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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63. 두부같은 악연
작성일 : 20-02-15 19:06     조회 : 39     추천 : 0     분량 : 6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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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두부같은 악연

 

 

 

  “….”

 

  무언가가 목 끝까지 일렁이다 아래로 자신을 감추었다. 행여 중간에 깨시기라도 하면.. 걱정을 하나 더 얹어주는 나쁜 딸이 될 것 같아, 뒤로 숨긴 치마를 돌돌말아 최대한 시야에 잡힐 수 있는 면적을 줄였다. 시계의 초침소리가 지나갈 수록, 생각이 깊어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엄마께 항상 예쁜 말투로 대답하고, 순간 순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지만.. 마음은 굴뚝 같아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치마 관련말을 꺼내기에는.. 요동치는 죄송한 마음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교복의 가격도 상당히 비싼 수준이었기에, 여비분을 따로 구비해놓지 않았다보니 바로 대안을 찾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두리번 대던 중, 거실에 있는 반짓고리를 발견했다.

 

  ‘..그래!’

 

  ‘스스로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어, 바느질 관련 아이들을 모아둔 바구니를 들고 내 방으로 왔다. 꽤나 묵직했던 구성이었기에, 열자마자 여러가지 도구들이 날 반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

 

  무게의 지분을 차지 했던 것은 완전한 실뭉치와 정갈한 바늘세트가 아닌.. 밖에서 나눠주는 물티슈와 간이 반짓고리 뭉치였다. 교회나 학원홍보하는 사람들이 나눠주는.. 미니사이즈의 도구들.

 

  “…”

 

  나도 모르게 순간 멍해졌다. 흔들리는 감정이 머리를 침식시키려 하고 있었지만, 엄마의 지친 모습을 마주했던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무언가 부족하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조그만 아이들로도 충분히 내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내 욕심과 일치하지 않는 풍경에 감정이 휘둘리는 건 아까의 몇 분 정도로 충분하다.

 

  “뭐, 이정도면 충분하네!”

 

  반짓고리들의 양을 보니, 넉넉하다 못해 오래 쓸 수 있는 양이다. 하나를 열어, 치마 색과 비슷한 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허나 작은 반짓고리가 머금고 있는 색 종류에는 내 치마와 어울릴 수 있는 실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겠다 싶어, 그나마 많이 남아있는 것 같은 빨간색 실과 손을 잡았다.

 

  뜯어졌던 치마의 단추를 최대한 허리부분 끄트머리에 놓고, 강철 단추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여러번 바느질 했다. 투지에 불 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내 손. 그에 대한 결과물로 치마 위에 빨간색의 면이 생겼고, 단추기둥이 눈에 보일정도로 두꺼워졌다.

 

  ..엄마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내 잘 못때문에 엄마에게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두 생각으로 중심을 잡고 단추 바느질을 시작하다보니, 열심히 하고 있는 스스로를 왠지 모르게 칭찬해주고 싶었다.

 

  “좋았어!”

 

  치마의 색과 정 반대인 빨간색이다보니 눈에 확실히 띄기는 했지만, 마음먹고 움직인 반복작업 덕에 튼튼한 치마 단추가 완성되었다. 사실, 바느질과 친하지 않다보니 몇 번 찔리긴 했지만.. 이 정도 쯤 밴드로 감싸면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다.

 

  막상 하고나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이 성취감을 만족시켜 주었다. 이게 뭐라고 새로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걸까.

 

  “뭐하러 돈 쓸 생각했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구만 뭐!”

 

  삐죽 삐죽 튀어나와 있는 실밥을 가위로 정리한 뒤, 치마를 개워 침대 위에 두었다. 이쯤 되면 시간 많이 흘렀겠거니 싶어 책상 위 시계를 바라보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평소라면 절대 이시간에 나갈 내가 아니지만, ‘운동도 할 겸 빨리나가자’ 마음 먹고 거실로 내려온 뒤, 엄마께 덮어드렸던 담요가 살짝 내려온 걸 발견해 다시금 올려드린 다음 종종걸음으로 조심히 바깥을 향해 움직였다.

 

  ‘짹짹’ 의문모를 새의 울음소리가 맑은 하늘의 상태를 대변해준다. 빠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확실히 공기가 평소보다 더 선선하다. 코끝에 닿아오는 온도가 이슬을 머금은 마냥 촉촉하고 시원하다. 그 온도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몸의 따뜻함을 올리고자 기지개를 쫘악 펴고 온 힘 다해 하늘끝까지 팔을 벌렸다. 구름까지 끌어안을 정도로 쭉 펴진 팔이, 어깨에 시원한 감각을 가져다 주었다.

 

  “좋아, 이 정도면 쫀쫀해.”

 

  스스로가 작업한 교복치마는 생각보다 더 튼튼했다. 성공했다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살도 뺄 겸 운동하기 위해, 빨리가는 코스가 아닌 돌아가는 코스로 전진했다.

 

  음, 물론.. 돌아가는 코스라는 이름은 있지만 어떤길 인지 잘 모른다. 그냥 평소 안 가던.. 처음 보는 길로 전진하는 것 뿐.

 

  “뭐, 결국 지구는 둥그니까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그렇게 성취감에 휩싸여 씩씩하게 전진하던 내 모험의 결과는..

  ..참담했다.

 

  아까만 해도 알고 있던 풍경이었는데.. 생각없이 걷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생전 처음보는 외딴 섬이었다. 우리 집 앞에서 들려오던 새의 지저귐은 어디가고.. 이 공간에선 다른 목소리를 가진 새가 ‘짹짹’ 거리고 있었다.

 

  이제서야 마주한 사태의 심각성.

  멍한 표정으로 멈추어있던 정적이 눈동자의 흔들림으로 인해 미세한 지진을 일으킨다.

 

  “여..여기가 어디지.”

 

  누구라도 지나가면 X팔림을 무릎쓰고 질문을 시작했을 텐데.. 심지어 아무도 지나가질 않았다. 아니, 사람 머리카락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미약하다 못해 점점 하강하는 올바른 길 퍼센트에 절망해 생각을 포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으로 붉은머리의 사람 한 명이 지나갔다!

 

  이 기회를 놓치면 완벽한 지각확정이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처음보는 사람의 뒷 모습에게 말을 걸었다.

 

  “저..저기 죄송한데, 00고등학교!!”

 

  내 목소리에 숨겨진 절박함을 느꼈는지, 걸어가던 붉은머리 사람이 천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을 반짝이며 질문을 이으려다, 어디선가 많이 봤던 얼굴이었기에.. 잠시 버퍼링을 머금고 말았다. 교복도 자켓만 안 입었지.. 우리 학교 교복인 것 같은데..

 

  ‘다시봐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누군지 파악하는 내 두리번 거림과는 달리, 날 알고 있다는 듯 굳어지는 붉은머리 사람의 표정이 귀찮음과 짜증남을 동시에 머금고 눈썹사이에 잔뜩 구겨진 도로를 드러냈다. 저 미간이 고속도로였다면, 혼잡하다못해 서로 가겠다고 붐볐을 것 같다.

 

  스쳐지나가는 생각의 조각들을 천천히 끼워맞췄다. 길이감을 가진 커트머리에, 삐죽삐죽 끝이 모난 듯한 붉은 머리카락. 길쭉하면서 약간 사나운 느낌이 드는 눈매. 생각보다 하얀 피부.. 호랑이까진 아니지만, 새끼 호랑이쯤은 될 것같은.. 귀여운 듯 힘있는 인상.

 

  목소리를 들으면 확실히 누구인지 알 수 있을것 같아 다시금 말을 걸어보려다.. 잔뜩 구겨지는 인상을 보고 순간적으로 한 기억을 떠올렸다.

 

  ‘네모난..’

  ‘..두부.’

 

  하얀 손에 걸려있던 두부를 담은 검은 봉지. 엄마께서 화낸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핑계삼아 두부의 주도권을 내 쪽으로 옮긴 뒤 빠르게 계산을 끝마쳤던 나의 성공적 미션. 안 볼 사람 뭐 어쩔거냐며 신나했던 과거의 나는.. 미래에 이런 장면을 마주할 거라는 건 알고서 그런 짓을 했던 걸까.

 

  ‘그..그때 그 두부잖아?!!”

 

  숨기지 못하는 표정을 알아챈 빨간 사람이 경계를 머금으며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얼떨결에 나도 그에 대응해 경계를 잔뜩 끌어안았다.

 

  “….”

 

  “….”

 

  앞 사람과 내 주변에 머무는 조용한 바람소리.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소리를 죽인 채 우리의 피부만 훑고 지나간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아 빈틈만 노리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앞 사람의 반응은 무미건조 했다.

 

  “..뭐.”

 

  삐죽대는 눈매를 더욱 구부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길을 잃어 도움을 찾아 헤메던 좀 전의 절박한 목소리에 대한 답을 이어준 것 같았다. 별 미동이 없는 반응에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오! 모르나봐!! 크크크!!’

 

  붉은머리 사람이 째진 눈매를 깜빡이며 날 계속 보고 있다. 이 순간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처음보는 척하고 지나가지 않는다면.. 잊어버렸던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날지 모른다. 일단,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스스로를 잘 알기에, 마음 속으로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다.

 

  ‘그래, 난 저 사람 처음 본다.. 처음 봐.. 처음이다..’

 

  그렇게 정신수양을 마치고 헛기침을 공중에 흘려 보낸 뒤, 최대한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가림을 잔뜩 곱씹은 채 딱딱하고 진지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아..아닙니다. 학생씨.. 갈 길 가주세요?”

 

  이 정도면 절제 잘했다 싶어, 뻔뻔함을 유지한 채 뒤 돌아 가려고 했는데.. 붉은사람의 큰 목소리가 나의 진행을 방해했다.

 

  “야, 너 저번에 두부아니야?”

 

  “..!!”

 

  아무것도 모른다를 그렇게 반복했건만, 솔직한 내 몸은 움직이는 방법을 잊어 버리고 말았다. 당당하게 앞으로 걸으라고 소리쳐도 되돌아오는 건 멈추어버린 스스로의 정적 뿐이었다.

 

  ‘우..움직여!! 뭐하는거야 지금!!’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발을 움직이려 했는데..

  이게 무슨 일. 발은 움직이지 않고 발가락만 움직인다.

 

  ‘이 이상 이러고 있으면 자백하는 꼴 밖에 안돼!!’

 

  전진은 불 가능했지만 후진은 가능했기에, 다시금 두부에게 걸어가 웃으며 아무말이든 설명을 늘어놓았다.

 

  “하하하하!! 죄송한데 저는 학교를 가봐야해서요. 하하하하!!”

 

  ‘하’라는 단어가 지나치게 많았지만, 이게 나의 최선이었다. 말의 마무리로 호탕한 웃음을 드러낸 다음 뒤 돌아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두부의 목소리가 내 진행방향을 또 한 번 가로막았다. 확실히 말하면.. 멈출 수 밖에 없는 거였지만.

 

  “MI친. 잘 도 간다. 그 쪽 학교 반대방향이니까 잘 돌아서 가라.”

 

  “…?!!”

 

  고장난 걸음이 오른쪽 왼쪽을 왔다갔다 하더니, 어쩔 수 없이 유턴해 다시 두부 앞으로 나아왔다.

 

  물론, 얼굴은 쳐다보지 않고 오른쪽을 바라본 채로.

  앞 사람의 시선에 보일 수 있도록, 오른쪽 입꼬리만 올린 채 최대한 호의적인 말투로.

 

  “저..저기 정말 처음 보시는 분.. 혹시 학교가시는 거라면..”

  “같이 가시는 건 어떠신지.. 여쭈어 보고싶네요...?”

 

  더듬더듬 소심충만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 나를 향해 한심하다는 목소리가 찾아왔다.

 

  “학교 가는 길도 모르는데 학교를 다니냐? Byoung신도 아니고.”

 

  자.. 처음 찾아오는 해다의 단어 풀이 시간!

 

  [학교 가는 / 길도 / 모르는데/ 학교를 / 다니냐? / Byoung신도 / 아니고. ]

 

  이렇게 나누게 되면 뜻 풀이가 쉬워지는 데요? 어머머.. 뒷 부분에 큰 오류가 존재하네요. ‘학교 가는 길도 모르는데 학교를 다니냐’ 는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분노 문장 정도로 끝낼 수 있지만.. 어머어머.. 뒷 단어가 아주 화가 나는 걸요?

 

  (Xsin..)

 

  Listen & Repeat 시간 이었기에, 불편한 그 단어를 이해할 수 없어, 계속 반복해서 의미를 추측했다. 그러던 중 제대로 된 의미를 알아버렸다.

 

  ‘뭐? X신?!!’

  ‘아니, 뭐 사정상 이렇게 되서 모를 수 도 있지. 욕을 한단 말이야?!’

 

  확하고 분노를 드러내려다, 음.. 저 무서운 눈매에 대놓고 말은 못하겠고.. 허나, 분노에 적셔져 ‘드렁드렁’ 움직이는 입술이 터져나올 듯 했기에, 뒤돌아 우물우물 복화술로 두부에 대해 읊조렸다.

 

  “내가 이런 사정만 아니었어도 너한테 도움 안 받아! 이 미개한 인간님아!”

 

  큰 욕을 한 건 아니었지만, 드러냈다는 것 만으로도 분노의 수치가 3분의 1정도 감소했다. 들숨 날숨을 반복 한 뒤, 침착함을 유지 한 채 몸을 다시 두부쪽으로 돌렸다. 화나는건 화나는 거지만.. 어쨌든 아쉬운건 나였다. 분함을 삼키고 미소를 유지한 채 공손히 부탁드렸다.

 

  “좀 도와주시는 건 어떠세요? 네?”

  “가시는 길인 것 같고.. 같이가면 좋잖습니까. 하하하!!”

 

  이 정도면 충분히 정중한 말투인 것 같은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이 상황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짜증난다는 듯 구겨지는 인상. 날카로운 눈매가 눈꼬리를 뾰족하게 만들더니 새하얀 피부를 움찔거리며 냉기어린 말을 내뱉었다.

 

  “웃지마, 더러워.”

 

  갑작스런 모욕적인 말. 이런 말이 돌아올 거란건 1그램도 상상치 못했기에, 대략 정신이 멍해지고 말았다.

 

  ‘뭐..뭐라는..뭐..’

  ‘더..더러워?!!’

 

  분명 웃는 사람에겐 침도 못뱉는 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나보고 더럽댄다.

 

  과포화된 분노 저장공간이 목 끝까지 형태들을 밀어내고 있다. 어떻게든 누르려 애썼지만, 점점 부푼 분노 솥뚜껑이 결국 하늘 위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아니, 어쩌라고 그럼!! 아C 진짜!!”

 

  허나, 짜증을 드러내고 나서 돌아온.. 앞 사람의 눈빛에 의해 잠시 멈칫하고 말았다. 눈빛 하나로 분위기를 제압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처음 들어봤는데.. 눈치 없는 내가봐도 앞 사람은 심각한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심지어 나는 이 사람에게 부탁하는 입장이다. 이렇게 전개되면 나만 불리해 진다.

 

  “아니.. 어..”

 

  수습하고자 허공에 오른손을 휘적여 보았지만, 두부의 말은 단호했다.

 

  “너 혼자 쳐가.”

 

  ..이 자식, 자신이 갑인 걸 장난아니게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분노를 드러내봤자 이득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고, 화는 났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기에, 입을 삐죽 내밀고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하하! 아이고~ 정말 미안해~ 그러니까아.. 같이 가는게 어때? 친구?”

 

  친구라는 단어 때문일까.

  미묘한 움찔함이 앞 사람에게 드러났다.

 

  “..노강우.”

 

  ‘..뭐지?’

 

  “이름 불러. 애매한 지칭어 듣기 싫으니까.”

 

  갑작스런 소개시간. 마음을 열겠다는 의미인가 싶어, 아쉬운게 없는 사람으로써 기쁘게 미소지은 뒤. 상큼하게 인사를 건넸다. 좀 과장해야 진심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 평소 잘 하지 않던 행동들도 조금 가미해서 친근함을 표현했다.

 

  “그래, 강우야. 반가워! 우리 이름 공유한 특별한 사이도 되었으니, 같.이.갔,으.면.좋.겠.다! 꺄하!”

 

  “….”

 

  ..뭐지. 이 정적은.

  길에는 시계가 없는데.. 왜 초침소리가 들리는 걸까.

 

  ‘마..맘에 안드나? 최대한 밝게 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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