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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우리가 함께했던 마지막 밤
작가 : 별리린
작품등록일 : 2020.7.31

'죽을 지도 모릅니다.'
이 한마디에 그동안 지켜왔던 자리를 결국 놓아 버린 남주(태온).
10년만에 다시 만난 여주(한윤)에게만 진심의 미소를 보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시한부 이야기.


 
15화 - 누나 동생 사이
작성일 : 20-09-10 20:27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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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 저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걱정 해주지 않으셔도 돼요."

 

 그저 애교밖에 할 줄 모르던 다온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한윤 앞에 있는 남자는 그저 막내인 다온이 아닌 남자 온다현이었다.

 

 그런 행동에 몸이 굳어 그저 다온을 응시할 뿐인 한윤이다.

 그러자 다온은 그런 한윤을 바라보며 예쁘게 눈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순간 정신을 차린 한윤이 괜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하하... 괜.. 괜찮으면 뭐 됐어요."

 "누나."

 "ㄴ.. 네?"

 "나랑 어디 좀 같이 갈래요?"

 "저 지금 근무 중인데..."

 

 근무 중이라는 말에 표정이 구겨지며 입술을 납죽 내미는 다온이다.

 다온의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 못하는 한윤.

 

 "그... 그럼 저녁... 같이 먹을까요?"

 

 저녁 같이 먹자는 말에 바로 표정이 풀어진다.

 그리고는 배시시 예쁘게 눈웃음을 지으며 웃어 보이는 다온이다.

 그런 다온의 표정을 보고 애써 같이 웃는 한윤의 모습도 보인다.

 

 "그럼... 이따 끝나고 전화 드릴게요."

 "전 계속 기다리고 있을게요. 누나."

 

 제발.. 그 누나 소리 좀 안 하면 안 되나?

 그냥 제발 작가님이라고 부르라고...!!

 

 다온의 누나 소리가 어지간히 오글거렸는지 손가락이 오그라든다.

 누가 제발 손가락 좀 펴줘...

 

 그렇게 한윤이 들어갈 때까지 계속해서 손을 흔들어 보이는 다온이다.

 그런 다온을 바라보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인 후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한윤.

 

 하아-

 

 어디서 들리는 깊은 한숨에 양옆을 바라보곤 한윤을 발견하고는 옆으로 다가오는 현준.

 현준이 다가온 지 모른 채 계속해서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뱉는 한윤이다.

 

 "아니... 무론 내가 누나가 맞지? 한 살 더 먹었으니까.. 근데 갑자기 누나는... 아니지?"

 "혼자 뭐해요?"

 

 혼잣말을 연속해서 내뱉고는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현준으로 인해 놀라는 한윤이다.

 그대로 의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어버렸다.

 아팠는지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손으로 어루만지는 한윤이다.

 

 "아... 갑자기 왜 말을 걸고..."

 "놀랐어요?"

 "그럼 선배님이면 안 놀라겠어요? 아.. 아파라."

 "미안해요. 근데 무슨 일 있었나 봐요? 한숨도 계속 쉬고 혼잣말까지.."

 "아니, 뭐.. 그냥 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한윤의 말에 그저 그녀를 응시하며 계속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현준이다.

 그런 현준의 표정에 왜 저러지? 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한윤.

 

 "뭐 별일 아니면 됐어요. 그럼 인제 그만 농땡이 피우고 앞으로 제대로 일 할거죠?"

 "...... 죄송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농땡이를 많이 피웠다는 걸 다 아시는구나...

 여길 어떻게 들어온 건데... 이제 열심히 하자!

 

 자신과 다짐을 하고는 노트북을 탁 폈다.

 노트북을 펴고 이번 달에 제출해야 할 대본을 쓰기 위해 한컴을 들어간다.

 열심히 무언가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지만, 대본과는 전혀 상관없는 글자들이 적혀지고 있다.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지금 이 상황을 아직 인지 하지 못한 한윤이다.

 열심히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에 옆에를 슬쩍 보던 현준이 이내 빽 소리를 질러버린다.

 현준의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나는 한윤이다.

 

 "한윤씨!!!"

 "ㄴ... 네..?"

 "으흠."

 

 헛기침하며 보인의 노트북 화면을 보라며 눈빛으로 말하는 현준.

 그 눈빛을 읽고 노트북 화면을 보고는 기겁을 하는 한윤이다.

 

 아 진짜 나 오늘 왜 이러지?

 진짜 미쳤나 봐.

 

 "아... 이거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이거 먹고 정신 좀 차려요. 딴생각 그만하고 일해야죠?"

 "네.. 죄송합니다."

 

 현준이 준 비타민을 한 번에 입에 털고는 다시 정신을 붙잡고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는 한윤이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일을 하려니 아무런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남들은 다 열심히 쓰고 있는데 나는 뭐 하는 거지...?

 정말 내가 작가가 될 마음이 있긴 한 건가?

 

 사실 내 의지대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그저 나의 첫사랑 오빠를 찾기 위해 작가가 되려고 마음먹었을 뿐이었다.

 근데 그 첫사랑 오빠를 다시 만났다.

 하지만 내 주변은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이제 그 오빠는 내가 알던 12년 전에 그 오빠와 너무 달랐으니까.

 

 하아-

 

 "정신 차리자. 한윤."

 

 그렇게 한참을 노트북 화면만 보며 시간을 보내는 한윤이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벌써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엿 5시간을 이러고 있었던 것 같다.

 

 노트북 화면을 보면 제대로 된 글자 하나조차 쓰지 않은 한윤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또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쉰다.

 

 "한윤씨?"

 "........"

 "한.윤.씨??"

 "네...?"

 "퇴근 안 해요?"

 "아.. 먼저 퇴근하세요. 저는 조금 있다 갈게요."

 "그래요. 너무 오래 있다 가지 말고 일찍 들어가세요."

 

 그렇게 자신의 짐을 챙기고 방송국을 나가는 현준이다.

 다른 직원들도 다 퇴근을 했지만 한윤은 아직도 멍하니 의자에 앉아만 있다.

 다온과의 저녁 약속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 시계는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불이 꺼진 사무실 안에서는 한윤의 노트북 화면에 나오는 빛과 시계의 똑딱똑딱하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소리와 맞물려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다름 아닌 기다리다 지쳐 올라온 다온이였다.

 

 "작... 가님?"

 "어....?"

 

 갑자기 나타난 다온으로 인해 몹시 놀라고는 그제야 시계를 보는 한윤이다.

 

 "헐.. 지금 벌써 8시예요? 아.. 미안해요. 내가 저녁 먹자고 해놓고..."

 

 마지막 말을 채 다 듣지 않고 한윤의 손목을 잡고 방송국을 나와 자신의 차로 데리고 가는 다온이다.

 그리곤 한윤을 조수석에 태우고는 차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다온의 차는 그렇게 한참을 달려 어느 고급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다.

 무작정 차를 세우고 내리고는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다온이다.

 

 "저기 다온씨..."

 "나 배고파요. 그러니까 빨리 가요."

 

 배가 고프다며 고급 레스토랑에 무작정 먼저 들어가는 다온이다.

 그리곤 한번 건물을 눈으로 훑고는 다온을 따라 들어가는 한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땐 수많은 직원이 90도 인사를 하며 맞아주었다.

 그런 게 익숙한지 무시하고 들어가는 다온이였다.

 그와 다르게 직원들에게 90도로 인사를 한 후 번쩍은 표정을 하곤 이리저리 둘러보는 한윤이다.

 

 "와...."

 "작가님, 여기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 한윤의 손목을 잡고는 VIP 석으로 향하는 다온이다.

 VIP 팻말을 보고는 멈칫하는 한윤ㅇ.

 

 "VIP...?"

 "아, 여기 단골이에요."

 

 딱 봐도 스테이크 하나에 몇백만 원 할 것 같은 가게가 단골이라고...?

 역시 당신 내가 알던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여... 여기 너무 비쌀 것 같은데 다른 데 가요. 제가 살게요."

 "에이, 제가 누나한테 어떻게 얻어먹어요? 괜찮으니까 얼른 앉아요."

 

 그리곤 다온의 엄지와 중지 손가락이 만나 탁 소리를 내면 웨이터가 다가온다.

 

 "네, 항상 드시던 거로 준비해드리면 될까요?"

 "네. 그리고 와인은..."

 

 평소 시키던 대로 본능적으로 말하려는 다온이 와인은.. 하고는 한윤 쪽을 한번 바라본다.

 그리곤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하는 다온이다.

 

 "와인 괜찮아요?"

 "아, 그게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럼 제가 마시는 레드와인 먹어봐요. 달달하고 처음에 먹기 딱 좋을 거예요."

 "그럼 그렇게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웨이터가 빠지고 접시에 올려져 있는 냅킨을 펴고는 무릎에 가지런히 내려놓는 다온이다.

 그런 다온의 행동을 보곤 똑같이 냅킨을 무릎에 가지런히 내려놓는 한윤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온은 이내 피식 웃어 보인다.

 웃는 모습에 도대체 왜 웃냐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한윤이다.

 

 "레스토랑 처음이구나?"

 "아니, 그게... 근데 왜 반말을..."

 "우리 이제 작가님 다온씨 이거 말고 누나 동생 사이하면 안 되나?"

 "그게.. 좀...."

 "왜요? 아, 내가 가루비고 너무 인기가 많아서?"

 "그게..."

 "뭐 어때요? 난 뭐 인기 많다고 친구도 못 사귀나?"

 

 궁금했다.

 왜 계속 나랑 누나 동생 사이를 하고 싶은지.

 

 "왜 저랑 친해지고 싶어요?"

 "음..."

 

 한윤의 질문에 한참을 대답하지 못하는 다온이다.

 어딘가 생각에 빠진 듯한 표정이다.

 

 "저랑 친해지고 싶은 이유가 없어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근데 자꾸 누나가 보고 싶어. 그래서 오늘도 온 거야."

 "그게 무슨.."

 "그냥 이유 다 필요 없고 나랑 친하게 지내면 안 돼요? 난 그러고 싶은데."

 

 사실 아직 모르겠다.

 내가 지금 이 사람과 이렇게 밥을 먹고 같이 친하게 지내면서 만나도 될지.

 혹시 이런 게 다 화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아닌지.

 

 "진짜... 저라도 괜찮겠어요?"

 "어? 지금 이거 긍정인 거지? 앗싸!"

 

 한윤의 애매한 대답으로도 좋다고 방방 뛰는 다온이다.

 한윤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다온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럼 누나도 앞으로 나 다온씨 말고 다온이라고 해주는 거다?"

 "..... 으... 응.."

 "내가 태온이형 보다 먼저 누나랑 말 놨다?"

 

 갑자기 태온의 이름이 나오고 미소를 짓던 얼굴은 사라지고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한윤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태온의 이름만 들어도 신경이 쓰였다.

 표정이 굳어진 채로 한윤은 말한다.

 

 "태온씨는... 아직이지?"

 "......."

 "너도... 모르겠구나."

 

 한윤의 말에 그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슬픈 눈빛을 하며 바닥만 응시할 뿐인 다온이다.

 또 낮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는지 다온의 얼굴에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그 표정을 보곤 왜 그러냐며 묻는 한윤.

 

 "왜... 그래?"

 "누나. 내가 오늘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아?"

 "어...?"

 "있잖아, 누나. 내가 어떤 선택을 해도 누나는 나한테 화 안 낼 거지?"

 "응. 다온이한테는 화 안 낼 거야."

 "그럼 나 누나한테 얘기해도 되지?"

 "응, 말해봐."

 

 차마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지만 한윤에게는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니, 한윤에게는 말해서 그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다온이였다.

 떼어지지 않는 입을 힘겹게 열면서 낮에 있었던 일들을 한윤에게 털어놓는다.

 다온의 말을 듣고 있던 한윤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만 간다.

 

 그녀에게 말하면 그녀가 해답을 줄 것 같았으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제일 나은 방법일지.

 

 "누나.... 나 어떻게 해야 돼...? 나 어떻게 해야 지킬 수 있는 거야...?"

 "........"

 "누나는 알지? 그 해답... 아는 거지?"

 

 또 태온과 얽혀진 일이다.

 태온으로 인해 가루비 멤버들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 그게 옳은 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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