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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7 화. 얼음 사장 위에 계신 그 분
작성일 : 17-07-06 11:57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6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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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7 화. 얼음 사장 위에 계신 그 분

 

 

 

 지원은 집으로 오라는 아버지의 연락에 세희에게 뒤통수를 얻어 맞아 끓어오르던 분노가 가라앉음을 느꼈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흐트러져 있는 모습을 강 회장에게 보인다면, 틀림없이 질타를 피하기 힘들 것이다.

 

 그는 남아있던 생수 한 병을 다 마셨다. 그러고도 냄새가 쉽게 가시질 않아, 구강청결제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쏴아아-

 

 구강청결제로 어느 정도 냄새를 제거한 지원은 거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집에 들를 생각을 하니 벌써 답답했다. 개운해야 할 구강청결제가 오늘따라 시베리아의 얼음처럼 차갑게 느껴졌다.

 

 그의 집은 가족의 정이란 것을 느껴볼 여유가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는, 대학생이 되자마자 지금 그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로 독립하였다. 감정이 메말라 버린 본가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희망고문 하듯 바라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더 편하니까.

 

 

 

 그의 아버지, 강 회장은 그의 할아버지가 키워 오신 회사를 너무 사랑하셨다. 회사를 돌보시는 데 너무 힘을 쏟아버린 그는, 가족들을 돌아볼 여력을 남기지 않으셨으니까. 그러고 보면 밖에서 완벽하다 해도 안에서까지 완벽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그는 아버지의 사랑이 갈구 했었다. 사랑받기 위해 그 또래 때 할 수 있었던 재롱도 피워보았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강 회장은 관심 어린 사랑은커녕, 어린 시절부터 감정을 숨기고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K그룹의 후계자 자리는 남자인 그가 물려받아야 한다고.

 

 - 우리 지원이, 아빠가 네게 거는 기대가 정말 크단다. 총명하기도 하지.

 

 강 회장의 그 말은 어린 시절의 그에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충격은 고스란히 상처로 남아 그의 심장 어딘가에 깊숙하게 박혀버렸다. 그렇지만, 그는 그런 아버지에게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어서 노력했다.

 

 어린 마음에, 힘이 들어서 포기할까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런 날들에는, 혼자 방에 남게 되는 밤이 오면 숨죽여 우는 날도 있었다.

 

 아버지께서 감정을 잘 숨기고, 열심히 공부하면 사랑해주시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꾹 참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더 열심히 노력할수록, 아버지의 기대는 커져만 갔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버지의 얼굴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그 어린아이가 자라고 단단해져서 지금의 얼음 사장이 되었다. 그는 자신이 더는 어리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틈을 보일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장담하였다.

 

 감정은 일을 처리하는 데 불필요한 사치라고 생각하게 된 그였다.

 

 과연 그럴까.

 

 

 

 

 

 ***

 

 

 

 

 

 [퇴근하세요.]

 

 세희는 강 사장의 문자를 받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는 이렇게 빨리 집에 보내줄 넓은 아량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아직 퇴근 시간까지 1시간이나 남았는데?!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얼마가 남던. 햇병아리인 그녀가 별수 있나. 강 사장이 하라면 하고 말라면 말아야지. 그래도 일찍 퇴근하는 게 어디야.

 

 그녀는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 맛본 칼 같이 빠른 퇴근. 즉, ‘칼퇴’에 입 꼬리가 절로 위를 향하였다.

 

 “저 퇴근하겠습니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작성했다. 일찍 퇴근하는 김에 재희와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다.

 

 

 

 

 

 ***

 

 

 

 

 

 “저 왔습니다.”

 

 지원은 신고 있던 구두를 벗으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실내 온도는 푸근했지만, 사람 사는 냄새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넓은 집은 그 어떤 집보다 싸늘했다.

 

 그때.

 

 후다다닥-

 

 

 

 집 안에서 범상치 않은 진동을 일으키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왔다.

 

 “지원아아아~ 우리 지원이 왔어? 보고 싶었어! 이게 얼마만이야!! 얼굴 살 빠진 것 좀 봐. 그래도 내 동생은 귀엽다니까. 꺅~!! ”

 

 위층에서 내려와 지원의 주변을 빙빙 맴돌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여자는 그의 둘째 누나, 혜빈이었다.

 

 외국에 나가 있던 그녀가 지금 여기 있는 것을 보니, 강 회장이 그녀도 부른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시지?

 

 짧게 자른 머리에 부드러운 컬을 넣은 그녀는 뭐가 그렇게 신이 나서 즐거운지. 연신 그의 얼굴을 한번. 손을 한번. 번갈아가며 조물딱 조물딱 거린다.

 

 지원이 그나마 본가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누나들의 영향이 컸다.

 

 특히, 둘째 누나인 혜빈의 영향이.

 

 

 

 혜빈은 삼 남매 중 가장 발랄하고 자유분방했다. 회사로 들어올 생각이 없으면 미국으로 가서 경영 공부를 하라는 아버지의 엄명을 쿨하게 무시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그녀가 사랑하는 미술 공부에 푹 빠져버렸으니 말이다.

 

 이 집에서 강 회장의 말을 안 듣는 자식도 혜빈이었다. 그리고 강 회장은 웬일인지 혜빈의 자유를 가장한 탈선만큼은 눈을 감아주었다.

 

 그가 바라본 혜빈은 자신보다 회사를 더 잘 꾸려나갈 것처럼 보였다. 책으로 배운 지식과는 상대가 안 될 실력이 그녀에게 있었다. 정작 그녀는. 같이 회사 경영을 배워보지 않겠느냐는 그의 제안에, ‘그렇게 따분한 곳에 내가 왜 들어가니?’라며 매몰차게 거절하고 한국을 떠나버렸지만 말이다.

 

 

 

 “큰 누나는?”

 

 “언니? 오늘은 아버지가 너랑 나만 부르셔서 안 올걸? 그리고 너도 알잖아. 언니 작년에 결혼해서 그 집에 적응하느라 바쁠 거야.”

 

 큰 누나, 희연은 작년에 국내 최고의 의사 집안의 자제와 결혼했다. 그녀가 연애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작년에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건네준 그녀에게 내심 서운했었던 그였다. 결혼 날짜를 결혼 상대보다 먼저 알려준 큰 누나. 이 자리에 없어서 더 보고 싶었다.

 

 

 

 “왔니? 아버지가 서재로 오라고 하신다.”

 

 그의 어머니가 웃으시며 지원을 맞이해주었다.

 

 “왠지 느낌이 안 좋은데.”

 

 혜빈이 입술을 삐죽이며 지원과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

 

 

 

 

 

 ***

 

 

 

 

 

 벽 전체가 책으로 가득한 책장으로 뒤덮인 서재에, 강 사장이 신문을 읽으면서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지원의 차가움이 마음을 닫은 데서 흘러나오는 것이라면, 강 회장의 눈빛은 뼈 속 깊은 곳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사업가의 그것이었다.

 

 “아빠! 지원이 왔어요. 회사 일로 바쁠 애를 이렇게 갑자기 불러내시면 어떡해요.”

 

 “앉거라.”

 

 혜빈의 넉살 좋은 타박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 둘을 바라보며 소파에 앉을 것을 요구했다.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실까.

 

 그들이 자리에 앉고서도 강 회장은 신문을 보는 틈틈이 자식들을 뚫어져라 관찰 할 뿐. 이렇다 할 말을 꺼내지 않았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강 회장의 눈빛에, 두 남매는 불안한 느낌이 점점 더 강해져 오고 있음을 느꼈다.

 

 강 회장은 읽던 신문을 접고, 소파에 앉은 두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지원이는 올해 스물아홉이고, 혜빈이는 서른이지? 너희도 다 컸구나. 혼기가 꽉 찬 나이들이니 이제 집안을 위해 결혼해야 할 때가 왔구나.”

 

 “!!!!!!”

 

 “좋은 자리가 많이 들어오더구나. 그중에서 골라, 내 조만간 연락줄 테니 한번 만나들 보거라.”

 

 지원은 강 회장의 말을 듣고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결혼이라니. 감정이라는 것을 잊고 살면서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사치로 자부하며 잊어버렸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낯선 그에게, 결혼은 그런 것이었다.

 

 이대로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야 하는 걸까?

 

 그런 그의 기분을 눈치챈 혜빈은 재빠르게 대답했다.

 

 “아버지. 저는 미술이 좋아요. 몇 번을 말씀드려요. 그리고 요즘 세상에 정략결혼이니 뭐니. 그런 딱딱한 사랑이 어디 있어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할래요. 그리고 지원이도 이제 다 큰 성인이에요.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무조건 따라오던 애가 아니라구요. 얘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게 내버려두세요.”

 

 “혜빈이 너는 언제까지 프랑스에 있을 거냐. 이제 철없는 반항은 그만 해야지. 남자를 내조할 수 있는 여자가 최고야. 너도 어서 출가해서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되어야지?”

 

 강 회장의 딱딱한 결혼관. 만만치 않다.

 

 참다못한 혜빈이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

 

 “혜빈이 너는 프랑스 생활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 오거라. 결혼 후에도 얼마든지 그림 그리며 살 수 있으니, 한국에서 그림으로 터 잡고 살 수 있게 해주마.”

 

 “아버지! 왜 이렇게 막무가내세요? 저희 이야기도 좀 들어주세요! 저는 사랑도, 일도. 제 실력으로 이루고 싶어요!”

 

 

 

 강 회장은 혜빈이 뭐라고 하든 자신의 의견을 밀고 나갈 작정이었다. 사실, 얼마 전에 있었던 만찬 자리에 함께한 M 호텔의 사장이 지원을 마음에 들어 했었다.

 

 알아보니, M 호텔 민 회장은 외동딸이 있는데 그녀가 민 회장의 뒤를 이어받게 된다고 했다. 지원과 짝을 맺게 된다면 K 그룹은 호텔경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

 

 자신의 회사에 어울리는 며느리는 대기업 자제나 명문가 자제 정도로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런 최고 호텔의 자제라니. 속으로 저절로 만족스러운 웃음이 나왔다.

 

 그는 지원의 혼사 얘기가 오고 간 김에, 혜빈도 시집보내려고 마음먹었다. 자식들의 의견보다 사업적으로 어떤 이득이 생길까 하는 계산이 우선인 강 회장이었다.

 

 “희연이는 안 그랬는데 너희는 왜 그 모양이냐. 우리 그룹의 자제로 태어났으면 그룹을 위해 희생할 줄도 알아야지. 희연이가 얘기 안 해주던? 희연이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시집갔다. 지원이 넌? 그룹을 위하지 않는 아들이라면 나는 필요 없다.”

 

 

 

 쿵-

 

 강 회장의 마지막 한 마디에, 지원과 혜빈은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늘 밝고 착하게 웃어주던 희연이였다.

 

 소녀처럼 순수했고,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던 그녀였는데. 정략결혼이라니.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가버린 걸까.

 

 ‘나는 이제 어떡해야 하는 걸까...’

 

 

 

 지원은 처음으로 누군가에 의해 강요 받으며 살아온 제 삶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던졌다.

 

 솔직히 얘기하면, 결혼이 싫다. 아직 누군가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정략결혼이면 더 문제가 된다. 사랑에 아무런 미련이 없는 그였지만. 막연히, 자신의 온 마음을 다 바칠 사랑만큼은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 아직은...

 

 “아버지. 앞으로 이런 얘기로 저희 부르지 마세요. 저녁 먹고 가려고 했는데 그냥 갈게요!”

 

 혜빈은 멍하게 앉아있는 지원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막, 그를 데리고 서재를 나가려는데.

 

 강 회장이 그런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그럼 딱 석 달 기다려주마. 혜빈이 너는 네가 원하는 남자랑 연애부터 시작하도록 하고. 연애상대가 없다면 그때는 시킨 대로 해야 해. 지원이 너는 석 달 후에 이 아비가 정해주는 아가씨하고 만나 보거라.”

 

 혜빈은 속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한숨으로 삭이며 지원과 함께 서재를 나갔다.

 

 ‘연애가 내 마음대로 되면 그건 연애가 아니죠. 저는 그런 사랑보다, 지금의 제 삶을 더 사랑해요.’

 

 

 

 ***

 

 

 

 “아버지는? 아버지는 어쩌고 너희 둘만 나오는 거니?”

 

 부엌에서 나온 문 여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혜빈과 지원을 번갈아 보았다.

 

 “오늘은 그냥 갈 거야. 아버지 너무 하신 거 아니야?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

 

 

 

 문 여사는 강 회장과 정략결혼을 한 사이였다. 시아버지의 눈에 든 그녀는 그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강 회장에게 조금씩 빠져 들어갔고, 사랑 하게 되었다. 사랑이란 것을 믿지 않았지만, 어느 날 사랑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찾아왔다.

 

 그를 사랑하게 되고, 그에게도 사랑을 바라고 있었지만. 끝내. 강 회장은 그녀를 돌아보지 않고 회사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래서 그녀는 사교계로 나가 외로움을 달랬고, 혹시 모를 그의 관심을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신을 가꾸는 데 열중 했다.

 

 그녀는 자식들만큼은 영혼 있는 사랑을 하고 살았으면 했다. 비록, 강 회장이 회사에 눈이 멀어 자식들을 사업 확장을 위한 징검다리로 보더라도. 남들이 명문 집안이나 대기업과의 정략결혼이라고 말하더라도.

 

 충분하게 만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결혼 생활을 누렸으면 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너희를 위한 거란다. 언젠가 너희가 늙으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올 거야.”

 

 문 여사는 오늘도 자신의 남편 편에 섰다.

 

 그녀는 자식들이 남편과는 반대로 나가는 일이 있어도, 항상 자식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다.

 

 마음속으로는 몇 번이고 자식들을 위해서 그들의 삶을 살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고 싶었지만, 그녀는 강 회장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이 같은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강 회장은 혼자니까.

 

 그를 아직도 사랑하기에.

 

 

 

 “이건 절대 우리를 위한 길이 아니야! 두고 봐요. 우리도 우리 길을 헤쳐 나갈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테니. 가자.”

 

 “혜빈아. 너 잠은 어디서 자려고?”

 

 “당분간은 호텔에서 지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한테 나 찾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쾅!

 

 

 

 

 

 ***

 

 

 

 

 

 “지원아.”

 

 자신이 멍하게 있을 동안 어느새 혜빈의 손에 이끌려 대문 밖으로 나온 지원이었다.

 

 “응?”

 

 아. 자신을 부르는 혜빈의 말에,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린 지원이었다. 멍하게 있는 자신이 낯설었다. 머리 아픈 문제로 이렇게 길게 정신을 놓은 적이 없었는데. 집을 나올 때까지 혜빈의 손에 이끌려 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누굴 닮아가는 건가.

 

 “아버지 말씀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너도 이제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봐. 괜찮아. 난 이제 너도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할 만큼 했다고 봐. 힘들었지? 이제 네가 갈 길 가. 그래도 돼.”

 

 혜빈은 그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런 그녀가.

 

 그의 뺨 위로 손을 올려 쓰다듬다가 멈칫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잘못된 눈치다.

 

 

 

 왜?

 

 혜빈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야.”

 

 “응?”

 

 지원은 갑자기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자신의 뺨을 만지다 말고 자신의 얼굴 주변을 코로 킁킁대는 그녀를 보며 의아했다.

 

 왜 저래?

 

 “이게 무슨 냄새야? 어우 젓갈 냄새~ 너 젓갈 마셨니?”

 

 혜빈은 손으로 코를 막으며 지원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섰다.

 

 진지했던 분위기가 지원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비릿한 까나리 젓갈의 향으로 깨져버렸다.

 

 지원은 속으로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한 사람으로 인해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분노, 부끄러움 등의 감정들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중이었다. 이 세희라는 여자 때문에 자신의 완벽했던 세상이 깨지는 것은 입사 날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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