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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10 - 6화. 깨달음
작성일 : 19-07-28 17:24     조회 : 45     추천 : 0     분량 : 3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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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깨달음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산소는 희박해지고 몬스터는 기이할 정도로 강해진다.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즉시 빠르고 위력적인 전격으로 응수하는 제로.

 역시 그는 대단한 실력자였다.

 파괴의 동굴과 비슷한 위험 레벨에 속하는 이곳의 몬스터들을 단 한 두 방의 마법으로 끝장내버렸으니 말이다.

 

 "헉... 헉..."

 

 그래도 상당한 체력과 마력을 소모해야 했기에 제로가 거친 숨을 몰아쉰다.

 시간은 오후 6시, 등반을 시작한 지 거의 8시간이나 지났다.

 벌써 해가 저물고 있었다.

 태양이 실버 마운틴 반대편을 벌겋게 물들이며 사라져간다.

 제로는 잠시 석양을 구경하며 한숨 돌린다.

 

 "라이트."

 

 이윽고 해가 완전히 지자, 그는 손바닥으로 조명 마법을 사용한다.

 둥그런 전구 같은 것이 떠오르며 주변 시야가 탁 트이게 됐다.

 잠깐의 휴식으로 기운을 회복한 제로는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2시간 뒤, 훈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천지대가 나타난다.

 이 넓은 곳이 실버 마운틴의 정상이었다.

 

 "야- 호-!"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제로가 크게 소리 질러본다.

 완전 녹초가 된 그였지만, 이상하게 기분은 날아갈 듯 좋았다.

 제로는 워터파크에 갓 도착한 꼬마들마냥 옷을 훌렁훌렁 벗어 던지고는 신나서 온천으로 뛰어든다.

 

 "으어~ 시원타!"

 

 뜨끈한 물속에 들어가자 목욕탕 아재의 목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은발의 엘프남은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의 물에 몸을 담근 채 쌓인 피로를 풀어낸다.

 시원하고, 편안한 기분.

 제로는 그렇게 한참을 온천욕을 즐기다가, 뜨거운 물이 전신의 피로를 전부 씻어내자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 근데 나 수건 안 가져 왔지?"

 

 당혹스러워하는 제로.

 워낙 즉흥적으로 정상에 오른 거라서 수건 따위가 들어있는 가방을 챙기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맨손으로 물을 탈탈 털어냈다.

 

 "으으... 추워."

 

 온천수 밖으로 나오자 11월의 추위가 엄습해온다.

 몸을 대충 말린 제로는 옷을 챙겨 입고는 온천지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자욱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물의 온도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말이다.

 

 <부글부글>

 

 마치 끓는 주전자 물처럼 격렬히 기포를 내뿜고 있는 온천수.

 그렇게 몇 분을 걸었을까?

 온천수가 끊기고, 평평한 암봉 하나가 나타난다.

 앞에는 팻말이 하나 있었다.

 

 [ 옛 동부의 황제였던 '적우'는 팔에 입은 동상을 치료하러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

 

 "적우? 500년 전에 동부를 휘어잡았던 황제 말이군."

 

 제로가 딱히 역사에 밝은 것은 아니었지만, 학교 공부를 조금만 열심히 했어도 '적우'라는 이름을 모를 리가 없었다.

 약 500년 전, 동부를 통합하고 인간계 서부와 북부까지 노렸던 야심가 적우.

 하지만 그는 연합군에 패해 실버 마운틴 깊은 곳으로 달아나게 되었고, 그때 큰 상처를 입고 이곳 정상에서 요양을 했다고 한다.

 

 "그럼 이 암봉이 적우가 있던 자리겠구나."

 

 아무도 없는 텅 빈 암봉을 한참 바라보던 제로는 펄쩍 뛰어 위로 올라간다.

 제로의 머리칼이 거친 바람에 야생마의 갈기처럼 흩날린다.

 그는 암봉에 우뚝 서서 실버 마운틴의 장엄한 경치를 내려다본다.

 밤이라서 초승달에 비친 산의 윤곽뿐이 보이지 않았으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웅장하고 멋졌다.

 

 적우는 이런 곳에서 수년 동안 상처를 치료하고 수련한 것이다.

 정점에 올랐던 자와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제로.

 문득 그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은 넓고 강자들은 많다. 그리고 춘회 녀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최강을 노리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겠지. 나 혼자 정체되어있을 수는 없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서도 수련을 멈추지 않았던 적우처럼 나도 끊임없이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겠어.'

 

 은구슬 같은 제로의 눈동자가 달빛을 받아 반짝인다.

 

 

 

 

 다음날, 동이 터 오르자마자 제로는 산 정상에서 내려온다.

 올라갈 땐 거의 10시간이나 걸렸던 산행길이었지만, 내려갈 땐 불과 6시간 밖엔 걸리지 않았다.

 산 중턱의 엘프 마을 근처까지 온 제로.

 이제 마을과는 500m도 채 남지 않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귀에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온다.

 

 "꺄아앗!"

 

 얼른 소리의 근원지로 제로가 고개를 돌린다.

 50m쯤 떨어진 곳에서 거대한 갈색 곰이 어린 엘프 소녀를 뒤쫓고 있었다.

 

 '이런, 저 아이가 위험해!'

 

 제로는 얼른 엘프 소녀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고는 소녀가 곰에게 물리기 직전, 극적으로 번개 줄기를 쏘아 곰을 날려버린다.

 

 <파지지직>

 

 "크와앙!"

 

 갈색 곰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육중한 덩치가 바닥에 닿자 '쿵'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울렸다.

 엘프 소녀가 쓰러진 곰,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은발 청년을 번갈아 쳐다본다.

 

 "살려주셨군요. 고맙습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야. 근데 위험하게 숲속에서 뭘 하고 있었니?"

 "나물을 캐고 있었어요."

 

 엘프 소녀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광주리를 들어 보인다.

 그러더니 이내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는데...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

 

 소녀의 기도를 들은 제로는 며칠 전 어머니가 해줬던 말이 떠올라 부아가 치민다.

 

 "고맙다고? 누구한테 고맙다는 거야? 너를 구해준 건 신이 아니라 나란 말이야."

 "아니에요. 신은 당신을 통해 저를 구해주셨습니다."

 "하, 만약 내가 조금만 더 늦었거나, 아예 구해줄 맘이 없었다면 넌 이미 죽었을 텐데?"

 "그랬다면 그땐 그것이 신의 뜻이었겠죠."

 

 소녀가 태연하게 대답하자 제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참나, 사람 마음의 방향 또한 신의 뜻대로라는 거냐? 네 말에 따르면?"

 "그렇답니다."

 

 소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뒤, 아기 다람쥐처럼 마을을 향해 쪼르르 달려가 버린다.

 엘프 소녀가 달려간 곳을 멍하니 응시하는 제로.

 엉터리 같은 이야기였다.

 분명 그랬을 텐데, 그는 소녀와의 대화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면 신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갈색 곰을 퇴치함으로써 저 아이가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나의 결정과 선택에 따라 세계가 만들어지고 흘러가는 것 아닐까? 그것이 엘프들이 말하는 신의 뜻, 즉 운명인 거지.'

 

 제로가 주먹을 불끈 쥔다.

 

 '그렇다면 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어머니의 말씀대로...'

 

 이제야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모두 맞춰진 느낌이었다.

 그가 하늘을 향해 왼손을 뻗어 하얀 번개를 쏘아 보낸다.

 작렬하는 한줄기 섬광.

 

 "이것은 나의 힘..."

 

 제로가 중얼거린다.

 그랬다.

 누가 뭐래도 그것은 제로의 힘.

 하얀 번개가 무엇인지, 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녔다.

 정말로 중요한 건 그 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이는 거였다.

 깨달음을 얻은 제로는 그길로 어머니가 계신 은의 사원으로 달려간다.

 

 "어머니!"

 "제로."

 

 제단에 도착한 그는 신녀인 어머니와 마주 보고 섰다.

 제로가 먼저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이레야도 아름다운 미소로 회답해준다.

 둘 사이에 말없이도 마음이 통하는 그런 끈끈한 교감이 지나간다.

 모자는 잠시 그렇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서 있는다.

 

 "그럼..."

 

 긴 침묵을 깨고 제로가 먼저 입을 뗐다.

 

 "전 이만 학교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러려무나."

 

 이레야가 짧게 대답했다.

 제로는 방에서 짐을 챙겨 나온다.

 사원을 떠나기 직전 그가 어머니를 향해 말한다.

 

 "또 올게요.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어머니."

 "제로, 너도 건강하렴."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흐르는 대화치곤 간소하기 그지없는 엘프식 작별인사.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서로에 대한 사랑은 인간들 못지않게 컸다.

 제로는 정든 고향을 뒤로하고 다시 파랑 도시를 향해 발을 돌린다.

 마음속 깨달음을 얻은 그의 발걸음엔 힘찬 미래를 향한 기운이 가득했다.

 

 

 

 - '제로 롱기누스와 엘프 숲의 어머니' 끝 -

 

 다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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