가 오묘한데?”

 

 그러자 태영이 형의 등을 밀치며 말했다.

 

 “아주 건전하고 잔잔한 영화를 봤거든.”

 “태영이가 그럴 일이 없는데 그 폴더에…”

 “아, 형!”

 

 이때 태영은 서둘러 현석의 입을 막았다. 지원은 그 모습을 보고 손을 가리고 웃었다. 뭐, 남자들만 있는 숙소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이해한다는 식으로 재빨리 주방으로 향했다. 간단하게나마 아침을 먹는 멤버들을 위해 팔을 걷었다.

 

 지원의 모습이 사라진 거실에서 태영이 현석의 몸을 가볍게 때렸다. 물론 장난이었지만 현석은 아픈 척을 했다.

 

 “지원이 앞에서 폴더 얘긴 왜 꺼내? 날 파렴치한 음란 아이돌로 보면 어떡해.”

 “아, 그만 때려. 쟤도 성인인데 이해 못하려고.”

 “그래도 그렇지. 이제 얼굴 어떡해 봐. 오늘 데이트 한 번 더 남았는데.”

 

 현석의 어깨를 두드려주면서 1살 많은 형으로서 동생을 걱정을 위로했다. 평소 잘 울지 않던 태영이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냥 놀린 것뿐인데 울랑말랑 하는 동생의 얼굴을 보고 현석은 당황했다.

 

 “형이 본 지원이는 그리 꽉 막힌 아이가 아니니까 다 이해해. 그러니 뚝!”

 “엉엉, 형~”

 

 ***

 

 태영과의 두 번째 데이트는 2주 남은 음악방송을 끝내고 있을 공연에 대한 안무연습 날이었다. 어차피 늘 하던 것 또 하는 거였지만 그들은 거의 10시간 넘는 시간을 즐겁게 놀면서 연습했다.

 

 지원은 자신의 일을 마치자마자 연습실로 합류했다. 땀에 흠뻑 젖은 태영의 머리가 멋있게 보였다. 그러나 지원은 말을 하지 않고 타월로 이마에 흐르는 땀만 닦아주었다.

 

 “일 잘하고 왔어?”

 “응, 같이 왔어야 하는데 미안!”

 “아니야, 네 본업도 중요하지.”

 “이해해 줘서 고마워.”

 

 태영은 빙긋 웃으면서 지원의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단 3일 만에 이렇게 연인느낌 물씬 내는 태영과 지원을 보고 제작진도 즐거워했다.

 

 눈빛부터 시작해서 잘잘한 스킨십, 그리고 묘한 분위기까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초보커플느낌이 다분했다.

 

 -아주 좋은 영상 컷들이 많이 나왔네요.-

 

 그러나 태영은 단순히 방송용으로 지원을 생각하지 않았다. 알 수는 없지만 어제부터 심하게 가슴이 뛰었다. 평소 멤버들에게도 서운한 것이나 좋은 것 등을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그래서 지원에게 어젯밤 좋아한다고도 말했다. 단순한 관심이라도 태영에게는 묘한 떨림으로 다가온 지원이다. 그래서 이 방송이 끝나고 지원과 잘 되길 속으로 빌었다.

 

 “야, 저녁 못 시킬 거야?”

 

 태영의 감성을 깨고 어디선가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동갑멤버인 정민이다. 지원은 이미 민국의 이끌림에 정민에게 다가가 탭으로 배달음식 메뉴 정하기에 동참했다. 잠시라도 함께 있고 싶은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멤버들이 방해했다.

 

 그럼에도 태영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가상연애 방송이기에 혼자서 소유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곧장 태영은 정민에게 다가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콜라 필수! 난 왕 돈가스에 감자튀김 시켜줘.”

 “야, 너 그렇게 기름 진것만 먹으면 살 언제 빼?”

 

 그럼에도 태영은 자신의 식성대로 주문했고 정민은 할 수 없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어쩐지 어제는 한식 잘 먹는다고 칭찬했더니, 하루 만에 원래대로 돌아왔네.”

 “저기, 돈가스도 한식이거든? 한국식으로 만들었으면 다 한식이야.”

 “그건 또 무슨 논리래.”

 

 지원은 두 동갑내기의 말싸움에 또 웃고 말았다. 정말 이틀 내내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는 아이돌 그룹은 처음이다. 정말 다채로운 7명의 연습실에서 지원은 밤 10시까지 함께 했다.

 

 ***

 

 11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숙소, 곧바로 맥주타임이 벌어졌다.

 

 오늘은 맏형, 석재가 쏘는 날이었다. 다들 힘들게 연습을 끝내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에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이따금 그들은 끝말잇기도 하구 막대사탕을 안주 삼아 빨면서 말싸움도 했다.

 

 “야, 리어카!”

 “카센타.”

 “타조알.”

 “알…”

 “아니, 그것도 몰라?”

 

 윤재는 말없이 술만 마시는 타입이고 현석은 술보다 말이 많았다. 정민은 술이 들어가니 양 볼이 빨개져 너무 귀여웠다.

 

 지원은 끝말잇기에서 진 정민이 술을 한잔 마시는 것을 보고 안쓰러웠다. 재빨리 과자 하나를 집어 내밀었다.

 

 “히히, 고마워.”

 “이제 그만 마셔.”

 “그럼 네가 대신 마셔줄래?”

 

 정민의 말에 막내가 옆에서 핀잔을 주니 정민이 또 양 볼에 바람을 넣었다. 하여튼 취미가 동생한테 혼나기 전문인 듯 며칠 두고 보니 계속 그런 관계였다.

 

 “아니, 이 형이 지금 누나한테 뭘 마셔 달래? 취했어?”

 

 막내가 적절하게 정민을 커버해줬다. 사실 술이 당기긴 했지만 잘 못 마시는 타입이었다. 이때 태영은 못 마시는 술을 억지로 마시면서 꾸벅꾸벅 졸았다.

 

 그러다가 옆에 있던 지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 정도의 스킨십은 봐주자 싶어 그냥 두었다. 그러나 이 모습을 가만 보던 막내 민국이 다가왔다.

 

 “형이 잠들어서 불편하죠?”

 “괜찮아요.”

 “좀 있으면 누나 어깨 아파요.”

 

 막내는 워낙이 힘이 좋아서 그런지 덩치 큰 태영의 몸을 단번에 들었다. 그런 다음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히고 도로 나왔다.

 

 졸지에 자유의 몸은 됐지만 뭔가 허전했다. 아직 데이트 끝날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는데 별 다른 일 없이 끝내야 했다.

 

 ‘어쩔 수 없지.’

 

 괜한 아쉬움에 맥주 한 모금을 마시니 민국이 문어다리를 내밀었다. 낯을 너무 가려서 친해져야 말을 건넨다는 막내는 3일 만에 다가와 주었다. 그 모습을 가만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윤재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난 왜 안 줘?”

 

 갑작스럽게 훅 치고 들어온 윤재에게 막내가 나머지 문어다리를 주었다. 그러자 잘근잘근 씹으며 윤재가 입을 열었다. 왠지 막내까지도 지원에게 관심을 갖는 듯했다.

 

 “막내야, 내 방에 가서 45도 위스키 가져와.”

 “형, 그거 독하잖아?”

 “나한테는 안 독해. 맥주는 보리차 맛이라 별로.”

 “하아, 알았어. 대신 한 잔만 마셔요.”

 

 막내가 제 방으로 걸어가자 윤재는 그제야 볼이 발그레한 지원을 바라보았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그는 조금은 거리를 두게 하고 싶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4살이나 많은 형이…’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나 우리 숙소에 연애바람이 솔솔 불어 닥친 것만 같다.

 

 ‘막내도, 나도 태영이도…하아. 꼭 이래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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