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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운명찬탈자 : 미래를 보는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8.8.12

 
검은 사신 (6)
작성일 : 18-09-07 19:55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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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말에 골드 슬라임이고 뭐고 저놈부터 죽일까 하고 생각하던 길상수도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어서 그리로 갑시다."

 

 휴식이 끝나고 상인이 앞장 서 간 곳은 거대한 동굴이 보이는 커다란 공터였다.

 

 "이곳입니다. 이곳에 가져온 태양초를 뿌리면 곧 골드 슬라임이 나올 겁니다."

 

 상인의 말에 길상수는 여기까지 오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들었냐? 어서 태양초를 뿌려!"

 

 "네!"

 

 덩달아 신난 일행들은 그 즉시 마차로 운반했던 태양초를 모두 바닥에 골고루 뿌렸다. 가져온 모든 태양초를 땅에 뿌리자 길상수가 상인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됩니까?"

 

 “근처 수풀에 숨어 있으면 곧 골드 슬라임이 나올 겁니다. 다들 골드 슬라임이 나와도 절대 움직이면 안 됩니다. 골드 슬라임이 태양초를 먹고 골아 떨어질 때 까지는 숨소리도 크게 내면 안 됩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죠?"

 

 "최소 5분이고 많아도 15분이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상인의 말대로 트레져 헌터 길드원들은 모두 주변에 있는 수풀 뒤에 숨어서 기다렸고 상인은 마차를 끌어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두었다. 말이 시끄럽게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두가 눈 빠지게 골드 슬라임이 나타나는 것을 기다렸다.

 

 "······."

 

 "······."

 

 오 분이 한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하지만 골드 슬라임을 얻을 생각에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니 진짜 뭔가가 이쪽으로 오는 것이 느껴졌다.

 

 '왔나?'

 

 길상수는 빛나는 황금색의 슬라임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 뭔가가 다가오는 소리는 점점 커졌다.

 

 쿵!!! 쿵!!!

 

 장담할 수 있는데 저건 절대 슬라임이 오는 소리가 아니다. 다들 인상을 쓰면서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곧 그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디아블로스

 (LV 850)

 

 소뿔을 가진 거대한 공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산꼭대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몬스터다. 산 중턱에 나올만한 놈이 아니다.

 

 '저놈이 여기 왜 온 거야?'

 

 다들 숨을 죽이며 어서 저것이 다른 곳으로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렸다.

 

 쿵!! 쿵!!!

 

 '이건 또 뭐야?'

 

 다음에 나타난 건 붉은 비늘을 지닌 공룡이었다.

 

 볼가노스

 (LV 820)

 

 볼가노스는 이 산 깊은 곳에 있는 용암 지대에 서식하는 몬스터다. 절대 밖에 나오는 법이 없는데 웬일인지 이곳까지 왔다.

 

 '하필 이때?'

 

 볼가노스가 나오니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하지만 또 몬스터가 왔다.

 

 제노지바

 (LV 900)

 

 온 몸이 새까만 공룡이다. 강력하고 날개까지 있어서 태오 산을 지나는 플레이어들이 가장 꺼려하는 몬스터가 이곳에 왔다.

 

 제노지바까지 오니까 헌터들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서로를 바라봤다. 이제는 도망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이곳에 온 몬스터들이 이상 행동을 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마수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바닥에 깔린 태양초에 입을 가져가더니 그것을 씹기 시작했다.

 

 아그작!

 

 이 셋은 초식이 아니라 육식이다. 풀을 뜯어먹는 행위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데 놀랍게도 태양초를 맛있게 씹어 먹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순식간에 골드 슬라임을 위해 준비했던 태양초가 마수의 뱃속으로 사라졌다. 모두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태양초를 다 먹은 몬스터들이 플레이어들이 숨어 있는 곳을 노려봤다.

 

 그냥 우연히 본 것이 아니다. 마수들은 정확히 헌터들이 숨어있는 곳을 봤다.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한 헌터가 소리쳤다.

 

 "제, 제길! 도망쳐!"

 

 그의 외침이 신호탄이라도 되는 듯이 갑자기 마수들이 헌터들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제노지바는 거대한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히익!!!!"

 

 순식간에 공터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저 중에 하나와 싸워도 한두 명의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셋과 모두 싸우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항거하는 것을 포기하고 도망쳣다.

 

 [크르릉!!!]

 

 처음 마수들을 봤을 때 도망쳤어야 했다. 수풀에 숨어 있느라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으아아악!!!"

 

 결국 한두 명씩 마수에게 잡혀서 껌처럼 질겅질겅 씹혔다.

 

 "살려줘!"

 

 동료들이 잡혀도 다른 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원래 의리도 없는 이들이지만 냉정하게 판단해도 도망치는 것이 맞다.

 

 "씨발!"

 

 죽음의 공포 때문에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자들도 있었다. 그런 자들은 결국 쫓아온 괴수에게 잡혀 죽었다.

 

 "비켯!"

 

 길상수는 앞에서 달리던 헌터를 뒤로 던져며 달렸다. 뒤로 날아간 헌터는 살지 못하겠지만 시간은 벌 수 있을 거다.

 

 '뭐가, 어디서 잘못된 거지?'

 

 길상수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골드 슬라임을 잡아서 수백 억을 얻을 생각에 신났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건 달리기를 해야 했다.

 

 이미 대부분의 부하들이 저 무식한 괴수들에게 잡혀 한 끼 식사로 전락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서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이 죽었을 거다.

 

 "히익!"

 

 평소에 무고한 플레이어들을 죽인 악독한 범죄자지만 이런 상황에서 살고자 하는 바람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죽을힘을 다해서 뛰고 있는데 누군가가 동굴 안에서 손짓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상인이었다.

 

 왜 상인이 저런 곳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 무작정 뛰어서 동굴 안으로 들었다.

 

 "이리로!"

 

 상인은 길상수를 데리고 동굴 안으로 데려간 다음에 분무기 같은 것을 몸에 뿌렸다.

 

 치익~ 치익~

 

 이상한 냄새가 퍼졌지만 이미 길상수는 더 움직일 힘도 없었다.

 

 "조용히 계세요."

 

 분무기를 다 뿌린 상인이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대며 말했고 길상수도 숨을 고르며 가만히 기다렸다.

 

 쿵!!! 쿵!!!

 

 "으아악!"

 

 [크아아악!!]

 

 괴수들이 아직까지 살아남은 헌터들을 죽이는 소리가 들렸다. 끔찍한 비명이 들렸지만 둘은 미동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

 

 쿵!! 쿵!! 쿵!!

 

 그 후로도 한참 동안이나 괴수들이 돌아다니는 소리가 울리다가 점점 소리가 멀어졌다.

 

 "휴~"

 

 그제야 둘은 안심하고 숨을 쉴 수 있었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 잠시 뿐, 길상수는 데리고 온 모든 길드원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분노했다.

 

 그 분노를 쏟아낼 상대는 당연히 옆에 있던 상인이었다.

 

 "이자식!"

 

 길상수는 상인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이 개자식아! 뭘 어떻게 했기에 일을 이렇게 망친 거냐!"

 

 퀘스트가 꼬였거나 아니면 원래 퀘스트의 내용이 이런 거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고레벨의 몬스터가 한꺼번에 나타날 리가 없다.

 

 하지만 그의 질책에도 상인은 태평하게 말했다.

 

 "망친 것이 아냐. 너무 계획대로 잘 돼서 나도 놀랄 지경이야."

 

 그렇게 말하는 상인의 눈은 너무나도 냉철했다. 전에 보였던 어리바리한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뭐?"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화보다는 황당한 감정이 먼저 들었다. 그러자 상인이 그런 길상수를 비웃으며 말했다.

 

 "모두 완벽했다고."

 

 상인이 웃으면서 손가락을 튕기자 길상수는 발밑에서 무슨 장치가 작동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철컹!!

 

 엄청난 고통이 다리에서 느껴졌다.

 

 "으악!"

 

 그건 거대한 곰을 잡을 때 사용하는 곰덫이었다. 단단한 곰덫의 이빨이 길상수의 다리를 사정없이 물어뜯고 있었다.

 

 길상수가 회복할 틈을 주지 않고 상인이, 아니 상인으로 변장한 송진우가 낫을 휘둘렀다.

 

 퍽!!!

 

 거대한 낫이 길상수의 명치에 박혔다.

 

 "골드 슬라임이라는 말에 앞뒤 가리지도 않고 이렇게 덥썩 물 줄 몰랐다."

 

 생각해 보면 요즘 세상에, 그것도 중앙 대륙에서 이렇게 순진한 행상인이 있을 리가 없다. 당연히 의심해봐야 하는 일이었는데 골드 슬라임을 얻을 수 있다는 욕심이 길상수의 판단력을 흐렸다.

 

 호구는 송진우가 아니라 오히려 길상수였다.

 

 이제야 속은 것을 안 길상수는 무기를 들려 했지만 앞의 남자는 더 이상 어리바리한 상인이 아니다. 공격력만큼은 2차 승급자보다 뛰어난 송진우다.

 

 콰직!!!

 

 다시 낫을 휘둘러 길상수의 목을 베었다.

 

 "커억!"

 

 역시 고렙의 헌터 답게 길상수는 아직 죽지 않았다. 하지만 괴수들에게 도망치느라고 기력을 모두 소비했고 곰덫에 걸린 상황이라 반격할 상황이 아니었다.

 

 분한 눈빛으로 송진우를 쳐다봤지만 그런 눈빛에 굴복할 송진우가 아니다. 오히려 낫을 들고 그의 목에 겨누었다.

 

 "마지막이라도 네가 죽인 사람들의 감정을 느껴봐라."

 

 "아, 안 돼!"

 

 콰직! 콰직! 콰직!

 

 낫을 세 번이나 휘두르니 길상수는 결국 쓰러졌다.

 

 악인이었지만 힘이 다 빠진 상태에도 강력한 헌터였다. 정면으로 부딪쳤다면 이길 수 없었을 거다.

 

 "휴우~"

 

 모든 일이 끝나자 송진우는 비로소 한숨을 쉬며 벽에 등을 기댔다.

 

 "처음으로 생각한대로 되었네."

 

 순진한 상인으로 연기하며 길상수와 그의 부하들을 지정한 곳까지 끌어들였다. 당연히 그곳에 골드 슬라임이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오히려 강력한 괴수들이 근처에 있는 지점이었다.

 

 물론 가만히 있으면 괴수들은 그곳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그래서 준비한 태양초에 약간의 장난을 쳐두었는데 바로 모든 마수들이 냄새만 맡아도 환장을 한다는 '츄르츄르'라는 비약을 사서 태양초에 골고루 발라 놓은 것이다.

 

 마차에는 냄새가 밖까지 퍼지지 않게 장치를 해두었으니 태양초를 밖으로 꺼냈을 때야 냄새가 사방으로 퍼졌다. 태양초를 먹은 괴수들이 헌터들을 쫓은 것은 태양초를 바닥에 뿌리려다가 옷에 자연스럽게 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송진우는 마차를 밖으로 이동시키는 척하다가 동굴에 숨었는데 사실 준비는 했지만 진짜 길상수가 그곳까지 도망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이곳에 온 아무 헌터나 한 명 잡을 생각이었다.

 

 길상수를 직접 죽여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더 높은 경험치와 더 좋은 아이템이었다. 예상한 대로 길상수는 유니크 아이템을 떨어트렸다.

 

 마법족쇄 글레이프니르

 (유니크)

 능력 : 공격력 200

  공격한 대상을 땅에 묶어 30초 동안 주변 5m 이상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쇠사슬 형태에 특이한 무기였다. 옵션은 하나밖에 없지만 길상수처럼 플레이어 킬을 즐겨하는 범죄자들에게는 유용한 아이템이었다.

 

 ‘그러니까 길상수가 가지고 다녔겠지.’

 

 마수에게 죽은 다른 트레져 헌터 길드원들이 떨어트린 아이템도 얻고 싶었지만 이곳은 혼자 다닐 수 없는 위험한 곳이다. 괜히 아이템에 욕심내다가 죽을 수도 있다.

 

 ‘돌아가자.’

 

 목적은 완료했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는 없다.

 

 집에 돌아가니 기다리던 문구가 떴다.

 

 [수확한 영혼 10/10]

 

 《에픽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LOG IN》

 

 다시 돌아간 어둠의 공간에는 플루토와 소녀 리퍼가 기다리고 있었다.

 

 송진우는 모든 것을 다 아는 듯이 자신을 보는 플루토에게 꾸벅 인사하며 말했다.

 

 “주신 과제를 모두 수행했습니다.”

 

 다시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섬뜩한 기운이다. 하지만 플루토는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서도 너의 의지가 느껴졌다.]

 

 “의지요?”

 

 송진우는 플루토가 준 과제를 수행했을 뿐이다. 거창한 의지 같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플루토의 생각은 달랐다.

 

 [너의 수확은 ‘심판’ 어둠 속에서도 고고한 순수를 지키려는 너의 의지를 잘 보았다.]

 

 만약 송진우가 과제를 위해서 아무 사람이나 죽였다면 ‘학살자’가 되었을 거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움직였다면 ‘탐욕자’가 되었을 거다. 하지만 송진우는 죄에 대한 처벌을 했다.

 

 [맹약의 대가로 내 힘의 일부를 주겠다.]

 

 그 말에 놀란 건 송진우가 아닌 소녀 리퍼였다.

 

 “무, 무슨 소리야? 오래 살더니 미친 거야? 힘을 준다니······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당신이 더 잘 알잖아?”

 

 [호들갑 떨 것 없다. 내가 주려는 것은 죽음의 권능이 아니다.]

 

 플루토의 가장 큰 권능은 당연히 죽음이다. 간혹 초월한 자들은 질병, 노화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죽음은 그렇지 못하다.

 

 누구나 죽는다. 신조차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죽음의 권능을 얻는다면 엄청난 힘이 될 거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플루토가 주려는 것은 죽음이 아니 다른 힘이었다.

 

 [그는 디바우러.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는 포식귀다. 그에게 어울리는 권능을 수여하겠다.]

 

 《디멘션 특성 획득》

 

 디멘션 특성

 소울 콜렉터 : 악업을 쌓은 영혼을 수확할 때마다 모든 공격력이 1% 상승한다.

  현재 모은 소울 : 10개

 《스킬 획득》

 

 소울 버스트

 (액티브)

 영혼의 기둥을 소환해 수확한 영혼의 수에 비례하는 데미지를 주는 범위 공격을 한다. (쿨 타임 2분)

 

 소울 크러쉬

 (패시브)

 일반 공격에 수확한 영혼의 수에 비례하는 추가 공격력을 부여한다. (쿨 타임 3초)

 

 “이건······.”

 

 [마음에 드는가?]

 

 “악업을 쌓은 영혼이라면······.”

 

 [네가 했던 ‘심판’의 행위를 계속하면 된다.]

 

 그 말은 이제까지 했던 일을 계속하라는 의미였다. 10명을 죽이고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던 송진우는 복잡한 마음으로 서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 힘을 이어받았다는 증표다.]

 

 그렇게 플루토가 건넨 것은 칠흑의 해골 가면이었다.

 

 사신의 가면 (각인)

 (에픽)

 능력 : 공격력 +25%

  방어력 +25%

  마법 저항 +25

  모든 어둠 공격력 +100%

  주변 20m 이내의 적, 사기 -25%

  주변 5m 이내의 적 올 스탯 -10%

  형상 변화

 

 플루토의 얼굴을 닮은 가면이다. 에픽이라서 능력치도 좋았지만 더 좋은 것은 가면이라는 보조 아이템이라서 모자 혹은 얼굴을 가리지 않는 투구와 같이 장비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송진우는 단숨에 그것을 착용했는데 이질적일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얼굴에 착용한 느낌도 없고 시야도 전혀 가리지 않았다.

 

 그 가면을 만지작거리던 송진우가 플루토에게 말했다.

 

 “······제가 당신처럼 된 겁니까?”

 

 그를 닮은 가면에 권능까지 얻었다. 그의 후계자라도 된 느낌이었지만 플루토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집행자. 위대한 순환을 수행하는 일꾼이다. 하지만 너는 다르다.]

 

 플루토는 뼈만 있는 손가락으로 송진우를 가리켰다.

 

 [너는 심판자다. 우리와 달리 초월자라 규율에 얽매이지 않지. 그래서 운명과 대립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운명과요?”

 

 그것이 송진우가 가장 바라는 것이다.

 

 “제가 운명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요?”

 

 [나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너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네가 바란다면 이룰 수도 있겠지.]

 

 이제까지 운명이라는 단어에 거대한 벽을 느껴 절망감만 느꼈던 송진우다. 그런데 그림 리퍼인 플루토가 처음으로 송진우에게 희망을 주었다.

 

 “······알겠습니다.”

 

 고된 과제였지만 얻은 것이 적지 않다. 그리고 처음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송진우는 벅찬 감격을 느끼며 이곳을 떠났다.

 

 ***

 

 “뭐라고?”

 

 송진우가 떠나고 남은 자리에서 소녀 리퍼가 플루토에게 뾰쪽하게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 노망이라도 난 거야?”

 

 소녀 리퍼가 얼굴을 찡그리며 몰아붙였지만 늘 그렇듯이 플루토의 어조는 차분했다.

 

 [그를 따라가라. 가서 그를 도와라.]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왜 그놈을 도와?”

 

 [우리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다. 너의 사명은 그와 닿아있다.]

 

 그 말에 소녀 리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다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진짜야? 거짓말 아니고?”

 

 [거짓된 세계에서 진실한 존재를 얻기 위해서는 초월자의 힘이 필요하다. 그는 우리와 세계를 잇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그래서 그놈한테 그렇게 퍼준 거야?”

 

 [그렇다. 그가 떠난다면 또 다른 초월자가 이곳에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왜 하필 나야? 다른 그림 리퍼들도 많잖아.”

 

 [다른 그림 리퍼는 이미 이곳과 동화되었다. 감정이 아직 마모되지 않고 남아있는 네가 가장 적합하다.]

 

 그 말에 진짜 소녀처럼 얼굴을 찡그린 그녀는 토라졌다는 듯이 뒤로 획 돌았다.

 

 “가라면 못 갈 줄 알고? 까짓거! 나도 이런 우중충한 세상에 질렸다고!”

 

 사춘기 소녀가 반항이라도 하는 듯이 소녀는 거대한 낫을 들고 씩씩대며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플로토는 눈을 떼지 않았다.

 

 소녀의 모습이 사라지자 플루토가 죽음보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어서 가거라. 가서 너의 운명을 쟁취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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