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장대밥수입니다. 그냥 밥수라고 줄여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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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웹소설과 순수문학'이라는 구분부터 짚고 넘어갑시다.
혹자는 순수문학이 제과점에서 파는 '쿠키'라면 웹소설은 마트에서 파는 '스낵'이라고 말하던데요.
(짚고 넘어가자면 '웹소설'이 아니라 '장르문학'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지요. 웹연재의 반댓말은 지면연재 혹은 출판이니까요.)
물론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을 구분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소설쓰는 사람이 다 소설가지.
2. 웹소설은 분명 예술이다.
웹소설은 그냥 웹에서 연재하기 때문에 웹소설입니다. 헤밍웨이가 살아돌아와서 소설을 써도 웹에 연재하면 웹소설이고 톨스토이가 써도 웹에 연재하면 웹소설이지요. 웹소설로도 그렇게 부르짖는 '순수문학' 할 수 있고, 장르문학을 할 수도 있습니다. '넌 순문학과 웹소설의 경계에 있는 어중간한 부류야!'와 같은 구분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3. '순수문학'은 어렵고, '장르문학'은 읽기 쉬운가?
읽어보면 아실 겁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작가들은 다들 '읽기 쉽게' 씁니다. 바꾸어 말하면 '내 의도를 가능한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씁니다. 수많은 소설가들이 '어떻게 하면 읽기 쉽게 쓸 수 있을까'하고 고민해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장황하게 늘어진 지문'이나 '어려운 단어'는 오히려 기피대상입니다. 그런데, 제가 읽어본 대부분의 '웹소설'은 읽기 불편했습니다. 한자어 떡칠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그 한자어의 용례조자 틀린다는 점. 그리고 뒤죽박죽인 어순과 두 문장 걸러 한 번씩 틀려줘야 직성이 풀리는 문법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순수문학은 장황하고 어려운 글이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순수문학'을 읽어보았는지 참 궁금합니다.
4. 솔직히 여기 있는 누군가에게 '순수문학'이라는 구분은 하나의 방패에 불과하지.
사실 이 문단이 이 글을 쓴 이유에요. 그렇게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이라는 구분을 싫어하면서도 어떤 순간에는 '순수문학은 문학성, 장르문학은 상업성'이라는 분류로 스스로를 '문학성'이라는 가치에서 격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욕망'을 깎아내리려 들지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에서 표류한다'면서.
적어도 '나는 소설을 쓰는 게 좋아'라고 자부한다면, 이 바닥을 단순한 돈벌이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있다면 그런 '상업성으로의 도피'는 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그 두 영역을 아우르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이라는 구분은 더 이상 안 하셨으면 해요. 무의미하고, 불필요해요.
우리는 그냥 이야기꾼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