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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운명찬탈자 : 미래를 보는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8.8.12

 
기회를 잡아라 (7)
작성일 : 18-10-08 10:43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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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우는 재빨리 기사들의 공격을 피해 멀찌감치 물러섰다. 그들이 타고 있는 말은 하루에 천리 길도 너끈히 갈 수 있는 신마(神馬)들이다. 멀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와장창!!!

 

 이윽고 멈춰 있던 시계가 부서지고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붕!!!

 

 한 몸처럼 움직인 기사들의 무기가 송진우가 있던 곳을 몰아쳤지만 이미 송진우는 그곳에서 멀리 떠난 후였다.

 

 “어디야? 어디로 사라진 거야?”

 

 이건 염상섭의 필살의 일격이었다. 이제까지 이 스킬에 적중되고 몸 성히 나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절대라고 믿었던 스킬을 보잘것없이 보이는 송진우가 피한 거다.

 

 전설의 기사들도 서둘러 송진우를 찾았지만 빠르게 움직인 것이 아닌 완전히 사라져버린 송진우를 찾지 못했다. 만약 그들이 사람이 아니라 마수였다면 냄새로 찾을 수 있었겠지만 아무리 전설의 기사라도 후각까지 뛰어나지는 못했다.

 

 휘잉~

 

 결국 유지 시간이 끝나고 전설의 기사들은 역 소환되었다. 강력하지만 유지 시간을 그리 길지 못하다.

 

 “휴~”

 

 그리고 송진우가 시체 사이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멈추고 재빨리 시체 틈 사이를 파고들어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저걸로 왕세자를 노렸으면 큰일 났겠네.’

 

 다행히 당황한 염상섭은 송진우 대신 왕세자를 노릴 생각은 못 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송진우의 낫이 날아든 후였다.

 

 챙!!!

 

 “윽!”

 

 날아든 낫은 겨우 막았지만 그 낫은 빙글빙글 돌아서 어느새 가까이 붙은 송진우의 손에 붙들렸다.

 

 “내 턴이다!”

 

 이미 주력 스킬은 모두 빠져서 쿨 타임 중이다. 물론 염상섭에게 사용하지 않은 스킬이 아직도 많이 남았지만 송진우를 사용하기에는 모두 부적합했다.

 

 모든 공격을 피한 송진우는 염상섭을 빙글빙글 돌며 순식간에 세 번이나 공격에 성공했다. 모두 원심력을 이용한 풀 스윙 공격이다.

 

 퍽! 퍽! 퍽!

 

 “컥!”

 

 방어력 높은 염상섭도 비틀거렸다.

 

 시간 정지를 사용한 이후에는 염상섭의 움직임이 미리 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완전하지 않은 카이로스의 힘을 무리하게 사용한 탓인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상관없다.

 

 퍽!!

 

 거대 낫의 우월한 길이를 이용해서 염상섭을 농락했다. 원래 염상섭의 실력이라면 이보다는 더 상대하기 까다로워야 하지만 그는 지금 멘탈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은 상태다.

 

 자신의 필살기가 허무하게 빠졌고 우습게 봤던 언데드 용병은 자신의 모든 공격을 농락하듯이 피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 왕세자의 병력도 건재하다.

 

 자신의 계획이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자 그의 내면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샘솟았다.

 

 “난 플레임의 염상섭이다! 네까짓 게, 감히 내 위대한 계획을 막을 수 있다 생각하나?! 난 공작에 오를 몸이다!!”

 

 평생을 높은 자리에서 아래를 내다봤던 강자의 분노다. 그리고 항상 그들의 위세에 눌려 살아야 했던 송진우는 약자로서 그와 맞섰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싸우는 자가 지키는 자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내 뒤는 낭떠러지다. 한 발도 물러설 수 없어!”

 

 쌓여 있던 송진우의 분노가 불꽃이 되어 염상섭을 덮쳤다.

 

 퍽!!!

 

 용오름처럼 솟구친 거대 낫이 마침내 염상섭의 복부를 뚫었다.

 

 “커억……!”

 

 순식간에 염상섭의 몸에서 생명이 꺼져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송진우는 그만 들리게 중얼거렸다.

 

 “난, 운명에 맞서고 있다. 고작 부와 명예 따위를 추구하는 너는, 날 막을 수 없어.”

 

 “너…… 너…….”

 

 염상섭은 송진우를 잡으려 했지만 손을 뻗기도 전에 몸이 허물어졌다.

 

 쿵!!!

 

 그렇게 플레이어로서 백작의 지위까지 오른 거인, 염상섭이 중앙 대륙에서 허무하게 쓰러졌다.

 

 “길드장님이 쓰러졌다!”

 

 염상섭의 군주 오라 스킬이 사라지자 플레임 길드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안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군주 오라가 사라지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적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다. 헌터들이 약해진 것을 확인한 기사단은 남은 힘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몰아쳐!”

 

 “제, 제길! 이렇게 되면 왕세자를 먼저…….”

 

 다급해진 적들은 왕세자를 노리려 했지만 이미 송진우가 든든하게 그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렇게는 안 되지!”

 

 다시 채찍을 생성해서 원거리로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 그것을 확인한 헌터들은 눈앞이 새하얗게 되었다.

 

 항복할 수도 없다. 왕세자를 시해하려 한 죄는 오직 사형이다. 그렇게 그들은 마지막까지 몸부림치다가 쓰러졌다.

 

 쿵!!!

 

 “헉~ 헉~ 끝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또 흙먼지를 날리며 많은 수의 기마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입이 방정이지!”

 

 죽은 자도 부활시키는 마법의 주문을 외운 대가일까? 성이 있는 쪽에서 많은 수의 병력들이 몰려왔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들은 적이 아니었다.

 

 “왕세자님 괜찮으십니까?”

 

 그들은 마법사의 구조 마법을 받고 출동한 왕실기사단이었다. 신호를 받고 부리나케 달려 이곳에 도착한 거다.

 

 “휴~”

 

 그들을 확인한 순간 송진우의 몸이 허물어졌다. 모든 긴장이 한꺼번에 풀린 탓이었다.

 

 ***

 

 뒤처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왕실 기사단의 출동으로 이 왕자 세력은 모조리 잡혔다. 이제까지 선례로 봤을 때는 이 역모에 가담한 자는 모두 사형이다. 오직 왕족인 이 왕자만이 영원한 유배형에 처해질 거다.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당연히 송진우다. 그 보답으로 국왕이 직접 보상을 내리기로 약조했는데 그것 말고도 얻은 소득은 많았다.

 

 바로 헌터들이 떨어트린 장비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으뜸은 당연 염상섭이 떨어트린 아이템이었다. 디멘션 월드 시스템상, 플레이어가 죽으면 가지고 있는 아이템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떨어트리게 된다.

 

 피닉스 포스 (목걸이)

 (에픽)

 능력 : 지식 스탯의 15%만큼 공격력 증가

  지혜 스탯의 15%만큼 방어력 증가

  불 속성 데미지 +200%

  불 속성 면역

  범위 공격 피해 50% 감소

  모든 공격에 공격력의 50%만큼의 화염 데미지 추가

 

 피닉스 모양이 있는 목걸이다. 이것을 얻자마자 바로 목에 걸고 사람들이 잘 못 보게 옷섶 속에 숨겼다. 염상섭이 애용하던 목걸이니 다른 사람이 알아보면 곤란하다.

 

 “국왕 폐하 납시오!”

 

 이곳은 국왕과 다른 관료들이 국사를 보는 대전이다. 그곳에 왕세자와 여러 사람들이 한쪽 무릎 꿇고 앉아 있었고 송진우도 맨 뒤에서 무릎 꿇고 있었다.

 

 “고개를 들라!”

 

 왕세자의 아버지이자 현재 이 나라의 국왕이 황금색으로 빛나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그러자 안에 있던 모두가 꿇었던 무릎을 들고 똑바로 섰다.

 

 “이번 의식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다.”

 

 둘째 왕자가 왕세자를 죽이려 한 엄청난 사건이지만 국왕은 의외로 담담하게 말했다. 어쩌면 그도 둘째 왕자의 음모를 미리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암투와 음모를 이겨내야만 한 나라의 국왕이 될 수가 있다. 만약 둘째 왕자의 난이 성공했다면 국왕은 아무렇지 않게 그에게 왕위를 물려줬을 거다.

 

 “모두 소자가 부족한 탓입니다.”

 

 “됐다. 그만하면 잘 넘겼다.”

 

 둘의 싸움으로 공들여 키운 기사들이 상당히 줄었지만 왕국 전체로 보면 큰 피해도 아니다. 충분히 복구할 수 있는 숫자다. 그보다는 후계자가 확정되었다는 것이 훨씬 큰 이득이다.

 

 “이제 후계자가 결정되었으니 돌아오는 왕국 건국일에 즉위식을 거행하겠다.”

 

 이제 왕세자가 온전히 후계자가 되었다. 국왕의 선포는 더 이상의 왕위 쟁탈전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제부터는 왕국의 가장 큰 힘인 왕실 기사단도 왕세자의 말에 따를 거다.

 

 “감축드리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왕국의 세대가 교체되는 순간이다. 그동안 왕국을 지켰던 국왕과 그를 계승하는 왕세자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다.

 

 큰 이벤트가 끝나고 논공행상이 진행되었다. 기사들과 병사들, 그리고 헌터들까지 자신의 활약에 따라서 보상을 받았다. 황금과 아이템 등으로 다양하게 보상이 주어졌는데 가장 큰 활약을 한 송진우에게는 역시 가장 특별한 보상이 주어졌다.

 

 송진우는 왕실 관리를 따라서 거대한 문 앞에 섰다. 이곳은 왕국의 가장 뛰어난 보물들이 저장되어 있다는 왕실의 보물창고다.

 

 “이곳에서 오직 딱 한 가지 물품만 가져올 수 있다.”

 

 “알겠습니다.”

 

 끼이이익!!

 

 관리가 신호를 보내니 문을 지키고 있던 기사들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왕족들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안에 들어가니 별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한눈에도 범상치 않게 보이는 아이템들이 여기저기에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우와!!!”

 

 서둘러 옵션을 확인했는데 최소가 유니크다.

 

 “이건 유니크, 이건 에픽, 이것도 에픽…….”

 

 이곳에서 제한 시간 같은 것은 없으니 충분히 다 살펴보고 그중에서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아이템을 선택할 생각이었다. 일단 무기나 방어구는 스스로 만들면 모든 옵션이 두 배로 오르니 귀걸이나 반지 같은 액세서리를 얻은 생각이었다.

 

 그렇게 쭉 보던 도중에 눈에 확 띄는 물건이 있었다. 그건 돌로 된 알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뮤츠의 알

 (레전드)

 ???

 

 최고 등급인 레전드 등급 아이템이다. 에픽은 많아도 레전드는 하나도 보지 못했는데 이런 알이 레전드 등급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건 뭔가요?”

 

 관리에게 물어보니 그도 고개를 갸웃하며 설명했다.

 

 “이건 신성한 산꼭대기에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신비한 알입니다. 부화할 방법을 찾아봤지만 그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알을 부화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설마…… 아직 살아있나요?”

 

 “그렇습니다. 무슨 동물의 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살아있습니다.”

 

 “혹시 드래곤의 알이라던가…….”

 

 “그러면 어미 드래곤이 날아와서 이 왕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당연히 드래곤의 알은 아닙니다. 알려진 것 중에서 이 같은 알은 없습니다.”

 

 “그렇구나.”

 

 레전드 등급이긴 해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아이템은 아닌 것 같았다. 마수 조련사 직업이라면 어쩌면 저 알을 부화할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어렵게 찾은 레전드 아이템이지만 돌아서야 했다. 아직 안 본 아이템이 많으니 다른 것을 찾아보면 또 레전드 등급을 찾을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몸을 돌렸을 때다.

 

 날름!

 

 갑자기 포식이가 혀를 움직여 그 알을 삼켰다.

 

 “히익!”

 포식이를 처음 본 관리보다 송진우가 더 놀랐다.

 

 “야! 뭐해! 그거 당장 뱉어! 그거 먹는 거 아냐!!”

 

 그냥 달걀이 아니라 무려 레전드 등급의 아이템이다. 그렇게 홀랑 먹을 물건이 아니다.

 

 “뱉어! 뱉으라고!!!”

 

 송진우는 간절히 애원도 하고 손바닥으로 치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포식이의 트림이었다.

 

 커억~

 

 “서, 설마…… 그걸 먹었어? 진짜로?”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레전드 등급의 아이템이 단백질 덩어리가 되었다.

 

 “미친! 그게 어떤 물건인데!”

 

 더 큰 일 난 건 어렵게 들어온 보물 창고에서 밖으로 가져갈 수 있는 건 오직 하나라는 사실이었다. 송진우는 굳은 얼굴로 관리를 보며 눈치를 봤지만 그는 단호했다.

 

 “보아하니 선택은 끝난 것 같군요.”

 

 “자, 잠시만요! 이게, 이게 아닌데…….”

 

 “또 그 짐승이 다른 물건을 먹기 전에 어서 나가 주시오.”

 

 “아니, 그게 아니라.”

 

 송진우가 횡설수설하자 주변에서 강력한 기세가 느껴졌다. 이 보물 창고에는 물건을 지키는 강력한 전사가 곳곳에 숨어 있다. 더 버티다가는 그들에게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다.

 

 결국 송진우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송진우는 결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질질 끌려나갔다.

 

 쿵!!!

 

 보물 창고의 문이 닫혔다. 이제 저 문은 국왕의 재가가 없으면 절대 열리지 않을 거다.

 

 “내 아이템…….”

 

 에픽 아이템이 두 손에 잡혔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차라리 보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아쉽지도 않았을 거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게 서 있다가 결국 체념했다.

 

 “그래도 얻은 것이 많으니…….”

 

 임무였던 카이로스의 힘을 얻고 염상섭의 에픽 아이템도 얻었다. 물론 다른 에픽 아이템을 얻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의 운은 여기까지인 듯했다.

 

 “너 집에 가서 보자. 가만두지 않을 거야.”

 

 포식이에게 협박을 했지만 이미 몸의 일부가 된 포식이다. 그를 때려봤자 자신만 아플 뿐이다.

 

 “에휴~ 돌아가자.”

 

 뒤로 돌아선 송진우는 자신의 몸이 순간적으로 약 3cm 정도 허공으로 떠오른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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