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이 흙에 파묻힌 진주라면,
만고의 어려움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끝내 대중의 힘으로 빛을 볼 것이고.
허풍과 각종 암투로 부풀려진 것이라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드러나는 허점을 가릴 수 없을 것입니다.
글이라는 것은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자 고유의 색깔입니다.
그 색깔은 대중 또한,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나의 색깔이 수많은 짙은 색깔들에 가려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모전이란 무엇입니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재주를 뽐내기 위해 모이는 현대판 과거시험입니다. 당연히 전국 각지에서 날고 기는 인재들이 모이겠지요. 이런 큰 판에서 우리가 수상을 거머쥐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마십시오.
한 평생을 특별한 일없이 산다면 80년은 거뜬히 살아내는 세상입니다. 앞으로 당신이 글을 쓴다고 하면 지금까지 써온 시간의 몇 배는 더 쓸 수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삶의 향기 또한 더욱 짙어질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글을 쓰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수상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수상이라는 것은 더 이상 당신이 아마추어가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누군가에게 이해 받고 용서받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님을 뜻한다는 겁니다.
어쨌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포기하든 말든 그건 본인의 자유이지만 적어도 달리고 있는 와중에는 자신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너무 큰 기대는 반드시 큰 상처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좋은 결과가 없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게 아닙니다. 굴러가는 돌에도 의미가 있다는데. 우리들의 글에 아무런 의미가 없겠습니까.
힘들 내시고 남은 여름도 무탈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