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2 - 3화. 데이트 신청
작성일 : 18-11-08 15:04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670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3. 데이트 신청

 

 

 

 <띵동뎅동 띵동뎅동>

 

 누군가 둔화 마법이라도 걸어 놓은 듯한 지긋지긋한 오전 수업이 끝나고, 반가운 종소리가 블루 마법고의 점심시간을 알린다.

 

 학생들은 교탁 위에서 선생이 아직 떠들고 있건 말건 신경도 쓰지 않고는 마치 알에서 금방 튀어나온 외계 곤충들 마냥 '우르르' 식당을 향해 달려나간다.

 

 이러한 역동적인 풍경은 본관 1구역 3층 맨 오른쪽에 있는 2학년 8반에서도 똑같이 펼쳐진다.

 

 "에잉... 걸신들린 놈들 같으니라고. 하여튼 요즘 것들이란 선생이 수업을 하고 있건 말건 지 배고픈 게 먼저야. 에잉 쯧쯧..."

 

 행성의 역사라는 과목을 가르치는 짧은 백발에 주름투성이 선생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노인들의 전용 기술을 사용한다.

 

 '요즘 것들이란...'

 

 이 기술엔 젊은이들을 까는 효과와 동시에 누군가 자기 말에 동조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숨겨져 있다.

 

 아니나 다를까 휑하니 비어버린 교실에 남아있던 몇 안 되는 학생들 중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 바른 목소리로 백발교사의 말에 동의한다.

 

 "맞습니다 선생님. 앞에서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계신데도 불구하고 그걸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뛰어나간 건 별로 예의 바르지는 못한 행동이었습니다."

 

 "오오, 자네는!?"

 

 백발교사가 훤칠한 키의 예의 바른 금발청년을 올려보며 반색한다.

 

 "자네는 윌리엄 진 학생이로군! 이렇게 성품이 바를 수가... 확실히 '진'씨 가문의 후손답구만."

 

 "감사합니다."

 

 "그 노란머리가 타고난 고귀함을 반감시키진 하지만...

 아, 미안허이. 그래도 자네의 검술실력과 역사과목에 대한 높은 지식, 그리고 깊고 검은 눈동자는 '드래곤 멸할 진' 씨 가문 특유의 것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말게."

 

 말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는지 역사 선생은 허둥지둥 다른 것들을 늘어놓으며 윌리엄의 맘을 풀어주려 한다.

 

 윌리엄은 약간은 서글픈 듯한 미소를 씁쓸하게 머금는다. 그러나 곧 평소처럼 담대한 표정으로 돌아와 대답한다.

 

 "저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 머리색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럼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윌리엄은 교탁을 향해 깍듯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교실 밖으로 걸어 나간다. 복도로 나온 그는 춘회파 정보원 클라이드로부터 마법 문자를 받는다.

 

 '4층 식당에 교감과 학생회장 출현! 오늘 점심은 매점에서 사 먹읍시다.'

 

 "오케이."

 

 쿨하게 답신한 윌리엄은 평소와는 달리 매점이 있는 왼쪽 방향으로 몸을 틀고 걸어간다. 간만에 컵라면이라는 서민 음식을 먹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의 입안에 군침이 돈다.

 

 

 

 

 후루룩 쩝쩝 맛있는 컵라면으로 배불리 끼니를 때운 춘회파 소년들이 언제나처럼 학교 옥상에 드러누워 평화로운 한때를 즐긴다.

 혼자서 컵라면을 여덟 개나 끝장내버린 대식가 춘회가 하늘에 떠다니는 애드벌룬처럼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또 다른 대식가의 행방을 묻는다.

 

 "우리 흑여우 공주님은 어딨는 거지? 컵라면 무지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말단 촉호도 없네?"

 

 무심한 리더의 질문에 잘 챙기는 성격의 케이타가 대답해준다.

 

 "걔네들은 다시 양호실로 돌아갔잖아. 촉호는 오늘 하루종일 상처에 연고를 발라야 된대."

 

 "흐음. 그러면 아라는 여자친구의 자격으로 따라간 건가?"

 

 "후훗. 그런 것도 있고, 양호실 수속절차도 해야 되고... 아무튼 학교 끝날 때 데리러 가면 될 거야."

 

 그들은 빈둥거리면서 남은 점심시간을 보낸다.

 춘회와 케이타는 나란히 누워서 일광욕을 하고, 은빛 장발의 꺽다리 제로는 아슬아슬 난간에 걸터앉아 폼을 잡는다.

 

 네파리안은 임시 파라솔 밑에서 다크서클을 길게 드리운 채 무언가 어려운 내용이 적힌 책을 읽는다.

 그는 6산 정상의 흑여우들의 고대자료를 본 이후로 거의 한숨도 자지 않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클라이드는 두 번째 서클로 가입한 신문부의 일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다.

 

 그리고 짧게 친 금발의 훈남 윌리엄은 와이셔츠를 벗어 던진 가벼운 면티 차림으로 팔굽혀펴기를 한다.

 그가 팔을 한 번 굽혔다 펼 때마다 말의 힘줄 같은 억센 근육들이 역동적으로 꿈틀거린다.

 

 단 한 번의 흐트러짐도 없이 1만 번의 팔굽혀펴기를 채우려는 순간, 엄청난 굉음이 들려온다.

 

 <꽈과광>

 

 바로 옆에서 천둥이라도 치는 듯한 엄청난 소리. 그리고 벌써 저 멀리 하늘 위로 날아가 버린 거대한 번개 한 줄기...

 

 모두가 그 근원지인 옥상 출입구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지직거리는 실전기에 둘러싸인 채 쓰러져 있는 스무 명 가량 되는 [춘회파 (하트)] 머리띠 차림의 빠순, 빠돌이들, 그리고 그것들이 마치 적군의 시체인 양 질근질근 짓밟으며 걸어 들어오는 두 소녀의 모습이 공포스럽게 펼쳐진다.

 

 둘 중 주황색 단발머리 소녀를 가리키며 춘회가 비명을 지른다.

 

 "너, 너는 윗키!!"

 

 "흥..."

 

 공포의 침입자 윗키가 바보같이 겁에 질린 춘회의 얼굴을 못마땅하게 노려본다.

 언제 어디서 습격을 하건 능글맞고 당당한 태세로 맞이해 주던 평소와는 전혀 다른 춘회의 모습에, 윗키와 그녀의 친구 보라색 생머리 아스나는 잠시 어리둥절해 한다.

 

 "으으... 안돼, 오늘 싸우면 아무리 상대가 허접 윗키라도 져버릴지 몰라..."

 

 춘회가 황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디 쥐구멍이 없나 찾아본다.

 윗키는 자신을 수식하는 '허접'이라는 단어를 듣고는 발끈해서 소리친다.

 

 "뭐어 허접? 이 자식이 진짜 죽고 싶나?!"

 

 "아냐 아냐! 미, 미안하다. 제발 오늘은 그냥 물러가 줘."

 

 교내랭킹 1위 놈이 비겁하게도 두 손을 파리처럼 싹싹 기리며 1학년 여자애한테 빈다.

 주황머리 친구와는 달리 사려 깊은 아스나는 춘회 왼팔에 든 시퍼런 멍자국을 발견한다.

 

 "......(그래서 싸움을 피하는구나. 근데 대체 누가 춘회 선배를 다치게 한 거지?)"

 

 "이대로 물러설 순 없지."

 

 "으아악! 안 돼 안 돼~!"

 

 "시끄러 임마! 너한테 볼 일 있는 거 아니니까 꼴깝 떨지 말고 짜져 있기나 해!"

 

 윗키가 사납게 고함 지르자 춘회가 어리광을 '뚝' 그치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본다.

 

 "엥? 나랑 또 싸우려고 온 거 아니었어? 다른 때처럼 '네놈이 가짜 1위, 윌렴 오빠가 진짜 1위~' 거리면서 덤벼들려는 거 아니었냐고?"

 

 춘회가 빠순이 모드일 때 윗키의 꺅꺅거리는 높은 목소리를 따라 하자 윗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네놈을 죽이는 건... <으드득>... 다음이다. 오늘은 안돼."

 

 "그럼 너 여기 왜 온 거냐?"

 

 "그, 그건..."

 

 질문을 받은 윗키가 비수에라도 찔린 듯 멈칫하며 말꼬리를 흐린다. 얼굴을 붉힌 채 발끝으로 바닥을 꼼지락거리는 윗키.

 마침내 그녀가 아주 살짝 고개를 들어 춘회파 소년들 중 한 명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윌리엄 오빠한테 할 말이 있기 때문이야."

 

 "?!"

 

 모두의 시선이 일시에 윌리엄에게로 향한다. 스포츠 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 내고 있던 윌리엄은 윗키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흠칫하며 바라본다.

 약간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가 묻는다.

 

 "나?"

 

 "그, 그래요. 위, 윌리엄 오빠."

 

 잔뜩 긴장한 채 대답한 윗키는 재빠른 걸음으로 윌리엄의 앞에 다가선다. 고개를 푹 숙인 윗키의 동그란 정수리가 가까이서 보이자 건장한 금발 훈남의 얼굴도 붉게 물든다.

 

 다른 소년들은 입을 '헤' 벌린 채 마치 드라마 촬영을 구경하는 군중들처럼 두 사람을 바라본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윌리엄의 목소리가 이 오그라드는 대기를 깨뜨린다.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윗키?"

 

 "아, 네에! 맞아요. 할 말... 할 말이 있죠!"

 

 이곳저곳 불안한 시선 처리를 하며 말을 버벅대는 윗키. 지금 그녀의 가슴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 있다는 일종의 극한 상황 때문에 미친 듯이 두근거린다.

 머릿속은 어떻게 윌리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면 좋을지 계략을 짜느라 폭발 일보 직전이고 말이다.

 

 "에에... 그러니까... 저랑...데...데...데..."

 

 "데?"

 

 "으... 그러니까 저랑 이번 주말에 시간되시면 저랑... 데, 데레데레... 데스페라도... 아니 데칼코마니... 아니아니..."

 

 점점 '데'라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윗키. 그런 친구의 악전고투를 지켜보던 아스나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길게 한숨을 내쉰다.

 

 "하아~ (쟤 모하니?)"

 

 그때 무언가 결심을 한 듯 윗키가 두 주먹을 불끈 쥔다. 그리고는 신입생 1짱 다운 당돌한 눈빛으로 윌리엄을 똑똑히 마주 보며 큰소리로 외친다.

 

 "저랑 데이트! 하실래요?"

 

 옥상 위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주황머리 소녀를 바라본다.

 

 '정녕 이것이 저 깡패같은 왈가닥 소녀 윗키의 입에서 나온 말이란 말인가?'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중 제일 놀란 윌리엄이 당황한 목소리로 되묻는다.

 

 "데이트를 하자고?"

 

 "네! 윌리엄 오빠!"

 

 "조, 좋아. 데이트 하자..."

 

 윗키의 패기에 윌리엄은 자기도 모르게 데이트 신청을 수락해 버린다.

 소녀의 얼굴이 5월의 장미꽃처럼 환하게 피어난다.

 

 "정말요, 오빠? 꺄악, 너무 조아!"

 

 윌리엄이 멋쩍게 머리칼을 긁적이며, 팔짝팔짝 기뻐하는 윗키를 바라본다.

 

 춘회파 소년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왠지 윗키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은 제로가 맨 먼저 절규에 가까운 "안돼~!"를 외친다.

 케이타는 따뜻한 눈길로 둘을 향해 박수를 쳐주고, 네파리안은 개구리 표본 한 쌍을 관찰하는 과학자같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을 뿐이다. (그래도 책에서 눈을 떼긴 했다.)

 

 마지막으로 춘회는 대스타의 불륜 장면을 목격한 파파라치와도 같은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엉큼한 그의 뇌 속에서는 '저 둘을 어떻게 놀려 먹으면 좋을까?' 라는 문제를 두고, 뇌세포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중이다.

 

 옆에서 이런 반응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윌리엄 진과 주황머리 소녀가 구체적인 데이트 플랜을 짠다.

 

 "토요일 어때요?"

 

 윗키가 날짜를 제시하자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어디서 뭘 하지? 난 이런 거 잼병이라서... 뭐 생각해둔 거라도 있어?"

 

 윌리엄이 묻는다. 의외로 쑥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네, 있어요!"

 

 윗키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다. 그녀는 지난 며칠 내내 생각해두었던 장소의 이름을 생각해 낸다.

 

 "레인보우 시티에 있는 플라워타리움 던젼요."

 

 "플라워타리움이라면... 아, 그 초급던젼?"

 

 "네. 난이도도 쉽고, 요새 코스모스 필드란 걸로 배경이 바뀌어서 되게 예쁘데요. (물론 '연인'들을 위한 이벤트지만 말이죠, 우훗~)"

 

 "좋네. 그럼 거기로 가자."

 

 윗키의 꿍꿍이 가득한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는 윌리엄. 시커먼 소녀의 흑심이 악마의 꼬리처럼 미소 짓는다.

 

 그때 어두운 눈가를 가진 누군가가 끼어든다.

 

 "플라워타리움이라고 했나? 그렇다면 나도 같이 가지."

 

 흑발의 네파리안이다. 선심 쓰듯 남의 데이트 자리에 끼어들겠다는 기막힌 상황.

 다들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네파리안의 말이 이어진다.

 

 "아직 그곳에서 보상으로 주는 고대자료들을 얻지 못했거든. 파랑도시와 그 주변 도시들의 던젼들은 대부분 다 돌았었는데, 플라워타리움은 초급던젼이라서 계속 미루고 있었어. 암튼 잘됐군."

 

 뭐가 잘됐다는 거냐...

 

 갑작스러운 네파리안의 끼어듦으로 인해 윌리엄과의 오붓한 대화시간을 방해받은 윗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다.

 게다가 개념 없는 네파리안이 한술 더 떠 고대 강의까지 시작하려 하자, 소녀의 손에선 '파직'하고 정전기마저 인다.

 

 "... 트리플 타워에서 얻은 동상의 일부와... 어쩌구저쩌구... 이번에 달빛 산에서 발견한 벽화하고 매치를 시키면... 블라블라... 드디어 파괴신의 가동주문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열정적으로 중얼거리는 네파리안과 폭발 일보 직전인 윗키를 번갈아 돌아보며, 춘회파 소년들이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런데 그때, 소녀의 친구인 아스나가 네파리안의 말을 적절하게 끊어준다.

 

 "저기, 선배?"

 

 "나 말인가?"

 

 네파리안이 고개를 돌린다.

 차분한 분위기의 보라머리 여고생이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

 

 "네 맞아요. 선배는 이번 주말에 저랑 같이 달빛 산에 가는 게 어떨까요?"

 

 "달빛 산에? 거기에도 가봐야 하긴 하지만... 너랑 같이 가야 할 이유는 없을 텐데?"

 

 네파리안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아스나의 위아래를 훑어본다.

 남의 데이트에 눈치 없이 끼어드는 이런 녀석에게 위와 같은 소리를 들어서 열 받을 만도 하지만, 아스나는 여전히 무표정인 채로 질문에 대답한다.

 

 "저희 집은 달빛 산에서 온천여관을 운영한답니다. 주말 동안 숙식을 제공해 드리고 길 안내도 해드리죠. 선배의 고대자료 탐사에 꽤 도움이 될 겁니다."

 

 "음... 도움이 될 것 같긴 한데... 왜 나한테 그런 걸 베푸는 거지?"

 

 "그건..."

 

 아스나가 주황머리 친구를 슬쩍 돌아본다.

 윗키는 '제발 저 고대귀신 녀석 좀 떼어줘!'라고 말하는 것 같은 애절한 눈빛을 광선처럼 쏘아 보내고 있다.

 

 아스나가 다시 네파리안에게 고개를 돌린다.

 

 "일종의 홍보라고 할까요? 저희 여관을 많이 찾아 주시라는..."

 

 "홍보?"

 

 네파리안이 눈가를 치켜뜬다.

 모두가 그런 말도 안 되는 홍보가 어딨냐며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놈이 의외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군. 좋아, 이번 주말엔 달빛 산에 가도록 하지."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마 네파리안의 정상적이지 않은 뇌구조가 보기에는 아스나의 설명이 그럴듯하게 느껴진 모양이다.

 

 

 

 

 그리하여 한꺼번에 두 건의 데이트(?) 계획이 잡힌다.

 알콩달콩 풋풋해 보이는 윌리엄과 윗키 커플, 그리고 말없이 서로를 경계하는 네파리안과 아스나 커플이 그 주인공들이다.

 

 뒤늦게 비운의 남자 제로가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긴 팔다리를 바둥거리며 땡깡을 부려봤지만,

 

 "너는 주말에 촉호 수련이나 시켜 줘야지!"

 

 라고 춘회가 선약을 각인시켜 주는 바람에 무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잠시 후 참수용 도끼를 들고 다니는 학교 관리인들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옥상 위의 두 커플은 오손도손 데이트 플랜을 짠다.

 도망치기 직전, 윌리엄과 윗키는 서로 수줍게 눈빛을 주고받는다.

 

 '토요일에 만나요.'

 

 참으로 새콤달콤한 청춘들의 오후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3 3장 외전 - 3화. 은행강도 (Not bank robber...) 2018 / 11 / 27 32 0 5150   
52 3장 외전 - 2화. 은행 열매를 주워보자 2018 / 11 / 26 26 0 5074   
51 3장 외전 '히로 촉호와 은행열매 줍기'… 2018 / 11 / 26 33 0 6074   
50 3 - 10화. 진정으로 원하던 것 2018 / 11 / 25 25 0 5059   
49 3 - 9화. Savior's Day 이브에 있었던 일 2018 / 11 / 24 27 0 5719   
48 3 - 8화. 고대인의 시련 2018 / 11 / 23 30 0 6271   
47 3 - 7화. 파괴의 전당 2018 / 11 / 22 33 0 5791   
46 3 - 6화. 저도 따라갑니다! 2018 / 11 / 21 24 0 5494   
45 3 - 5화. 영문 모를 포탈의 등장 2018 / 11 / 21 25 0 5844   
44 3 - 4화. 호, 호, 혼탕이라고?! 2018 / 11 / 20 23 0 6942   
43 3 - 3화. 달빛 여관 2018 / 11 / 20 31 0 6809   
42 3 - 2화. 살얼음판 같은 사이 2018 / 11 / 19 29 0 6893   
41 3장. '네파리안 윈터칠과 보라머리 여고생… 2018 / 11 / 18 17 0 6490   
40 2장 외전 - 3화. 돌아온 탕아 2018 / 11 / 17 17 0 5115   
39 2장 외전 - 2화. 촉호 vs 제로 2018 / 11 / 16 20 0 5844   
38 2장 외전. '제로 롱기누스의 어느 외로운 … 2018 / 11 / 15 23 0 5527   
37 2 - 14화. 애프터 신청 2018 / 11 / 14 21 0 3197   
36 2 - 13화. 싸움의 결말 2018 / 11 / 14 31 0 7187   
35 2 - 12화. 용을 베는 이유 2018 / 11 / 13 15 0 6148   
34 2 - 11화. 하수처리장의 괴물 2018 / 11 / 12 18 0 8872   
33 2 - 10화. 솔로들의 구세주 2018 / 11 / 11 18 0 5841   
32 2 - 9화. 런치 타임 2018 / 11 / 10 18 0 6266   
31 2 - 8화. 괴물이 출몰한 집 2018 / 11 / 9 18 0 6877   
30 2 - 7화. 달달한 데이트, 그리고 방해꾼들 2018 / 11 / 9 21 0 7401   
29 2 - 6화. 첫 사랑의 기억 2018 / 11 / 8 27 0 6019   
28 2 - 5화. 데이트 전야 2018 / 11 / 8 24 0 6392   
27 2 - 4화. 뒷마당에서 훈련을 2018 / 11 / 8 17 0 6590   
26 2 - 3화. 데이트 신청 2018 / 11 / 8 22 0 6709   
25 2 - 2화. 양호실 2018 / 11 / 8 24 0 8203   
24 2장. '윌리엄 진과 주황머리 소녀' - 1… 2018 / 11 / 8 25 0 5178   
 1  2  3  4  5  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