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이런, 개도 안 물어갈 적표와 화령
작성일 : 17-11-09 11:30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511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수련을 마친 여린은 어느덧 거처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땀에 젖어 이마 주위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살짝 뒤로 넘긴 뒤에 천수검과 환요에게 인사를 건넸다.

 

  “후아! 할아버지, 할머니. 부족한 저 때문에 고생 하셨어요.”

  포권을 하며 야무지게 말하는 어린 소궁주가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웠다.

 

  “소궁주. 무엇보다도 내공심법의 수련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예. 할아버지.”

  환요는 소궁주의 땀을 닦아주며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무공도 중요하지만, 여인은 외모도 중요하단다. 유리수미인(誘裏粹媄因)도 꾸준히 수련 하거라. 그리하면 나처럼 아름다워진단다. 오호호홋.”

  유리수미인은 유리달라궁의 권각법으로 수련할수록 균형 잡힌 몸과 백옥 같은 피부를 만들어주는 무공으로 여인들이 필히 익히는 무공 중 하나였다.

  여린은 그 말에 해맑게 웃어보였다.

 

  “예. 아름다우신 할머니!”

  “호호호홋, 소궁주 어찌 이리도 똑똑하고, 예쁠 수가 있을까!”

  “아이참 할머니도 제가 뭘요. 히히히히.”

  영락없이 조손지간처럼 보이는 이들 옆에서 천수검이 잘들 논다 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더 이상은 못 보겠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소궁주. 궁주님께서 기다리시니 이제, 그만 가야지!”

  “예. 이만 갈게요.”

  인사하며 가는 소궁주와 못내 아쉬운 얼굴의 환요를 번갈아 보던 천수검은 도리질을 하며 수련동으로 들어갔다.

 

  여린은 설화와 흑표를 대동하고 수련동을 나섰다. 고된 수련이었지만, 할머니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는 하루였다.

  길을 걸어가다 비탈진 언덕길 한쪽에 복숭아가 탐스럽게 열린 것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쩝쩝, 아 저거 맛있겠다!”

  갈증이 난 여린이 매달린 복숭아를 보며 혼자 말하기가 무섭게 설화가 경공을 펼쳐 먼 거리임에도 순식간에 복숭아를 따와서 내밀었다.

 

  “히힛, 설화야! 고마워.”

  ‘헤에. 좋다.’

  여린의 칭찬에 설화는 헤벌쭉하며 좋아했다. 여린은 흑표의 어깨에 올라앉아 복숭아를 먹으며 중천각으로 향했다.

 

  조용한 천사동 안쪽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곳엔 담소를 나누는 중이라고 보기엔 뭣하지만, 일방적으로 말을 늘어놓는 환요와 거기에 맞추어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는 천수검과는 영락없는 부부지간 같아 보였다.

  * * *

  얼마쯤 지났을까? 천사동 입구 쪽에서 풍기는 강한 기운이 이들의 대화를 멈추게 했다.

 포권을 하며 고갤 숙여 인사를 하고나서 얼굴을 든 사내는 칠척에 가까운 신장에 건장하고 다부진 체격을 하고 있었다.

 

  헌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 얼굴이 말해 주고 있었다.

  다 좋은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길가에 잘 지나가던 누렁이가 놀라서 똥을 쌀만큼 인상이 참 더럽게 살벌했다.

 

  “적표, 화령. 천수검님을 뵙습니다.”

  “어서들 오거라.”

  얼굴로만 치자면 저 사파의 종주라 자처하는 혈마교의 교주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앉고도 충분히 남을 인상이었다.

 

  이와는 정반대로 여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와도 같았다. 아니, 그 이상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미풍에도 살랑거리는 비단 같은 검은 머릿결.

 

  잡티 하나 없는 백옥 같은 피부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은 커다란 눈동자를 가졌고, 앳된 얼굴과 성숙한 몸매가 묘하게 잘 어울리며 청초함을 더했다.

 

  수련동 안을 환하게 만드는 눈부신 외모가 중원천하 십대 미녀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상반 대는 외모를 하고 있는 둘을 보며 환요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적표 너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건데, 아무래도 당시에 대법 시행에 있어 어떤 심각한 문제로 인해 부작용이 생긴 것 같단 말이야. 이제 와서 대법을 다시 시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쯧쯧쯧.”

  “어허, 환요. 이제 그런 말은 그만 하시게.”

  살다 살다 저렇게 인상 더러운 자혼 강시는 세상 처음이라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혀를 차는 그녀에게 그만하라며 나무랐다.

 

  그의 말을 모르는 게 아니다. 오죽하면 그러겠는가. 환요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이유는 자혼 강시의 기본은 환골탈태에 있다.

  환골탈태를 거치면 몸이 재구성 되면서 신체내부 뿐만 아니라 외형도 최적의 조건으로 변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적표는 뭐가 잘못된 건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전보다 인상이 더 험악해 진 것이었다.

 

  적표와 화령의 강시 대법을 시행한 것은 수미혼 환요 그녀였다. 적표를 만들 때 그녀가 필시 졸았다고 여겼다. 안 그러면 말이 안 되었다. 두고두고 그녀의 두통을 만드는 근심거리였다.

 

  적표라 불린 사내는 수호전대의 자혼 강시다. 자신에 대해 얘기 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리부리한 눈을 좌우로 굴리며 서있자 환요가 한마디 던졌다.

 

  “적표야, 심히 불편하니 그만 인상 펴고 웃어라. 응!”

 

  ‘내 인상이 뭐?’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을 스윽, 앞으로 내밀며 어색하게나마 씨이익 웃어 보이는 적표다.

  웃는 얼굴이 더 나은 건지 구분하기 애매모호했지만 그나마 무력이 뛰어난 것에 위안을 삼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여겼다.

 

  “제아무리 강시가 무력을 위해 태어난 마병기라지만, 어느 정도여야지 이건 도무지, 한데 귀하게 자란 소궁주는 신기하게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던데 거참······, 아니지 그렇게 귀하게 자라진 않았지. 크흠.”

  새삼 소궁주의 신분상, 어린 나이에 힘들게 무공을 배우는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적표 옆에 나란히 서 있어서 그런지 더욱더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할 만큼 가녀리고 청순한 그녀를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화령아. 내 인생에 네가 있어 참 다행이다. 어쩜 너의 미모가 나의 젊을 때와 정말 똑같구나. 오호호홋.”

  “호호호홋.”

  환요가 웃으며 말도 안 되는 말을 했음에도 앞에 있던 여인은 그저 같이 따라 웃을 뿐이었다.

 

  적표와 화령은 현재 수호전대 최고의 강시로 궁주의 호위를 맡고 있다.

  이 두 자혼 강시는 남다른 재능에 더해 많은 공을 들였기에 밀궁의 강시를 통틀어 능력과 무력이 가장 강했다.

 

  천인지검을 놀랍게도 구성까지 깨우치고 있었고, 대나종수인을 환요와 대등하게 펼칠 정도로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천수검과 환요는 각각 적표와 화령에게 무공을 가르쳤다.

 

  설화와 흑표를 적표등과 함께 가르치지 않고 나누어서 가르치는 건 수호전대의 전력 중에서 자혼 강시가 가진 무력이 크기에 이들이 모두 빠지면 유사시에 공백을 메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강시의 장점인 신체를 최대한 활용함에 있어 최적의 무공인 대나종수인을 환요의 지도하에 수련하는 화령은 환요를 앞에 두고 투지를 불태웠다.

 

  “자아, 화령아 어디 나에게 네 마음껏 공격해봐라. 아주 빡세게.”

  “예, 빡세게 알겠습니다.”

 

  -스스슷

  환요의 말에 여유도 두지 않고 곧바로 화령의 신형이 쏘아졌다.

  대나종수인의 초식중 하나인 교영사를 펼치며 교묘하게 안쪽으로 화령의 손이 파고들었다.

 

  -샤샤샷

  “엇! 요것이, 제법이구나.”

  어느 틈에 바짝 다가온 화령이 잔상을 남기며 자신의 팔을 뱀처럼 감아왔다.

 

  환요는 양손으로 같은 초식인 교영사를 펼치며 한손으로 마주쳤고, 허리를 틀어 다른 손으로는 화령의 급소라고 할 수 있는 대추혈을 노렸다.

 

  -파팡

  물론 강시는 급소가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다른 곳보다는 약한 편이었다.

 

  -타아앗

  화령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발을 차며 교영각으로 응수해서 간격을 벌렸다.

 

  “흐응, 어딜 물러나느냐! 그렇다면 내가 가야겠지.”

  찰떡처럼 따라붙으며 환요는 틈을 주지 않고 연속해서 내력이 실린 묵직한 장법을 날렸다.

 

  -파파파앙

  화령은 날아오는 권장을 막아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몸을 돌려 피했다.

  때는 늦었다. 옆구리 전광부분을 짙푸른 기가 잔뜩 실린 주먹에 얻어맞자 인상을 찡그리며 뒤로 한걸음 밀려났다.

 

  -퍼억

  “흐응.”

  자혼 강시는 사강시와 달리 살아있고, 신체가 강하지만 아픔을 아예 못 느끼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잠깐, 옆구리를 매만지며 찡그렸던 얼굴을 펴고 반격에 나섰다.

 

  “하아앗.”

  환요가 사정을 감안했기에 둘 사이에 물고 물리는 근접전은 계속 되었다. 시간이 흐르자 환요는 조금씩 지쳐갔다.

 

  ‘에잇, 이래서 나이는 못 속이는구나.’

  무학의 고하는 초절정고수인 환요가 위였지만, 내공은 화령이 삼갑자로 이갑자가 조금 넘는 환요보다는 높았기 때문이다.

  어느새 또 성장한 화령에게 놀라며 이제 그만 되었다 싶었기에 수련을 마쳤다.

 

  “잘했다. 실력이 이전 보다 더 늘었구나. 화령아, 앞으로 더 열심히 수련에 정진 하거라.”

  “예. 수미혼님. 헤에엣.”

  자신을 칭찬하는 걸 아는지 살짝 웃음을 짓는 화령.

 

  화령을 가르친 환요는 이어서 적표에게도 박투술을 가르쳤다. 적표는 힘은 물론이고, 생김새와는 달리 유연성도 뛰어났다.

 

  환요와의 무공수련을 마친 화령은 천수검 지율에게로 갔다. 천수검에게서는 천인지검을 비롯해서 수호전대의 무공도 함께 전수 받았다.

  천인추혼을 앞서 시연한 천수검은 화령에게 검식을 펼칠 것을 말했다.

 

  “화령아, 천인지검의 천인추혼을 전개해 봐라.”

  “예, 천수검님.”

  화령은 허리에 찬 검을 꺼내 들었다. 검식을 시전하기에 앞서 호흡을 가다듬은 화령은 천인지검의 초식을 전개했다.

 

  “천인추혼.”

  -휘릭, 휘리릭

  낙엽이 떨어지듯 부드러우면서도 상대가 검로의 방향을 전혀 예측하기가 어려운 초식이 전개되었다.

  화령이 잘 볼 수 있게 천수검이 검을 들어 천인의기를 시연했다.

 

  “천인의기.”

  -스스슷

  푸른 검기가 짙게 일렁이며 검신을 감싸더니 오르내렸다. 그 어떤 보석 보다 영롱하고 아름다운 형상을 보이지만, 그 실상은 세상 무엇보다 위험하고 강한 기의 현신이었다.

 

  밀궁의 입문 무공인 천인지검이 천수검의 손에서 펼쳐지자 어떤 상승무공 못지않게 위력적이었다.

  초식을 하나하나 펼칠 때마다 허공에 검광의 빛 무리가 뿌려지며 마치 신장이 검무를 추는 것과도 같았다.

 

  -카가가각

  날카로운 검기가 벽을 훑고 지나가자 깊게 흔적을 남기었다. 아름다움 속에 치명적인 무력을 품고 있는 검식이었다.

  시연을 보고 난후 화령의 눈빛이 그 어느 때 보다 반짝였다.

 

  “천인의기.”

  천수검은 화령의 검식을 보고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시들 중에서 화령과 적표는 이제껏 다른 강시들이 보인 적이 없는 남다른 지성과 무공이 으뜸이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서 깨달음이라도 얻게 되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리라 짐작이 가는 동시에 앞일은 모르는 것이라지만 걱정도 조금 앞섰다.

 

  어찌 보면 이 둘도 그들의 제자나 다름이 없었기에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천수검과 환요는 적표와 화령에게 성심을 다해 무공을 전수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주기 공지. 2018 / 5 / 6 637 0 -
공지 공지입니다. 2018 / 4 / 23 762 0 -
24 화령의 위기 2017 / 11 / 26 34 0 4213   
23 무림으로 가다 2017 / 11 / 24 20 0 4264   
22 잘있어요. 내사랑 2017 / 11 / 23 22 0 5570   
21 격전 속으로 2017 / 11 / 22 36 0 4639   
20 뭐 먹을게 있다고 떼거지로 왔는가? 2017 / 11 / 21 22 0 4505   
19 너무 늦지 않았기를 2017 / 11 / 20 24 0 5038   
18 잠시 놀아 준 것뿐이다 2017 / 11 / 18 37 0 4394   
17 오늘 아주 끝장을 내주마 (1) 2017 / 11 / 17 43 0 5035   
16 당신의 염원이 하늘에 닿기를 2017 / 11 / 16 35 0 5765   
15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며 2017 / 11 / 15 17 0 4525   
14 강시 대법이 시작되다 2017 / 11 / 14 25 0 6780   
13 강시 제조 2017 / 11 / 13 42 0 6160   
12 미끼를 물다 2017 / 11 / 11 30 0 6292   
11 어둠의 화살 2017 / 11 / 10 40 0 6677   
10 이런, 개도 안 물어갈 적표와 화령 2017 / 11 / 9 31 0 5110   
9 천수검과 수미혼 2017 / 11 / 8 32 0 9985   
8 자혼 강시 2017 / 11 / 7 47 1 8806   
7 수작질에는 수작이지! 2017 / 11 / 6 32 0 8684   
6 만년화정 2017 / 11 / 5 49 0 8295   
5 천마교의 밀사 2017 / 11 / 3 36 0 9534   
4 무학은 길고, 인생은 짧구나! 2017 / 11 / 2 59 0 7753   
3 운명은 시작되었다 2017 / 11 / 1 68 1 9554   
2 마병기(魔兵機) 2017 / 10 / 31 112 1 7077   
1 시작 (2) 2017 / 10 / 31 453 1 488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