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어그로꾼 밥수입니다.
전에 올렸던 글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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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웹소설'이 받는 오해의 원인?
웹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문학은 종종 출판문학에 비해서 '수준이 낮다'라는 오해를 받습니다. 내용이 가벼워서도 아니고, 문체가 조악해서도 아닙니다. 그런 작품들은 출판문학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설의 어느 영역에 가더라도 공들여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지요. 문학계의 전반적인 수준은 사실 그리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전에 작성한 글에서 언급하였듯이 그런 수준을 평가하는 데에 목매는 것부터가 무의미합니다.
차이는 딱 하나입니다. 웹 플랫폼은 프로와 아마의 경계가 매우 모호합니다. 등단하지 않더라도 계속 연재만 하면 대중의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준낮은 글'을 상대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고. (돈을 받는가와는 별개로!) 저같이 그냥 글 쓰는 게 좋은 사람은 쭉 구도자처럼 한 쪽 구석에 쳐박혀 살아남을 수가 있지요.
2. 자부심 이전에, 자각이 필요하다.
물론 '나는 글쓰는 사람이야'라는 자부심은 필요해요. '네 글 X같아'라는 악평을 들었을 때 자부심이 없는 사람은 멘탈이 무너지지만 자부심이 있는 사람은 그 평가를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게판에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저는 작가분들이 그 자부심 이전에 '나는 글 쓰는 사람'이라는 확고한 자각을 먼저 품었으면 합니다.
작가라는 자각은 결국 '자기 글에 대한 책임의식'입니다. 그게 없으면 내 글을 읽는 사람을 '독자'가 아닌 '선생님', '비평가'로 만듭니다. '선생님'들에게, '동료 작가'들에게 평가를 부탁하는 것과 '독자'가 당신 글을 읽는 것은 큰 차이입니다. 사람들이 온전한 독자로서 당신의 글을 읽게 하세요. '평가해주세요'가 아닌, '내 글 한 번 읽어보세요'라고.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나도 잘 못 쓰는데.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퇴고를 좀 더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은 충분히 혼자서도 발전할 수 있는 작가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3. 입문자들에게 장르의 확고한 선택을 권유하는 이유
서희 님이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독자와 소통하는 글을 쓰려면 독자의 가슴 안에 숨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지 정하고, 어떤 장치로 자기 의도를 전달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장르의 선택은 하나의 길잡이가 될 겁니다.
4. 훈장질해서 미안합니다.
사실 나도 X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