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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뭐 먹을게 있다고 떼거지로 왔는가?
작성일 : 17-11-21 09:37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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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밀궁의 동쪽 끝에는 지어진지 오래지만 세월의 풍파 속에도 변함없이 역사와 옛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별궁인 중천각이 자리 잡고 있다.

  궁주와 그 밖의 식솔들이 거주하는 이곳에 때 아닌 많은 수의 무사들이 전각 앞을 메우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쟁쟁한 무공실력을 지닌 자들이 기세등등하게 당장이라도 쳐들어갈 것처럼 보였으나, 그러질 못하고 뭔가에 가로막힌 듯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으그극, 빨리 진법을 치우지 못하고 대체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거야. 아직도 멀었더냐!”

  “조, 조금만 더 하면 됩니다. 장로님.”

 

  ‘제길, 집중하기 한번 더럽게 어렵네.’

  팔척은 되 보이는 거구에 몸집만큼이나 커다란 도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 무인이 신경질적으로 보챘다.

 

  안 그래도 난해한 진법에 집중하고 있어 힘에 부치는데, 옆에서 숯덩이 같은 짙은 눈썹을 치켜뜨며 살기등등하게 재촉하자 술사는 골이 터질 지경이었다.

 

  “장로님. 이, 이제 마지막입니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인이 진땀을 뻘뻘 흘리며 진법을 파해하고 있었다. 허리에 흰색과 검은색의 줄이 꼬인 줄을 두르고 진법을 파해하고 있는 인물은 술법원의 수석술사인 배수문이었다.

 

  술법원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중천각 입구를 막고 있는 진법은 그로서도 풀기 난해한 밀궁이 자랑하는 오대진법중의 하나인 환벽파절진(換壁破絶眞) 이다.

 

  직접 부딪쳐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이 일이 있기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생각만 해도 눈앞이 깜깜하고 아찔했다.

 

  옆에서 서슬 퍼런 청룡도를 들고 흉흉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갈배상 장로의 도가 저들이 아닌 자신의 목을 쳐서 재물로 삼을 것이란 생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배술사는 이렇게 죽기 싫었다. 살기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진법과 마지막 씨름을 시작했다.

 

  천수검은 상대가 기척을 감지하기 쉽지 않은 거리를 두고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직 늦지 않았으나 금방이라도 뚫릴 기세였다.

  뒤이어 환요와 나머지들도 속속 도착을 했다.

 

  “생각보다 적들의 수가 많아 쉽지 않겠는데 이를 어쩐다.”

  아예 적이라 단정하며 말하는 천수검을 보고 환요는 아까 전에 생각난 비밀입구를 바라보았다.

 

  “흐응, 맞다, 그게 있었지. 그나마 다행이로구나.”

  “뭐가 다행이라는 거요!”

  조바심에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던 천수검은 혹시나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좋은 수가 있나 기대하는 눈빛을 보였다.

 

  “천수검님. 중천각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여기 말고도 다른 비밀입구가 저쪽에 하나 더 있어요.”

  “비밀입구가 따로 있다니 그거 잘됐군. 빨리 그리로 갑시다.”

  환요가 왼편에 떨어져 있는 석탑을 가리키며 비밀입구라고 말하자 천수검은 볼 것도 없이 그쪽으로 조심스럽게 앞장섰다.

 

  모두들 최대한 기척을 죽이며 석탑 가까이 접근했다. 갈배상이 이끄는 무리들은 진법이 거의 와해되어 감에 따라 정신이 팔려서 천수검 일행을 발견하지 못했다.

  비밀입구에 도착한 환요는 석탑 밑 부분에 손을 대더니 곧바로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할장젠 다이땅 리우 는도독 라마 지기우 꾸자.”

 

  -사르르륵

  주문이 끝나고 손바닥을 통해 내력을 보냈다.

 

  미약하게 푸른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빛의 가운데 부분부터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사람 한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생겨났다.

 

  “됐어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세요!”

  “알았소.”

  천수검은 환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속을 알 수없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나머지들도 따라서 들어갔고 마지막으로 환요가 들어갔다.

  중천각 안. 백 명이 채 안 되는 남녀노소가 연무장에 모여 있었다.

 

  각자 각기 다른 무기를 들고 뒤에 있는 여인과 아이 앞을 둘러싸듯이 막고 있는 무사들은 긴장한 얼굴을 하고 정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궁모님. 이곳은 제가 맡겠습니다. 위험하니 소궁주님과 함께 어서 안으로 피하십시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아니, 물러설 수도 없는 현실에 궁모인 화연은 붉은 입술을 깨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은 어느새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이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었다.

  불길한 느낌이 드는 하늘에서 시선을 내린 화연은 진법이 펼쳐진 전방을 주시했다.

 

  “나도 미력하나마 저들을 막는데 도움이 되고 싶군요.”

  얼굴을 가리던 검은 가면을 진즉에 벗어던진 흑면대장 도수형은 궁모에게 여러 번 몸을 피할 것을 청했으나 한사코 거부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뜨거움을 안고 궁모와 소궁주를 향해 고개를 깊이 숙였다.

 

  “정히 그러하시다면 이 한목숨 바쳐 지키겠습니다.”

  결의에 찬 도수형의 모습에 궁모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누구나 목숨은 소중합니다. 그러니 아끼세요. 흑면대장님은 살아남아서 궁주님을 지키셔야죠.”

  궁모의 말에 도수형은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며 복명했다.

 

  “예. 궁모님!”

  소궁주를 뒤에서 꼭 끌어안은 화연은 궁주가 무사하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제발 궁주님에게 아무 일 없어야 하는데, 아무 일이······.’

  여린은 자신을 끌어안는 궁모의 손을 잡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빠는 괜찮으실 거예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지킬 거예요!”

  여린은 허리에 찬 검을 꽉 잡으며 작은 입을 굳게 앙 다물었다.

 

  -기이이이잉

  중천각의 입구를 막아주던 환벽파절진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파진이 되려는지 비명을 질러댔다.

 

  “절진이 곧 깨지려 합니다. 모두 조심하십시오!”

  도수형은 절진이 깨지려 하자 경고를 했다.

 

  -휘리릭. 터턱

  그때, 연무장 한쪽 끝에 세워진 역대 궁모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공신탑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튀어 나왔다.

 

  맨 앞쪽에서 검을 앞으로 겨누고 당장이라도 상대의 목을 벨 자세를 취하던 도수형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헛, 천수검님, 어떻게 그곳에서!”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도수형을 시작으로 연무장에 있던 인물들은 놀라움과 동시에 격한 반가움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려움에 처해있던 화연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천수검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예의를 갖추며 환요는 궁모에게 인사를 올렸다.

 

  “궁모님, 수미혼 환요. 오는 길이 조금 늦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환요의 인사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니에요. 예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보다 궁주님은 어떠신가요?”

  궁모의 걱정스런 물음은 천수검이 답했다.

 

  “예. 궁주님은 무사하십니다. 저들의 수중에 계시지만, 쉬이 어쩌지 못하니 너무 걱정 마시지요.”

  무사하다는 말에 화연은 그동안 가슴을 억누르던 불안감이 해소되었다.

 

  “흐으윽, 할머니!”

  뒤에서 잔뜩 긴장해 있던 여린은 안도감에 환요를 덥석 끌어안으며 울먹였다.

 

  어린 나이임에도 소궁주라는 신분 때문에 이제껏 꿋꿋이 참으며 견디었던 굵은 눈물을 흘리자, 환요는 옷자락으로 소궁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런, 이런, 장차 밀궁을 이끌어 가실 소궁주님께서 수하들이 보는 앞에 이리 못난 모습을 보여선 아니 됩니다. 너무 울면 눈이 부어서 못난이가 되면 시집을 못가요. 호호호홋.”

  “아이참 할머니 시집은······, 히히힛.”

  눈물을 훔치며 다시금 웃는 여린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환요와 눈을 맞추었다.

 

  -쿠우우우웅

  궁모를 비롯한 모두는 소리가 난 정문 쪽을 응시했다. 다시 한 번 크게 대지가 진동하더니 결국엔 절진이 풀려 버렸다.

 

  마침내, 진이 깨지며 장로서열 다섯째인 갈배상 장로를 선두로 밀궁에 몸담고 있는 최고의 무공실력을 가진 무사들이 대거 들이 닥쳤다.

 

  갈장로의 양쪽에는 염포 장로와 소화 장로까지 서 있었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전력인데 그것도 모자라 뒤편에 술사들이 따라 붙은걸 보니 필시, 자혼 강시 전대를 끌고 온 것이리라.

 

  원치 않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천수검과 환요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깊은 숨을 들이켰다.

 

  ‘오늘은 길 보다 흉이 많겠구나!’

  궁에 존재하는 고수들이 죄다 이곳에 모두 몰려온 듯 차고 넘치는 무력에 기죽을 만도 하건만, 모두는 당당하고 결연한 표정들이었다.

 

  “크흐흐, 천수검과 수미혼 두 분이 아직도 이곳에 계셨구려.”

  도망가지 않고 이 자리에 있는 걸 빈정대며 말하는 갈배상 장로에게 환요가 대꾸했다.

 

  “흐응, 요망한 것들. 뭐 먹을 게 있다고 여기까지 떼거지로 왔는가?”

  “뭣이, 떼거지라고! 뚫린 입이라고 지껄이기는.”

  환요의 도발에 갈배상은 한쪽 얼굴을 팍 일그러뜨렸다.

 

  천수검과 환요는 장로원에 소속이 안 되어 있을 뿐 무공이 대단히 뛰어나기에 궁에서 장로급으로 대우해 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장로인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갈배상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될 수 있으면 사로잡으라는 수석장로의 명령이 아니었으면 살려둘 마음이 아예 없었다.

  아직, 손속을 겨뤄 보지는 않았으나 결코 자신의 아래라고 볼 수 없기에 자칫 낭패를 볼까 망설이는 중이었다.

 

  지금은 다른 장로들도 있고, 거기에 자신의 수하들과 최강의 전력인 자혼 강시도 뒤에 든든하게 있으니 잡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갈배상은 천수검과 환요를 보며 이죽거렸다.

 

  “내 권한으로 궁모와 소궁주만 넘기면 굳이 당신 둘을 해치지 않겠다. 어떤가? 내 제안이!”

  “감히, 어디서 그런 돼도 않는 망발을 지껄이느냐!”

  환요가 발끈하며 참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검을 뽑아 들었다.

 

  -촤아앙

  환요를 시작으로 천수검과 함께 주위의 무사들도 각자 무기들을 빼 들었다.

 

  -스르릉, 스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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