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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2 - 5화. 데이트 전야
작성일 : 18-11-08 21:00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6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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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데이트 전야

 

 

 

 밤이 깊어 모두 안락한 실내로 들어가서 쉬고 있는데, 여전히 한 사람만은 뒷마당에 남아 트레이닝을 계속하는 중이다.

 

 중성자별처럼 육중해 보이는 검은 바벨을 어깨에 이고, 비 오듯 땀을 쏟으며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는 그의 이름은 윌리엄 진. 보기만 해도 가슴 훈훈해지는 마스크를 가진 블루 마법고 최강의 검사였다.

 

 이윽고 뒷마당의 전광판 시계가 오후 11시 정각을 가리키자, 윌리엄이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바벨을 옆으로 던져 버린다.

 

 <쿠웅>

 

 바벨이 땅에 떨어지자 공룡이 쓰러지는 듯한 육중한 소리와 함께 어마어마한 땅울림이 발생한다.

 그는 순금 같은 머리칼에 맺힌 땀방울들을 쓸어내며 운동장 옆 벤치에 가서 주저앉는다.

 

 "후우..."

 

 윌리엄은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깊은 숨을 내쉬며 밤하늘을 올려본다. 검은색 도화지에 뿌려진 새하얀 설탕가루들... 오늘 밤은 유난히 별이 밝다.

 한참을 말없이 별을 바라보고 있는데, 저택의 뒷문에서 누군가가 그를 향해 다가온다.

 

 "어이, 윌! 훈련 끝났나 보네."

 

 애송이 마냥 유리잔에 담긴 자몽쥬스를 빨대로 빨아 먹으며 걸어오는 녀석의 정체는 빨강머리의 춘회다.

 춘회는 잘생긴 얼굴에 미소를 띠며 윌리엄의 옆에 걸터앉는다.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고 계신가?"

 

 "그냥... 이것저것."

 

 윌리엄이 대충 얼버무려 대답한다. 그러나 춘회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건다.

 

 "요새 훈련량이 엄청나던데? 그리고 오로지 체력만 키우고 있잖아. 특히 근, 지구력 위주로...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야? 아님 그저 다음 달 청합제 토너먼트를 대비한 특훈인 건가?"

 

 "뭐 그런 셈이지. 뭐든 기초가 중요하니까."

 

 "흐음... 그렇다 해도 지금의 훈련은 뭔가 좀 이상한데. 대련도 전부 거절하고, 용의 기운을 쓴다던가 검술훈련은 전혀 안 하고 있잖아?"

 

 "......"

 

 윌리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가만히 하늘만 바라본다.

 춘회는 질문이 무시당하자 심통 난 표정으로 볼이 움푹 패이도록 힘껏 빨대를 빤다. 그러다가 그만 작은 얼음조각이 목에 걸려 사레가 들고 만다.

 발작적인 기침이 잦아들 때쯤, 잠자코 있던 윌리엄이 입을 뗀다.

 

 "난 더 이상 용의 기운을 쓰지 않을 거야."

 

 그의 목소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사람처럼 굳고 단호했다. 그 말을 들은 춘회가 당황해하며 묻는다.

 

 "콜록콜록. 더 이상 용의 기운을 쓰지 않는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윌?"

 

 "말 그대로야."

 

 "하, 하지만 용의 기운을 쓰지 않으면..."

 

 "전투력이 훨씬 줄어들겠지."

 

 윌리엄이 춘회의 말을 가로챈다. 그리고는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응시하며 말을 잇는다.

 

 "하지만 용의 힘을 계속 사용할 순 없어. 너도 알다시피 나는 싸움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광폭해지고 있어. 내 검이 더 많은 피를 원하는 거지.

 어떨 때는 싸우던 순간의 기억이 없어. 정신을 차리고 보면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을 구르는 상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손에 쥐어진 흑철대검은 만족한 듯 웅웅거리며 미치광이의 웃음 같은 살기를 뿜어대고 있지..."

 

 "윌리엄..."

 

 "춘회, 난 가끔 무서워져. 언젠간 검이 나를 지배하고 말지도 몰라. 그렇게 된다면 소중한 것을 지키긴커녕, 또 내 손으로 해치게 될 거야. 그때처럼 말야..."

 

 윌리엄이 슬픈 눈빛으로 춘회를 바라본다. 춘회는 친구의 검은 눈동자에서 옛날에 그에게서 들었던 비극적인 사건을 떠올려 낸다.

 

 

 

 

 [ 5년 전, 어렸을 때부터 기르던 새끼용과 함께 집 근처의 동굴로 들어간 금발머리 소년.

 가문의 검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그는 열세 번째 생일날 어머니가 주신 커다란 흑철대검을 들고 동굴에 사는 늙은 용을 무찌르고자 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늙은 용은 매우 강했고, 소년과 그의 어린용은 곧 지옥의 입구같이 딱 벌어진 거대한 용의 아가리를 마주하게 됐다. 수백 자루의 단도가 박힌듯한 무시무시한 아가리가 그들을 씹어 먹으려는 순간, 검이 소년의 몸을 지배했다.

 

 광기에 사로잡힌 칼춤이 동굴 안을 난자했다. 지독한 검무가 멈추고 소년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두 마리의 죽은 용이었다. 새빨간 피로 얼룩진 푸른 비늘의 새끼용을 붙들고 소년은 한없이 오열했다.

 

 그때부터였다고 한다. 소년의 길었던 금발이 짧게 잘리고, 윌리엄 진이라는 포악한 드래곤 슬레이어가 나타난 것은... ]

 

 

 

 

 "그랬구나, 윌. 그래서 용의 기운을 안쓰기로 결심한 거구나."

 

 춘회가 윌리엄의 어깨를 두드려 준다. 루비보석 같은 붉은 눈동자에 그 옛날 오열하던 금발머리 소년의 모습이 비친다.

 윌리엄이 대답한다.

 

 "맞아, 춘회. 검에 깃든 용의 힘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검보다 강해져야 돼. 내가 요새 이토록 자신을 단련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지. 난 내 검을 뛰어넘을 거야."

 

 그의 목소리엔 다시는 눈앞에서 소중한 것을 잃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가 서려 있다. 기운을 차린 친구의 모습을 본 춘회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멋지구나 윌! 그런 마인드가 바로 춘회파 1군의 마인드지! 세계최강의 마인드 말이다!"

 

 "치, 맨날 그놈의 세계최강 드립."

 

 윌리엄이 코웃음을 친다.

 한결 더 밝아진 분위기. 그런 분위기를 틈타 춘회가 은근슬쩍 노골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윌리엄 진의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매일 그토록 땀 한 바가지씩 뒤집어 써가며 지켜주고 싶어 하는 소중한 것의 정체 말이야... 흐흐흐, 혹시 내일 만날 윗키?"

 

 "아, 아냐 임마!"

 

 "뭐야, 이 격한 반응은?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뜻인데~ 어얼~ 윌, 너 진짜로 윗키를?"

 

 "고만해, 쫘샤!"

 

 윌리엄이 지긋지긋한 놈이라는 듯 춘회를 옆으로 떠밀어 버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체면을 차리며 저택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윌리엄. 그러나 얼굴은 이미 홍당무같이 빨개져 있다.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넘어진 춘회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그를 따라간다.

 

 "에구구 녀석, 힘도 좋네. 그나저나 내일 윗키랑 데이트하는 거 너희 어머니가 아시면 몹시 화내시려나?"

 

 "음... 아마도 그러시겠지."

 

 윌리엄의 표정이 걱정으로 어두워진다.

 

 "어머니는 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이성 교제를 금지하셨으니까..."

 

 "그냥 무시하고 이성교제하면 안 되냐? 나 같음 그러겠다. 어차피 죽는 것도 아닌데."

 

 "아냐. 그랬다간 진짜로 죽을지도 몰라. 우리 어머니가 흑색 도시 유니온 리더인걸 잊었어?"

 

 "그, 그랬었지? 하긴 유니온 리더들 중에서도 거의 최고로 강한 분이시니... 암튼 내일 조심해서 데이트해라 윌리엄. 우린 아직 세계최강이 아니니까 들키면 죽는 거야."

 

 늘 자신만만하던 리더, 춘회조차도 윌리엄의 어머니를 떠올리자 하룻강아지가 되어 꼬리를 내린다.

 

 저택으로 돌아온 윌리엄의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다.

 미쳐 날뛰는 흑철대검, 강하고 엄격하신 어머니의 얼굴, 내일 있을 생애 첫 데이트까지...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갓 자른 오렌지의 과즙같이 상큼하게 웃어주는 주황색 단발머리 소녀의 얼굴뿐이다.

 내일 그녀와 데이트를 할 거라고 생각하니, 금발 훈남의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날 자정, 윗키의 방...

 

 파랑도시 중심에서 약간 동쪽, 수족관 형태의 공인 유니온 옆의 으리으리한 로셀리나 저택이 바로 윗키의 집이다.

 50개도 넘는 저택의 방들 가운데, 온갖 귀여운 캐릭터 상품들로 꾸며진 연한 분홍색 벽지의 방이 1남 2녀 중 둘째인 전기 소녀 윗키가 머무는 방이다.

 

 그녀는 지금 다락방만 한 옷장 속을 뒤적이며 이 옷 저 옷 몸에 대보는 중이다.

 

 "이건 너무 격식 차리는 것 같고, 얜 너무 비옷 같아... 이 바지는 남자 같아 보이려나?

 하늘색 원피스는... 안 돼! 머리색이랑 안 어울려! 아씨, 왤케 입을 옷이 없는 거야?!"

 

 윗키는 내일 데이트 때 입을 옷을 고르지 못하고 애꿎은 옷장을 두들기며 짜증을 부린다.

 정말 있는 사람들이 더한다고, 마치 여자 연예인들 마냥 수백 벌의 옷을 옷장에 주욱 늘어놓고 사는 그녀였지만 막상 데이트 때 입을 옷이 없다며 불평하고 있다.

 

 한참을 옷장 문을 때리던 그녀는 마침내 진이 빠져서 어린이 풀장만 한 침대 위에 드러눕는다.

 

 "에휴~ 정말... 윌리엄 오빠는 무슨 스타일을 좋아하려나?"

 

 그녀는 평소 윌리엄의 패션이나 행동거지 등을 떠올리며 그의 취향을 추측해 본다. 그러나 탐정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단서가 적다.

 무엇보다 윗키는 평소에 윌리엄과 말 한마디 제대로 섞어본 적도 없었던 것이다.

 

 "이힝~ 그러고 보니 난 윌리엄 오빠를 짝사랑하기만 했지, 오빠에 대해 아는 것도 거의 없구나."

 

 <퍽퍽퍽>

 

 빨간색 화난 새가 그려진 베개를 주먹으로 사정없이 쥐어박으며 윗키가 몸부림을 친다. 그녀가 윌리엄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곤 고작...

 

 '이국의 왕자님처럼 잘생긴 얼굴, 모델 뺨치는 큰 키, 신화의 남신을 연상시키는 조각 같은 몸매, 그리고 대천사 가브리엘 같은 멋진 목소리와 친절함 정도? 근데, 이 정도만으로도 반하기엔 충,분.하.다. 헤엣~'

 

 좋아하는 왕자님의 모습을 그리며 핑크빛 망상에 빠져드는 윗키. 으스러져라 베개를 꽉 끌어안고 뒹구는 그녀의 얼굴에 발그레한 살구색 홍조가 뜬다.

 틀어놨던 라디오에서도 기분을 더욱 좋게 해줄 소식이 들려온다.

 

 <9월 19일 토요일인 오늘, 서부 중앙의 5개 도시 모두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한편 반란군들을 제압 중인 남부에서는...>

 

 서부 중앙의 다섯 개 도시 중에는 파랑도시, 그리고 내일 데이트 장소인 레인보우 시티도 포함된다.

 윗키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탄성을 지른다.

 

 "야호! 내일 날씨는 맑음! 하늘도 우리 만남을 돕는구나! 그래,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어서 맑은 날에 어울리는 옷을 찾아야지."

 

 그녀는 마치 건망증이 심한 주부가 불타고 있는 냄비를 향해 달려가듯, 옷장으로 뛰어가 분주하게 옷을 찾기 시작한다.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마침내 맘에 드는 옷을 찾아 입은 윗키,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면서 누군가가 불쑥 들어온다.

 

 "누나, 잠이 안 와. 만화책 읽어... 으잉?! 이게 다 뭐야?"

 

 10살 남짓 되어 보이는 반항적인 얼굴의 남자애가 윗키의 방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옷가지들을 보고는 놀라서 입을 딱 벌린다.

 

 남자아이의 이름은 '바트 로셀리나'. 아직 설익은 귤빛 나는 연두색 머리를 가진 로셀리나 가문의 막내아들이었다.

 

 바트의 벌어진 입은 누나가 입고 있는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보고는 2cm 정도 더 벌어진다.

 

 "그 옷차림은 또 뭐야? 내일 누나 친구 아스나랑 어디 소풍이라도 가?"

 

 "바트, 이 새끼... 누나 방 들어올 땐 노크하랬잖아? 나 내일 데이트하러 가."

 

 "헤에~ 누나가?"

 

 바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씨익 웃으며 윗키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동생의 반응에, 윗키의 이마에 힘줄이 돋는다.

 

 "뭐냐 그 반응은... 그건 그렇고, 나 어떠냐? 이 옷 잘 어울리는 거 같아?"

 

 "잘 어울리는 것 같냐고? 푸훕. 아니 전혀!"

 

 "?!"

 

 "청초하고 단아해 보이는 원피스는 누나한테 전혀 어울리지 않아. 팔뚝에 근육이랑 다리 굵은 것 좀 봐! 완전 프로레슬러 같아!

 게다가 안 그래도 작은 가슴이 더 작아 보이잖아. 저런 옷은 늘씬한 우리 큰누나나, 누나 친구 아스나한테나 어울리는 옷이라구. 그 남자친구 도망가 버리겠다. 제발 좀 주제 파악 좀 누나... 컥!"

 

 윗키의 발차기가 쉴새 없이 조잘대는 남동생의 복부에 꽂힌다.

 

 "X도 모르는 초딩 새끼가 뭘 안다고 지껄여대?! 이래 봬도 난 올해 신입생 미소녀 차트에서 10위 안에 든 몸이라구!"

 

 분노 폭발한 윗키가 동생을 마구 두들겨 패면서 소리친다. 나름 자기네 반에서 제일 쎈 바트였지만, 누나의 폭행을 버티지 못하고 방문 밖으로 도망쳐 나온다.

 

 "으으... 깡패! 큰누나한테 다 일러바칠 거야!"

 

 싸움에 진 개처럼 울부짖으며 꽁무니를 빼는 바트.

 윗키는 그런 동생의 뒷모습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날리며 으름장을 놓는다.

 

 "일러라 일러, 일름보야! 샤리언니 같은 건 하나도 안 무섭다고!"

 

 그리고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온 집안이 울리도록 문을 '쾅'하고 세게 닫아 버린다. 방안을 쿵쾅쿵쾅 걸으며 씩씩거리는 윗키. 그녀는 아까 전 남동생이 퍼부은 독설이 떠올라 좀처럼 분이 삭혀지질 않는다.

 

 팔뚝 근육, 굵은 다리, 작은 가슴...

 

 그녀는 옷장 옆의 전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객관적으로는 귀엽고 상큼한 17세 여고생의 모습이었지만, 바트의 독설과 윌리엄의 훤칠한 외모가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그녀의 눈에는 자기 모습이 전혀 맘에 들지 않는다.

 

 울적한 얼굴로 원피스를 훌러덩 벗어 던지는 윗키.

 

 "에잇. 그냥 내일은 교복 입고 가야겠다."

 

 그녀는 교복을 입기로 마음을 정한 다음, 침대 옆에 걸린 파란색 별무늬 잠옷을 잡아 입는다.

 (참고로 행성 세계관에서 교복은 학생 패션의 시작이자 끝)

 

 불을 끄고 침대 위에 벌렁 드러눕는 윗키. 희미하게 남아 있는 천장의 형광등 불빛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에 잠긴다.

 

 왠지 자기가 윌리엄에 비해 너무 초라한 것 같은 기분이다.

 내일 있을 데이트가 걱정되기 시작하는데...

 

 그러나 곧 신입생 1짱 다운 패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데이트의 성공을 기원한다.

 

 '자신을 갖자, 윗키! 내일 분명히 잘 할 수 있을 거야! 내일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승부팬티도 있으니, 전혀 문제없어! 아자아자 윗키. 오빠의 마음은 내 손으로 쟁취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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