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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함께 영화를 보자.
작성일 : 20-08-08 23:26     조회 : 76     추천 : 3     분량 : 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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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어제부터 지원에게는 무척 관대하였다. 이 모습을 보고 태영과 막내는 또 합심하여 윤재를 겨냥하였다.

 

 “저 형이 왜 저러지.”

 “이상한데?”

 그들의 말소리를 듣고도 윤재는 지원에게만 친절하게 말했다.

 

 “심심하면 음악 듣거나 게임이라도 해.”

 “네, 오빠.”

 

 지원이 대답하자 옆에서 난리들이었다.

 

 “아, 형! 이렇게 치고 들어오는 거야? 철벽 이미지는 다 어디 갔어.”

 “벌써부터 물밑 작업하는 것 좀 봐. 여자 관심 없다더니.”

 

 그러자 윤재가 버럭 소리치고 말았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리더인 남혁도 메이크업을 지우다가 깜짝 놀랐다.

 

 “그래, 나도 연애 좀 해보자. 너희들만 연애하니?”

 

 역시 민망함은 모두 그녀의 몫이었다. 지원은 윤재가 준 탭을 들고 다른 의자로 가서 조용히 앉았다. 그러자 태영도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막내멤버에게 다시 몸이 붙잡혔다.

 

 숫제 이건 데이트장려가 아니라 데이트 방해모드였다. 하루 밖에 안 되었지만 지원은 조용히 쉬고 싶었다.

 

 ‘아. 피곤해. 7명 상대하기 벅차.’

 

 지원은 태어나 처음으로 방송국 탑 그룹의 대기실 안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때에도 영락없이 그녀의 곁에 찰떡처럼 붙는 태영과 함께 먹었다.

 

 와앙 크게 입을 벌리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방송에서 보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때때로 고기반찬이든 해물이든 집어서 지원에게 다 내밀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싫어하는 것을 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프로필을 보자면 가리는 것이 많았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지원이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자 현석이 나서서 말했다. 그는 멤버들 중 윤재 다음으로 소식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태영이가 잘 먹는대? 햄버거 콜라파가 한식을 다 먹네?”

 

 멤버들도 지원처럼 똑같이 생각했다.

 

 “한식 너무 좋아.”

 “태영이가 크니까 식성도 바뀌네.”

 “그래야 나중에 마누라한테 사랑받는다고 그랬어.”

 “누가?”

 “매니저 형들이.”

 “아하…”

 

 참 태영이 다운 실천이었다. 뭐 사실 지원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남자가 좋았다. 푸짐했던 도시락을 다 먹고 나니 잠시 커피타임이 시작되었다.

 

 스텝이 고맙게도 그녀의 커피까지 챙겨주셨다. 예능 프로그램도 잠시 촬영을 멈추었다. 태영은 이 순간에도 정민이와 막내와 잘 놀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 여자는 신기했었나?’

 

 중간 중간,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이 고마웠다. 하지만 너무 활달해서 간혹 정신이 없었다. 음악을 틀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은 이해했다.

 

 그런데 멤버들과 몸싸움이나 가위바위보 해서 벌칙주기 게임을 했다. 7년 넘게 같이 살고도 이게 가능한 것인지. 모든 멤버들은 태영을 이해했고 또 귀여워했다.

 

 ‘국내 최고 미남1위는 정말…’

 

 그건 정말 맞는데,

 

 ‘좀 시끄러워.’

 

 지원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물론 노래하는 목소리는 상당히 섹시하였다. 누가 들어도 귀가 호강했다. 무대 위에서는 매우 빛이 났다. 정말 평상시 장난꾸러기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메이크업과 의상을 갖춰 입은 태영은 그야말로 전천후 아이돌이었다. 그윽한 눈매와 신비스런 분위기까지 지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그러나 역시 자꾸 눈이 가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무대아래서는 태영과 장난치느라 바쁘지만 무대 위만 올라가면 완전 카리스마 덩어리인 남자였다.

 

 격한 춤에도 불구하고 라이브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기에 그의 인기는 방청석의 환호성을 가득 울리게 만들었다.

 

 ‘와, 멋있다.’

 

 또 다른 녹화를 할 때는 아예 모니터를 통해 넋이 나간 듯 보았다.

 

 ‘이래서 골드베이비라고 했나.’

 

 방긋 웃는 얼굴마저 멋졌다. 은근슬쩍 다음 데이트는 그와 함께 하고 싶었다. 물론 스케줄 없는 황금의 날을 가만히 소원하였다.

 

 ***

 

 연습실에서 춤 연습하는 것 까지 바라보고 벤이 아닌 태영과 함께 제작진의 타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고 있었다.

 

 사실 지원은 경험해 보지 않은 아이돌의 스케줄에 너무 피곤했다.물론 노래하고 춤춘 그들보다는 편했지만 원체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만히 있기가 민망해서 지원은 틈틈이 코디들과 똑같은 일을 했다. 그거라도 안하면 심심해서 죽었을지도 몰랐다. 그랬던 탓에 차에 오르자마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꿈속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누군가가 저를 포근히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듬직한 어깨에 머리까지 기대었더니 정말 꿀잠이었다.

 

 “숙소 도착입니다.”

 

 제작진의 목소리에 화들짝 잠에서 깬 지원이었다. 그러자 옆에서 태영이 미소를 지었다.

 

 “잘 잤어?”

 “아, 나 이렇게 잠잤어?”

 

 지원은 포근하고 듬직했던 어깨 위가 꿈이 아님을 알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루 종일 무대 하느라 피곤한 것은 태영인데 오히려 자신이 더 기댔다. 태영은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한 지원을 보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많이 피곤했나봐. 나야 뭐 원래 이런 생활이 적응이 된 몸이라 괜찮은데 넌 정말 웬 고생이냐. 보는 내가 너무 안타깝더라.”

 

 지원은 멤버들보다 단 둘이 있으면 확 달라지는 태영에게 말했다.

 

 “어깨 빌려줘서 고마워.”

 

 곧 두 사람은 차에서 내리고 다른 제작진들과는 헤어졌다. 그러고는 태영이 직접 손에 미니카메라를 들었다. 나머지 한 손을 뻗어 지원의 손을 잡았다.

 

 여기부터 숙소 안까지는 멤버가 직접 찍는 리얼 방송이다. 태영은 지원과 잡은 손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면서 씩 웃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아이돌다운 모습이 나왔다.

 

 “우리 퇴근했습니다. 이제 숙소에 들어가면 간단한 야식을 먹고 영화를 볼 생각이에요.”

 

 사실 외부 일과 데이트를 병행하면서 틈만 나면 태영과 손을 잡은 탓에 지원은 적응이 됐다. 하지만 아직 카메라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못 맞추고 있었는데 태영이 대신 진행을 해주었다. 이내 둘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엘리베이터 타고 바로 숙소로 갑니다. 여기 3층인데요. 2층에는 스텝들이 삽니다.”

 

 태영과 지원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카메라에 손을 흔들었다. 태영은 마지막 엔딩멘트까지 순한 말투로 말하고는 팬들에게 손키스 손하트까지 날렸다.

 

 “이만 들어가서 쉬겠습니다. 내일 또 봐요. 바이!”

 

 그러고는 비번을 누르기 전에 카메라를 껐다. 방송과 데이트를 병행하다보니 정신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밝게 웃는 태영을 보고 지원도 힘을 냈다.

 

 막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부가 조용한 편이었다. 다른 멤버들의 운동화를 보니 몇몇은 퇴근하여 방에 있었다.

 

 “휴, 들어가서 피곤하면 그냥 자.”

 “아니야. 영화 볼래.”

 “그래? 알았어. 들어가서 씻고 막내 방에서 만나.”

 “막내가 허락했어?”

 “내가 누구? 형의 말을 안 들어먹으면 혼나지.”

 

 지원이 피식 웃었다. 사실 누가 형인지 동생인지 아직도 헷갈렸다. 막내와 하루 종일 서로 장난치고 싸우고 또 그러다 달라붙어 사이좋게 지냈다.

 

 지원이 긴 복도를 걸을 무렵이었다. 태영이 긴 팔을 뻗었다. 순간 지원의 어깨를 잡아 당겼다.

 

 “어, 왜?”

 “포옹하고 싶어서. 해도 돼?”

 

 이미 해놓고 태영은 다시 묻는 버릇까지 있었다.

 

 “우리 너무 빠른 것 아니니?”

 “그런데 규칙상으로는 해도 되잖아?”

 “뭐, 내가 원하면.”

 “너 원하지 않아?”

 

 태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아이 같다가 가끔 야릇하게 돌변하는 남자라는 점을 이제 알게 되었다. 하긴 성숙한 25살의 남자임을 잠시 까먹었다.

 

 그리고 룰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는 서로 쌍방 합의 하에 가능했다. 이미 제 어깨에 팔을 두르고 허락만 기다리는 동그란 눈을 보았다. 곧 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아주 잠깐만…”

 “그럼 당연하지 아주 살짝! 여기서 널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

 

 숙소에서 같이 거주하게 될 제작진이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하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 태영은 복도에서 지원을 제 품에 안았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댄 지원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행히 태영은 등을 토닥거리고는 금방 팔을 풀어냈다. 여자에게 포옹 몇 번 해본 솜씨였다.

 

 이때 타이밍이 완벽했다. 숙소랑 연결되어 있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현관문의 비번이 눌리는 소리가 들렸다.

 

 “휴, 다행이다.”

 

 그가 빙긋 웃었고 지원도 따라 웃었다. 그들이 거실로 가자 마침 미리 도착했던 멤버, 맏형이 먼저 반겼다.

 

 “뭐하느라고 이리 늦었어? 도대체 뭔 짓을 했대?”

 “뭐래? 형! 망상금지.”

 

  그러나 맏형 석재는 포기하지 않고 태영을 놀렸다.

 

 “아직은 역사가 이루어지기 충분한 시간이지.”

 “아우 정말 장난 좀 그만이요.”

 

 데이트 종료시간은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 그러나 시작과 끝이 7시. 그 안에 잠자는 시간을 빼면 사실 2시간 30분정도가 제대로 된 데이트 시간이다.

 

 그래서 태영은 급하게 막내를 방에서 쫒아내고 영화를 골랐다. 그 사이에 지원도 빨리 씻고 편한 실내복으로 갈아입었다. 다른 멤버들이 하나 둘 모여 방을 기웃거렸다.

 

 하지만 태영은 그들을 차단하였다. 푹신한 소파위에 나란히 앉았다. 몸이 바짝 붙게 되니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늦은 시간에 열심히 일을 하고 들어와 보는 영화는 사실 졸렸다. 그럼에도 눈을 부릅뜨고 노력을 해보았다. 둘은 연인들처럼, 진짜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손을 잡았다.

 

 사실 영화엔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카메라 앞이고 가상연애지만 남자와 함께 있는 밤이었다. 그것도 사지 건강한 25살의 남자와.

 

 ‘어떻게 안 떨릴 수가 있어.’

 

 태영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워서 특히 밤에 들으면 치명적이었다. 원래 노래할 때도 멋진데 지금은 더욱 심하게 멋졌다.

 

 괜히 마주 잡은 손에 땀이 베일까봐 걱정이 되었다. 이런 지원의 떨림을 직감했는지 태영이 귓가에 속삭였다.

 

 “네가 허락하면…뽀뽀해도 돼?”

 

 지원의 두 눈이 커지고 말았다. 엄연히 이것도 방송이었다.

 

 그런데 첫 데이트, 그것도 어제 처음 만나고 오늘 바로 뽀뽀라니. 아무리 규칙상 가능하다고 해도 너무 빠른 속도였다. 언젠가는 생길지 모르는 멤버들과의 스킨십을 거부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음, 싫어?”

 

 그렇다고 한들 깊게 하는 키스는 방송 심의 규정상 허용하지 않았다. 그저 입술만 간단히 맞붙는 수준의 뽀뽀만 허락했다. 멤버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를 했었다.

 

 지원이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태영의 큰 눈이 오롯이 자신만을 향해 있었다. 그 순간 마음속은 이미 반쯤 허락을 하고 있었다. 이런 남자를 어디서 또 만나보겠나.

 

 ‘그렇다면 해도 되지 않을까?’

 

 밤은 이미 깊었고 둘에게 데이트 시간은 없었고 방안은 온통 어둑했다. 거기에 영화까지 잔잔한 로맨스 영화였다.

 

 분위기까지 오묘하니 피할 수가 없는 선택 같았다. 하지만 지원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태영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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