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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9 - 14화. 지하 2층
작성일 : 19-07-14 15:09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3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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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지하 2층

 

 

 

 얼마나 잤을까?

 잠에서 깨어난 춘회가 손목시계를 확인한다.

 

 [ AM 3:57 ]

 

 "엥? 벌써 다음날이 되었잖아?"

 

 날짜를 확인하니 11월 3일이었다.

 어제가 11월 2일, 샤리의 생일이었으니 벌써 하루가 지난 거였다.

 온통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 안에 있다 보니 시간 감각이 사라져버린 춘회.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샤리에게 통신 위습을 통해 같은 도시에서만 통하는 마법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

 

 "안뇽 샤리... 잘 잤니? ... 아이... 러브... 유... 하트 표시... 전송."

 

 그러나 전송 실패했다.

 여긴 지하 깊은 곳이라서 그런지 통신이 통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런! 샤리에게 연락해서 사랑의 수다를 지저귀려 했건만, 아쉽네..."

 

 사귄 지 2일 차인 순정파 춘회는 매우 안타까워한다.

 그는 샤리와 연락하기 위해선 얼른 이 기나긴 금지구역의 끝을 봐야 한단 걸 깨닫고는, 다음 층인 지하 2층을 향해 돌진한다.

 

 <터벅터벅>

 

 기분 나쁘게 계단가에 울려 퍼지는 발소리.

 꽤나 오랫동안 나선형 계단을 내려갔을 것이다.

 드디어 지하 2층으로 통하는 쇠문이 나타난다.

 춘회는 주저 없이 문을 열어젖힌다.

 

 금지구역 지하 2층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여전히 눈에 보이는 장면은 지하 감옥다운 모습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죄수들을 가뒀던 것으로 여겨지는 쇠창살 방이 주욱 늘어서 있다는 점이 1층과는 조금 달랐다.

 

 "꿀꺽."

 

 춘회가 마른 침을 삼키며 불안해한다.

 금방이라도 죄수들의 귀신이 튀어나와 차가운 손으로 목덜미를 붙들 것만 같았다.

 무섭게도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덜커덩>

 

 일순 쇠창살 문들이 열리며 그 안에 있던 유령들이 우수수 튀어나온 것이다.

 

 "으악! 귀신이다!"

 

 춘회가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

 머리 색처럼 하얗게 질린 그의 얼굴은 마치 재래식 화장실에서 종이 귀신(파란 종이 줄까~ 빨간 종이 줄까~?)이라도 목격한 것만 같다.

 

 "우후후후후후~"

 "이히히히히히~"

 

 살아있는 인간의 비명이 유령들을 자극했는지, 놈들이 춘회를 향해 몰려온다.

 희뿌연 안개 같은 형체에 살아생전의 모습을 간직한 허연 동태눈깔의 유령들...

 그런데 이것이 춘회에게 위험한 상황인가?

 답은 물론 'No'였다.

 

 "엔젤릭 윙!"

 

 백발의 미소년이 빛의 날개를 펼친 뒤, 힘차게 유령들에게 날갯짓한다.

 무수한 빛의 소나기들이 날개에서 쏟아져 나간다.

 

 <파바바바바바밧>

 

 성능 좋은 기관총처럼 유령들을 싸그리 쓸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춘회는 조금 전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는 사실이 쪽팔려서 일부러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하하! 뭐야? 별것도 아닌 것들이! 크하하하하하!"

 <...하하하하...>

 

 그러나 지하 공간의 메아리가 되어 맴도는 웃음소리는 더욱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낼 뿐이었다.

 쫄아버린 춘회는 웃는 걸 멈추고 다시 숨죽인 채 길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지하 2층은 지하 1층보단 규모가 작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한나절은 헤매고 다녀야 할 정도로 넓었다.

 게다가 코너를 돌 때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유령이나 흡혈박쥐들 때문에, 은근히 겁이 많은 춘회에겐 욕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약 13시간을 헤맸을까?

 백발의 미소년은 드디어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는데 성공한다.

 '야호!'하고 환호성을 내지르려다가 춘회는 관두고 만다.

 계단 출입구를 막고 서 있는 검은색 로브(망토) 차림의 지하 2층 보스 몬스터를 보자 그럴 맘이 싹 사라져 버린 것이다.

 

 "리치... 젠장."

 

 리치.

 살아생전 높은 수준의 마력을 갖고 있던 마법사가 불사하기 위해 자신을 언데드로 바꿔버린 불경스러운 존재였다.

 춘회가 나지막이 신음을 흘리는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리치는 개체에 따라 약한 것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강했다.

 게다가 앞에 이 녀석은 한눈에 봐도 유니온 리더급 실력을 가진 마법사가 리치화된 것처럼 느껴지는 중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 마이 갓~ 이를 어쩐다...?"

 

 고민에 빠지는 춘회.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였다.

 포기하고 지금껏 왔던 길을 뒤돌아 가거나, 아님 죽기를 각오하고 리치와 싸우거나.

 물론 우리의 춘회는...

 

 "샤이닝 블래스터!"

 

 후자를 선택했다.

 이렇게 지하 2층 보스 리치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먼저 날린 춘회의 공격이 리치의 망토 자락을 스치고 지나간다.

 으스스한 다락방의 할배 귀신 같은 리치가 바닥에서 살짝 뜬 채로 옆으로 움직여 공격을 피해냈다.

 

 "흐어어어어... 시방 지금 선빵 날린 겨?"

 

 귀에다 대고 속삭이는 듯한 으스스한 리치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놈이 뼈마디로 이루어진 손을 뻗어 하얀 머리 미소년을 겨냥한다.

 

 "스컬 미사일이라네."

 

 허연 두개골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춘회를 향해 날아온다.

 재빨리 몸을 던져 공격을 피하는 춘회.

 그러나 이번에는 망자의 손짓을 연상시키는 무수한 회색 손들이 땅 밑에서 불쑥불쑥 솟아 나온다.

 

 "이거슨 데쓰 핸즈여. (죽음의 손길)"

 "으아아아악! 신속!"

 

 순간적으로 이동속도를 증폭시켜 춘회가 간신히 죽음의 손길들로부터 벗어난다.

 리치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친김에 놈은 뽐내듯이 지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몽땅 펼쳐 보인다.

 

 "핑거 스피어도 있고..."

 

 가느다란 리치의 손가락에서 10개의 뼈 창이 뿜어져 나간다.

 

 "하울링 스피릿은 좀 아플 것이여..."

 

 고통에 싸여 절규하는 영혼의 얼굴이 울렁거리며 춘회를 향해 쇄도해 오는가 하면,

 

 "본 프리즌은 말 안 듣는 애들 가두는데 제격이지..."

 

 억센 공룡의 갈비뼈 같은 통뼈들이 춘회를 꼼짝 못 하게 가둬버린다.

 

 "크윽, 이런!"

 

 뼈 감옥에 갇힌 춘회가 당황해하며 주먹으로 뼈 창살을 때린다.

 허나 통뼈로 된 창살은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때린 춘회의 손만 아파온다.

 리치가 심연처럼 어두운 시커먼 망토를 휘날리며 다가온다.

 

 "흐허허허허... 너 이제 죽은 목숨..."

 

 녀석이 특유의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하며 한 손을 창살 안에 집어넣어 춘회의 목을 움켜쥔다.

 

 "라이프 드레인은 생명력을 빨아먹는 기술이라네..."

 

 <스어어어>

 

 춘회의 생명력을 손으로 흡수하기 시작하는 리치.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오잉...?"

 

 아무리 리치가 춘회의 생명력을 빨아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막대한 양의 생명력을 감당하지 못한 리치가 불에 덴 듯 먼저 손을 뗀다.

 

 "무슨 놈의 생명력이 바다와도 같다냐... 끝도 없구마..."

 

 놀라서 몸을 추스르는 리치.

 춘회는 상대가 먼저 공격을 중지하자 잠시 어리둥절해진다.

 그러나 곧 이것이 반격의 기회라는 것을 깨닫고는 빛의 날개를 펼쳐, 자신을 가둔 뼈 감옥을 부순다.

 

 "엔젤릭 윙!"

 

 아이스크림 속 초코 크런치 마냥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리치의 뼈 감옥. 마침내 하얀 머리 미소년의 반격이 시작된다.

 

 "받아라, 받아! 빛의 108 사수!"

 

 춘회의 날개에서 수많은 빛의 화살들이 뿜어져 리치의 전신을 쉴새 없이 두드린다.

 

 "커흐으어... 데, 데쓰 핸즈."

 

 리치가 땅 밑에서 죽음의 손길들을 불러내 빛의 화살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

 춘회가 공격에 박차를 가해 승부를 결정지어버린다.

 

 "샤이닝 블래스터!"

 

 <콰아아아아>

 

 거대한 빛의 기둥이 리치의 몸을 쓰나미처럼 휩쓸어버린다.

 

 "노, 노인 공경... 어디에...? 흐어어어어..."

 

 눈 부신 빛에 리치는 소멸하고 만다.

 그와 동시에 지하 3층으로 통하는 쇠문이 큰소리를 내며 열린다.

 춘회가 만족스레 웃는다.

 

 "이겼다아~!"

 

 지하 2층의 보스 리치와의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그는 예전에 화염 마법을 쓸 때보다 자신이 더욱더 강해졌음을 느낀다.

 방금 전 승부는 빛의 마법이 얼마나 무궁무진하고 대단한 힘을 가졌는지를 춘회로 하여금 깨닫게 해준 것이다.

 

 "하하. 또 이겼어. 게다가 엄청난 리치를 상대로! 빛의 마법, 정말로 굉장한걸? 이 상태론 상대가 누가 됐든 절대로 질 것 같지가 않아!"

 

 그가 두 손을 바라보며 흥분된 목소리로 외친다.

 산처럼 높아진 자신감을 안고, 춘회가 지하 3층으로 통하는 쇠문 앞에 침낭을 깔고 드러눕는다.

 

 "쿨쿨... Zzz..."

 

 아무리 강철 체력의 춘회라도 반나절도 넘게 지하 2층을 헤매고 돌아다녔으니 쏟아지는 잠을 피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작가의 말
 

 히어로 테일즈 연재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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