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님 대체 언제 오시는거? 지금은 크리스탈 빌딩 지하... 아니, 생각해보니까 크리스탈같은건 1도 없는데 어디가 크리스탈이라는겨.
"...로한님. 마지막으로 옮겨야될 것 같아."
"?"
"경찰들이 오고 있어... 아무래도 5번째 본거지는 모르겠지..."
"...대체 뭐죠? 시체 창고란게..."
"이따가 가서 이야기해드리죠."
그리고는 차를 타고 이동했다.
슬슬 손하고 몸하고 근질근질 거리는데... 언제까지 묶어둘 셈인거야... 답답해 죽겠네!!!
"아, 다 왔다. 로한님. 여기가 시체 창고."
그냥 창고가 아니라, 자취방처럼 보이는데...
"여기 원래 자취방 원룸이였는데, 폐쇄되서 내가 창고로 쓰는 중이야. 그리고 여기에 온 사람 중엔..."
창고 문을 열자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살아돌아간 사람따윈 없지."
정말 못 나갈듯한 굳은 철문과 없앤듯 보이는 창문... 안에는 밧줄, 수갑, 족쇄 등등...
그리고
널부러진 시체들.
"ㅇ...이 사람들은..."
"아, 신경끄세요. 모두 다 저한테서 도망치려던 사람들이거든요. 그리고 로한님은.
저한테서 도망치시지만 않는다면 이렇게 만들진 않을거예요."
스타카토처럼 한 글자씩 톡톡 끊어서 말하는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
"자. 이제 구경 좀 하고, 같이 호두파이도 좀 먹어요."
이 상황에서 그런게 넘어갈 것 같냔 말이다. 한 눈에봐도 끔찍한 모습과 숨만 쉬어도 느껴지는 비릿한 피 냄새, 이런 일을 당하며 비명을 질렀을 사람들의 비명소리. 녹이 슬은 쇳덩이로 만든 도구들.
"어때요? 제 독착적인 공간~"
"...독창적인거 좋아하네."
"암요~ 제가 엄청 좋아해요!"
"칭찬 아니거든."
이건 존댓말을 할 가치도 없다. 세상에 어느 누구가 사람 시체갖고 저렇게 매달아놓고 독창적이라고 하겠느냐말이다.
"...몇 명이야?"
"음~ 한 23명??"
실종사건
이 사람 본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주일에 3번씩 사람이 한 명 한 명 사라지는 그 사건의 주범이다.
"이 사람들이 너에게 무슨 잘못을 한거지?"
"아주 큰 잘못을 했지. 날 버렸으니까."
버린게 아니라 무서웠던 거지.
"...사람에겐 인권이란게 있어요."
"저도 있어요."
"근데 사람을 마구잡이로 죽입니까?"
"근데 사람을 마구잡이로 버려요?"
"그럼 저도 버리면 절 죽이겠네요?"
"그럼요."
"...너무 당당하잖아."
"감사해요."
"칭찬 아니라고."
말이 안통해...
"...그래서 절 떠나시겠다?"
"당연하지."
"..."
빨리 좀 오세요, 경부니임...
"..."
쾅ㅡ
그 여자는 책상을 한 번 차고, 내게 다가왔다.
"만약 떠나면 저렇게 되는데도?"
"...상관없어."
"그럼 떠나기전에 마지막으로 해둘게 있지."
찰칵ㅡ
"ㅁ.,뭐야?"
"기념사진~ 그리고 이건 내 바탕화면 사진으로~"
미친게 분명해.
띠링ㅡ
아. 문자다. 경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