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제게 너무 도움이 많이 되어서 인상적인 부분을 나누고자 몇줄 적어봅니다.
- 내게 서사란 시간의 축 위에서 '사건' 진실' '응답'이라는 기능소가 차례로 전개되는 담화의 구조물을 뜻한다.
'인물에게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통해 진실이 산출되며, 인물은 그 진실에 응답해야만 한다.'
- 사고와 사건은 다르다. 예컨데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이 사고이고 사람이 개를 무는 것이 사건이다... 사고는 '처리'하는 것이고 사건은 '해석'하는 것이다. '어떤 개가 어떤 날 어떤 사람을 물었다'라는 평서문에서 끝나는 게 처리이고 '그는 도대체 왜 개를 물어야만 했을까'라는 의문문으로부터 비로소 시작되는 게 해석이다... 진정한 사건이라면 진실의 압력 때문에 그 사건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된다... 나쁜 소설들은 서로 닮아 있다. 떠들썩한 사고가 일어난다. 좌충우돌의 에피소드가 꼬리를 물고 나열된다. 어떤 영웅적인 인물이 이 모든 것을 처리하고 상황을 원래의 질서로 되돌린다. 이런 식이다. 한편 좋은 소설에서 인물들은 대개 비슷한 일을 겪는다. 문득 사건이 발생한다. 평범한 사람이 그 사건의 의미를 해석하느라 고뇌한다. 마침내 치명적인 진실을 손에 쥐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자신이 더 이상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런 식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작가 : 신형철)
저는 늘 에피소드에 매달리느라 전개가 가파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이 글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