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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12 - 2화. 수학여행 시작!
작성일 : 19-08-28 18:51     조회 : 48     추천 : 0     분량 : 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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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수학여행 시작!

 

 

 

 Savior. 2007년 11월 16일 (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학여행 날이 되었다.

 블루 마법고의 1600명 가량의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에 집합해서 친한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어댄다.

 

 그때 블루고의 교장, 풍채 좋은 백발의 최성식이 단상 위로 올라선다.

 사랑스럽다는 듯 아이들을 굽어보던 그가 확성 마법으로 쩌렁쩌렁해진 목소리로 입을 뗀다.

 

 "여러분 주목! 오늘은 남부의 리조트 에리어로 수학여행을 가는 날입니다. 가서 5박 6일 동안 신나게 놀고, 먹고, 즐기고 옵시다. 다들 자신 있죠?"

 "네!!!"

 

 태산도 무너뜨릴 우렁찬 대답에 최성식이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가 오른쪽 손을 펼쳐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모두 내 손을 바라봐~"

 

 허 모 정치인이 빙의한 듯 랩을 읊조린 그의 손바닥에 1600쌍의 눈동자가 고정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손을 보게 되자 최성식이 손바닥을 허공에 긁어내리며 마법을 시전한다.

 

 "넌 행복해지고... 아니, 이게 아니라, 메쓰 텔레포트!"

 

 <슈우우웅>

 

 1600명의 몸이 휘황찬란한 하늘색 빛으로 휘감기는가 싶더니, 어느새 전원이 블루고 운동장에서 사라져버린다.

 메쓰 텔레포트. 자신은 물론 타인이나 사물까지 특정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광역 순간이동 기술이었다.

 최성식의 마법은 언제나 그랬듯 깔끔하고 정확하게 대상을 목적지에 전송해준다.

 

 "우와아아!!!"

 

 탄성을 내지르는 학생들.

 어느새 눈앞에 아름다운 사파이어 빛 푸른 바다가 펼쳐진 것이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은 햇살로 따스하게 데워진 모래사장이었고, 뒤에는 새하얀 벽돌로 지어진 수백 채의 숙박 건물들이 있었다.

 채 1초도 걸리지 않아 리조트 에리어에 도착했다.

 최성식이 흐뭇하게 말해준다.

 

 "지금부터 수학여행 시작입니다. 4일째 밤에 열리는 장기자랑과 5일째 밤에 열리는 캠프 파이어에만 필수로 참석해주시고, 나머지는 완전히 자유시간입니다.

 반별로 지정된 숙소에서 자도 되고, 아니면 비어있는 건물 아무 데서나 자도 됩니다. 잔소리는 이만하고,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네엡!!!"

 

 블루 마법고의 수학여행이 시작됐다.

 빈 건물에서 알아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학생들은 부리나케 바닷물로 뛰어든다.

 

 "이얏호-!"

 

 <풍덩>

 

 제일 선두로 물에 뛰어든 것은 기운 넘치는 백발의 미소년 춘회였다.

 그는 시원한 바닷물에 둥둥 뜬 채 어푸어푸 수영을 즐긴다.

 춘회의 뒤를 이어 금발 몸짱 윌리엄과 클라이드, 촉호도 물속으로 뛰어든다.

 

 "진짜 시원해!"

 

 윌리엄이 갑옷을 연상시키는 튼튼한 갑빠에 물을 끼얹으며 우렁차게 소리친다.

 클라이드와 촉호도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논다.

 

 "얘들아, 준비운동은 하고 들어가야지!"

 

 초록머리 힐러 케이타가 못 말린다며 잔소리를 한다.

 그러나 조언을 듣는 건 은발 엘프남뿐이다.

 제로는 헛둘헛둘 준비운동을 한 다음, 조심스레 물속에 들어간다.

 

 반면 시크한 네파리안만은 물에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햇살이 쨍쨍한 모래사장에 커다란 파라솔을 꽂아 그늘은 만든 뒤, 그 아래에서 책을 읽기 시작한다.

 또 그놈의 고대서적이다.

 

 아무튼 말단 촉호를 제외한 모두가 멋진 조각 복근을 드러낸 채 해수욕을 만끽하고 있는데, 멀리서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다가온다.

 평소에 춘회파와 친분이 있는 6명의 여자애들이다.

 윗키와 아스나, 아라, 셀린, 규리 그리고 에블린...

 이들은 각자의 매력 있고 개성 넘치는 수영복을 입은 채 춘회파 남자들을 향해 다가온다.

 주황머리 윗키는 귀여운 캐릭터 원피스 수영복과 모자를 착용한 채 윌리엄에게 찰싹 앵긴다.

 

 "오빠~ 내 수영복 어때요?"

 "귀, 귀엽네. (캐릭터?)"

 "다행이다! 그럼 나랑 커플 수영복 입어요. 자!"

 

 윗키가 갈색 곰이 그려진 노랑 트렁크 수영복을 건넨다.

 윌리엄은 그걸 받자마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졌지만, 이내 큰 결심한 미소를 지으며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잠시 후 탈의실 밖으로 나온 금발 훈남.

 그리스, 로마 신화의 조각상 같은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앙증맞은 쿠마쿠마 캐릭터 수영복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으으... 이거면 됐니?"

 "우왕! 너무 잘 어울려요 윌리엄 오빠!!!"

 "하하하."

 

 그래도 윗키가 좋아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아라는 작은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인 수영복을 입었다.

 호피 무늬 비키니였는데, 용사 촉호 옆에 가서 자랑을 해본다.

 

 "어때?"

 "우와아..."

 

 촉호는 며칠 전 G-9에서 같이 수영복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해변에서 호피 무늬 비키니를 입은 아라를 마주 보니 감격에 겨워 날아갈 것만 같았다.

 

 "아라야, 너 진짜 섹시하다!"

 "명색이 흑여우 공주인데 이 정도쯤이야."

 

 아라가 허릿짐을 쥔 채 우쭐거린다.

 양민 촉호는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며 아라를 칭송해준다.

 옆에서 배알도 없는 그 꼴을 지켜본 동급생 클라이드가 이렇게 생각한다.

 

 '어휴, 저 팔불출...'

 

 양호실 패밀리 셀린과 규리는 힐러 케이타 옆에 다가온다.

 

 "우와, 둘 다 예쁘다!"

 

 그녀들의 수영복 차림을 본 케이타가 감탄한다.

 셀린과 규리는 머리 색과 깔맞춤이라도 한 것처럼 각각 적갈색과 분홍색 수영복을 입었다.

 셀린은 비키니, 규리는 프릴 원피스.

 터질듯한 볼륨의 규리는 원래 교복을 입었을 때도 글래머였으니까 그렇다 치고, 셀린도 은근 몸매가 좋았다.

 그들은 네파리안 옆자리에 파라솔을 꽂고 서로의 몸에 오일을 발라준다.

 연모하는 케이타의 부드러운 손길이 등을 쓰다듬자 셀린이 나지막이 신음을 흘린다.

 

 "아흑..."

 "왜 그래 셀린? 혹시 어디 불편해?"

 "아뇨... 괜찮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내가 마사지를 좀 해줄게."

 

 과잉친절남 케이타.

 그가 손바닥에 힐 에너지를 모으고는 셀린의 몸 여기저기의 경혈을 풀어준다.

 따뜻하고도 아찔한 감촉에 셀린은 팬 위의 버터처럼 노골노골 녹아버린다.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며 규리가 좋아한다.

 

 '우훗, 뭐예요 셀린 씨? 이렇게 금방 케이타 씨랑 친밀해지고... 걱정할 필요 전혀 없겠네요.'

 

 한편 보라머리 여고생 아스나와 하늘색 단발머리 에블린도 파라솔로 다가온다.

 

 "네파리안 선배, 저 왔어요."

 

 아스나가 검정 비키니를 입은 늘씬한 자태로 서서는 네파리안을 부른다.

 

 "그래."

 

 네파리안은 책에서 눈도 떼지 않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이에 에블린이 의기양양해진다.

 

 "나도 왔어. 네파리안."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에블린이 그 자리에서 빙그르 돌아 보인다.

 그러자 골반쯤에 달린 레이스가 나비처럼 나풀거린다.

 

 "응."

 

 이번에는 더 짧은 대답이었다.

 에블린의 얼굴이 굳어지고 아스나는 상대적 우위를 점했단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다.

 두 여자 사이에 불꽃 튀는 신경전이 오가기 시작한다.

 에블린과 아스나는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뜨거운 햇살 아래 자신의 장기를 뽐내기 시작한다.

 

 "아아, 가슴이 조금 끼려나?"

 

 아스나가 긴 보랏빛 머리를 뒤로 넘기며 가슴을 내려다본다.

 검은색 비키니를 꽉꽉 채운 것이 아주 실한 가슴이었다.

 흘깃 본 네파리안이 입가를 움찔댄다.

 

 "덥지, 네파리안? 시원한 바람을 불어줄게."

 

 에블린이 굵은 지팡이로 시원한 냉풍을 만들어준다.

 읽고 있던 책장들이 펄럭펄럭 넘어가 버린다.

 네파리안의 입가가 더욱 비틀린다.

 

 두 여자의 신경전이 치열해질수록 네파리안의 독서는 점점 더 어려워만 진다.

 결국 그는 책을 덮고 이렇게 소리친다.

 

 "둘 다 그만두지 못하겠나? 귀찮게 굴지 말란 말이다!"

 "네..."

 "응..."

 

 아스나와 에블린이 뻘쭘하게 대답한다.

 1라운드는 무승부.

 그래도 둘의 싸움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그들은 네파리안의 파라솔 주위를 맴돌며 언제든지 흑발청년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노린다.

 

 마지막으로 임자가 없거나, 다른 곳에 임자가 있는 3인.

 은발 엘프남 제로와 정보원 클라이드, 그리고 백발의 미소년 춘회는 자기들끼리 물놀이를 한다.

 저 멀리 수평선에 보이는 야자나무 섬까지 헤엄쳐서 갔다 오기, 모래로 조각품 만들기, 물속에서 공놀이하기 등등...

 근데 여자가 없으니까 왠지 칙칙하고 재미도 없었다.

 

 "야, 너희끼리 놀아라. 난 샤리한테 줄 예쁜 조개껍데기 찾으련다."

 

 춘회가 먼저 자리를 뜬다.

 남은 두 사람은 공을 몇 번 주고받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 모래사장으로 돌아온다.

 인기가 없다는 건 이렇게나 서러운 일이었다.

 

 "하아~"

 

 제로가 파라솔 밑에 길게 드러누워 하늘 위에 떠다니는 뭉게구름을 바라본다.

 

 "클라이드, 우린 왜 이렇게 인기가 없을까?"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군요."

 

 클라이드도 한숨을 내쉰다.

 때마침 둘의 앞으로 우락부락한 거인 '고리크 네파'가 여자애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힘 력(力)자가 써진 빨강 삼각팬티를 입은 저 마초에게조차 가냘픈 여자친구가 있는 것이다.

 충격을 받은 제로가 무언가를 결심한다.

 

 "클라이드! 이번 수학여행에서 여자친구를 만들자."

 "좋습니다. 그럼 누가 더 빨리 여자친구를 만들어오는지 시합해 볼까요?"

 "그래! 셋 세면 출발이다!"

 

 제로와 클라이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셋... 둘... 하나... 출발!"

 

 카운트를 마친 그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려간다.

 

 

 

 

 여자친구 빨리 만들기 시합은 날쌘 클라이드의 다소 허무할 정도로 빠른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평소 친분이 있던 신문부 여학생한테 사귀자고 하자 덜컥 승락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제로는 길 잃은 기린마냥 해변을 떠돌며 보이는 여자애마다 붙잡고 사귀어 달라고 애걸하는 중이었다.

 

 "저기요!"

 "네? (킹카?)"

 "저랑 사귀어주시기 바랍니다!"

 "싫어요. (정신이상자?)"

 

 아무리 멋지고 잘생긴 엘프남의 부탁이더라도 돌직구 이상으로 빠르고 갑작스러운 데다가 무릎을 꿇기까지 한 고백은 거부감을 줬다.

 그렇게 수십 차례의 실패 이후, 제로가 실망해서는 일행에게 돌아온다.

 그런데 갓 연인이 된 후배 클라이드 커플의 따끈따끈한 스킵쉽 장면이 보이는 게 아닌가?

 

 "아아아..."

 

 탄식하는 제로.

 혼자만 여자 사람 친구조차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그가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고 멍하니 패배감을 만끽하고 있는데, 누군가 손을 내민다.

 

 "도움이 필요하신가? 낄낄."

 "???"

 

 고개를 들어보니 웬 키 작은 바가지머리 안경꼬마가 손을 내밀고 있다.

 제로가 묻는다.

 

 "넌 사마충?"

 "호오, 내 이름을 알고 있다니, 이거 영광인걸?"

 "무슨 용건이냐?"

 

 제로가 사마충의 손을 무시하며 자력으로 일어선다.

 190cm도 넘는 그가 일어서자, 150cm도 안 되는 사마충보다 머리 두 개는 더 컸다.

 사마충이 애써 그 차이를 부인하며 대답한다.

 

 "나와 함께 솔로부대에 들어가자. 제로 너도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어."

 "이, 이 녀석이?!"

 "진정하고 들어봐. 제로 너와 내가 솔로부대에 들어가면 단번에 대장급으로 승진할 수 있다. 두목인 강철이라는 놈을 제외하면 전부 약해빠진 루저들뿐이니까. 그러니까 함께 솔로부대에 들어가서 빌어먹을 커플들을 앞장서서 깨버리자. 어때? 괜찮은 생각 같지 않아?"

 "안 괜찮아 새끼야!"

 

 <퍽>

 

 제로의 기다란 레프트 펀치가 사마충의 죽빵에 꽂힌다.

 나가떨어진 사마충을 향해 그가 소리친다.

 

 "자기가 솔로라고 해서 커플들의 행복을 망칠 권리는 없는 거야! 알겠냐? 이 망할 벌레 자식아!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

 "으으윽... 그렇게 나오셨다 이거지? 좋다. 지금은 물러나겠다. 그렇지만 후회하지 마라 제로. 넌 솔로천국에 갈 수 있는 권리를 네 발로 걷어차 버린 거야."

 

 사마충은 질질 흐르는 코와 입의 피를 닦으며 처량하게 퇴장하고 만다.

 녀석이 사라지자 제로는 일행이 모여 있는 파라솔로 돌아간다.

 방금 소동으로 많은 여자들이 제로를 멋있다고 생각하는 줄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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