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38. 여기는 어디인가
작성일 : 22-01-27 13:23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679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성은 유아를 놓아주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고 해가 중천에 떠올라도 성과 유아는 머리카락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밖에 서 있던 봉수는 전전긍긍이었다.

 

 “이를 어쩐다...”

 

 반면, 연실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럴 수도 있지. 두 분이 궐에 들어오신 후로 어디 함께 있는 시간이 있었어?”

 “어제 저녁 경연도 파하셨다. 오늘 아침 문후도 거르셨다고. 지금 해가 중천인데, 아직도 일과를 행하지 않으시니. 필히 경을 치실 것이란 말이야.”

 “이해하시겠지. 다들 소문 들으셨을 거잖아.”

 “저하께선 그러셔선 안 돼!”

 “어째서? 저하는 사람 아니야? 저하는 사내 아니냐고!”

 “다른 이는 몰라도, 저하께선 흐트러지시면 안 된다고! 절대.”

 

 성의 속내를 알 턱이 없는 연실은 갸웃하고 답답해 할 뿐이었다. 봉수는 당장이라도 방을 쳐들어갈 기세로 움찔거렸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성의 모습이 보였다.

 

 “저하!”

 “어찌 여기에 있느냐?”

 “예? 저하. 해가 벌써 중천을 지나옵니다. 어찌-”

 “서고로 가자.”

 

 성은 싸늘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어찌-”

 

 어리둥절하기는 연실도 마찬가지였다. 처소에서 나오는 사람이 성 하나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우리 마마는 어딜 가시고?”

 

 성은 연실을 본채 만 채 하며, 휙 지나쳐버렸다. 성과 봉수가 떠난 방으로 연실이 달려 들어갔다. 방 안은 텅. 아무도 없었다.

 

 “우리 마마는 어딜 가신 거야?”

 

 그 사이, 유아는 지하 동굴에 있었다. 그녀는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수장, 청과 마주했다.

 

 “저하.”

 “아닌데? 내가 너를 제명했다하며, 이젠 수장이라 부르지도 않는 게야?”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젠 올 일이 없을 거야. 딱 한 번 만이다. 너를 이런 식으로 돕는 건.”

 “계획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씨들과 거래를 한다는 것이...”

 “이제 김척론자의 수장은 성이가 될 테니까, 뜻을 존중해줘야지.”

 “그럼?”

 “너희 집안을 염려하는 구나. 네가 성이의 걸림돌이 되지 않아. 염려 마.”

 

 유아는 고개를 숙였다. 청은 유아에게 다가와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지금 집중해야 하는 건, 어떻게 하면 성이의 옆에서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느냐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어허~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천하의 김유아가 왜 이래?”

 “... 가시죠!”

 “그래! 이거지!”

 

 청은 시익 웃고는 앞장서 걸었다. 유아는 청과 함께 동궁전 옷방으로 나왔다.

 

 “더 외로울 거다. 여긴 그런 곳이니까.”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 사람이 여기에 있으니까요.”

 

 유아는 해맑은 미소를 남기고 나갔다.

 

 “그게 더 염려가 되니 하는 말이지.”

 

 ***

 

 “아들아! 내 아들아!”

 

 대왕은 허공을 휘저었다. 두 눈을 뜨고도 그는 허상만을 보았다.

 

 “전하.”

 “세자는 어디 있느냐? 세자를 들라하라!”

 “전하. 세자저하께오서는 지금 삼정승과 만나고 계시옵니다.”

 “어째서?”

 “전하께오서 세자저하께 오늘 하루 일과를 맡기지 않으셨나이까?”

 “그랬느냐? 그래. 믿을 만하다. 산이라면 믿을만하지.”

 

 상선은 대왕의 말에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대왕이 말하는 세자는 지금의 청이 아닌, 죽은 정훈세자였다. 대왕의 치매증상은 나날이 심해져갔다. 그리고 좋지 않은 타이밍에 중전, 성희가 찾아왔다.

 

 “중전마마께서 알현을 청하시옵니다.”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성희의 모습이 보이자 대왕의 표정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네, 이년! 어디 감히!”

 

 대왕의 호통에 성희가 깜짝 놀라 빤히 쳐다보았다.

 

 “전하. 어찌 제가 그런 상스런 말을 하시옵니까?”

 “어디 감히 중궁의 옷을 훔쳐 입고, 과인을 놀리는 것이냐!”

 “전하. 제가 중전이니 제 옷을 입지요.”

 “상선! 이 년을 당장 끌어내고, 의금부에 가두라.”

 “전하...”

 “전하! 지금, 저한테 년이라 하셨습니까? 정말 이렇게까지- 설마...”

 

 성희는 상선을 쳐다보았다. 상선은 그저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그러자 성희는 못 볼꼴을 봤다는 표정으로 휙 뒤를 돌아 나갔다.

 

 “상선은 뭘 하고 섰느냐?! 당장 저 천한 것을 잡아가두지 않고!”

 “예! 예, 전하.”

 

 상선은 성희를 뒤따라 나갔다. 그렇게 대왕은 한바탕 하고 나면, 피곤해서인지 바로 잠이 들었다. 이번에도 대왕은 잠이 들었다. 성희는 따라 나온 상선과 함께 중궁전으로 왔다.

 

 “앉게.”

 

 성희는 새침하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럼, 서 있던지.”

 

 성희는 상선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너희는 잠시 물러가 있어.”

 

 주위를 다 물린 후, 성희가 물었다.

 

 “아주 심해지고 계시는데, 전하의 용태가.”

 “오늘은 이상하게 조금-”

 “네 이놈! 감히 누굴 속이려 들어? 내가 전하의 용태를 모르면, 누가 알아야 하느냐?”

 “송구하옵니다.”

 “어의의 말은 어떠하더냐?”

 “늦추는 탕약도 시침도 이젠 말을 듣지 않는다 하옵니다.”

 “그럼 저렇게 미친 채로 죽어야 한다고?”

 “마마!”

 “하... 환장하겠네. 하다하다.”

 “마마. 아무리 소신의 앞이라고는 하오나 말씀을 삼가시는 것이...”

 “지금 나를 가르치려 드느냐?”

 

 상선은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이만 나가봐도 좋네.”

 

 상선은 굳은 얼굴로 방에서 나갔다.

 

 “늙은 노친네 수발도 미치겠는데, 이젠 미치기까지? 가지 가지하네 정말. 밖에 편상궁 있느냐?”

 

 성희의 부름에 편상궁이 급히 들어왔다.

 

 “예, 마마.”

 “오라버니 오시라고 해.”

 

 ***

 

 그날 밤, 대왕의 행동은 궐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다. 그리고 청에게 곧 보위가 옮겨갈 일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대신들은 저마다 어느 처마에서 비를 피할지를 궁리하는 중이었다. 김씨들은 특히나 설왕설래였다. 대왕이 죽으면, 이제 믿을 만한 구석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런 김씨의 영수, 구준에게 서신이 도착했다.

 

 -일을 대체 어찌 처리하는 것인가? 내가 지금 빈궁과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지가 얼마인 줄 아는가? 일을 이따위로 처리할 것 같으면 우리의 거래는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대가 과연 여태까지의 힘을 권력으로 얻은 것이 맞는 것인가를 의심하게 한다. 진정 거래를 하려거든 증명하라. 당장!-

 

 성의 서슬 퍼런 경고의 편지였다. 구준은 그 서찰을 보석함에 넣어두었다.

 

 “밖에 있느냐?”

 “예, 영감마님.”

 “중전마마께서 나를 찾는다 하지 않았느냐?”

 “예. 연통이 왔습니다.”

 “입궐해야겠구나.”

 

 구준은 즉시 중궁전으로 향했다.

 

 “오랜만입니다, 오라버니.”

 “저를 찾으셨다고요.”

 “전하의 용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고 계십니까?”

 “오늘의 일은 들었습니다.”

 “이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세자에게 패를 걸어야지요.”

 “세손이 아니라?”

 “그건 나중입니다. 어차피 빈궁의 아비가 우리의 사람이 되었으니, 마마께서 잘 하셔야지요.”

 “확실합니까?”

 “해서, 곧 빈궁의 아비를 이조참판으로 만들까 합니다.”

 “좋습니다. 빈궁은 혜빈에게서 지켜내겠습니다.”

 

 구준은 새침한 성희를 빤히 쳐다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그럼, 여태까지 빈궁을 혜빈과 같이 대하셨습니까?”

 “그럴 리가요.”

 “듣는 귀도, 보는 눈도 많습니다. 혜빈은 뭐라 해도 세손의 친모이고, 빈궁에게는 시어머니입니다. 혜빈 성미에 빈궁의 시집살이가 만만히 않을 것이니 잘 감싸주세요. 그게 마마께도 좋은 일 아닙니까? 그렇게 하면 할수록 혜빈의 속이 더 뒤틀릴 테니.”

 “그럼요. 잘 알겠습니다.”

 “또한, 전하께서 과거의 기억을 계속 붙잡고 계시니, 마마께선 당분간 대전으로는 들지 마세요.”

 “그러다 전하께서 혜빈의 말을 들으시면 어쩌려고요. 요즘 혜빈이 계속 대전으로 들어서는 눈도장을 찍고 있단 말입니다.”

 “걱정하세요. 다시 우리에게 패가 돌아오고 있으니.”

 

 구준의 확신은 역시나로 흘러갔다.

 

 ***

 

 “거, 여기 우리 도련님 자리요!”

 “이름이라도 써 놓던가!”

 “이 놈이!”

 “뭐, 넌 뭐하는 놈인데?!”

 

 과거시험 마지막 날. 이 먼지 풀풀 날리는 아수라장 사이에 영목이 있었다. 영목은 성에게도 말하지 않고 과거시험을 치르고 있었다.

 

 “오늘의 시제를 발표하겠소~!”

 

 시제를 보고 한번 숨을 고른 영목은 일필휘지. 거침없이 글을 써내려갔다. 손목이 뜨끈뜨끈 해질 정도로, 손마디가 빨갛게 상처가 날정도로 길고, 열심히 써내려갔다. 마침내 글을 완성한 영목은 자신의 이름 홍영목을 쓰고는 답안을 제출했다. 그리고 이 답안은 대왕, 청과 성이 함께 보았다.

 

 “어찌 생각하느냐?”

 

 대왕은 성에게 물었다.

 

 “제가 판단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합니다.”

 “왜? 너의 오랜 벗이라서?”

 “예.”

 “벗이라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영목의 글은 뛰어나다. 나는 이 글에 장원을 줄 것이다.”

 

 세자도 표시를 함께 했다.

 

 “소자의 뜻도 같습니다.”

 

 대왕은 구준에게 답안을 넘겼다.

 

 “홍가 영목에게 장원을 주는 것이 좋겠다.”

 

 영목은 이후, 사간원 정언 자리에 임명되었다.

 

 ***

 

 유아는 홀로 방안에 무릎을 세워 앉아 시무룩해 있었다. 연실은 그런 유아의 곁을 지켰다.

 

 “에휴~...”

 “대체 무슨 일입니까?”

 “다 뜻이 있으시다.”

 “그래도 그렇지, 혼례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독수공방을 시킵니까?”

 “독수공방 아니야.”

 “맞거든요? 지금 딱, 그래 보이거든요.”

 “치!”

 “마마. 그러지 말고, 딱 한 번 만 바깥나들이를 하면 안 됩니까? 신씨 오라비를 못 본 지가 지금 얼만줄 아셔요?”

 “난 저하를 못 본지 얼마나 되었지?”

 “한, 열흘 되었나?”

 “하... 나도 운종가가 그리워.”

 

 유아의 외로움은 다시 마음의 병이 되었다. 그 병을 도지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시집살이. 윤희의 행동 때문이었다.

 

 “먹도 제대로 갈 줄 모르느냐?”

 “송구하옵니다, 어마마마.”

 “대체 뭘 배운 것인지. 계모라 가르쳐주지 않던?”

 

 유아는 어떤 답도 하지 않고 묵묵히 먹을 갈았다. 직접 죽을 쒀오라 하여, 죽도 쒔고, 약도 다렸고, 윤희의 얼굴에 바를 분도 개었다. 며느리인지 시중인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마.”

 

 다음날, 유아는 아침이 되었는데도 답이 없었다. 연실이 다시 유아를 불렀다.

 

 “마마. 김상궁입니다. 마마.”

 

 연실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유아는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 놀란 연실이 다가가자 유아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어디 갔었어... 무서웠단 말이야.”

 

 연실은 유아를 꼭 안아 주었다. 유아가 어머니를 잃었던 그날부터 한동안 유아에게 있었던 행동. 그 일이 다시 발생하기 시작했다. 꿈에서도 악몽을 꿔서는 밤새 홀로 끙끙 앓거나, 우울감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날이 이어졌다. 연실은 궁녀를 통해 이 소식을 성에게도 알렸으나, 성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무슨 시집살이라도 시켰다 하겠구나. 엄살은.”

 

 윤희는 그런 유아의 상태를 보고는 눈을 흘리고는 휙 가버렸다. 아무도 위로하지 않았다. 유아는 오늘도 악몽을 꾸고는 연실의 품에 안겼다.

 

 “여기가 어디냐? 어디에 있는 것이냐? 여기 무섭다. 연실아, 나 여기 무서워.”

 “아휴~ 우리 가여운 아가씨. 어찌할꼬.”

 

 ***

 

 늦은 밤. 새벽이라 해도 될 만큼 늦은 시간이었다. 지하 동굴엔 김척론자의 주요 인물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수장, 청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지금 수장자리를 승계합니다.”

 

 청은 성의 어깨위로 손을 얹었다.

 

 “이제부터, 네가 수장이다.”

 “네.”

 

 청은 미리 성과 논의를 한 이후였다. 한편, 이제야 듣게 된 다른 사람들은 놀랐다.

 

 “수장. 아직 하실 일이 많습니다. 어찌 그러십니까?”

 “보위를 이을 날이 머지않았소. 한 나라의 왕이 이곳에 남아있다는 것이 이상한 것 아니겠나? 그래도 염려는 접으시오. 난 여전히 이 나라의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오.”

 

 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수장의 자리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오. 또한, 하나 더 발표할 것이 있소.”

 

 성은 봉수에게서 족자를 건네받았다.

 

 “김씨 외척들이 조금씩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있소이다. 벌써 이 안엔 존재를 들킨 사람들도 있소. 본인은 모르겠지만.”

 

 그러자 모두의 고개가 제각기 움직였다. 당황한 눈치였다.

 

 “당연한 것 아니겠소? 10년이 넘도록 이어진 존재요. 그동안 사람도 늘었고, 실수도 많았으니. 해서, 지금부터 우리의 이름과 조직을 다시 재편 할 계획이오. 우린 김척론자가 아니오. 우린 비밀결사로 외척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안정을 위해 정진할 것이오.”

 

 ***

 

 늦은 밤, 연실은 직접 성이 있는 서고로 향했다. 봉수가 연실을 발견했다.

 

 “누이.”

 “저하께선?”

 “아직 서고에 계시지.”

 “부탁 하나만 하자.”

 

 연실의 진지한 표정에 봉수는 긴장했다.

 

 “뭔데?”

 “우리 빈궁마마. 잠시만 궐 밖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줘.”

 “어? 많이 심각해?”

 “호전되질 않아. 이대로 가면... 저하를 만나 뵐 수 있을까?”

 

 봉수는 즉시 서고로 들어갔다. 책을 정리하고 있던 성은 봉수가 있는 쪽으로 돌아보았다. 성의 표정은 환했다.

 

 “이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유아는 뭐 하고 있는 지 알아봐.”

 “연실누이 아니, 김상궁이 알현을 청하옵니다.”

 

 봉수의 진지한 표정에 성은 뭔가 불안함을 직감했다.

 

 “들라고 해.”

 

 마침내 연실과 성이 마주했다.

 

 “연실아.”

 “저하!”

 

 연실은 성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연실아...”

 “저하. 우리 빈궁마마, 딱 한 번만 출궁하시면 안 됩니까? 단 며칠만... 있게 해 주십시오.”

 “무슨 일이야?”

 

 연실은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성은 연실을 지나쳐 밖으로 뛰쳐나갔다.

 

 “저하!”

 

 그리고 유아의 방 앞. 유아의 처절한 목소리가 들렸다.

 

 “연실아~! 연실아... 나 좀 살려줘... 연실아!”

 

 성은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방구석에서 과거의 악몽에 사로잡힌 유아의 모습을 보았다. 가엾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유아야...”

 “연실아... 연실아~”

 

 성은 유아에게 다가갔다.

 

 “김유아. 유아야. 정신 차려. 나 왔어.”

 “때리지 마요. 가만히 있을 게요. 제발... 그러지 마요...”

 “유아야...”

 

 성은 유아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다 안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눈 추억이 많아, 그저 밝은 모습이라 별 일 아니라고 여겼다. 그것이 착각임을 깨닫는 순간, 성은 무너졌다. 성은 유아를 꼭 껴안아 주었다.

 

 “잘못했어. 내가.”

 

 유아가 엄살을 부리는 것이라 여겼다. 이딴 일로 독해질 필요는 없었다. 대체 이곳은 어떤 곳이기에, 그 밝던 아이를 이렇게 만드는 것인가. 성은 자괴감이 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0 40. 마찬가지 2022 / 1 / 27 33 0 7098   
39 39. 피 마르는 사랑 2022 / 1 / 27 31 0 6099   
38 38. 여기는 어디인가 2022 / 1 / 27 29 0 6794   
37 37. 야한 왕자님 2022 / 1 / 27 30 0 6451   
36 36. 결혼은 현실이다 2022 / 1 / 27 29 0 7770   
35 35. 진짜 2022 / 1 / 27 26 0 6015   
34 34. 드디어 2022 / 1 / 27 27 0 6577   
33 33. 저울질 2022 / 1 / 27 26 0 6764   
32 32. 우연의 탈 2022 / 1 / 27 25 0 5503   
31 31. 왕자의 결혼 2022 / 1 / 27 28 0 6647   
30 30. 계획 2022 / 1 / 27 30 0 5544   
29 29. 연모에 빠진 날 2022 / 1 / 27 30 0 5960   
28 28. 밀회 2022 / 1 / 27 30 0 5906   
27 27. 진심 2022 / 1 / 27 27 0 5446   
26 26. 나쁜 녀석들이 판치는 세상 2022 / 1 / 27 27 0 5022   
25 25. 어긋남 2020 / 9 / 23 124 0 4895   
24 24. 함께 갇히다 2020 / 9 / 23 135 0 6045   
23 23. 여인 2020 / 9 / 23 126 0 6439   
22 22. 수장 2020 / 9 / 22 120 0 6714   
21 21. 누구 2020 / 9 / 22 127 0 7890   
20 20. 왕관의 무게 2020 / 9 / 21 142 0 5172   
19 19. 선택 2020 / 9 / 21 135 0 4937   
18 18. 쉿 2020 / 9 / 21 128 0 7984   
17 17. 인연 2020 / 9 / 21 124 0 4672   
16 16. 또 반하다 2020 / 9 / 21 138 0 5681   
15 15. 컴백 운종가 2020 / 9 / 21 151 0 5433   
14 14. 온다. 나에게 2020 / 9 / 21 134 0 5466   
13 13. 후회 2020 / 9 / 21 136 0 3343   
12 12. 단오 2020 / 9 / 21 131 0 4000   
11 11. 사랑 2020 / 9 / 21 141 0 4097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야릇한 호레이쇼
joinB
내 약혼자가 왕
joinB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