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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테론에 정착하다.
작성일 : 17-08-10 10:04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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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소유가 이전과는 달리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이번엔 그렇게 보고 싶진 않은걸."

  -알겠습니다.

  덜컹!

  앞으로도 흔들림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마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돌연 소유가 앉아 있는 침대가 주체할 수 없이 부르르 떨릴 정도의 강력한 진동이 천신의 선체 내부를 마구잡이로 두들겨 대었다.

  그와 동시에 담담하지만 언제나 맑은 검은빛의 우주를, 어쩌면 사실은 투명한 색일지도 모르는 우주의 빛을 머금고 있던 창문 너머로 순간 눈이 멀 것만 같은 하얀빛이 폭탄이 터진 것처럼 폭사되며 쏟아져 들어왔지만, 곧 창문이 다시 우주와 별들을 담아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눈을 세 번 정도 깜박임과 동시에 '끝났습니다.'라는 마더의 말이 들려오자마자, 잠시 빛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있던 소유의 피부로도 느껴지는 고요한 감은빛의 손길이 재차 소유의 고개를 창문가로 돌리게끔 만들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름 모를 적색 행성을 잠자코 쳐다보던 소유가 이내 마더에게 물었다.

  "정말 다 끝난 거야?"

  테론은 다시 원시 시대로 돌아갔다.

  수십억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내려 있을 거대한 행성이, 그러한 세월이 무색하게 단 십 초 만에 멸망을 맞이하고 태곳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갔단 소리였음이다.

  하지만 정작 들려온 마더의 음성은 소유의 예상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그러나 어떻게 보면 소유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그런 대답을 담은 딱딱한 음성이었다.

  -결과적으론 정화되지 않았습니다. 절대자적 존재들이 개입했기에, 테론의 피해는 전무한 상태입니다.

  "막았다고? 어떻게?"

  그에 소유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대뜸 소유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영상이 재생되었다.

  테론이란 행성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영상. 그 끄트머리엔 흡사 젤리 덩어리 같은 말랑말랑한 하얀빛이 어려 있는 기다란 원통형의 포대가 보였다. 분열 입자포를 충전 중이었음은 마더의 설명이 없어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분열 입자포가 한 줄기의 거대한 광선처럼 쏟아져 내리는 광경이 동영상 속 포대를 포함한 주위, 마더의 말처럼, 약 삼십여 줄기에 해당하는 하얀 섬광들이 정확히 테론을 향해 뻗어나갔다. 그 시간은 불과 1~2초 정도.

  그 이후는 간단했다.

  테론은 멸망했다.

  정화 작업에 성공하지 않았다는 마더의 말과는 달리, 제각기의 형태를 가진 두 개의 대륙과 푸른 녹음이 가득하게 깔려 있던 테론은 그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버렸다.

  몇 천 년을 그렇게 버텨 왔을 두 개의 대륙은 삽시간에 수십 등분으로 갈라져 나뉘었고, 푸르렀던 녹음은 까맣게 타다 못해 아예 소멸이 되어 버렸다. 바다는 무슨 고여 있는 웅덩이에 거대한 돌덩어리를 떨어뜨린 것처럼 대륙마저 뒤엎어 버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파도를 연신 생성해 내었으며, 그건 우주에서도 관측이 될 만큼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다. 이미 몇 개의 갈라진 땅덩어리는 그러한 파도에 잡아먹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굳이 더 뭔가를 할 필요도 없이, 테론은 완벽하게 파괴되어 정화, 그러니까 불필재언不必再言 멸망해 버렸단 뜻이었다.

  헌데 그렇게 아무런 이변도 없이 멸망할 듯이 보였던 테론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돌연 동영상을 거꾸로 재생하는 양, 전체적으로 복구가 되기 시작했는데, 가장 나중에 파괴되어 가라앉았던 대륙의 조각이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르는가 싶더니, 여태껏 정화 광선에 파괴된 순서대로 테론의 부산물들은 차례차례 원래대로 돌아갔다.

  마치 테론이 멸망한 시간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처럼, 테론의 시간은 불과 십 초 전의 과거로 돌아가 버렸던 것이었다.

  마더의 말이 이어졌다.

  -보시다시피, 시간을 관장하는 신이 개입했습니다. 물론 그 댓가로 테론의 모든 생명체가 잃어버린 시간을 고스란히 떠안았기에, 제 예측대로라면 약 1조 9000억 년, 이 정도의 시간 동안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신을 봉인을 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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