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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여전히, 푸른 봄
작가 : 박양지양
작품등록일 : 2017.7.20

존경하다가,
동경하다가,
닮고 싶어 바라보다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가,
자각해버리고.
사랑해버리고
추억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

서툰 유지애의 서툰 이야기.
#여주성장물 #짝사랑주의



 
체하다.
작성일 : 17-08-16 05:12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4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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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아아악."

 

  올해도 여전히 바다로 하계수련회를 왔다.

  그리고 지금 뜨거운 태양 아래, 뜨거운 모래사장 위를 미친 듯이 뛰어 도망치고 있었다.

  물에 빠뜨리겠다는 물귀신 같은 아이들 서넛이 뒤를 쫓았다.

 

  "제제 누나, 잡아."

 

  "와씨. 도망갈 때 겁나 빠른 거 봐봐."

 

  저 멀리 상윤이와 경수에게 잡혀 바다에 빠지는 여진이가 보였다.

  열심히 도망가다가 한 사범님에게 잡혀가는 서영이도 보였다.

  아니 왜! 바다에 오면 억지로 빠뜨리려고 하는 거야!

  물귀신들과 약 3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서로를 노려보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거머리 같은 녀석들 기어이 빠뜨리겠다고.

  언제든 도망갈 준비를 하고 매의 눈으로 학익진처럼 포위망을 만드는 아이들을 경계하는데 내 앞으로 긴 그림자가 다가왔다.

  뭐지? 라고 생각이 들자마자 앞에 나타난 박 사범님에 의해 내 몸이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려졌다.

 

  "아아악!!"

 

  어깨에 들쳐메진 채 발버둥을 쳐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아싸! 지한이 형! 나이스."

 

  아이들이 환호성이 들려왔다.

  제길.

  뒤에서 다가올 줄이야.

  사범님의 흰 티를 잡아당기면서 벗어나려고 애를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차피 빠질 텐데 뭐 그리 힘쓰냐?"

 

  "악악! 잘 도망 다녔는데!"

 

  억울하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도망쳐다녔는데.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고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사범님의 낮은 웃음소리만 비웃음처럼 되돌아왔다.

  사범님 뒤로 내가 빠지는 것을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특히 세환이 녀석이 엄청 즐거워하는 것이 보였다.

  저 놈의 시끼가.

  사범님이 다리가 바닷물을 가르며 깊은 곳까지 걸어 들어갔다.

  억울해!

  사범님의 허벅지 정도의 깊이쯤 도착해서는 나를 물에 빠뜨리려고 했다.

  혼자 죽을 순 없지.

  나를 번쩍 드는 사범님의 목을 꽉 안았다.

  자유로워진 다리로 사범님의 가슴을 조였다.

 

  "어어?"

 

  - 풍덩

 

  당황해하는 사범님과 함께 물에 빠졌다.

  그 빠른 순간에 사범님은 내 머리를 껴안듯이 잡았다.

  그리고 몇 초 후, 둘다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어 물 위로 솟아올랐다.

 

  "와. 제제형 독한 거봐. 죽어도 혼자 안 죽네."

 

  세환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 앞에 얼굴의 물을 한 손으로 닦아내며 노려보는 사범님이 보였다.

  헤헤.

  뭐 어찌할 거야.

  나 빠뜨리려다 그런 건데.

 

  "헤헤."

 

  바보처럼 웃고 있자 사범님이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거렸다.

 

  "하여튼 유지애. 어떻게 그 순간 매달릴 생각을 다 하냐."

 

  "헤헤. 이게 다 사범님이 잘 지도해주셔서."

 

  "내려와라."

 

  "넵."

 

  빠르게 사범님 몸에서 뛰어내렸다.

 

  "크큭. 야 박지한 너 빠지는 거 볼만하더라. 둘 다 여기 좀 봐봐."

 

  고개를 돌려보니, 호열이 오빠가 비싸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소리쳤다.

  찰칵 소리가 나기 무섭게 카메라를 본 아이들이 미친 듯이 뛰어와 둘러섰다.

  어느새 15명 남짓한 인원이 모였다.

  서로 누르고 껴안으며 모여 사진을 찍었다.

 

  "아오. 물 뛰기면 죽인다. 아주."

 

  첨벙거리는 통에 호열이 오빠가 살짝 짜증을 내며 몇 번 셔터를 눌렀다.

  그 후 카메라를 신줏단지마냥 모시며 다른 곳으로 향했다.

  다시 아이들이 덤비기 시작했다.

  세환이 녀석이 힘을 줘 던지려고 하는 걸 방어했다.

  어딜!

  내가 아까는 너무 압도적인 힘에 방심해서 잡힌 거지!

  열심히 세환이와 작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세옥이 녀석이 합세했다.

  세옥이 이 녀석 요즘 우리 체육관의 떠오르는 강인한 미니미 아니던가!

  결국 힘에 져 물에 빠졌다.

  제길.

 

  *

 

  한참을 물놀이를 하고 나와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덜덜덜.

  으 춥다.

  오전 내내 강렬했던 태양이 구름에 가려지자 싸늘한 기운이 몸을 휘감았다.

  머리에는 박 사범님이 머리 좀 말리라며 던져주고 간 수건이 그대로 있었다.

  아 그냥 머리부터 말리고 먹을걸 그랬나 후회를 하며 카레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었다.

  아, 국물 먹고 싶다.

  덜덜 떨면서 옆에 기댄 윤호를 슬쩍 바라보았다.

  옆에서 숟가락만 뒤적일 뿐 도통 떠먹지도 않고 있던 윤호가 신경이 쓰였다.

 

  "어? 밥 안 먹어? 얼른 먹어."

 

  "아니. 너무 맛이 없어서 못 먹겠어."

 

  울듯이 말하는 윤호가 왜 이러나 싶어서 숟가락으로 윤호의 밥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웩.

  이거 왜 그래?

  밥이 설익은 건가?

 

  "헐, 윤호 네 것 왜 그래?"

 

  "이상해? 내 것만 이상한 거야?"

 

  "어. 이상해."

 

  윤호에게 내 밥그릇을 내밀었다.

  한 숟가락 떠먹은 윤호는 충격을 받은듯했다.

 

  "아, 난 다 다 똑같은데 나만 못먹는 건 줄 알았어."

 

  "뭐야. 가서 바꿔 달라고 해."

 

  "응."

 

  윤호는 밥그릇을 들고 배식하는 사범님에게 가서 밥을 바꿔오더니 열심히 먹어댔다.

  쯧, 윤호 녀석도 그냥 못 먹겠으면 말을 하지.

  그걸 또 꾸역꾸역 입에 넣고 있었다니...

  그나저나 너무 춥네.

  몸을 움츠리며 일어나 밥그릇을 설거지통에 넣었다.

 

  "너 입술 왜 그렇게 파래?"

 

  한 사범님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물었다.

 

  "추워서요. 뭐 따뜻한 국물 없어요?"

 

  "없지. 이리 와서 불 좀 쬐고 있어. 커피 끓일 거니까 그거라도 마셔."

 

  사범님은 작은 포트를 꺼내 생수를 넣어 끓였다.

  불 옆에 서 있으니 그나마 작은 온기가 느껴졌다.

  잠시 후, 커피 향이 가득한 종이컵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야, 감기 걸린다. 갑자기 흐려져서 춥다."

 

  "네에."

 

  따뜻하고 달달한 믹스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아, 좀 낫네.

  으....

 

 

  *

 

  점심을 먹고 나서 물놀이를 하는데 영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뭐랄까 자꾸 머리가 아프고 멀미하는 느낌.

  같이 놀던 여진이에게 그냥 텐트에 간다고 이야기했다.

 

  "헐? 제제 많이 아파?"

 

  여진이가 걱정되는 얼굴로 물었다.

 

  "그냥 좀, 가서 누워있으려고"

 

  "같이 가줄까?"

 

  "아니 괜찮아 서영이도 있잖아. 같이 놀아."

 

  여진이가 한사코 따라 나온다는 걸 사양하고는 텐트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사모님이 계실 줄 알았던 텐트는 텅 비어있었다.

  아, 낚시하러 사모님도 가셨나?

  머리에서 물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닦아야 하는데 기운이 없다.

  물기가 있는 채로는 텐트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그냥 돗자리 위에 무릎을 안고 앉았다.

  어지러워.

  멀미하는 거 같아.

  토하고 싶어.

 

  "뭐야. 유지애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박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대답해야 하는데 머리 아프다.

 

  "유지애! 괜찮아?"

 

  사범님이 어깨에 손을 대 가볍게 흔들었다.

  고개를 힘겹게 들어 사범님을 쳐다보았다.

 

  "뭐야? 왜 죽어가?"

 

  사범님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아파요오."

 

  괜히 어리광이 나온다.

  사범님의 눈에 당황함이 서리는 것처럼 보였다.

 

  "왜 이래. 어디가 아픈데?"

 

  "속도 안 좋고, 머리도 아프고, 아 토하고 싶어요. 흑."

 

  누군가 받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자 어리광은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사범님이 일어서 어디론가 향했다.

  혼자 남겨진 거 같아 괜히 더 서러워졌다.

  서러운 기분에 고개를 파묻고 있던 것도 잠시

 

  "마셔."

 

  사범님이 활명수를 건넸다.

  받은 활명수를 따려고 하니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사범님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병을 가져가 따서는 다시 손에 쥐여줬다.

  세 번에 걸쳐 활명수를 마셨다.

  사범님은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어깨에 걸쳐 여며주더니 수건으로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걸쳐진 옷에서 사범님의 체온이 느껴졌다.

 

  "일단 머리부터 말리고 아까 점심 달달 떨면서 먹을 때부터 알아봤다. 머리 말리라니까 안 말렸지?"

 

  "사범님 시끄러워요. 머리 아파."

 

  "아프다고 아주 막나가네 유지애."

 

  사범님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지압하듯 머리를 말리는 손길에 두통이 조금 가시고, 뻐근하던 어깨가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수건으로 머리를 말려주던 사범님은 수건을 그대로 머리 위에 올려놓더니 손을 달라고 했다.

  기운은 없었지만, 시키는 대로 손을 내밀었다.

  사범님 외모와는 정반대로 크고 투박한 손이 내 손을 감싸 잡았다.

  얼굴은 완전히 왕자님인데 손은 용사님이네.

 

  "쯧. 손 찬거 봐라."

 

  작게 혀를 차며 사범님은 손을 조물조물하더니 합곡혈을 세게 눌렀다.

 

  "악. 아파요."

 

  놀라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잡고 있는 사범님의 힘을 이길 수가 없었다.

 

  "가만 있어 봐. 여기 누르면 좀 나아져."

 

  오른손을 맡긴 채 다시 무릎을 안고 고개를 파묻었다.

  작은 아픔과 함께 사범님 손의 온기가 전해왔다.

  이상하게 나른해지는 것 같다.

 

  "자, 반대 손 줘봐."

 

  살짝 졸려올 때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을 바꿔서 내밀었다.

  다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좀 나아?"

 

  "모르겠어요."

 

  "손 따줄까?"

 

  "싫어요오. 무서워요."

 

  사범님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콜라 먹고 싶어요."

 

  "안돼. 속 버려."

 

  "사이다라도."

 

  "똑같아."

 

  단호하기는.

  마시면 나아질 거 같은데.

  한참을 그렇게 손을 만져주시던 사범님이 내 옆에 앉았다.

  다리 한쪽을 피시더니 내 머리를 당겨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일도 폭신하지 않은 단단한 근육이 느껴졌다.

  딱딱해.

  살짝 엎어지듯 나를 돌린 사범님은 등을 살살 쓸어내렸다.

  굉장히 나른해지는 기분이었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까보다는 두통이 좀 약해지고 있었다.

 

  "유지애 그냥 자라, 약 기운 돌면 좀 나아져."

 

  낮은 울림이 꿈처럼 들려왔다.

  어지러운 머릿속과는 다르게 등에서 기분 좋은 토닥임이 계속 느껴졌다.

  뭐라고 대꾸를 해야 하는데 눈이 조금씩 감겼다.

  어? 나 전에도 이러지 않았나?

  계속되는 토닥임과 멀리서 들리는 소란스러움을 자장가 삼아 점점 세상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작게 사범님의 노랫소리도 들렸던 거 같지만 그게 현실인지 내 꿈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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