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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22. 수장
작성일 : 20-09-22 16:54     조회 : 120     추천 : 0     분량 : 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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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는 늦은 시간까지 백선생의 책방에 있었다.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불빛이 일렁이는 호롱을 쳐다보며 두 사람은 생각에 빠졌다. 턱을 괴며 생각에 빠졌던 유아가 말을 꺼냈다.

 

 “스승님.”

 

 함께 턱을 괴고 있던 백선생은 무심하게 답했다.

 

 “예.”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뭐가요?”

 “왕족님 말입니다.”

 “이 청이라는 왕족 말입니까?”

 “예. 이상하지 않습니까?”

 “하긴. 그런 이름을 가진 왕족은 도성에 없다는데.”

 “그런데, 수장은 어째서 그 이름을 알고, 명을 내린 걸까요?”

 “그러게요.”

 “뭐, 떠오르시는 바가 없으십니까?”

 “제가요?”

 “예.”

 “흠...”

 “스승님.”

 “예.”

 “아무 생각도 안하시면서, 하는 척 마십시오.”

 “예.”

 “아, 스승님!”

 

 유아는 답답함에 참을 수 없었다.

 

 “아이고, 깜짝이야! 어디서 황소라도 자셨나, 나날이 기운이 참 좋으십니다.”

 “어째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아니, 다른 분도 아니고, 수장이 아는 사람이라면 뭐, 숨겨진 왕족이라도 되나보죠.”

 “혹시...”

 “혹시?”

 “혹시 말입니다...”

 “뭐가 감이 옵니까?”

 “수장이... 그...”

 “에이~! 수장이 그 왕족이라고요? 에이! 그런 불순한 말을 입에 올립니까?! 스승 앞에서 못하시는 말이 없습니다!”

 “말은 끝까지- 그게 아니고. 수장이 왕으로 만들려는 사람이 그 분 아닌가 하고요.”

 “세손이 아니라?”

 

 유아는 확신에 찬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백선생은 유아의 말에 설득이 되고 있었다.

 

 “하긴. 집도 모르겠고, 지내는 곳도 모르겠고, 누구의 자손인지도 모르는데, 수장이 동의했다? 이상하지요. 갑자기 나타난 것도 이상하고.”

 “그러니까요!”

 

 백선생은 감격한 듯 눈물을 글썽이며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

 

 “역시! 내 제자!”

 “스승님!”

 

 유아도 함께 감격해 백선생과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머리를 모았다.

 

 “그럼. 이 중차대한 사안을 행동에 옮겨볼까요?”

 “역시, 스승님이십니다.”

 “그 분이 나타나자마자 실행하겠습니다.”

 “예!”

 

 이 스승과 제자는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전혀 모르는 듯, 평소처럼 능청스런 사제지간으로 돌아왔다. 아니, 돌아온 척 했다.

 

 ***

 

 캄캄한 어둠 속에서 흙냄새가 났다. 공간을 울리는 걸음 소리가 이곳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성은 눈을 뜨려 애를 썼고, 눈을 뜨자 앞은 여전히 캄캄했다. 한 몇 초간 눈이 어찌 되었나 등골이 오싹했지만, 다행히 빛이 보여 안심했다. 얼굴에 거친 무언가가 씌워진 것인지, 숨쉬기가 힘들었다. 몸은 끈으로 묶여 있었다. 다리는 다행히 멀쩡하니 도망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이 발버둥치자 누군가의 손길이 쓰러져있는 그를 일으켜 세웠다.

 

 “누구냐! 감히, 누구냐!”

 

 곁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음에도,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성의 팔을 잡고 있는 사람은 분명 사내였다. 검을 다룬 사내. 손 아귀힘이 대단했다.

 

 “날 붙잡아도 얻을 바가 없다. 어리석은 자가 아니고서야-”

 

 성의 말이 아직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얼굴에 씌워진 헝겊이 벗겨졌다. 갑자기 밝은 빛이 들어오자 성은 눈을 찌푸렸다.

 

 “좀 거칠었구나.”

 

 공간을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밝은 빛에 눈앞의 풍경이 조금씩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울리는 공간은 동굴 벽을 치고 온 소리였다. 이곳은 동굴이었다.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 공간. 밝은 빛은 이곳 구석구석 가득 켜 있는 촛불이었다. 초 만으로 이토록 밝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환했다. 그리고 힘. 성의 팔을 잡고 있는 그 힘은 역시나 사내였다. 옆에 칼을 차고 있는 무사. 짙고 긴 눈썹에, 옆으로 긴 눈, 강하고 또렷한 동공, 살짝 부스스한, 묶인 머리를 한 사내. 웃음기라고는 한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많이 놀랐니?”

 

 이제 마지막. 목소리. 주위를 둘러봐도 목소리는 손 아귀힘이 강한 사내의 것은 아니었다. 검은 공간. 이 장소로 오는 통로로 보이는 검은 장소에서부터 시작된 울림. 목소리. 혹시, 그림자인가?

 

 “누구냐?!”

 “그래. 이제 때가 된 것이겠지.”

 

 그리고 어둠이 누군가를 토해내듯 모습이 조금씩 드러났다. 저 발. 다리. 손. 어, 얼굴...!!! 성의 눈이 커질 대로 커졌다. 어둠이 토해낸 사람. 그는 세자, 숙부였다. 성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채 벌어지지 못해 멈춰버린 입을 멍하니 열고, 자신에게 웃으며 당당히 걸어오는 숙부를 바라볼 뿐이었다.

 

 “흠. 놀란 것이 확실하군.”

 

 청은 시익 웃으며 성의 볼을 살짝 튕기듯 꼬집고는 자리에 앉았다. 사복으로 갈아입은 청이 도포를 펄럭이고는 자리에 앉자, 성의 팔에 가해지던 힘도 사라졌다. 몸을 옥죄던 끈도 스르르 풀렸고, 어둠 속에서 봉수도 웃으며 나타났다.

 

 “세손저하. 괜찮으십니까?”

 “보, 봉수 넌- 저하!”

 

 성은 아직 말을 회복하지 못했다. 청은 재미있다는 듯 웃어보였다.

 

 “앉아. 궁금할 것이 아니냐.”

 “아, 아니. 대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시는 분이 어째서...”

 

 청은 팔을 휘휘 돌리며 능청스레 답했다.

 

 “내가? 어디가? 좀이 쑤시긴 했지. 근래엔.”

 

 성은 멍하니 신나게 돌아가는 청의 팔 돌림을 바라보았다. 청은 목 고개를 젖혀 몸을 풀고는 주위를 손으로 훑으며 말했다.

 

 “여기가 앞으로 네가 가끔 오게 될 공간이다. 조선에 이 공간을 아는 이는 몇 없지.”

 “어째서 이렇게. 아니, 이 공간은 어딥니까? 정말 괜찮으십니까?”

 “이야~. 우리 성이가 못 본 사이 말이 많이 늘었구나!”

 “숙부! 말 돌리지 마시고요!”

 

 성의 말에 청은 진지한 얼굴로 돌아왔다.

 

 “이거 직접 말한 적이 없어 쑥스럽구나. 내가, 성이 네가 찾던 그 수장. 김척론자의 수장이다.”

 “하!...”

 

 봉수는 성보다 조금 일찍 알았다는 데, 또 그 특유의 우쭐함을 내비쳤다.

 

 “놀랍죠? 저도 놀라서 오줌 지릴 뻔했습니다.”

 “넌, 저리 가고.”

 “어, 어디...?”

 

 성은 곁에 앉아 있던 봉수의 의자를 발로 툭 쳐서 넘어뜨렸다. 동시에 봉수도 고꾸라졌다.

 

 “숙부! 이게 말이 됩니까?”

 “왜 말이 안 돼? 난 외척이 싫고, 싫어서 싫은 사~람? 했더니, 꽤 모이더라고. 그래서 가끔 만나고, 욕도 좀 하고, 그러다 보니 일이 커졌지 뭐야.”

 

 청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여전하십니다.”

 “사람이 변하기는 쉽지 않단다.”

 

 청은 시익 웃어보였다. 항상 이토록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왕의 차남으로 종묘사직이니, 나라의 숙명이니, 권력이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래서 보다 자유로웠고, 웃을 날도 많았던 사람이었다. 반면, 형인 정훈세자는 웃음에도 의미가 있다며 이리저리 말을 옮기는 사람들로 인해 웃을 날도, 웃지 못 할 날도 고민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성은 자유롭게 웃을 수 있는 숙부를 좋아했다. 낙천적인 성격도 한몫했지만, 그 성격도 궐 안에선 소용없었다. 그런가 싶었는데,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숙부께서 김척론자의 수장이라서, 아!...”

 

 성은 자신의 잘못을 떠올렸다.

 

 “이름? 그건 봐 줄게. 어쩔 수 없다고, 믿어주마. 뭐, 여인 하나 꾀는 일이 쉽진 않지.”

 

 청의 말에 봉수가 고개를 함께 끄덕였다. 성은 손을 휘휘 저었다.

 

 “아, 아니! 여인이라니요. 저는 단지-”

 “그래. 이해한다니까?”

 “숙부!”

 “다 컸구나. 좋아하는 여인도 생기고 말이야.”

 

 청의 말에 다시 한 번 봉수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하... 곧 다 말할 것입니다.”

 “그래야지. 진전이 되려면. 헌데, 예쁘지?”

 “숙부~우!”

 

 봉수가 대신 답했다.

 

 “선남선녀라 해도 무방합니다.”

 “오호~. 거 보기 좋겠구나. 내가 아직 경대를 직접 보지 못했어.”

 

 성은 두 사람의 짝짜꿍에 당할 재간이 없어보였다. 그래서 그의 눈에 들어온 사람. 목석처럼 꼿꼿하게 곁에 서 있던 그 사내였다. 성은 그 사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말했다.

 

 “저 놈! 누굽니까?”

 

 성의 말에 청도, 봉수도, 서 있던 무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청이 말했다.

 

 “세손씩이나 되어, 이놈, 저놈.”

 “저 무사 말입니다. 누굽니까? 숙부의 호위는 아닌 것 같아서.”

 “나의 말에만 움직이는 나의 야생마. 아니다, 야생... 늑대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이 자네를 늑대라고 한다지?”

 “예.”

 

 청의 말에 성은 피식 웃었다. 진짜 웃겨서가 아니라, 일종의 신경전이라고 해야 하는 게 맞겠다.

 

 “풋! 늑대는 무슨. 행색이 제비 같군.”

 “제, 제비...”

 

 청은 두 젊은이의 신경전에 피식 웃었다.

 

 “잘 지내야한다. 앞으로 너의 호위는 이 녀석이 할 것이니. 수는 뭐하느냐? 세손께 인사드려야지.”

 

 무사는 고개를 숙여 성에게 인사했다.

 

 “어 수라합니다. 세손저하.”

 “혹시, 이자가 검은 늑대라는 자입니까? 소문만 무성한.”

 “소문만? 뭐, 맞다. 아주 잘 컸지.”

 “숙부께서 키우셨습니까?”

 “내 자식 같은 놈이긴 하지. 너보단 두 살 형이다.”

 “해서요?”

 “쩝...”

 

 성은 형으로 부르는 것을 거절했다. 한낮 무사에게 형님이라니. 청은 입맛을 다셨다. 씁쓸하달까?

 

 “내 정체를 아는 사람은 이제 이 나라에 단 넷이다. 나, 어 수, 성이 너, 봉수. 이렇게 넷.”

 “어 수, 이자는 궐에 있는 자가 아닌데, 숙부께선 어떻게 궐에서 나오셨습니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으시고?”

 “다 방법이 있느니라. 급할 것 없다. 뭐, 급한 건 내 쪽이긴 하지.”

 “예?”

 “내 정체를 알았으니, 이제 네가 할 일이 많아지겠구나.”

 “제가 할 일이 무엇입니까?”

 “연애 잘 하고-”

 “숙부!”

 “김척론자의 일원이 되었으니, 그 임무도 착실히 하고.”

 “그건 염려 마십시오.”

 “또, 준비를 해야겠지?”

 “무슨 준비를...?”

 “내가 듣기론 운종가에서 네 얘기가 나왔다던데?”

 

 성은 잠시 머리가 굳은 것이 틀림없었다. 왕. 왕좌의 주인이 되는 일이었다.

 

 “숙부. 그것은-”

 “나의 계획도 그러하다. 허나, 벌써부터 너에겐 그 자리를 제안한 사람들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채우겸도 또, 그림자라는 놈도?”

 

 성의 동공이 흔들렸다. 청은 무언가 알고 있는 눈빛이었다.

 

 “그들을 다 통틀어도 날 이길 자는 없겠지. 난 네 숙부니까.”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대체?”

 “음흉한 놈. 됐다! 너무 지체해선 안 된다. 난 그만 올라가보마. 수 너는 나의 명이 있을 때까지 세손의 곁에서 한시도 눈을 떼선 안 될 것이다. 알았지?”

 “예. 주군.”

 “숙부. 저는 그것만 하면 되는 겁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던 청은 성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것 말고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 간다~”

 

 청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청이 자라져도 수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성에게로 향했다.

 

 “나가시지요, 저하.”

 

 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나가느냐?”

 “뫼시겠습니다.”

 

 수의 이끌림에 함께 어둠속으로 사라진 성은 어두운 굴을 타고 들어갔다. 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안내한 수를 뒤따라갔고, 나무문을 열고 나가니 옷감이 가득 쌓인 창고 안이었다.

 

 “여기가 어디냐?”

 “김만영이라는 거상의 창고입니다. 낯선 사람이 자주 오가는 곳이라, 눈에 띄지 않고 옮겨 다니기가 편하지요.”

 

 수의 안내로 창고 뒤로 빠져나온 성과 봉수는 곧장 거리로 나갔다. 날은 자시 정각(*밤 11시)쯤 되어 보였다.

 

 “이 시각에 돌아다니는 건 곤란하오.”

 

 봉수가 수에게 말했다. 벌써 한 시간 전부터 도성을 순찰하는 순라군이 돌아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혹여 이들에게 발각이 되면 일이 커진다.

 

 “염려 마십시오.”

 

 수는 자신 있게 답하고는 자신이 걸어가는 길로 안내했다. 수를 따라가는 곳마다 순라군은 둘째 치고 아예 인적이 없었다.

 

 “저 녀석. 위험하구나.”

 “예?”

 “순라군의 동선을 죄다 파악하고 있어.”

 “세자저하를 모시니, 그럴 밖에요.”

 “위험하군.”

 “지금 저하가 제일 위험합니다. 쉿! 조용히 좀 하십시오. 평소엔 그렇게 과묵하시더니.”

 “뭐?”

 “쉿!”

 

 봉수는 성의 팔을 잡고 끌었다. 성은 괘씸함에 버텼고, 봉수는 성을 힘주어 끌어당겼다.

 

 “내관 생활이 편- 헉!”

 

 성은 화를 내려다 눈앞의 광경에 숨을 죽였다. 봉수가 끌어당기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순라군에게 들킬 뻔했다. 그렇게 세 남자는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여기서 지낼 것이냐?”

 “예.”

 “방을 내어달라?”

 “그래주시겠습니까?”

 “싫어.”

 “예.”

 “어?”

 “뭘, 말씀이신지?”

 “됐다고?”

 “원치 않으신다면, 제가 강요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허...”

 “또 왜 그러십니까?”

 “또라이네.”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

 “어디서 지내게?”

 “지낼 곳이야 많죠.”

 “오호~ 그래요? 그럼 그러거라.”

 “예. 내일 뵙겠습니다.”

 

 수는 스윽 사라졌다. 봉수는 성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왔다.

 

 “왜?”

 

 성은 언짢다는 듯 물었다.

 

 “소인의 기억력이 너무 좋아 문제입니다.”

 “뭐라는 것이냐?”

 “저하. 유아 아가씨 일은, 해결 하신 것인지요?”

 “허억!”

 

 봉수는 고개를 저었다. 성은 벗던 옷을 다시 주워 입었다. 그러자 봉수가 성의 손을 토닥였다.

 

 “이미 늦은 시각이옵니다. 지금 가신다 한들, 늦었나이다. 내일 아침 일찍 가소서.”

 “서찰이라도 보내야겠구나.”

 

 성은 급히 종이를 펼쳤다. 그리고 써내려갔다. 흘끔 보던 봉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이십니까?”

 “그럼.”

 “어찌...?”

 “다 생각이 있다. 자! 이걸 전하라.”

 “지금요?”

 “시간이 없다.”

 “에힝~”

 “어허!”

 

 ***

 

 유아는 잠들지 않았다. 잠옷 차림으로 책상에 턱을 괴고 앉아 한참을 생각 중이었다. 연실은 앞에서 유아의 저녁 간식을 대놓고 먹고 있었다.

 

 “진짜 안 드십니까?”

 “어. 너나 먹어.”

 “고민 해결 하신 줄 알았더니. 또 고민이 생기신 겁니까?”

 “그 이 청이라는 사람을 추대한다는 건, 역모 아닌가?”

 “예?! 여, 역모?”

 “쉿!”

 “잘 밤에 무슨 해괴망측한 말씀을 하셔요?”

 “후계는 세손이 이어야 한단 말이야. 헌데, 다른 왕족을 추대한다는 건, 분명...”

 “누가요?”

 “수장이, 역모를 하려는 것인가... 적어도 옳은 판단을 하실 분이라 여겼는데.”

 “혹시, 그 분이 세손인 건 아니고요?”

 “누가?”

 “그분 말입니다. 수장.”

 “그럴 리가 없어. 세손은 나와 동갑이란 말이야. 다섯 살짜리가 수장이 될 순 없어.”

 

 그때였다. 창문으로 돌 던지는 소리가 톡톡 하고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야?”

 “나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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