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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여동생을 주워 왔더니 마교 교주라고 합니다만?
작가 :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9.11.10

여동생이 가지고 싶었던 나. 어느날 갑자기 그 꿈이 이루어졌다.

 
여동생과 학교를 가자(3)
작성일 : 19-11-10 15:12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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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젠장, 첫날부터 꼬였어.’

 

  턱을 괸 채 심드렁한 표정으로 앉아 화기애애한 아이들을 지켜보았다. 여동생에게 얻어맞은 옆구리라 쑤신다. 그 상황에서 오빠의 옆구리를 가격할 줄이야. 과연 무림고수다. 믿을 수 없는 반사 신경이었다.

 

  아픈 건 둘째 치고 선생님한테 찍히기도 하고, 저지하러 달려든 주제에 여동생에게 제압당한 오빠로 이름을 날려 버렸다. 그게 더 서글프다. 연비가 여동생이라는 건 내 입으로 밝히고 싶었는데 저 녀석이 당당하게 ‘이 바보는 가족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한 게 억울하다. 동생에게 얻어맞고 통제받는 오빠가 된 기분이잖아.

 

  그렇게 난 자리에 찌그러진 채 인기폭발 중인 여동생의 실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피부가 진짜 곱다. 산골에서만 살았다며? 어떻게 관리한 거야?”

 “역시 자연 속에 사는 게 좋은 건가.”

 “그럼 넌 집에서만 공부한 거야? 아까 교탁은 어떻게 한 거야? 무술이라도 배워?”

 

  웅성웅성 모여 있는 것들을 보니 부아가 치민다. 저 자리는 내 자리다! 남의 여동생에게 함부로 말 걸지 말라고! 거기 너, 은근슬쩍 머리카락 만지지 마! 나도 만지기 힘든 건데.

 

  심지어 컨셉충이라고 놀렸던 놈조차 머쓱한 낯짝으로 곁에서 맴돌고 있다.

  쳇, 교내 안내라도 해 주면서 든든한 오빠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동생이 참 인기가 많네.”

 

  유리가 쓱 끼어들며 말했다. 하마터면 삐끗할 뻔했네. 얘는 왜 예고 없이 불쑥불쑥 내 앞길에 나타나는 건가.

 

  가뜩이나 인파에 묻혀 있던 연비가 보이지 않는다. 낮은 한숨을 내쉬며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게.”

 “정규 수업은 내일부터잖아. 오늘 하교하면 뭐 할 거야?”

 “응? 글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유리의 눈이 희미하게 빛난다. 왠지 좀 무섭다.

 

 “그러면 같이 놀러 갈래? 고등학교 생활 스타트 기념이야.”

 

  놀러 가자고? 저 녀석을 무사히 집까지 데리고 가야 할 거 같은데. 아직 학교까지의 지리는 완벽하게 외우지 못했을 거다. 가만히 유리를 살폈다. 투명한 크리스탈처럼 초롱초롱 빛을 발하는 눈동자를 보니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인데. 여동생도 함께 가도 되나? 애초에 이쪽이 안된다고 해도 저 녀석의 등쌀을 생각하면 동행해야 할 것 같고.

 

  사고의 줄다리기를 하던 도중…….

  여동생과 눈이 마주쳤다.

 

  쉭, 쉭쉭.

  눈을 부라리며 알 수 없는 손짓을 반복한다.

 

  오? 그건가. 무림 고수들이 한다는 수신호 같은 거. 내 고민을 간파하고 자신의 견해를 알려주기 위한 무언의 메시지!

 

 [나 좀 데리고 나가라고, 이 바보야!]

 “억!”

 

  깜짝이야. 놀란 나머지 육성으로 뿜어버렸다. 당혹스러운 유리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제길, 이거 전음인지 뭔지 그거지? 사람이 착각할 수도 있지 이런 무시무시한 마공을 학교에서 쓸 줄이야. 역시 예측이라고는 조금도 할 수 없는 폭풍의 여동생이다.

 

  유리에게 이따 답해주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겹겹이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뚫고 들어가 연비를 탈취하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워우~ 오빠가 여동생이라고 또 챙기네’ 따위의 야유를 얻어먹었지만. 어차피 그 정도의 조소는 과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복도로 나오자 비로소 숨이 트인다.

  겨우,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연비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여동생이라니, 좀 설렜어.”

 “시끄러워. 바로 알아듣지 못한 주제에.”

 “많이 불편했어? 넌 꽤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여동생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별로.”

 

  흐음. 그 상황에서도 검은 챙겨서 나왔네. 진짜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무사라고 할 만하다.

 

 “너 칼 잘 휘두르잖아. 다 쫓아내지 그랬냐. 아니면 소리 소문 없이 사람들을 쓰러뜨려 버리는 무공 같은 건 없어?”

 “일반인에게 그런 짓을 했다 가는 정체가 들통나잖아.”

 

  이 말은 그냥 넘길 수 없다. 억울한 눈빛으로 답답한 감정을 호소했다.

 

 “난? 이 오라버니도 일반인입니다만?”

 “너, 넌 예외야.”

 

  어허~ 이 여동생은 대체 자기 오빠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일반인 이상이 아니라 그 이하의 취급이라니, 원통하다.

 

  쓰디쓴 대답을 삼키며 유리의 제안에 대해 말해주었다. 무언가 눈을 굴리며 고민하는 연비. 의외다. 그다지 잘 맞는 것 같지도 않았으니 단칼에 거절할 줄 알았는데. 간다 하더라도 그런 제안을 왜 바로 물리치지 않았냐며 잔소리 폭탄을 던져줄 줄 알았다. 그런데 작은 핀잔조차 주지 않는다.

 

  잠시 후 나온 여동생의 대답은 그보다 더 놀라웠다.

 

 “그러지 뭐.”

 

  그렇게 간단하게? 억울하다! 난 왜 고민 같은 걸 한 거야! 기가 찬 나머지 연비의 어깨를 붙잡고 세차게 흔들었다.

 

 “어째서! 왜 그렇게 간단히 승낙하는 거야? 마교 교주님께서 평범한 고등학생들 노는 곳에 끼어도 되는 거냐고!”

 “하지만, 넌 거절하기 애매한 거잖아. 그럴 마음이었다면 내게 묻지도 않았겠지.”

 

  정곡이다.

  심장에 꽂힌 말의 화살에 고통스러워할 겨를도 없이 연비의 말이 폭포처럼 이어진다.

 

 “그리고 여자가 먼저 놀러 가자고 한 건 분명히 어떤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쪽에서 그렇게 접근하는 걸 내가 막을 수는 없지. 게다가 그 여자하고는 풀어야 할 게 있지 않아?”

 “으윽.”

 “그러니까 특별히 따라주는 거야. 하지만 만일 반대의 경우가 생긴다면ㅡ”

 

  검 손잡이를 붙잡는 그녀의 태도에 등골이 절로 오싹해졌다.

 

 “바, 반대라면?”

 “죽여서라도 막는다.”

 

  어째서!

  이제 연애와 결혼 테크트리는 물 건너 간 인생이 되라는 거냐?

  아무리 여동생에게 노려지는 오빠라 해도 독점욕이 너무 과하다.

 

  연비는 차가운 시선을 거두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검집을 어깨에 둘러맨 후 휘적휘적 어디론가 걸어간다. 잔뜩 쪼그라든 마음을 붙잡고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 녀석에게 제대로 된 오빠 대접을 받는 날이 오기는 할까.

 

  좀 아쉬웠다. 내내 꿈꿔왔던 이상적인 남매 관계는 고사하고 귀찮은 짐만 늘어난 기분이다.

 

  연비에게 유리와의 관계에 대해 털어놓은 게 살짝 후회되었다. 유리의 제안을 승낙했을 때 연비의 표정은 흔히 듣던 여동생의 그것과 달랐다. 이 애는 어디까지나 먼 친척 여동생. 그 녀석은 이성 친구지만 악연. 어느 쪽도 심금을 전부 드러내 보이기는 애매한 사이다.

 

  하지만…… 이 이상한 여동생은…….

 

  며칠 전 교복을 맞추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유리와의 일에 대해 설명해 주었었다. 그리고 유리와 나의 악연에 대해 묵묵히 듣던 연비는 분명 내게 그렇게 말했다.

 

  ‘네 주위에 널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어째서 악연인 거야?’라고.

  어쩌면 오늘 망설이게 된 것도 그때의 이야기가 뇌리에 남아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녀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

 

  이렇게 되면 작전을 바꿔야겠다. 오빠로 인정받기 전에 먼저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거다!

 

  연비의 속을 알 수 없으니 이쪽에서 공세를 펼친다.

  그리고 차근차근 남매의 관계를 다지는 거지.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 옆에 다른 여자가 생기는 것도 넓은 아량으로ㅡ

 

 ‘…….’

 

  봐 줄 리 없지.

 

 “하아, 그런데 갑자기 어디 가는 거야?”

 “저기.”

 

  그녀가 가리킨 것은 매점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내려왔는데 언제 여기까지 걸어온 거냐.

 

  학교는 처음일 텐데 언제 이런 곳을 봐 뒀는지 의문이다.

  설마 교무실 갔다 오는 사이에?

 

  머뭇거리는 내게 지폐 한 장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버지가 준 용돈임이 틀림없다. 눈을 껌벅거리며 그것과 여동생의 안면을 번갈아 바라보니 여동생이 혀를 찼다.

 

 “뭐 하고 있어? 나 배고파. 빨리 가서 빵 사 오라고. 단팥빵이랑 우유, 남은 건 너 가져.”

 “저기요, 여동생 씨? 이거 천 원입니다만.”

 “그런데?”

 “모자란데요.”

 “그건 알아서 해. 돈이 없으면 장기를 팔던가.”

 

  끔찍한 소리를 잘도 그 예쁜 입술로 지껄이는구나! 내게 힘이 있었다면 녀석의 정수리에 강력한 촙을 먹였을 거다.

 

  그런 반발심을 억누르며 애써 웃어 보였다.

  현실은 그걸로 교탁을 쪼개 버리는 무식한 녀석이 바로 이 여자, 내 동생이다.

 

  젠장, 정말 먹성 좋은 녀석이네. 아무리 오늘 오전 수업만 한다 해도 그렇지, 어차피 유리와 놀러 가면 뭔가 먹을 게 뻔한데. 어쩌면 이 녀석을 떠맡는 대신 집에서 받은 돈, 전부 식비로 들어가는 게 아닐까?

 

  속으로 끝없이 구시렁거리며 매점 아줌마에게 다가갔을 때였다.

 

 “야, 숙여!”

 

  갑자기 연비의 강한 외침이 귓전을 때렸다. 사태를 파악할 겨를도 없이 무언가 날카로운 금속이 내 앞에 휙 하고 지나간다.

 

  깡!

 

  맑은 쇳소리와 함께 바닥에 나뒹구는 건 작은 날붙이였다.

 

 “어? 어라?”

 

  멍하니 굳어 있는 내 팔에 휙 하고 연비의 팔이 휘감긴다. 동시에 몸이 숙여졌다.

 

 “어떤 놈들이지? 설마 이렇게 빨리 들켰을 줄이야.”

 “저, 저기…… 연비야…….”

 “정파 놈들인가? 아니, 그 녀석들이 이렇게 무책임한 짓을 할 리 없지. 그렇다면 누굴까.”

 “여, 연비…… 으어어…….”

 “누구냐! 감히 누가 본좌에게 암수를 구사하는가!”

 “꼬르륵.”

 

  여동생에게 한 팔로 헤드록 당한 채 운명하다니, 정말 미련이 많은 인생이었다.

  하얗게 변해버리는 시야와 함께 내 정신줄도 똑 하고 끊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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