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인사하는 법
작성일 : 21-12-23 00:10     조회 : 103     추천 : 0     분량 : 507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대학 신입생의 3월은 많은 일들이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없다. 굳이 스스로 만들지 않는다면, 아님 어디든 찾아다니지 않는다면.

 

 “태양아, 오늘 애들 몇명 모일건데, 같이 가자.”

 

 몇 번의 제안에 태양이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피했었다. 많이 바쁘진 않았지만 아르바이트도 있었고, 대학생활을 생각하면서 먹었던 마음을 지키기 위한 것보다 그곳에 참여 할 그럴듯한 이유를 찾지 못했었다.

 

 오늘은 더는 거절할 다른 변명을 말하기도 민망했고, 다짐이 약해진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술자리는 대학생활의 낭만’이라는 그 믿음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금요일 오후 5시. 대학 생활이 주는 자유와 금요일밤이 가진 여유는 시너지 작용을 해 대학가 앞의 분위기를 축제처럼 느껴지게 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 느낌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나쁘진 않았지만, 태양이는 자신의 취향이 아님을 또 한번 제대로 확인했을 뿐이었다.

 

 “왔냐, 유태양.”

 

 10명 남짓한 동기들이 벌써 모여 술잔을 들고 있었다.

 

 다들 태양이를 바라보는 눈빛은 호감 자체였다. 과수석에 전액 장학금이라는 소문은 어떻게든 나버렸고, 그래서 궁금해했다. 어떤 사람인지, 뭐가 다른지.

 

 모임에는 열심히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교양이든 전공이든 신입생의 선택지가 많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수업에서 같은 과 친구들을 만나고 인사하며 지내왔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니 어색하지 않게 그 자리에 같이 앉아서 대화에 참여 할수 있었다.

 

 “유태양, 너무 바쁜거 아냐?”

 

 친구들은 태양이에게 장난기 가득한 핀잔을 주며 술을 권했다.

 

 “우리과가 단합이 나름 잘 되는데, 너도 잘 안 나오지, 형이나 누나들도 몇 명은 어색해 하니까 잘 안 모이지.”

 

 과대표 성현이의 하소연에 태양이는 괜히 미안해졌다.

 

 “미안해. 가능하면 참여 해볼게.”

 

 “우리쪽에 나이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많아?”

 

 열심히 안주를 먹고 있던 진호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명우형, 경진이형, …은영이 누나, 수경이누나, 그리고 봄이 누나.”

 

 “이봄?”

 

 이봄이 누나라는 말에 진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태양이도 이봄 이름에 성현이를 쳐다봤다.

 

 “몰랐어? 우리보다 1살 많지만 뭐 누나긴 하지.”

 

 “중학교 때 친구가 우리학교 언론정보인데, 봄이 언니랑 같이 고등학교 다녔다 하더라고. 아파서 1년 쉬었다던가.”

 

 별 관심없었지만, 이봄의 이름으로 대화가 이어지길래, 그리고 태양이의 눈길이 그 대화로 향하길래 현경이는 성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쩐지.. 어려보이긴 하던데,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딱 있더라고.”

 

 자신의 촉에 스스로 만족해하며, 마지막 남은 안주를 입에 넣으며 진호가 말했다.

 

 ‘이봄이 누나였어? 어디가 아팠을까?’

 

 태양이는 이봄을 처음 알게 된 이후, 자신의 주위에 모여드는 친구들 덕분에 이봄의 근처에 가지 못했다.

 

 태양이는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다들 태양이를 궁금해 했고, 그들은 자주 태양이를 의식했다.

 

 이봄은 좀 전에 이름이 나왔던 누나들과 수업을 대부분 같이 들었고, 몇 개 없는 선택지에서 태양이와는 수업이 신기하게도 어긋났었다.

 

 처음 강의실 들어갔던 그날 이후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우연히 스쳐지나가는 눈길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먼저 가서 인사라도 할까 했지만, 그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기회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유난히 의식을 해서였을까, 왜 다른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자연스러운 인사가 이봄한테는 어려웠을까.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던 태양이는 맥주를 권하는 진호의 손짓에 다시 술잔을 들어 마셨다.

 

 알지 못하는 이봄의 사연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날씨는 점점 풀렸다. 차가운 바람 속에 다른 온도 한 가닥이 가끔 느껴졌다. 줄 지어 늘어선 벚꽃나무의 꽃망울이 조만간 피어나기 위해 곳곳에 맺히고 있었고, 학교 건물 주위의 노란 개나리와 분홍의 진달래도 조금씩 자리를 넓히며 피어나고 있었다. 봄이 오고 있는게 확실했다.

 

 봄은 대학에 오면서 자신만의 여유있는 아침을 원했다. 그래서 늘 일찍 학교로 향했다. 혼자서 텅빈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그냥 뿌듯했다. 조용한 그곳에서 마음을 가다듬으면 이제 진짜 대학생 같았다.

 

 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몸이 약했다. 이제 막 곁에 왔는데, 어쩌면 곧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엄마 아빠는 자책하며, 걱정하며 봄을 키워냈다.

 

 다행히 아주 어릴 때 빼고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항상 조심했었다. 그러한 노력에 이젠 괜찮아졌다고 믿었지만, 그 믿음은 다시 그렇게 배신하고 말았다.

 

 다 컸다고, 더 이상 별문제 없을 거라고 확신했던 그때, 한창 공부하고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전부라고 믿었던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 문제가 생겼다.

 

 어릴 때랑 달랐지만, 또 몸이 안좋았다. 학교 생활을 해내기가 힘들었다. 모든 생활이 끝난 것 같았다. 가지고 있던, 그래서 하나하나 열심히 쌓아가던 모든 꿈이 무너진 것 같았다.

 

 봄은 좌절했다. 왜 또 자신이냐며 어딘가에 따졌다. 그러나 그럴 시간은 많이 없었다. 힘들었다. 검사받고, 치료하고, 다시 검사받고. 그 시간들은 투덜댈 여유를 주기보다는 무사하다는, 괜찮다는 결과에 감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짐했었다. 몸만 건강하면 이 세상 많은 것들을 다 해낼거라고..

 

 학생들이 하나둘씩 강의실로 들어왔다. 은영이와 수경이도 들어오며 봄에게 손을 흔들었다.

 

 은영이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 다시 수능 쳐서 들어왔기에 봄보다 두살 많았고, 수경이는 삼수만에 대학에 붙어 봄보다 한살이 많았다.

 

 성현이가 은영이 누나, 수경이 누나, 봄이 누나라고 친절히 불러줬기에 셋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꾸벅 인사를 했고, 그게 인연이 되어 같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다행히 성격적으로 잘 맞았고, 비록 과의 다른 애들과 섞이는데 조금은 어색했지만 학교 생활에 만족을 하며 잘 지내고 있었다.

 

 “우리 봄, 일찍 왔네.”

 

 “봄은 매일 일찍 오는걸.”

 

 봄이 앉아 있던 곳에 은영이와 수경이가 함께하자 그곳의 공기는 달라졌다. 가라앉아 있던 그곳은 웃음이 생겨났고,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어주고 있었다. 봄은 다행이었다. 언니들이 있어서 자신에게 간절했던 대학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런 사실을 미리 없애려는 듯,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생활의 환상과 낭만은 존재한 적 없다’는 듯이 곧바로 현실을 보여줘서 봄은 나름 조금 헤매고 있었다.

 

 괜히 주눅들고, 혹시나 피해줄까, 싫어할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자신을 보게 되었을때 스스로에게 실망했었다. 그속에서 방황하던 봄에게 다행히 언니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고, 봄은 그들의 도움으로 그 어색한 시간들을 잘 지나왔다.

 

 

 “오늘은 수업 후에 조를 짜서 발표수업을 준비해주세요. 그리고 중간고사 범위는 조만간 알려주겠습니다.”

 

 진짜 대학생활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과대표 성현이는 수업 후 바로 남아 달라고 했다.

 

 

 “유태양, 이봄,”

 

 “태양이가 어디있어?”

 

 진호는 고개를 들어 두리번 거렸다.

 

 “뭐가?”

 

 “유태양 봤다며.”

 

 “내가? 언제?”

 

 “이제 막 말했잖아.”

 

 “아니, 유태양 그리고 이봄.. 누나. 조 나누고 있었다고.”

 

 “아, 태양이 못 오잖아.”

 

 “응. 그러니까.. 내가 같이 해야지.”

 

 성현이는 다시 조를 확인했다.

 

 

 “친한 사람들과 조를 나누면 좋겠지만, 다른 친구들과도 함께 했으면 합니다. 학번 순으로 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죠?”

 

 다들 반대하지 않았기에 성현이의 의견대로 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봄누나, 정진호, 조수경 누나…”

 

 “우리는 왜 3명이야?

 

 수경이가 이름을 들으며 물었다. 성현이는 열심히 적어둔걸 놓치곤, 다시 확인했다.

 

 “아, 태양이. 태양이는 나랑 같이 해야 해서요. 몇일 간 학교 못나오니까. 그러니까 수경 누나 조는 차윤재까지.”

 

 “최현경, 현명우 형, 하성현 그러니까 나랑 유태양까지. 마지막조”

 

 봄은 수경이가 있어서 별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들린 이름, 유태양. 봄의 앞번호였는데, 한번도 제대로 말해보지 못했다.

 

 첫날 강의실에서 근처에 앉았던 이후로는 유태양 주변에 늘 다른 아이들로 붐볐기에, 더 이상 가까이 앉거나 말이라도 건낼 볼 기회는 없었다. 뭐 굳이 그 애랑 말할 필요는 없었지만, 가벼운 인사도 한번 못해본 건..

 

 다들 유태양을 좋아했다. 공부도 잘한다고 하고, 잘 모르겠지만 단단해보였다. 그렇다고 냉혈한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장난기 많은 다른 동기 애들하고 느낌이 달랐다. 첫인상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을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그랬다.

 

 “그럼, 다들 발표준비 잘해 주시고, 이만 다른 수업으로 이동하셔도 되겠습니다.”

 

 성현이의 마지막 말에 수경이는 같은 조 애들을 불렀다.

 

 “너희들 지금 시간 되니? 수업 바로 있어?”

 

 봄과 진호 그리고 윤재까지 동시에 고개를 흔들었다.

 

 수경이의 적극적인 모습에는 뭔지 모를 사람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수경이는 자신의 앞에서 동시에 고개를 흔들고 있는 세명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그럼, 각자가 맡을 부분만 나누고 조사한 다음 단톡방에서 만나자.”

 

 “저는 누나 전화번호 모르는데요.”

 

 상당한 저음의 윤재가 수경이를 보며 말했다.

 

 수경이는 눈이 마주친 윤재의 눈빛에 살짝 멈칫했다. 싸늘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날카로운 느낌이었고, 눈빛에 힘이 있다고 하면 괜히 분위기 잡는 다고 할 수 있지만, 윤재는 그냥 원래 그런 것 같았다.

 

 지나친 느낌일 수 있었지만, 여자 동기애들이 유태양과 차윤재의 이름을 쉴 새 없이 말하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너 번호 찍어줄래? 내가 나중에 단톡방에 부를게.”

 

 윤재는 수경이의 휴대폰을 두손으로 공손히 받아 자신의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다시 수경이에게 돌려주었다. 순간의 어색함이 지나가고 있었다.

 

 “누나, 제 번호는 알아요?”

 

 진호의 갑작스런 질문에 수경이는 순간의 어색함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진호를 보고 말했다.

 

 “네가 지난번에 네 번호라고 다 돌렸잖아.”

 

 “아..”

 

 살짝 민망해하며, 허탈해하는 진호의 대답에 봄은 웃음이 났다.

 

 “그럼 각자 생각 좀 해보고 연락하자.”

 

 수경이의 마지막을 알리는 말에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잘가. 진호야, 윤재야.”

 

 봄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동기였고, 동생들이었기에 봄은 먼저 편하게 인사를 전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쉬웠다. 이 쉬운게 통하지 않은 순간이 있기는 했지만.

 

 강의실을 나오며 봄은 수경이에게 말했다.

 

 “진호는 너무 웃겨요.”

 

 “그러니까.”

 

 수경이는 봄의 말에 진호와 함께 걸어나가는 윤재는 살짝 어렵다는 생각을 순간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좀전의 그 순간 그랬던 것 같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연습과 실전 사이 2022 / 1 / 22 135 0 4437   
15 마음의 소리 2022 / 1 / 20 105 0 5818   
14 혼자 울지마 2022 / 1 / 18 99 0 4274   
13 정체를 드러낸 두려움 2022 / 1 / 15 90 0 4509   
12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것 2022 / 1 / 13 95 0 4526   
11 토요일에 만나요. 2022 / 1 / 11 93 0 5351   
10 믿어! 2022 / 1 / 8 87 0 5134   
9 함께 걷다. 2022 / 1 / 6 96 0 4785   
8 고백 2022 / 1 / 4 83 0 5722   
7 용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2021 / 12 / 31 90 0 5855   
6 네가 자꾸 나타나. 2021 / 12 / 30 94 0 5758   
5 보인만큼 안다. 2021 / 12 / 28 91 0 4679   
4 괜찮은 사람 2021 / 12 / 25 99 0 5288   
3 인사하는 법 2021 / 12 / 23 104 0 5079   
2 순서의 의미 2021 / 12 / 21 136 0 5456   
1 기억의 시작 2021 / 12 / 21 341 0 193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그러니까 우리는
장선
기억합니다.
장선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