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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너무 늦지 않았기를
작성일 : 17-11-20 09:46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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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밀궁의 최고 서열인 장로들이 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전각.

  거기서 조금 따로 떨어진 곳에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았지만 나름대로 조각과 그림들이 운치 있게 잘 지어진 전각이 자리하고 있다.

 

  전각 입구 앞에서 두 명의 인물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 무사가 안쪽으로 사라졌다.

  내실에 당도한 무사는 안에다 보고를 올렸다.

 

  “기현도 장로님과 도상찬 장로께서 오셨습니다.”

  “기장로와 도장로가 무슨 일로? 들어들 오시라 전해라.”

  “예. 차석장로님.”

  기장로와 도장로의 신형이 전각 안으로 들어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자 백여 장 정도 거리에서 고수들로 보이는 많은 수의 인물들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사사삭

  그들은 한 인물의 지시에 따라 소리 없이 은밀하게 전각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제법 많은 수의 인원이 움직이는데도 발자국 소리 하나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상당한 수련을 쌓은 고수들로 짐작되었다.

 

  그들은 사방을 에워싸고 다음 지시가 있기까지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내실 안. 기장로와 도장로는 포권을 하며 인사를 했다.

 

  “차석장로님.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

  “어서들 오시오. 덕분에 별일 없소이다.”

  진여탁은 두 장로에게 자리를 권했다.

 

  “자리에 앉으시지요. 그런데 장로들께서 이곳엔 어인 일로 발걸음을 하시었소?”

  진여탁의 물음에 기장로와 도장로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기장로는 차석장로의 물음에 의아해 했다.

 

  “우린 차석장로님께서 찾는다고 해서 왔습니다.”

  “내가 찾아서 왔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차석장로의 물음에 도장로가 웃으며 되물었다.

 

  “껄걸껄, 농이 아니십니까?”

  “농이라니, 그 무슨 말을······.”

  차석장로인 진여탁은 말을 하다 말고 얼굴빛이 갑자기 변하며 밖에 있는 수하를 급히 불렀다.

 

  “여봐라, 주변에 무력 이동이나 다른 이상이 없는지 어서 알아 보거라!”

  “예, 장로님.”

  그제 서야 두 장로도 아차 하는 표정이었다. 잠시 후 외부 상황을 살피러 간 수하가 돌아왔다.

 

  “그래. 밖에는 별일 없더냐?”

  보고를 올리기도 전에 급하게 물어오는 차석장로를 대면한 수하는 말을 주저하다 입을 열었다.

 

  “······큰일 났습니다. 그것이 이미 밖은 완전히 포위를 당했습니다.”

  수하가 고개를 숙이며 포위 되었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 말에 모두는 침음성을 흘렸다.

 

  “허어, 도대체 이 무슨 일인가?”

  “차석장로님. 아무래도 수석장로 일파가 전각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것 싶습니다.”

  이들이 어찌 이 상황을 대처해 볼 겨를도 없이 밖에서 수석장로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차석장로님. 수석장로님께서 오셨습니다.”

  셋은 짧은 순간이지만 눈빛 교환으로도 상대방의 생각을 짐작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안으로 모셔라.”

  수석장로가 들어오자 진여탁 일행은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일단 예의를 갖추며 포권을 했다.

 

  “수석장로님을 뵙습니다.”

  “때마침, 기장로와 도장로도 함께 있었구료.”

  짐짓 모른 척하며 인사를 받는 수석장로의 뒤를 따라 세 명의 장로가 따라 들어왔다.

  진여탁은 불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내색치 않고 수석장로에게 물었다.

 

  “수석장로님께서 이곳까지 어인 일 이신지요?”

  “으음, 참으로 안 좋은 소식이 있어 이렇게 직접 왔네.”

  차석장로의 물음에 대답하는 수석장로의 눈빛은 열망에 들떠 뜨겁게 타오르는 걸 애써 참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무연이 상석에 앉자 나머지 장로들도 따라 자리에 앉았다.

 

  “먼저 긴급 장로회의를 소집하기 전에 차석장로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일세.”

  “그보다 안 좋은 소식이란 게 무엇입니까?”

  진여탁의 마음에 불길함이 일었다.

  안색을 흐리며 묻는 진여탁에게 장무연은 짐짓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크흠, 너무 안타깝게도 궁주님의 대법이 실패를 했네. 그래서 만일에 있을 혼란을 막기 위해서 예까지 왔지.”

  “예에!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법이 실패라니요?”

  “아! 어찌 그런 일이.”

  차석장로의 놀라움과 기장로와 도장로의 탄식이 연이어 이어졌다.

 

  “그럼 지금 궁주님께서는 어떠신지요?”

  장무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다행히 목숨은 지장 없으셨네.”

  “휴우!”

  안도하는 진여탁 일행을 보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러나 그 대가로 궁주님께서는 잠시 이지를 상실 하셨네. 하지만, 법사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말게들.”

  수석장로의 말에 기장로가 발끈했다.

 

  “아니, 잘못될 가능성이 없다는 대법이 실패라뇨. 일부러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기장로가 따지듯이 묻자 장무연은 내공을 잔뜩 실어 살기를 쏘아 보냈다.

 

  ‘크윽, 제길.’

  살기를 받은 기장로는 뒷목이 뻣뻣해져 더 이상 말하기가 어려웠다.

  장로 중에 서열 여섯째로 뛰어난 무공을 지닌 기장로이건만, 절대고수인 장무연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스슷

  참지 못하고 도장로가 검에 손을 가져가자 지켜보던 수석장로파의 인물인 마장로도 천천히 검에 손을 가져갔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려 하자 진여탁은 도장로를 슬며시 제지했다. 이들이 이렇게 작정하고 나오는 것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외부의 수하들과 단절된 상태에서 붙어봐야 결과는 뻔했다.

  눈앞에서 자신감과 열망에 이글거리는 수석장로 하나만 하더라도 자신을 포함한 셋이 협공을 해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화경과 화경에 근접한 자신들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숙이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죽이겠다는 표정이었다.

  진여탁은 조금 냉정할 필요가 있었다.

 

  “험험, 도장로 진정 하시오.”

  진여탁 일행이 진정을 보이자 장무연은 살기를 거두었다.

 

  “소궁주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해서 당분간 본좌가 궁주님을 대신해 궁을 이끌 생각이네. 그리고 본 궁의 오랜 열망인 중원진출을 도모할 생각이지. 장로들의 생각은 어떤가?”

  “궁주님께서 아직 회복을 못하셨는데 중원 진출이라니요!”

  “그것은 안 될 말입니다.”

  “맞습니다.”

  불가하다는 말에 수석장로파의 인물들이 발끈하며 눈에 살기가 어리는 것을 보고 진여탁은 짧은 순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그보다 궁주님과 식솔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식솔들은 책임지고 보호를 할 것이고, 수하들은 차별을 두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네. 그리고 궁주님 또한 계속해서 치료할 방도를 찾을 것이니 너무 걱정 말게나. 이러면 되었나?”

  “흠······.”

  수석장로가 말을 끝내자 도장로와 기장로는 불가하다는 눈빛을 차석장로에게 보냈다.

 

  진여탁은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끝장 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기분 내키는 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잘못하다가는 궁주님의 안위를 보장 받을 수 없고, 수하들 또한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분하고 원통하지만 힘이 없음을 한탄하며 그저 이를 악물고 참아야 했다.

 

  한편으로는 진여탁과 두 장로 또한 마찬가지로 피 끓는 무인이었다. 중원진출 이라는 장무연의 말에 너무나 오랫동안 때를 기다리며 변방에 웅크리고 있는 밀궁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지는 말이었다.

 

  그래서 모두들 그토록 궁주가 다시 일어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린 것이었다. 장무연은 누구보다 그 점을 잘 간파하고 있었기에 이번거사의 성공을 믿고 시작한 것이다.

 

  진여탁은 수석장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칼자루를 수석장로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방도가 쉬이 떠오르지 않았다.

  수석장로에게 궁주님의 안전을 재차 다짐 받는 것으로 여기서 끝내야했다.

 

  ‘밀궁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방법은 없는가!’

  풍전등화와도 같은 암울한 미래에 빛을 찾으려 드는 진여탁이었다.

 

  “그리 하도록 하지요.”

  “꼭 중원진출로 보답을 하지. 크하하하.”

  차석장로의 결정을 반기는 장무연은 곧 있을 다른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한편, 천수검 일행은 가는 동안 큰 충돌 없이 중천각으로 통하는 관문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 비릿한 냄새는!”

  -휘이익

  천수검은 후각을 자극시킨 피비린내에 마음이 다급해져 다리 쪽으로 내력을 쏟으며 빠르게 내달렸다.

  관문에 가까워질수록 일행 모두가 맡을 수 있을 정도로 피비린내가 짙어졌다. 자신들이 수월하게 온 이유는 그들이 앞서 가버린 결과였다.

 

  “이런, 벌써 시작된 건가.”

  가장 먼저 도착한 천수검에 뒤이어 도착한 환요의 시야에 여기 저기 피를 흘리며 널 부러져 있는 시신들이 들어오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으으으······.”

  고개를 끄덕이는 천수검은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다가 왼쪽에 쓰러져 있는 인물에게서 나는 약한 신음소리에 다가가 살폈다.

 

  한쪽 팔과 다리에 깊이 베인 상처로 피를 많이 흘려 이대로 놔두면 필시 죽을 것이었다. 급한 대로 우선 혈도를 점하고 진기를 흘려보내 주었다.

  자세히 보니 자신도 아는 인물이었다.

 

  “임조장! 정신 좀 차리게.”

  무영대의 조장인 임도기는 천수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저승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다.

 

  “크으······, 아! 천수검님.”

  흐릿하게 보이던 눈앞이 제대로 보이자 자신을 깨우는 사람이 천수검임을 알고 안심하는 임도기 조장이었다.

 

  상대가 뒷수습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운 좋게도 임도기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임도기가 정신을 차리자 천수검이 물었다.

 

  “임조장, 어떻게 된 건지 말 할 수 있겠나!”

  임조장은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상태이지만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으윽, 장로들 셋과 많은 검수들. 그리고 자혼 강시 전대를 이끌고 갑자기 들이 닥쳤습니다.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크읍······.”

  죽음으로라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임도기의 설명에 이들이 얼마나 지키려 애썼는지 말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장로들과 자혼 강시 전대라니, 한시가 급하구나.”

  “천수검님, 저도 가겠습니다.”

  그 몸을 하고서도 가겠다며 일어서려는 임조장의 의지에 주위는 숙연해졌다. 천수검은 수하에게 임도기를 돌보라 명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라 천수검 일행은 경공을 최대한 빠르게 펼치며 중천각으로 하나 둘 몸을 날렸다.

  중천각으로 가는 방향에는 꽃길이 있었다.

 

  이름 모를 꽃들이 활짝 핀 꽃밭 중간 중간에는 어김없이 꽃보다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나간 검수들 여럿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너무 늦지 않았기를.’

  -휘리릭

 

  오늘따라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천수검은 두 다리에 내공을 잔뜩 실어 보내며 사력을 다해 경공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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